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들아,
임숙이 아이디 다시 비려 쓰고 있는 인희가 안부.
우찌 살고 있노, 모두?
명숙이 말마따나 "신록이 꽃보다 더 예쁜" 시절에
논문 마무리 때매 또 다시 댕겨 올 일이 생겨서 잠시 귀국.
어제 8일 미국으로 돌아 와 시차 적응으로 잠 설치는 중.
이곳은 새벽이고 고국은 밤 8시 반이니 타향에 살다 가믄 고향 시간에 금방 익숙해 지는가베.
서울에서 임숙이 명숙이 만나고
통영 우리 언니 보러 갔다 오는 길에 진주에서 진혜 잠시 보고 왔어
올해에 공부 다 한 뒤 이제는 우리 옴마랑 둘이서 통영에 가서 살게 될 것 같고
그 뒤에는 모두 얼굴 보면서 살게 되기를 고대하고 (파마도 하면서)
서울에서는 내가 국제 교류 협력 회원인 "한국 정신대 대책 협의회"에서 그동안 몇년간 국제적으로 쌔빠지게 모은 돈으로 드디어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을 지어 개관하는데 빠질 수가 없는 행사. 나도 미국에서 모금해서 보내고 해서. . .
개관식에 에 임숙이캉 명숙이가 와 주어서
너무 고마왔는데 내가 사진 찍고 사람들 만나느라
친구들 아까운 시간 내어 와 주엇는데 별로 이야기도 못하고 보내 미안코 서분코 그렇게 되었어. 미안해 에나로.
진주 아카데미에서 봉사 수준 박봉을 받으면서 어린 학생들 위해 애 쓴느 진혜캉 수복 빵집에 갔는데
마침 찐빵이 떨어져 진혜가 빵 다 못 묵고 가는 총각들 한테 얻어서 같이 묵고
늘 묵고 저븐 팥빙수도 묵고
수복 빵집의 팥빙수, 안 묵고 접나?
지하 상가 지나 가다가 스카프에 꽂힌 진혜
머리 빠글 빠글 볶고 진혜 사진 찍어 주기
어떤 총각들이 먹다 남긴 빵, 진혜가 동냥해 온 흑 흑흑 . . .
모두 곱게, 아푸지 말고 늙어 가자꾸나
그리운 동창들 생각하며 잠 안 오는 밤에
끄적 끄적. . .
인희가
요 뒤에 사진 몇장 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