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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네그리: 낡은 봉합선을 뜯고 새실을 잦는 철학자, 다중의 네트워크를 위하여(2013)
박민미(대진대 외래교수), pp. 485-521.
- 안토니오 네그리(Antonio Negri, 1933-) 이탈리아 파도바의 베네토 마을 태생,
다시 쓰는 맑스주의 사상사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오월의 봄, 2013, P. 560.
논자는 네그리 사유의 발전적 측면을 따라, 새로운 공동체의 성립에 이르는 길을 잘 설명한다. 네그리 사상의 확장과 발전에는 프랑스 사상의 영향이 컷다. 꼭 맑스의 생산관계나 계급의식이 아니라도 혁명을 논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네그리는 삶 자체를 이탈리아 상황의 정치와 더불어 가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탈리아 정국은 그러하지 못했다. 아마도 이탈리라는 지방분권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네그리는 새로운 삶의 정치를 이루고자 공산화 운동의 길을 모색했다. 두가지 기본개념, “다중”과 “삶 정치” 중요한데, 이 둘 중의 전자는 들뢰즈에서 후자는 푸꼬에서 빌어온 것이다. 네그리는 삶의 현장(토대)를 바꾸는 정치를 바라고, 다양한 분야들의 접합(종합)인 “다중”이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 내가 보기에 “다중” 다양체에서 자유로운 인민이다. (50O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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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네그리: 낡은 봉합선을 뜯고 새 실을 잦는 철학자, 다중의 네트워크를 위하여(2013)」
박민미(대진대 외래교수), pp. 485-521.
01 네그리의 거친 삶 487
네그리의 어린 시절은 파시즘이 할퀸 상처와 파시즘에 분노하는 가족의 피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 할아버지는 공산당을 지지하는 노동자였고, 아버지는 이탈리아 공산당 창설자 가운데 한사람이 되었다. 고문 후유증으로 네그리가 두 살 되던 해에 돌아가신다. .. 형은 징집되어 17세의 나이로 전선에서 사망한다. 매형은 네르리 엄마와 네르리의 울타리가 되어 주는데, 매형은 공산주의자 빨치산이었다. (487)
네그리가 동조했던 이탈리아의 ‘오페라이스모(Operaismo)’ 즉 ‘노동자주의’라는 운동은 단지 임금을 많이 달라거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요구 정도가 아니라 공장 안의 명령체계 자체를 부수고자 했다. .. 오메라이스모는 훗날 네그리가 열정적으로 추구한 ‘아우토노미아(Autonomia)’ 즉 ‘자율주의’ 운동의 전신이었다. (488)
이탈리아 노동자들은 ‘생산과정에 대한 통제로부터의 자유’를 추구했고, .. ‘한 공장 안에서 모든 노동자들에게 동일한 인상률’이라는 평등주의를 표방했다. 컨베어벨트 시스템의 속도 감축 운동은 네그리의 노동운동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인센티브 반대’, ‘노동자-학생 연대’, ‘반-대표 투쟁(대표없이 밑에서부터 노동자가 직접 참여)’ 등 당시 투쟁은 모두 ‘아우토노미아’투생을 예고한 것들이었다. (489)
노조가 주도해 공부하기 위한 유급 휴가를 얻는 투쟁 또한 ‘아우토노미아’의 획기적인 투쟁이다. (489)
1976년에서 1978년 사이 이탈리아 대중투쟁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에 네그리는 수배상태에 있었다. 수배상태에서 네그리는 프랑스로 알뛰세르 초청으로 파리7대학과 고등사범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요강을 중심으로 맑스 사상을 새로 해석하는 시도를 하게 된다. (489-490)
1978년 3월 16일 붉은 여단이라는 단체가 기독교 민주당의 핵심인사인 전 수상 알도 모로를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 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어 .. 1979년 4월 7일 체포되어 .. 감옥에 갇히게 된다. (490)
감옥에서 그는 스피노자를 새롭게 해석하며 새로운 정치철학을 구성하는 진술을 이어간다. .. 1983년 6월 이탈리아 총선에서 급진당 의원으로 옥중 당선된다. .. 기소면제로 출옥한 그에 대해 의원자격이 있는가를 두고 벌어진 논쟁에서 그에게 불리하게 논의가 전개되어 그는 결국 프랑스로 망명한다. (490)
14년 망명 생활 ... 들뢰즈, 가타리와 교류하면서 자신의 사상을 계속 갱신해갔다. .. 파리 8대학에서 강연하며 전복의 정치학, 자유로운 공간, 구성권력론, .. 제국을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 1960- )와 함께 준비한다. (490-491)
그는 1997년 긴 망명 생활을 청산하고 이탈리아로 돌아온다. ..그는 곧바로 피소되고 3년 반의 형기를 선고 .. 국제적인 사면운동 덕에 1998년 9월부터 밤에는 감옥에 낮에는 집에 갇히는 연금생활을 하게 되고, 2001년 6월부터 가택연금으로 .. 2003년 4월 자유의 몸이 된다. ..제국과 다중 (491)
02 제국, 다중 492
1) 집합지성의 시대 493
빌 게이츠(Bill Gates 1955-)와 스티브 잡스(Steve Jobs 1955-2011)보다 더 기억해야 할 사람이 있다. 팀 버너스리(Tim Berners-Lee 1955-)와 리누즈 토르발즈(Linus Benedict Torvalds)라는 인물이다. .. 버너스리는 월드 와이드 웹(WWW)의 설계자이다. .. 토르발즈가 개발한 리눅스 또한 공유정신의 결정판이다. (493)
우리는 인터넷의 정신을 카피 레프트(copy left)라고 부른다. .. 인터넷을 만들고자 한 기획은 ‘핵전쟁에도 파괴되지 않을 통신망의 구축’이라는 ‘제국’의 프로젝트였지만, 이를 실현한 세력은 .. 집합지성을 발현한 ‘다중’이었다.
맑스가 일찍이 공산당 선언에서 ‘코뮤니즘이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고 말했을 때, 오늘날 코뮤니즘의 유령이 배회하고 버젓이 목격되고 증식하는 곳은 바로 인터넷 공간이다. 제롬 글랜같은 미래학자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자본주의가 소멸하고 오픈 소스로 자신의 지식이나 기술을 내놓게 되는 공유사회, 또는 무소유주의(Non-ownership) 사회, 직접민주주의 사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493)
네그리는 다음과 같은 의미에서 자신을 맑스주의자라고 말한다. ‘① 비목적론적인 계급투쟁론의 구축, ② 가치법칙 붕괴후 새로운 가치화, ③ 주권개념의 재구성’을 추구하며 맑스주의를 잇는다고 말한다. (494)
2) 비목적론적인 계급투쟁론의 구축 494
목적론적인 계급투쟁론은 역사를 하나의 스토리로 엮으면서 혁명이후 도달할 유토피아로서 공산주의 사회를 상정하는 사고 방식이다. .. 정치경제학의 가치론에서 출발해 국가 권력의 장악을 사고하는 상향식 방법을 사용... (494)
반면 네그리는 ‘제국’ 대 ‘다중’의 대립을 제기한다. ‘제국’은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하나의 개념으로서, ‘경계 없는, 전체 문명 세계를 지배하는 전 지구적 질서’라고 규정한다. 사회에 샅샅이 스며서 인간의 상호작용뿐 아니라 인간 본성까지 지배하려 드는 삶 권력이다. 제국은 바깥이 없다. 따라서 제국의 안에서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려는 전망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라고 말한다. (495)
네그리의 디스토피아란 ‘탈유토피아’ 즉 ‘인류가 도달해야할 이상향으로서 유토피아를 그리지 않은 채 창안[창발]하는 사회 상태’를 뜻한다. .. 네그리는 ‘디스토피아’라는 말로써 ‘역사적 필연’, ‘역사법칙’이라는 말을 내세워 주체의 역능을 평가절하 하는 주장들을 종지부를 찍고자 했다. (495)
미래는 다중의 창의적인 감행 속에서 창조되는 것이지 사전에 기획된 밑그림의 결과물이 아니다. 바로 이것이 네그리가 스피노자의 유물론을 받아들인 결론이다. ... 밑그림을 그리는 초월적 주체는 없다. (495-496) [당근, “있을 것”을 미리 정하는 것은 인간의 오만이며, 믿는 것은 사기이다.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불로소득을 얻고자 갈취하는 양아치(일부목사, 새누리 정치가, 요강공주) 짓이다.]
다중은 민중(people, 인민: 대중 foule), 대중(mass), 노동자계급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 다중은 개방적이고 포함적인 개념으로 다양한 문화, 인종, 성별, 성적지향, 세계관 등의 특이한 차이들의 다양체이다. 미래에 올 민주주의, 코뮤니즘이라는 이름으로 특이성의 차이들을 억누르고 지우려 한다면[제국이 하는 짓이다] 그것은 이미 민주주의, 코뮤니즘이 아닌 것이다. (496)
다중은 제국의 제2권에 해당하는 저서이며, 제국이 자본의 권력에 주목했다면, 다중은 이를 벗어나려는 저항을 구상한 저서이다. 네그리는 다중에서 ‘집합지성’[집단 지성]에 주목한다. .. ‘다중’은 스피노자에게서 길러낸 개념이다. .. 동일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차이를 가지고 자신의 주체적인 욕망과 주장들을 결집해나가는 무리이다. (497) [들뢰즈 가타리가 두 권의 연속적 주제에 관한 책을 썼듯이, 네그리와 하트도 마찬가지로 쓴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리좀과 다양체로 후자는 다중과 다양체로 쓴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50NMJ)]
다중은 환원불가능한 다양성이면서도 함께 정치적 기획을 할 수 있는 공통의 조건을 가진 자들이다. 다중은 주어진 조건이 같은 일정 부류의 지시대상이 아니라 서로 정치적 기획을 할 수 있는 역능을 가진, 그리고 그 역능을 발휘하면서 비로서 주체성을 형성하는 집합이다. (497)
네그리는 다중의 예로 2001년 아르헨티나인들의 경우를 들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급작스레 IMF 사태를 맞자, 아르헨티나 산업 노동자들은 자신의 회사가 문을 닫도록 내버려주지 않고 회사 경영을 스스로 접수하고 시의회와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새로운 화폐를 만들어 자율적 교환을 하고 정치적 논쟁과 논의를 이끌어 갔다. (487-489) [울나라 2016년 10월 촛불시위가 2017년 3월 박근혜 구속 수사에 이르기까지 다중지성의 힘은 힘차고 끈질겼다. 아직도 흐름은 울나라를 배회하고 있다. 사드 반대에서 원자력 발전소 폐기에 이르기 까지 여러 갈래로 흐르고 있다. 문제의 해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문제거리에 역량을 보태어 함께 풀어나가는 것이다. 이론보다 실천이 삶의 터전을 달리 만든다. (50OKA)]
3) 가치법칙 붕괴 후의 새로운 가치화 분석 498
네그리는 제국에서 연대리로 꼽자면 1970년대 초 이래 지배적인 자본주의 국가들, 특히 미국에서 탈산업 경제, 즉 정보화과정이 발생했고, 이로써 정보 경제가 구축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지적한다. (498)
그런데 서비스와 정보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산업 노동의 해게모니는 저물고 ‘비물질(immaterial labor)의 헤게모니’가 출현한다. 제국에서 비물질 노동은 세 가지 형태의 노동으로 정의된다. 첫째는 능숙한 컴퓨터 기술에 의한 노동이나 컴퓨터 작동 모델에 따라 정보와 상징[기호]을 처리하는 노동이다. 둘째 ‘문제를 해결하고 문제를 명시하며 전략적으로 중개하는 활동들을 포함하는 과업’인 ‘상징 분석 노동’이다[접속노동이어야 할 것 같은데]. 셋째 ‘인간적 상호작용과 소통의 계기들 속에 심어진 서비스산업 전체에 걸쳐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노동인 ‘정동적 노동(affective labor)으로 구분된다. (499)
자본가가 부를 불려나가는 핵심은 처음에 가지고 있던 화폐(G)로 생산수단과 노동력을 구매하여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어 이를 더 많은 화폐(G’)로 다시 실현하는데 있다. 이 차이(ΔG=G’-G)가 만들어진 비밀이 곧 잉여가치이고, 이 잉여가치가 임금으로 다 지불되지 않고 자본가의 수중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500)
네그리는 정치경제학 비판요강 중 특히 ‘기계에 대한 단상’에 주목한다. 기계를 발명하는 일반 지성의 힘에 주목하는 이 대목은 비물질적 노동개념을 예고하기에 네그리는 맑스의 이 저서를 통해 탈근대 노동의 특색을 밝힐 단초를 찾는 것이다. (501)
자본주의 사회에서 등가 교환되는 상품의 교한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그 상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필요 노동 시간’이라는 것이 곧 가치 법칙이다. 그런데 비물질적 노동의 재생산, 또는 비물질적 노동의 노동능력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측정할 방법이 없다. 이로서 비물질적 노동의 헤게모니 시대에는 가치 법칙이 붕괴한다. (501)
맑스의 자본 개념은 생산수단이 되는 고정자본과 임노동을 구매하는 가변자본의 종합이다. 그런데 비물질적인 노동은 이 노동력 안에 고정자본의 요소들, 즉 생산수단을 자신의 뇌 속에 갖추고 있다. [이] 노동력이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일정한 자율성을 획득한 것이다. (501-502)
바로 이 구도[사적 소유개념의 해체]가 네그리 ‘공통적인 것’에 주목하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공통적인 것은 본질적으로 산 노동(노동력)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열려진 공간으로 정의된다. 공통적인 것은 독립적인 주체성들의 생산과 특이성들의 협력의 결과물들이 축적되고 공고화되는 지형이다. 공통적인 것은 노동력이 자본(고정 자본)과 독립적으로, 그리고 그에 맞서서 생산하는 모든 것의 총합이다. (502)
‘공통적이란 것’은 [한편] 활동[운동]이라는 것 ... 다른 한편 ‘공동체’인데, 닫힌 공동체, 통일된 질서의 공동체가 아니라 특이성의 공동체이다. (502) [그래 원래 사회(socius)라는 기반자체는 생성하는(살아있는) ‘공동체’이라 보고, 그것이 역동적이고 열린 흐름의 다양체이라는 것은 들뢰즈의 것과 같다. (50OKA)]
맑스가 자본에서 말한 잉여노동의 수탈로서 규정된 착취 개념은 수정되어야 한다. 착취란 잉여 노동의 수탈이 아니라 공통된 것의 강탈이다. 네그리가 탈근대의 강탈 현상을 읽은 결정적인 사건은 ‘닉슨 쇼크(Nixon Shock)’이다. 이는 1971년 8월 닉슨이 달러화에 대해 금 태환 정지조치를 단행하고 달러 본위제(dollar standard)를 택함으로써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게 한 사건이다. 이로써 미국은 빚을 마음대로 질 수 있게 되고, 이제 화폐는 노동가치에서 분리된다. 화폐가 권력이 정하기 나름인 것으로 즉 일방적인 명령으로 된 것이다. (503)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노동과 자본 사이에는 공통된 것이 없다. 오히려 노동이 ‘언어적, 소통적, 정서적 네트워크를 통한 협동적 상호작용의 형태’안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자생적이고 초보적인 코뮤니즘의 잠재력’을 제공한다. 노동은 이제 모든 것을 새롭게 창한해야 한다. 그것이 제국을 넘어서는 길이다. (504)
외부가 없는 자본, 제국에 대항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네그리는 삶 정치를 통한 주체성의 생산을 강조한다. .. / 자본주의 안에 있으면서도 자본주의를 벗어난 다른 시간을 사고하는 것에서 혁명의 가능성을 본다. (504-505) [인민이 전쟁기계가 되어야 한다. 제국을 붕괴시키고 권위 집단을 해체 시키는 것이다. 다양체의 합의와 접합은 다른 삶을 살게할 것이다. 성직자없는 사회 누구나 이맘(회교의 그 날 그 주제의 주제자, 카이로스의 주제자)이 될 수 있는 사회가 다양체이다. (50OKA)]
다중은 이 초과의 시간을 잉여가치로 바꾸는데 맞서서 이 초과를 새로운 삶을 구성하는 ‘너머’의 시간으로, ‘공통적인 것’의 구축으로 바꾸는 저항의 시간으로 맞설 수 있다. 이 때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는 크로노스[χρόνος]가 아니라 카이로스[καιρός] 즉 화살이 활 시위에서 발사되는 시간[순간]처럼 결정적인 시간이다. 다중에 의해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파열의 시간이 열릴 수 있다. (505)
4) 주권개념의 재구성 505
네그리는 자본주의가 일국의 경계를 넘어서 전 지구화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레닌의 제국주의가 전제하는 국민국가라는 경계 설정을 ‘제국’이라는 개념으로 극복하고자 했다. (505)
제국은 구체적으로 세계에 대한 치안 국가를 자처하는 미국을 지칭하며, 네그리는 제국에서 제국이 세 층으로 이루어진 피라미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첫째 수준, 즉 정점에 미국이 있다. .. 둘째 수준에는 전지구적 통화 수단을 통제하며 국제거래를 조절할 능력을 가진 조직체들, 가령 G7, 파리와 런던 클럽, 다보스 등이 있다. 셋째 수준에는 전지구적 수준에서 문화 권력과 삶 정치적 권력을 전개하는 이질적인 국가 연합들이 있다. (506)
네그리는 국가와 자본이 관계 맺는 국면을 3단계로 구분했다. 자본주의가 유럽에서 정립되던 첫째 국면인 18세기와 19세기에 국가는 사회적 총자본의 업무를 관리하면서도 참견하지 않는 방식으로 개입했다. 자본이 국민국가를 벗어나 자유롭게 활동하던 시절이다. 가령 동인도회사가 자바에서 개척한 영토를 자신의 고유한 주권 구조를 가지고 지배하는 방식이다. 둘째 국면인 19세기와 20세기 초, 자본은 점점 독점화되고, 국민국가는 강력해지는 개별 자본가에 대항해 사회적 총자본의 이해를 보호하기 위해 내외적으로 강력히 개입하는 단계이다. 이제 셋째 국면은 거대한 초국적 기업이 국민국가의 사법권과 권위를 넘어선 때이다. 국가가 패배하고 기업들이 지구를 지배하는 단계이다. (507-508)
전통적 정치 범주가 아니라 관료와 경영 사회학과 같은 범주를 통해서 정치는 이루어지나, 정치의 자율성은 침식되었다. 주권의 새로운 차원에 적합학 “새로운 저항 형태를 발명해야 한다.” 네그리에게 이 새로운 저항의 주체가 다중이고 새로운 저항 형태가 곧 ‘삶 정치’이다. (508)
03 삶 정치의 철학적 계보학 508
‘삶 정치’라는 말은 네그리가 푸꼬(Foucault, 1926-1984)의 개념에서 발전시킨 것이다. 먼저 푸꼬는 삶 정치를 ‘18세기부터 시작되는, 통치 관행에 제기되는 문제들을 한 무리의 살아있는 존재[존재자]들로 구성된 인구에 특징적인 현상들 – 건강, 위생, 출생률, 수명, 인종 등 – 에 의해 합리화하려는 시도’로 정의한다. 푸꼬 개념에서 ‘정치’는 테크놀로지이다. 푸꼬에게 권력은 단일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합리성을 가진 특수 형식들 간의 관계이다. (508-509)
네그리는 인간의 삶 개념이 단지 생물학적인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 삶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이것은 사유와 관련되어 있으며, 인간에 의해 구축된 것이다. (509)
1) 스피노자 509
네그리는 스피노자를 통해 철학적 돌파구를 마련한다. ... 그는 스피노자의 ‘능산적 자연과 소산적 자연’의 논의를 ‘범신론’으로 읽는 기존의 독법에 대항해서 스피노자를 철저하게 내재적으로 읽는다. (509)
[스피노자 의미로] 세계가 변화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생성을 욕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울기 변혁을 욕망한다면 그것은 이루어질 수 있다. (510) - [관행처럼 앵벌이 언론들이 선거철에 차악이라고 선택하라고 하고, 상층은 선거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인민이 선거를 하면서 부정을 감시해야 하고 또한 악이 존재하고 그 아래 차악이라도 선택하라는 것에 저항하고 봉기해야 하니 답답하다. 게다가 선을 산출하려 노력하는 것을 민란, 폭동, 반란으로 떠드는 앵벌이들이 너무 많았었다. 이번 촛불을 계기로 인민이 새로운 생성, 창발, 창안하는 인민 혁명을 욕망하고 열정을 쏟아 부어, 스스로 주체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주체의 자율성과 자치성은 자유와 같은 이름이다. (50OKA)]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에너지, 즉 역능[권능]을 발휘하여 공존의 세상을 이 세계에 실현한다는 스피노자의 구도를 네그리는 자신의 사상 속에서 부각시키면서 .. 민주주의는 다중에 의한 직접적인 통치라 ..[한다] ..(570)
2) 푸꼬, 들뢰즈 511
푸꼬의 저작은 크게 세 시기로 구분하는데 첫째 광기의 역사, 말과 사물, 지식의 고고학으로 대표되는 ‘고고학 시기’이며, 둘째 감시와 처벌, 성의 역사1로 대표되는 ‘계보학 시대’이고, 셋째 성의 역사2, 성의 역사3으로 대표되는 ‘윤리학 시대’이다. .. 둘째와 셋째 사이 8년동안의 휴지기 동안 푸꼬는 안전, 영토, 인구, 삶의 정치의 탄생, 주체의 해석학 등의 강연을 했고 이것이 뒷날 강연론으로 출간되었다. (511)
푸꼬의 윤리학 시기의 중심 개념은 ‘삶 권력’이었다. ‘삶 권력’은 푸꼬에 따르면 17세기 이래 두 가지 주요 형태로 전개되었다. 첫째는 ‘인체의 해부정치학’의 형태로서... 둘째는 ‘인구를 대상으로 한 삶 정치’로서 ... (511)
푸꼬에 따르면 삶 권력은 자본주의 발전에 불가결한 요소였다. 자본주의에는 육체와 인구증가, 강화, 활용 가능성 및 순응성이 필요했다. .. 인력의 축적을 자본의 축적에 맞추어 조절하고 인간 집단들의 증가를 생산력의 확대와 이윤의 차별적 분배에 결부시키는 두 가지 조작은 다양한 형태 및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삶 권력의 행사에 의해 가능하게 되었다. (512-513)
1984년 푸꼬가 죽은 이래 들뢰즈는 푸꼬의 논의를 이어받아 「통제사회에 관한 후기」라는 글에서 푸꼬가 말한 20세기 초까지의 분석까지를 ‘훈육사회’라고 칭하고 2차대전 이후의 사회를 ‘통제 사회’라 논한다. (513)
통제사회는 사람들의 삶을 들뢰즈의 표현대로 ‘홈 패인 면 없이 균질적으로 만든다’고 말한다. [표현이 거꾸로 인 것 같은데] .. 화폐를 조작할 수 있는 제국 권력이 전면화된 통제 사회 속에서 탈출구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들뢰는 ‘절대적 탈영토화’라고 한 것을 네그리는 ‘저항’이라 말한다. 들뢰즈가 ‘특이성’을 강조한 것을 네그리는 그대로 이어 받는다. .. 차이를 지닌 특이성의 존재들이 합쳐지는 운동, 즉 공통적인 것을 생산해낼 때 통제사회는 새로운 대안적인 사회로 전환될 수 있다고 네그리는 말한다.(514)
04 삶의 정치와 우리 현실 514
맑스의 사위였던 라파르그(Lafargue, 1842-1911)는 1883년 이렇게 썼다. “자본주의 문명에서 지배하는 국가의 노동계급은 기이한 환몽에 사로잡혀 있다. 노동에 대한 사랑, 일에 대한 격렬한 열정이 바로 이런 환상 가운데에 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일에 중독되 어 있고 일부 유한 계급은 강요된 여가에 시달리고 있다(게으를 권리(Le Droit à la paresse) 중) (515)
국가가 IMF의 조정을 받는 상황은 전 국민의 채무자화이다. 가난한 사람이 루저라면 우리 모두가 루저이다. /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이제 ‘모든 사회 성원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생계에 필요한 기본 소득을 연령별로 균등 지급하라’라는 논의를 활성화시키는데 네그리는 큰 기여를 했다. (516)
2008년 대한미국 시청 앞 광장에서 벌어진 촛불 시위 ...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해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라는 노래를 활기차게 부르며 ... 우리는 2008년 경험에서 ‘이것이 삶 정치다!’라고 지시적 정의(ostensive definition)를 얻을 수 있었다. (516-517) [8년후 2016년 10월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의 촛불에서 성과는 인민의 성립이다. 인민주권이 실제로 이루어지기에는 길이 멀다. 인민의 발의권 그리고 소환권을 쟁취해야 한다. (50OKA)]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상상하고, 저 먼 미래의 유토피아에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지금 내 삶 속, 내 이웃의 고통에 응답하는 것, 그것이 네그리가 말하는 혁명이다. ‘혁명의 시간’은 ‘지금, 여기’이다. (517)
* 참고문헌 519 / * 더 읽어볼 책들
* 미주 520-521 (50OKA)
# 인명록 **
버너스-리(Sir Timothy John Berners-Lee, Tim Berners-Lee 1955-) 영국시민 2004년 WWW(World Wide Web)의 발명자이다. [내가 말하는 시대의 아들들(집단)도 있다. 동시대에 같은 계열의 새로운 생산의 주역들이 있다. 버너스리와 더불어 1955년 생으로 빌 게이츠(William Henry Gates III dit Bill Gates 1955-), 스티브 잡스(Steve Paul Jobs 1955-2011),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 Eric Emerson Schmidt 1955-) 등이 있다.]
세르지오 볼로냐 (Sergio Bologna, 1937-) 트렌토, 밀라노, 빠도바, 브레멘 대학의 역사학 교수. 이탈리아 자율주의 운동가. <노동자의 힘>Potere operaio의 선도적 이론가, 『두더지 떼』La tribu della talpe(1977),
들뢰즈(Giles Deleuze, 1925-1995) 구조는 선전제가 아니라, 차이가 만들어낸 여러 양태들이다. 이 차이의 본래적 생산은 '미친 생성'으로 디오니소적 내재적 부피(괴물 덩어리)이다. 이것은 욕망의 덩어리로 시간 지속에서 생성중인 자연이다. 이 단일성이고 특이성인 존재는 다양한 존재자들을 (위하여) 대신하여 고함을 지른다. 이것이 대존재(자연)의 함성이다.
푸꼬(Michel Foucault, 1926-1984) 인간의 인식의 고정된 틀에 의해 정립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연관에서 보면 생산양식의 변화처럼 한 틀에서 다른 틀로 옮아가는 것이고 이들 사이에는 인식론적 단절이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한 시대는 공시적 인식 틀이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 틀도 유동적이며 변화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가타리(Félix Guattari, 1930-1992) 고등학생 때부터 청년사회주의 단체에서 활약하였다. 그는 초기의 횡단성 개념을 통해 구조주의를 공격해 나가던 것에서 점차 분열분석 방법을 통해 사회에 대한 새로운 실천을 모색하였다. 그는 국가권력의 탄압에 저항하면서도 권력 장악을 위한 대(大)정치가 아니라 다양한 주변자들, 소수자를 중심으로 대중들이 전개하는 '분자혁명'을 강조하였다.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 1960- ) 네그리 제자. 미국문학가. - 1990년 워싱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듀크 대학의 문학과 소설 연구 학부의 교수로 있다. 마르크스주의와 사회라는 강의를 개설하고 있으며, 20세기 문학의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의 아우또노미아 사상을 미국에 소개하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있으며, 네그리의 야만적 별종을 비롯하여 아우또노미아 사상가들의 책을 여러 권 영역하기도 했다. 네그리의 지도로 들뢰즈, 오뻬라이스모, 아우또노미아 등의 진화적 관계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받은 후 네그리와 함께 제국과 다중을 공동집필하는 등 협력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질 들뢰즈 사상의 진화(1993), 『디오니소스의 노동』(1994, 네그리와 공저) 등이 있다
빌 게이츠(William Henry Gates III dit Bill Gates 1955-) 미국 정보기술자. 1975년 친구(Paul Allen)과 마이크로 정보 회사 설립. 대학중퇴
제롬 글랜(Jerome C. Glenn, 1945-) 유엔미래보고서 시리즈의 저자, 미래학자(futurist), 밀레니엄프로젝트(Director of the Millennium Project) 소장
스티브 잡스(Steve Paul Jobs 1955-2011) 1955년 2월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학력 리드대학 중퇴 소속 애플 최고경영자 수상 2007년 포춘 선정 최고의 CEO 2005년 비지니스위크 선정 올해의 리더 경력 2007년 아이폰 출시.
라파르그(Paul Lafargue, 1842-1911) 쿠바태생(né à Santiago de Cuba) 프랑스 기자, 경제학자, 사회주의 정치가. 맑스 사위(Laura Marx). 게으를 권리(Le Droit à la paresse (Réfutation du « Droit au travail » de 1848), 1880,
레닌(Vladimir Il'ich Ulyanov, dit Lenin, 1870-1924) 러시아의 혁명가․정치가.
리눅스(Linux): 리눅스 첫 원형(The first prototypes of Linux) 1991년에 나왔고 1994년 버전 1.0이다.
맑스(Karl Marx, 1818-1883) 유태인 출신 독일 철학자. 인간의 자의식이 자유 절대성이라 믿기보다, 사회라는 공시태가 발전하면서 역사적으로 자유를 점점 더 실현한다고 보았다. 이 공시태의 변화를 노동과 생산을 중심으로 한 생산양식의 변화라 하며, 최종 양식이 공산주의이다. 인민이 이런 변화를 감당할 수 있다고 보는 점에서 루소 다음으로 낙관적이다. 그의 철학은 신과 관념에 의존하지 않는 자연주의 전통에 선 생성 철학이다.
네그리(Antonio Negri, 1933-) 이탈리아 출신의 윤리, 정치 철학자. 마이클 하트와 『제국(帝國, Empire, 2001)』저술. 네그리: 이탈리아 빠도바 출생. 프랑스 소르본으로 유학, 1957년 23세에 독일 역사주의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59년에 법철학 교수 자격을, 1967년에 국가론 교수 자격을 취득한 후 빠도바 대학 정치학 교수를 지냈다.
스피노자(Baruch Spinoza, 1632-1677) 리베리아 반도에서 온 유태인 가계의 출신으로 네델란드에서 낸 철학자이다. 그는 그리스트교나 유태교가 지닌 유일신의 불변성과 독자적 고유성에 대해 부정하고, 살아있고 움직이는 자연 즉 신을 주장한다.
리누즈 토르발즈 / 토르발스(Linus Benedict Torvalds 1969-) 스웨덴계 핀란드인 리눅스 운영 체계(Linux operating system) 발명자. 소프트웨어 기술자. 두 번의 기술 변혁을 이뤄냈습니다. 첫 번째는 리눅스 커널(Linux kernel)로, 이것으로 인터넷이 작동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소스코드 관리시스템인 기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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