재외한인학회, 가리봉동 영일초등학교와 함께 하는 간담회 실시
[동포세계신문] "너희는 다문화, 중국 학생이 아니다. 영일초등학교 학생이다"
지난 7월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영일초등학교를 방문한 재외한인학회 회원들 상대 학교소개 설명회 시간에 안이섭 교감선생이 학교학생들에게 강조해서 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말에서 다문화사회를 맞이한 한국의 정규 학교가 직면한 학생들의 정체성 고민을 어떻게 풀어가는지 보여준 사례라 생각한다.
영일초등학교는 50년 된 학교로 한때는 5000명에 이르는 재학생이 있었지만 현재는 365명으로 현저히 줄어들었다. 특히 중국동포들이 밀집거주하는 지역적 특성으로 학생 구성원의 50% 가까이가 중국동포, 다문화 학생들이고, 일반 학생 학부모들의 경우도 학생과 학교에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이다. 이런 환경으로 일반학생이나 다문화학생들이나 정서적 불안을 보이는 학생들이 많아 상담교사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외부에서는 영일초의 발전방안으로 시범적으로 중국어 특화 국제학교로 만들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학부모들의 인식부족과 관련 교육법들이 우선 정비되어야 하는 문제점 등으로 큰 진척이 없는 상태이다.
간담회에서는 중국동포 초등학생들의 정체성 문제와 관련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안 교감선생은 한국 정규학교는 '올바른 한국 국민을 양성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일선 교사들이 다문화 학생들에 맞는 정체성 교육을 별도로 실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나마 영일초는 서울시교육청이 세계시민형 교육과정 연구학교로 지정하여 2016년 3월부터 2018년 2월말까지 다문화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 소통하는 세계시민양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시한다고 한다.
얼핏 들어봐도 영일초가 직면한 교육환경은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이런 환경속에서 영일초는 학생들이 재학기간 내에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을 제1 교육목표로 삼고, 교사들도 "최대한 학생들을 위해 해줄수 있는 것은 다 해준다"는 생각으로 학생들과 함께 하고있다고 안 교감선생은 소개한다.
안 교감선생 발표에 앞서 발표한 대림국제학원 문민 원장은 학원 학생들을 상담해본 결과 "한국학교에 온 조선족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면서 "조선족학생들이 학교생활에 나름 잘 적응하고 한국어도 빨리 배운다"고 말한다. 다만 "중국에서 사용한 중국어를 사용하지 않아 빨리 잊게 된다"면서 "학교에서 이중언어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 교감선생은 "학교에서 정규과목으로 중국어를 가르치려면 교육법이 우선 개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영일초의 경우 "중국어를 이중언어로 가르치려 해도 중국어를 배우겠다고 지원하는 학생 수가 적고, 중국동포 자녀를 둔 학부모도 중국어보다 한국어를 먼저 가르쳐 달라는 요구가 더 높다"고 말한다.
7월 12일 영일초에서 갖게 된 재외한인학회 간담회는 오후 2시반부터 김판준 총무이사의 사회로 문민 대림국제학원 원장과 안이섭 영일초 교감선생님의 발표가 이어졌고, 임영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김귀옥 한성대 교수 등 10여명의 학회 회원들이 참석해 경청하고 질의문답 시간을 갖는 등 2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