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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는 여섯 단계] 오수연
씬/1 대학병원 복도 (N)
급하게 실려 들어오는 환자. 이동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준영의 모습. 백지장 같다. 침대 응급실로 들어가고. 응
급실 복도 걸어오는 가운 차림의 경민. 피로에 지친. 응
급실 복도 앞에 의자에 주저 앉는. 응급실 안에서 들려오
는 소리. 문틈으로 응급처치하는 모습 보여지고.
남1 (소리) 맥박! 혈압!
남2 (소리) 위세척 준비해!
남1 (소리) 이거 약먹은 시간이 언젠지 알수가 있어야지. (투
덜 거리는)
의자에서 목빼고 응급실 들여다 보는 경민. 누워 있는 준
영 보이고. 문 쾅 닫히고. 응급실 문 흑백으로 변하면.
(M. 키세스 키세스 케세스 정도)
씬/2 인써트 화면 (흑백, D)
음악 계속. 뮤직 비디오 같은.
- 아파트 계단에 천천히 흩어지는 과일들. 샌드위치.
- 화려한 웨딩 드레스 걸려 있는데 흩어가는 카메라.
TITLE 이별하는 여섯단계
씬/3 당직실 (N)
책상에 앉아 책 읽는 경민. 간이 침대에서 자고 있는 현
수. 회진 마치고 돌아오는 후배 1,2.
후배1 으아~ 뻐근하다.
후배2 근데 약을 왜 먹은거지? (후배1 보며) 남자한테 채인건
가?
후배1 뻔하지 뭐. (팔 움직여 보는) 아~ 사랑이 뭔지..(하는데)
경민 (돌아보면)
후배2 (경민 발견하고 눈치보며 꾹 찌른다)
경민 (힐끔 보다가 피식 책 펴고) 살았냐?
후배1 (긴장해서) 네.. 낼 과장님 회진 끝나고 오전에 선배님이
한번 가보시라는데요? 깨나서 재 시도 할지도 모른다구
요.
멀리서 삐뽀 삐뽀 울리는 싸이렌 소리. 간이 침대에서 우
당탕 떨어지는 현수. 사람들 놀라보고. 반사적으로 가운
껴입는데 현수.
후배2 형~ 소방차예요 (킥킥 거리고)
현수 어...엉? 소방차야? (휴우 하는) 아 살았다... 엠블란스
줄 알았잖아~ 신난다! (침대로 들어가려다)
기막힌 듯 바라보는 후배 1,2와 경민 시선 느끼고.
경민 불난게 신나?
현수 (표정) 그래 난 나쁜놈 이다 나쁜놈! 니들두 이틀 밤 꼬
박 새봐! (중얼 중얼 침대로 들어가고) 괜히 불은 나가지
구 말야...
씬/4 병원 외경 (D)
맑은 하늘 보여지고. 병원 창문들 햇빛에 반짝거린다.
씬/5 입원실 (D)
문열고 틀어서는 경민. 그러다가 놀란 표정. 약병 열고
있는 준영. 급히 뛰어가 약병 잡아채는 경민.
경민 (빼앗으려는) 무슨 짓이예요! 이리줘요!
준영 어어~ ? 왜.. 왜 이래요? (안 뺏기려는)
경민 이리 달라니까요! (뺏고)
준영 어라...(보는 표정)
경민 (병 꽉 쥐고) 이게 무슨 짓이예요? 아무리 괴롭다고 해두
이런 짓은 안됩니다!
준영 (멍해서 본다. 그러다 천천히 약병 가리키고) 그거...
경민 ? (준영 보다 약병 보는)
준영 비타민인데...요?
경민 네? (다시 약병 확인하는 표정)
씬/6 아파트 복도 (회상. 아침)
탁탁 계단 올라서는 준영. 과일과 샌드위치 든 봉투 들고
있다.
성환 (전화 필터) 어.. 나 야근이야... 낼 아침에나 들어갈꺼
야. 배고파 죽겠어~
명랑한 표정으로 계단 올라서다 멈칫하는 준영. 문열고
나오는 목욕 가운 차림의 성환과 정연.
성환 잘가..(미소)
정연 갈게. (돌아서다 놀란) 어...!
굳은 표정의 준영. 탁 도시락 놓치고. 도시락 흩어진다.
돌아서는.
성환 (표정 굳어서) 준영아...
정연 (따라 내려오며) 그게.. 얘! 준영아! 준영아!
후다닥 내려가는 준영.
씬/7 병원 앞 벤치 (D)
준영 배시시 웃는 모습. 보는 경민.
경민 그래서요?
준영 (뭔 소리냐는 표정으로 보고) 그래서라뇨? 정신과 의사
맞아요?
경민 (피식) 친구한테 애인을 뺏기고 약을 먹었다?
준영 그래서 먹은 건 아니구요 (쿡 웃고) 너무 너무 잠이 안
와서. 별 짓을 다해봐두 잠이 안 오니까... (사이) 갑자
기 언젠가 사 논 약병이 보이는데.. 저걸 다 먹으면 잠이
올려나 그런 생각이 들잖아요?
경민 저걸 다 먹으면 죽겠다 그런 생각은 안들구요?
준영 (입 나와서 퉁명스럽게) 선생님 정말 정신과 닥터 맞아
요?
경민 (자기 이름표 툭툭치면)
준영 (표정 그러다 앞보고) 죽으려구 했다고 생각하니 좀 한심
한 거 있죠? 오년이나 사귄 남자한테 채인 것두 한심한
데..
경민 (보는 표정)
벤치에 앉아 있는 두사람의 모습.
(F.O)
씬/8 병원 로비 (D)
(F.I)
걸어 나오는 평상복 차림의 경민. 피곤한 듯 하품하고.
툭 치는 수술복 차림의 현수.
현수 오프냐?
경민 응... (수술복 보며) 수술 끝낸 거야? 들어가는 거야?
현수 (어깨 동무하고 걸어 배웅하며) 당연히 들어가는 거지~
누가 나 좀 구제 안해주나? 이 화창한 휴일 아침부터 남
의 머리 속이나 뒤적거려야 하다니 정말 한심해 죽겠다.
경민 그러길래 신경외괄 왜 택하니? 평생 짜르고 꼬매기만 할
텐데.
현수 기왕 의사를 할바엔 그게 낫지.. 너처럼 평생 안락 의자
에 앉아서 무의식이 어떻다는 둥 엄마를 사랑해선 안된다
는 둥 알쏭달쏭한 소리만 하며 돈버는 거 난 정말 취미
없다~
경민 나중에 돈 많이 번다고 나 부러워 하지나 마라. 응?
현수 임마 돈은 둘째치구 연애나 해. 우리 와이픈 여자만 보믄
너랑 붙여주고 싶어서 난리두 아니야.
경민 (피식)
현수 도대체 언제까지 혜진이 생각만 할 작정이야?
경민 (표정)
위로 혜진의 목소리가 깔린다.
혜진 (소리) 있지...(웃는) 나 평생 니 옆에서 안떨어질건데
그래도 돼?
경민 (표정) 평생 ..이러진.. 않겠지..
씬/9 웨딩 드레스 샾 (회상, D)
약간 뿌연 화면.
경민 웨딩 드레스를 구경하고 있다. 계속 시계를 보며 출
입구쪽 보는 경민. 혜진 기다리는 경민. 놀란 모습의 디
자이너가 후다닥 뛰어나와 전화기 넘겨준다. 얼결에 전화
받는 경민의 모습. 잠시후 스르르 전화기 미끌어져 떨어
지고.
씬/10 병원 응급실 (회상,D)
느린 화면으로 심전도 멈춰지는 것 보여지고. 혜진의 얼
굴위로 시트 덮여지고 팍 침대위로 얼굴 파묻는 경민의
모습. 오목 거울처럼 화면 굽어진다.
끼이익~ 하는 차 멈춰지는 소리.
씬/11 경민의 차안 (현재,D)
백밀러 옆에 오목 거울에서 화면 빠지면 차 멈춰선 경민.
가로수를 들이받을 뻔했다. 휴우~ 하며 머리 뒤로 기대는
경민.
씬/12 마로니에 공원 (D)
주차장에 차 세우고 나와 걷기 시작하는 경민. 휴일날 나
들이 나온 사람들 한가한 표정들. 노는 아이들. 끼리 끼
리 모여 있는 젊은이들. 그림 그리는 사람들. 분위기 좋
다. 피로한 모습으로 걷는 경민. 문득 멈춰서는데 사주
관상 보는 사람들이 늘어 앉아 있다. 경민 시선 사주 관
상... 궁합...에서 멈춰지는데 갑자기 들리는 소리.
준영 (소리) 이 아저씨 엉터리잖아! 천생 연분이라니 그런 거
짓말이 어딨어요?!
어? 하고 경민 돌아보면 관상 보는 할아버지 앞에 쭈그리
고 앉아 항의하고 있는 준영.
할아버지 뭐야? 엉터리?
준영 헤어진게 언젠데 그런 거짓말을 해요?! 도루 물러줘요~
할아버지 그러게 헤어진 남자랑 궁합은 왜 보고 난리야? 싫어 못
줘!
사람들 웅성 웅성 모여들고, 한심한 듯 바라보는 경민.
준영 빨랑 물어 달라니까요?!
할아버지 아니, 괜히 채이고 어디서 화풀일 하나 이 여자가?! (고
래 고래)
준영 (채였단 말에 갑자기 툭 떨어지는 듯한 표정)
사람들 키득키득 웃고, 글썽해진 준영 어깨 툭툭 차는 경
민. 준영 돌아보고. 글썽하던 표정 언제 그랬냐는 듯 밝
아지며.
준영 (활짝) 어머? (웃는다)
경민 뭐 하는 거예요?
씬/13 카페 외경 (D)
예쁜 간판이 달린 조그만 카페.
씬/14 카페 (D)
마주 앉아 있는 경민과 준영.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두
사람. 옆에 앉은 여자 둘 떠드는 소리.
여1 얘.. 얘 그냥 잊어버려.. 좀 분하고 억울하지만 뭐 어쩌
겠니?
여2 (끄덕) 그래.. 야, 너 빨리 소개팅이나 잡아 줘. 응?
준영 (힐끔 보다 바짝 앞으로 고개 숙이며) 난 저런 애들 보면
때려주고 싶어요. (하다 멋적은) 벌써 두달인데. (쓸쓸
시선 돌리고 그러다가) 이 카페 헤어진 남자랑 자주 오던
곳이예요.
경민 (준영 보다가) 난 그런 방법을 썼어요.
준영 (딴 데 보다) 네?
경민 괴로울 땐 아주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너무 뜨거워서 아무 생각두 안나거든요? 원래 정신
적인 고통은 육체적인 고통으로 전환 될 수도 있으니
까..(멋적은 웃음) 무슨 소린지 모르겠죠?
준영 (가만히 보다) 선생님은 헤어진지 얼마나 됐어요?
경민 (멈칫 그러다) 아.. 네.. 일년 반쯤 됐나?
준영 (갑자기 푹 고개 파묻고)
경민 어? 왜 그래요?
준영 (다시 고개 들며) 일년 반이나 지나도록 저런 표정이면
어쩌나~ 생각 하니까 힘 빠지잖아요. (웃고)
경민 (짐짓) ..그래요?
준영 (웃는 그러면서 창 쪽으로 얼굴 돌리고) 뜨거운 물이 샤
워를 해라. 여기서 샤워를 할순 없잖아... (하다가 반짝
갑자기 팍 엎드린다. 엉엉 우는)
경민 ?!
사람들 놀라서 집중되고. 준영 엉엉 울면서 손가락 사이
로 눈떠서 보고.
경민 왜.. 왜 이래요? 사람들이 보잖아요...(하고 사람들에게
자기가 울린 거 아니라는 표정)
준영 야 이 나쁜 놈아!
경민 !
사람들 (전부 경민을 본다)
경민 (당황)
준영 니가 그러고도 사람이니? 바람 피는 것도 모자라 나하고
제일 친한 친구랑 바람을 펴?!
경민 이봐요 준영씨... 박준영씨!
준영 시끄러! 니가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이냐? 이 카사노바
야! 이 파렴치한아!
경민 기막힌 표정. 준영의 우는 연기. 사람들 경민을 경
멸하듯 소근대는 모습. 찰칼 찰칵 스틸로.
씬/15 거리 (D)
카페에서 뛰어나오는 준영. 하하하 웃고 있고. 경민 황당
하단 얼굴로 따라나와 보는.
준영 (웃으며) 사람들 표정 봤어요? 봤죠? 아, 이렇게 하는 거
구나. 정말 이 카페에서 오랫만에 하나도 안 괴로웠어
요.(웃는다)
경민 지금 웃음이 나와요? (기막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예
요?
준영 (눈 동그레져 보며) 저요? 모르셨어요? 저.. 배운데. 연
극 배우~ 푸~ (다시 웃고)
경민 ! (보는 표정)
씬/16 준영의 오피스텔 (N)
따르릉 울리는 전화벨 소리. 머리에 수건 두른 준영 연극
대본 들고 욕실에서 뛰어 나오는 모습. 후다닥 전화 받
고.
준영 네에~ 어? 엄마.. (바닥에 주저 앉는) 어.. 잘 지내...
그럼~ (머리 털며) 응 한번 내려갈게. 나 잘지내요. 아르
바이트도 하고 무대에두 서구.. 응? 성환씨?? 어.. 성환
씨 말이지~ (난감한 그러다 갑자기 수화기 떼며) 어어~
이상하다 감이 멀어지네? 여보세요~ (점점 멀리 떼고 소
리 소리 지른다) 안되겠다.. 엄마 내가 나중에 또 전화할
게~ (쾅 전화기 놓는다)
준영 후~ 하며 탁자 얼굴 대는데. 옆으로 보이는 장식장
에 놓인 성환과 다정하게 포즈 취한 사진.
(디졸브) 탁자에 사진 놓고 열심히 그림 그리고 있는 모
습. 성환에 얼굴에 뿔도 그리고 험악한 상처도 칠하고 우
스꽝스럽게 칠해진 사진.
준영 됐다. (만족스러운 듯 들고 보는 그러다 웃기 시작하고)
하하하하하..하하..하..하...(발까지 구르며 웃다 조금쯤
허탈해 진다)
툭 사진 던지고 싸인펜 집어 돌리기 시작하는 준영. 후~
한숨.
씬/17 경민의 아파트 (N)
공부하고 있는 경민. 뻐근한 듯 기지개 하고 머리 뒤로
깍지 끼고 생각에 잠긴.
혜진 (소리) 평생 니 옆에서 안 떨어질건데 그래도 돼?
벌떡 일어서는 경민.
씬/18 욕실 (N)
욕조에 뜨거운 물 받는 경민. 후~ 그러다 거울 보고 갑자
기 옆에 놓인 면도기 들고 노래 부른다.
경민 (노래 부르는 포즈 머뭇 머뭇) 나 이제.. 알아..(본격적
으로)
그때 잘못 잡아 위잉 켜지는 면도기. 경민 놀라 떼는 모
습. 표정.
씬/19 거리 (N)
흔들 흔들 산책 나온 준영. 그러다 문득 불꺼진 웨딩 드
레스 샾보고 다가가 쇼윈도 유리창에 손대고 가만히 들여
다 본다.
경민 (소리) 웨딩 드레스 가봉 하는 날 사고가 났죠.
프르스름한 불빛에 웨딩 드레스 입은 마네킨 보는 준영의
모습. 유리에 비친다.
씬/20 병원 건물 앞 (D)
가운 입고 나오는 경민. 누굴 찾듯 두리번 거리는데. 뒤
에서 얍! 하는 준영. 경민 의아해 보면 준영 활짝 웃으며
도시락 들어 보인다.
씬/21 공원 벤치 (D)
샌드위치 먹다 ?! 하는 경민. 옆에서 보고 있는 준영에게
고개 돌리고.
경민 누가.. 누굴 도와줘요?
준영 (혼잣말처럼) 세상엔 정말 희안한 사람들이 많은거 같아.
남자가 남자를 좋아해 죽어 버리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제임스 조이스는 페티시즘이었데요.
경민 무슨 얘깁니까?
준영 그러니까~ 죽을만치 사랑했던것도 아니고.. 남들은 쉽게
만났다 쉽게도 헤어지던데.. 세상엔 그게 잘 안되는 사람
도 있나봐요. (보고) 그죠?
경민 나한테 도와 달라는 말입니까?
준영 (웃으며) 저번에 선생님이 해준 처방대로 웃긴 짓을 했더
니 정말 좀 사는게 만만해 지던데요?
경민 (도시락 덮어 일어서 도시락 주는)
준영 ?
경민 요기 로비에 접수처 있는거 알죠? 도움이 필요하면 거기
서 접수해요. 우리 병원 정신과 괜찮으니까... 잘 먹었습
니다~ (돌아서는데)
준영 (가는거 보다) 저기요!
경민 (돌아 보는데)
준영 그렇게..(에라) 잘난척 할 필요 없잖아요? 사실 힘든거
아니예요?
경민 ...(표정)
준영 (조금 기죽어) 내 말은.. 아직도 못 잊은거 아니냐구요.
그럼 서로 도와 줄수도 있잖아요.
경민 (본다)
준영 그러니까... 그러니까..(기죽은 표정)
경민 (보는)
준영 미안해요. 실례했습니다. (돌아서는데)
경민 (보는 그러다가) 뭘 어떻게 도와줄껀데요?
준영 (돌아서서 천천히 미소)
준영 (소리) 첫 번째, 험담하기!
씬/22 수퍼 (N)
카터 밀고 가다 돌아보는 경민.
경민 험담이요?
준영 선생님은 그분. 나는 성환씨 험담하기. 한마디로 욕하
기!
경민 (서서 보다) 욕할게 뭐 있었지? 키가 좀 컸나?
준영 참나, 키가 큰게 욕이예요? (하다) 이렇게 하라니까요?
잘봐요. 성환이 걔는 말야~ 잘생기지 못한 주제에 맨날
왕년엔 잘 나갔단 얘기만 하지, 밥 먹을땐 지져분하기 이
를데 없지~ 자기 혼자 먹을땐 비싼걸로 잘 챙겨 먹으면서
나만 만나면 짜장면이나 순대 떡볶기 같은 걸루만 떼우는
짠돌이에다가.. (손 꼽으며 열중해서) 어울리지도 않게
알록달록한 옷만 입구... 특히 자기가 최불암 아저씨야
뭐야? 그 빨간색 티! 정말 재수 없....(하며 경민쪽으로
탁 돌아서는데) 어?
경민 벌써 저쪽으로 가 있고 앞에 빨간색티 입은 남자가
인상쓰는.
남자 (인상)
준영 (배시시) 네.. 좋네요... 좋아요.. 빨간티.. (하다 휙 돌
아 후다닥 경민 쫓는) 이봐요! 같이가요!
씬/23 주차장 (N)
경민 차에 자기 몫의 음식 싣고. 준영 부은 표정.
경민 욕 같은걸 왜 해야 하는 겁니까?
준영 (표정)
경민 난 그런거 하기 싫어요.
준영 참나.. 나는 모 품위 없고 할 일 없는 인간이라 사귀었던
사람 험담이나 하고 있는 줄 알아요? 의사라면서 아는게
없어 정말~ 선생님두 혼자 남은게 너무 억울하고 분하죠?
그럼 욕이라도 해주면 편해지잖아요 그놈이 나쁜놈이니까
차라리 이렇게 된게 속시원~ 하다구.
경민 그걸 반대 감정 병존이라구 하죠. 사랑과 미움이 공존하
는거.
준영 앗 아는구나? (짐짓 흘기며) 알면서 왜 혼자면 우아한척
해요?
경민 (가만 보다가 차에 기대는) 좋아요. 봅시다. 키 큰건 욕
이 아니라면.. 아, 잘 때 입을 벌리고 잔다. 좀 우아하지
않은 포즈로 이렇게~ (모션)
준영 푸..(웃다가 의심스럽다는 듯) 그걸 어찌 알았을까?
경민 이상한 상상 하지 맙시다. 레지던트 이년차땐 아무데나
머리만 닿으면 자게 되있어요.
준영 오 그분도 의사였구나?
경민 같은 학번이었죠 (씁쓸)
준영 음...의사라.. 똑똑한 사람이었구나? (웃는)
경민 준영씰 부러워 했을텐데.. 의대 연극반이었거든요. 배우
는 남의 영혼을 치료할수 있어야 하니까 자긴 자신 없다
고 했어요.
준영 우와~ 정말요? (좋은) 그럼 분명히 좋은 사람이었을꺼야~
경민 (픽 웃는) 배우랑 의사라.. 사실 우린 아프진 말아야 할
사람들 같은데...
준영 상처의 아픔을 모르는 자가 남의 상처를 비웃는 법! 로미
오와 줄리엣 (웃는다)
씬/24 병실 (D)
회진 중인 의사들. 과장 옆에 서 있는 경민. 주르륵 인턴
들 뒤에 늘어서 있고 침대에 여자1 멍하게 앉아 있다.
여1 남편이 너무 미워서 잠이 안와요.
과장 (끄덕하고 돌아보며) 일단 주사랑 약 같은데 거부 반응
없지? (한 다음 환자에게) 다른 즐거운 생각을 해보세요.
맘을 편하게 가지십쇼. 자... 그럼..(돌아서고)
과장 나가는데. 경민 따라 나가려다 조용히 여1에게.
경민 친구한테 전화라도 걸어서 남편 욕을 실컷 해보세요...
뭐 못생겼다든가.. 유치하게 원색옷을 입는다든지. 입을
벌리고 잔다든지.
여1 ???
경민 그럼. (돌아서고)
인턴들 (멍하게 경민 보고)
경민 그대로 나서면 어리둥절해 마주 보는 인턴들.
씬/25 테니스 장 (D)
테니스 치는 경민과 현수.
벤치. 한게임 친 듯 앉아서 물 마시고 있는 현수와 경
민.
현수 (흘끗 보다) 경민이 너 요즘 연애 하지?
경민 (물 마시다 윽) 뭐?
현수 인턴 애들이 너 평소엔 말도 못부치게 딱딱 거리더니 요
즘은 매일 웃고 다닌다구 너 무슨일 있는거 아니냐던데
말야.
경민 그래? (피식) 나도 사는게 좀 만만해졌나보지.
현수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야, 사람 헷깔리게 하지 말구 빨
리 불어. 누구야? 어떤 여자야?
경민 나, 요즘 치료중이야.
현수 치료? 그거야 매일 하는 거구. (하다) 어! 너 혹시 환자
랑 연애하는 거 아니냐? 상호 감정전인지 뭔지... 왜 정
신과 신참들 실수 하는 거~
경민 (툭치고) 치료하는 게 아니라. 받는 중이란 말야 (일어서
고)
현수 치료를 받아? 어디서? 뭘? 누구한테?
경민 먼저 간다. (웃으며 채 휘두르며 앞서가고)
준영 (소리) 두 번째 단계, 추억 깨트리기!
씬 26 - 29 음악과 함께 에피소드 처럼 보여진다.
씬/26 동물원 (D)
음악 흐르고. 동물원에서 구경하고 있는 경민과 준영.
동물 포즈들 고대로 따라 해보는 준영. 경민 고개 설레
설레. 장난치는 두사람의 모습.
준영 (소리) 동물원이라니 데이트 장소론 좀 이상하다.
경민 (소리) 난 이상하다치고 그럼 여기 왜 왔어요?
준영 (소리) 돈이 없어서! (웃음소리) 에이~ 여기 오면 눈물
날 줄 알았더니 와보니 별거 아니네?
동물원 일각. 파라솔 밑에 준영 앉아 있는데 멜론 아이스
크림 사오는 경민. 준영에게 내미는데 준영, 받아들고 한
동안 바라본다.
경민 ?
준영 이거...(보고) 그 사람이랑 나랑 제일 좋아하던 거예요.
경민, 준영 마주 보는데. 그러다 경민 일어서며 툭 던지
듯.
경민 기다려요.
준영 ?
경민 추억을 깨자면서요?
(디졸브)
파라솔 테이블 위에 수북히 쌓여 있는 아이스크림통. 준
영 푹 얼굴 묻고 있고.
경민 (비닐 봉지에 남은 아이스크림 세는) 하나, 둘, 셋, 넷..
겨우 네 개 남았네?
준영 (헉 놀라) 네 개씩이나?
경민 (짐짓 아무렇지도 않게) 어 하나 더 있다 다섯 개!
준영 (!! 갑자기 욱욱 하며 달려간다)
씬/27 경민의 아파트 외경 (N)
준영 (소리) 사랑과 영혼? 야, 이게 언제쩍 영화냐?
경민 (소리) 아 조용 시작합니다.
씬/28 거실 (N)
영화 화면.<동전이 떠 오는 장면> 화면 빠지면 졸고 있는
준영과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경민. 준영 꾸벅 꾸벅 졸다가
화들짝.
준영 (졸린 눈) 몇번째예요?
경민 (손가락 넷 펴 보이고)
준영 으~ 네 번.. 끈질기다.(하품) 모르겠다. 질리믄 깨워 줘
요~
긴 쿠션위로 푹 쓰러지는 준영. 화면에 열중해 있는 경민
(디졸브)
똑 같은 장면 동전 떠오고. 여주인공의 눈물. 화면 빠지
면 긴 쿠션 베고 제멋대로 자고 있는 준영. 경민도 드디
어 자고 있는 모습.
씬/29 아파트 옥상 (N)
커다란 철제 통 놓고 물건들 태우는 준영과 경민. 불빛에
비친 두사람의 모습. 준영 경민의 물건을 빼앗아 보며.
쿡쿡 웃는다.
준영 우와 무슨 남자가 극장표까지 모았냐?
경민 (스카프 꺼내 보고) 이것까지 태우긴 아깝지 않아요?
준영 줘봐요 (빼앗아서) 기왕 없애려면 확실하게! (찌익 찢는
소리)
경민 (박수치는)
두사람 물건들 태우는 불길 물끄러미 보는 모습.
그렇게 잠시 있다가.
경민 자.. 이제 다 됐나? 다음은 뭐죠?
씬/30 당직실 (D)
가운 입는 경민, 물통 책상위에 놓고, 보고 웃는.
준영 (소리) 보고 싶을 때 마셔요. 소금물이거든요? 그러다 보
면 아마 보고 싶을 때 마다 짠 맛만 생각 날거야~
세 번째! 그리움을 고통으로!
씬/31 소극장 안 (D)
준영의 모습 클로즈업.
남자 (소리) 헤어지고 사흘째
준영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
남자 (소리) 일주일째
준영 모든 것이 두렵단 말야.. 산다는 것이 눈먼 것 같애
남자 (소리) 한달째
준영 그래도 아직까진 오분에 한번씩 그가 떠올라.
남자 (소리) 일년.
준영 웬 찬바람이 이리도 코끝을 스치는지 불현 듯 그의 한숨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듯 해.
무대 위에서 연습하고 있는 준영과 단원들. 연출 휴식하
자는 듯 손뼉치고.
연출 자자~ 10분만 쉽시다.
사람들 웅성 웅성. 준영 내려와 의자에 걸쳐둔 웃옷 집어
들어 지갑꺼내다 아야 하는데 꺼내보면 바늘 한 개 나오
고. 바늘 돌려보는.
경민 (소리) 알죠? 바늘로 허벅지 찌르는거.. 보구 싶어지면
사정없이 찔려요.
준영 피식 웃다 바늘 들고 눈감고 콱 찔려 보려는 절래
절래. 다시 손가락 하나 들고 찌를까 말까 고민하는데.
연출 (뒤에서 툭치며) 뭐해?
준영 (그 바람에 찌르고) 아야! 아~ 찔렸잖아요! 호호 (불고)
연출 그러게 바늘은 뭐하러 들고 있어?
아프다는 듯 팔짝 팔짝 호호 불어보는 준영.
씬/32 병원 복도 (D)
자판기 앞에서 커피 뽑고 있는 경민. 자판기 옆 둘이 서
있는 남녀 의사.
남 이래서 결혼이나 하겠니?
여 우리가 바쁜건 둘째치구 다들 바빠서 식장엔 한명두 못오
겠다.
남 그럼 뭐, 탁 터놓고 온라인 번호 적어 돌릴까? (웃음소
리)
경민 피식 커피 들고 돌아서는
뿌옇게 흐려지는 화면.
혜진 의자에 앉아 경민 올려다보는
혜진 의사들은 결혼하면 안될 것 같아. 누굴 고생시키려구..
본인두 이렇게 힘든데 같이 사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겠어
그치?
경민 그럼 말야 아예... 아예, 우리 둘이 같이 살면 어떨까?
혜진 (보는)
경민 싫어?
혜진 (픽 웃는) 그 커피 나 줄려고 뽑은거 아냐?
경민 커피 내미는.
정상 화면.
비어 있는 의사 경민의 표정
씬/33 당직실 (D)
소금물 마시고 물통 내려 놓는 경민. 으~ 하고 찡그리는
표정. 물통 뚜껑 닫으려는데 당직실로 들어오는 현수.
현수 있었네? (물통 보고) 어? 뭐냐?
경민 아무것도 아니야.
현수 (달려들며) 아무것도 아니긴~ 뭐야? 좋은 거냐? 야, 좀
나눠 먹자 응?
경민 (피식 주고) 그럼 한 모금만 먹어라~
현수 한모금? 짜식 좋은걸 혼자만 다 먹을려구 말야..(벌컥 벌
컥 하다 푸) 으아 짜! 이거 뭐야?
경민 (퍽 치며) 약이다 약. (돌아서 나가는)
현수 (으으 괴로운 표정)
씬/34 준영의 오피스텔 (N)
준영과 경민 둘이 종이를 들고 마주 앉아 있다.
준영 (보다가) 이거 하지 말아요 쑥쓰럽단 말예요.
경민 카페에선 울기까지 하고 이 정도면 양호하지 않나요?
봐요 처음 고백한 장소! 응급실
준영 (푸하 웃는)
경민 (탁 테이블 치며) 에이 별거 아니다.
준영 (웃는) 응급실이래! (테이블 밑으로 숨는)
경민 뭐하는 거예요?
준영 쑥쓰러워 하는 중이예요. (나와서) 와 무슨 고백을 응급
실에서 하냐.
경민 어어~ 이거 장난 아닌데. 이거 우리과에 치료하는데 있는
거예요. 사실 (머리 가르키며) 여기 있는 신경세포들이
약간 우왕좌왕이거든요 아이큐도 별로 좋지 않구. 그래서
자꾸 세뇌 시키다 보면 맞아 별거 아니었지 이러거든요.
준영 좋아! 속초 겨울 바다.
경민,준영 (테이블 탁 치며) 에이 별거 아니네!
경민 노란 비옷.
경민,준영 (테이블 탁 치며) 에이 별거 아니네!
준영 그에게선 비누냄새가 났다.
경민 윽!
경민,준영 (테이블 탁 치며) 에이 별거 아니네!
준영 주민 등록증.
경민 주민 등록증?
준영 내가 매일 지갑 잊어버리니까 성환씨가 다해줬어요 난 귀
찮아서 안하니까 (표정)
경민 (짐짓 탁 테이블 치며) 대단하네!
준영 그래서 헤어진날 제일 먼저 한 게 혼자서 울면서 주민등
록증 하러 간 거예요.
경민 (보는 표정)
준영 아침 문열기 기다렸다가 이젠 챙겨줄 사람도 없으니까
(그러다 보는) 안해요?
경민,준영 (테이블 탁 치며) 에이 별거 아니네!
경민 웨딩 드레스.
경민,준영 (테이블 탁 치며) 에이 별거 아니네!
준영 친구 정연이랑 셋이 갔던 여행.(표정 그러다 서글퍼진다)
경민 (혼자) 에이 별거 아니네! (그리고 다음것 확인하다가 표
정) ... 혜화동 로타리.
준영 혜화동 로타리?
경민 (탁치고 웃음기 없이) 에이 별거 아니다. ... 사고 난데
예요.
두사람 잠시 조용해진다.
준영 나... 용서할 수 있을까?
경민 (본다)
준영 아직 많이 남았는데 커피 더 가지고 올게요.
준영 (소리) 네 번째! 용서하기!
씬/35 길가 (D)
거리를 지나치는 사람들. 길 저쪽에서 걸어오는 경민과
준영. 준영 팝콘 던져 먹고 있는 모습. 준영 신나하는데
곤란한 표정의 경민.
준영 와 들어갔다 봤죠? 봤죠?
경민 (주위 둘러보고 창피한) 뭐하는 거예요?
준영 뭐긴요? (다시 팝콘 던져 먹고)
경민 (공중 전화 카드 내민다) 자자, 이거나 받아요. 전화 안
걸려고 지금 시위하는 거죠? (공중 전화 부스 가리키고)
준영 (카드 받고 만지작 거리다 다시 팝콘 던지며) 한번만 더
들어가면 할게요. 네? 따악 한번만 더~
경민 (아무말 없이 준영 손에서 팝콘 봉지 빼앗고 공중 전화
부스로 미는)
준영 심호흡. 들어갈까 말까. 경민 맞은편 건물 화단에
기대 서고. 준영 전화 카드 들고 망설이는데. 먼저 들어
서려는 여자. 그러자 준영 결심한 듯 여자 제치고 부스
안으로 들어서고.
경민 용서 하기라..(씁쓸)
경민 전화부스안의 준영보다 팝콘 봉지에서 팝콘 먹는데
그러다 툭툭 위로 던져 보고 한번 받아 먹어 보는
씬/36 공중 전화 부스 안 (D)
전화 걸고 있는 준영. 불안한 모습.
정연 (필터) 여보세요?
준영 (짐짓 밝은) 아, 정연이니? 나야 나 준영이. 박준영. 니
친구.. 그새 젤 친한 친구 목소리도 잊어버렸니?
정연 (필터) ....
준영 안녕? (힘들지만 노력하는 모습) 나.. 요즘 아주 잘지내.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일도 잘되고 아무 걱정 없
이 편하고 좋아 너두... 너두... 잘 지내지? 그치?
정연 (필터) 성환씨한테 소식 없었어?
준영 응? 무슨...
정연 (필터) 우리.. 끝났어. 미안해 준영아.
준영 ! (충격받은 표정)
씬/37 거리 (D)
어두운 표정으로 공중전화 부스에서 나오는 준영. 앞보면
경민 어느새 팝콘 던져서 먹는데 열중하고 있다. 준영 피
식 웃는다. 경민 그제서야 준영 기척 느끼고 쳐다보는데,
준영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브이 쪼그맣게 그려 보이
는.
경민 그것 또 뭡니까?
준영 (짐짓 명랑하게 크게 브이 그려 보이고) 이건 너무 건방
져 보이잖아요? 실연당한 주제에.. (다시 쪼그맣게) 이게
겸손한 브이예요. 몰랐어요?
경민 겸손한 브이?
준영 (손 해보이고) 잘했단 뜻이예요. 겸손한 브이. (배시시
웃는)
씬/38 한강 (황혼)
강물 반짝 반짝 거린다. 앉아 있는 경민과 준영. 준영 워
커맨 들으며 고개 끄덕 끄덕 거리고 있고.
경민 (혼잣말) 죽은 사람을 용서하는게 더 어려운거 같아요.
혼자 남겨 둔 것에 대해 이별에 아무 책임도지지 않고 가
버린것에 대해 보고 싶을 때 몰래 숨어서 볼 수도 없게
한것에 대해...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게 만든 것에 대
해.. 미안하다고 이해해달라고 그런 뻔한 변명조차 없으
니까... 용서할 수가 없었죠. 살아 있었다면... 그래서
그냥 날 차 버린거라면.. 화내고 남자답게 용서해 줄 수
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냥 혼자 용서하고 나면 영원히
그앨 잃을거 같아서...
준영 (탁탁 카세트 치고) 어? 이거 왜 안나오는 거야? (하다가
귀에서 이어폰 빼고) 심각하네? 얘기 하고 있었어요?
경민 혼자 음악 들으려고 여기까지 온겁니까?
준영 이거 이번 뮤지컬에 쓸 음악이라 꼭 들어야 된다구요.(미
안한) 사랑땜에 굶고 살면 나두 좋겠네. (보고) 무슨 얘
기 했는데요?
경민 사실 듣고 있었다면 얘기 안했을 겁니다.
준영 윽. 심술.. 정말 환자들이 불쌍해~
경민 (한강보며) 여기 어디쯤 뿌렸는데..
경민 석양에 반짝이는 강물 보고 있고. 준영 보는데 맘이
아파진다.
준영 (짐짓 웃고) 에이 걱정하지 말아요. 이제 곧 여름이니까
시원하고 좋을거야~
경민 다시 여길 오리라곤 꿈에도 생각 안 해 봤습니다.
준영 와~ 그럼 꿈이 이루어진거네요?
경민 뭐요?
준영 나~ 요즘 춤두 배우는데 한번 봐줄래요? (벌떡 일어서고)
춤춰 보이는. 우스꽝스럽다. 음악 시작되고. (타임 에프
터 타임쯤이 어떨까?)
준영 짠~ 어때요?
경민 (갸웃) 이상한데?
준영 윽 정말요? 어쩌지? (하다 손내밀고) 일어나봐요.
경민 (일어서면) ?
준영 빨리요... 상대가 없어서 이상한거라구요. (손 마주 붙잡
고)
경민 어.. 나보고 춤추란 말입니까?
준영 그냥 따라 하믄 되요. 따라하믄.. 하나 둘 셋...(이리저
리 끌고)
어색하게 돌고 춤추는 두사람. 서로 빙글 빙글 돌다 마주
보고 웃는 두사람. 룰라에 엉덩이 춤도 괜히 춰 보고. 카
메라 점점 빠지면 석양의 강가에서 춤추는 두사람의 모습
멀리 보이고.
준영 (소리) 어쩐지 조금 서글프다.
경민 (소리) 허전해 지는 거예요. 용서하고 나니까..
석양. 음악. 두사람.
씬/39 준영의 오피스텔 (N)
준영, 음악 틀어놓고 앉아서 체조하는 하나둘 하나둘 하
다가 .. 문득 쿡 웃고 만다.
씬/40 경민의 아파트 거실 (N)
씻고 나오는 경민. 소파 탁자에 놓인 봉지에서 사진 찾아
온 것 보는데 동물원에서 찍은 경민과 준영 두사람의 모
습. 보고 미소 짓는 경민. 일어나 장식장에서 사진첩 꺼
내려다 툭 떨어지는 혜진의 사진. 경민 집어든다.
혜진 (소리) 있지.. 나 평생 니 옆에서 안떨어질건데 그래도
돼?
찡 눈감는 경민.
씬/41 소극장 안 (D)
무대 위에서 왔다 갔다하며 혼자 연습하고 있는 준영. 중
얼 중얼 거리고. 삐걱 문열리고 들어오는 경민. 준영 모
른고 계속 대사 읽다가.
준영 (연기하는) ... 무엇이 날 이 세상에 붙잡아 둘 수 있을
까 생각해 봤어요. 무엇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
까?... 뭐였는지 알았요? 내가 뭔가를 좋아한다면 그것만
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아닐까 하구요... 그런 생각이 들
었어요. (사이) 날 구해주기 바라지 않았어요. 그저 알구
만 있었으면 했어요.
대사하다가...힘들다. 풀썩 주저앉는 준영. 휴우 한숨 쉬
는 준영. 천장보고. 경민 부르려다 말고 그냥 조용히 나
간다.
씬/42 소극장 앞 (저녁)
기다리고 있는 경민. 준영 나오다 어? 하고. 멋적게 웃어
보이는 경민. 반가워 활짝 웃으며 뛰어오는 준영.
씬/43 공원 길가 (N)
경민과 준영 같이 걷는 표정. 경민 생각하는 표정 준영
은 경민 기분 모르고 웃으며.
준영 시련에는 두 가지 약이 있데요. 하나는 시간이라는 약이
고 다른 하나는 남자라는 약을 먹는다.
경민 남자가 약입니까?
준영 (웃는 그러다 선언하듯) 다섯 번째! 남자라는 혹은 여자
라는 약을 먹는다!
경민 약이라...(잠시 그러다가 정색) 적어도 푸딩이나 콘플레
이크를 좋아해서 사는 것 보다는 내가 낫지 않아요?
준영 네? (그러다 모른척 짐짓 웃으며 앞으로) 아.. 바람 좋
다.
경민 ... 남자 많이 사귀어 봤어요?
준영 그럼요! 오죽하면 친구들이 연애지상주의라고 했을까.
경민 연애지상주의라..
준영 저 연애 잘해요. (돌아서 마주보고 가격 준비하는) 준비
빵~! (후 분다)
경민 (한참 보다가) 나.. 맞은 겁니까?
준영 ?...! (본다 웃음기 사라진다)
경민 다가서 준영의 뺨을 만지는데 준영 확 치고 앞으로
간다. 경민 바라보다 쫓아가서 잡는.
경민 이봐요 준영씨!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 보다 낫잖습니까?
준영 (확 돌아본다) 어떻게.. 나랑! 난 다 아는데 어제도 그사
람 생각 났죠? 그래서 또 뜨거운 물로 목욕했죠? 경민씨
나랑 한 얘기 기억해요? 나에 대해서 아는게 뭐가 있어
요? 난 경민씨 의사란 것 밖에 몰라요. 하지만 그 혜진씨
에 대해선 뭐든지 알고 있죠. 하얀색 머리띠랑 처음 만난
날 입고 나왔던 비옷이랑 말할 때 갸우뚱하는 표정. 둘이
서 같이 다닌 카페. 골목들. 같이 먹던 음식들. 같이 나
눈 얘기들!
경민 그만해요! 그러니까 더 잘 될수도 있을거라고 난!
준영 난 싫어요! ..일년반 동안이나 다른 사람 못잊은 사람
을.. 내가 다른 사람 때문에 아파할 때, 저 사람도 그사
람 때문에 아파하겠지...그렇게 생각하는거 그렇게 둘이
아닌 넷인거 같은 기분으로 사는 거. 난 싫어요. 그건 잊
혀지는 게 아니예요. 둔해지는 거지.
경민 (본다) 죽을려고 까지 한 사람은 어떻구요?
준영 (본다 그러다 맺힌 눈물 참는다. 그리곤 짐짓 웃어보인
다) 이제 끝났죠? (그러다가 심호흡) 아.. 가야 겠다 (웃
어 보인다) 갈래요. (지나치려면)
경민 그럼 친구는 어때요. 지금까지 처럼.
준영 (웃는) 난 원래 괜찮은 남자랑은 친구안해요.
경민 나 괜찮은 남잡니까?
준영 (본다 정색) 다신 연애 하자고 그러지 말아요 그런말 다
시 들음 어쩜 붙어서 안떨어질지도 몰라요. 알았죠? (앞
으로 걸어가는)
경민 (그런 준영 뒷모습 바라본다)
씬/44 버스 정류장 (N)
혼자 힘없이 서 있는 준영. 버스 지나쳐 가고.
씬/45 경민의 차안 (N)
의자에 기대 음악 듣고 있는 경민.
혜진 (소리) 나 평생 니 옆에 있을건데...
준영 (소리) 붙어서 안떨어질지도 몰라요.
결심한 듯 시동거는 경민.
씬/46 준영의 오피스텔 앞 (N)
흔들 흔들 걸어오다 우뚝 멈춰서는 준영. 놀란 표정.
보면 오피스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성환. 미안한 미소
어깨 으쓱해 보이고.
준영 성환씨...(툭 가방 떨어지고)
성환 준영아....
준영 ....비켜.
성환 준영아...미안하다.
준영 미안하다고 해서 될일이 아니야.
성환 .... 우리 다시 시작하자. 우리 잘 될수 있을거야.
준영 없어. (그냥 지나치려면)
성환 (잡는) .. 미안해. 그렇지만 우린 잘될수 있을거야. 나만
큼 너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어딨니? ...이제와 다른
사람이랑 다시 시작하는게 쉬워? 그것보다 나하고가 훨씬
잘 될수 있어. 난 알아.
준영 (...표정)
오피스텔 앞의 가로등 불빛.
천천히 내려 오면 차 파킹하고 보고 있는 경민.
멀리서 들어가려는 준영과 막아서는 성환의 실랑이가 보
인다.
핸들을 꽉 잡는 경민의 표정.
씬/47 병원 접수대 (D)
현수 챠트 쓰고 있는데 지나쳐 가는 경민. 피곤한 표정.
현수 ? (보고) 야, 경민아!
경민 어? (돌아 보는데)
씬/48 자판기 앞 (D)
커피 들고 앉은 두사람.
현수 정말이야? 니가 선을 보겠다고 선언한게 사실이냐구.
경민 (웃는) 왜 이상하냐?
현수 그러니까.. 니가 결혼을 하겠단 말이지?
경민 다섯번째, 여자란 약을 먹는다!
현수 다섯 번째? 무슨약? 여자?
경민 너도 니 수술 솜씨 만큼만 괜찮은 여자 하나 소개해라.
현수 (짐짓) 야야 그런 여자가 어딨냐? 그럼~ 세계 최고 미녀
게?
경민 장난하지 말구..(웃고) 되도록 같은 직업이면 공통점도
많겠지? 할말도 많고.
현수 ... 의사? 너 의사는 싫다고 했잖아. 혜진이 때문에..(그
러다 눈치)
경민 (웃는다)
현수 (탁 치며) 너 혹시 니네 환자 줄 약을 니가 먹은거 아니
니?
경민 (피식 툭툭 치고 일어선다 가는 표정 씁쓸하다)
씬/49 레스토랑 (D)
선보는 경민. 앞에 앉아있다.
여자 산부인과 의산 역시 여자가 좋은 것 같아요. 환자들이 훨
씬 안심하고 편안해 하죠.
경민 ....
여자 이경민씨?
경민 네? 아...
여자 뭐 다른 생각 하시는거예요?
경민 (보다) 혹시 전에 누구 사귀어 본 경험 있습니까?
여자 (어리둥절) 네? (하다) 아시다시피 그럴 시간두 없구..
경민 그렇군요.
여자 ?
경민 아뇨... 이런말 있죠 왜? 만약 단 한번도 다른 사람을 사
랑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과 누군가를 정말로 사랑한 경험
이 있는 사람중에서 누굴 택해야 한다면 아마도 후자를
택하게 될거란 말 말입니다.
여자 네?
경민 아.. (표정) 아닙니다.
여자 (표정)
씬/50 준영의 오피스텔 (N)
문 열어 주는 준영. 들어서는 성환.
준영 웬일이야? 이 시간에.
성환 그냥 얼굴이라도 보고 가려구
준영 그래? ...
성환 왜? 불편해?
준영 (억지로 웃는) 아니 불편하긴.. 좋지 뭐. 좋아.
성환 자.. 선물. (봉지 내밀고)
준영 뭔데? (받아 열어보면)
멜론 아이스크림. 인상 찡그리는 준영. 넘어 올 것 같은
표정.
성환 왜? 너 제일 좋아하는 거잖아.
준영 (멀리 떼며) 그래.. 그랬었지.. 그랬어.
성환 그랬었다니? 그새 입맛도 변했어?
준영 (짜증난다 성환 보다) 성환씨 그런 색 옷 좀 입지마!
준영 가버리면. 성환 자신이 입은 원색 옷 보는.
씬/51 준영의 오피스텔 (N)
전화 걸고 있는 준영.
준영 응.. 나야.
성환 (필터, 졸린 목소리) 아. 지금이 도대체 몇시야? 두시 아
냐?
준영 ... 깨운거야?
성환 (필터) 나참...
준영 (의심스러운) ....혼자 ...있어? (대답없자) 아니 그냥
궁금해서 잘자나.. 그래서 전화 건거야. 그럼 자.. 나 끊
을게.
수화기 내려놓고 멍해 있는 준영의 모습.
씬/52 길가 (D)
성환 준영 기다리고 있는 모습. 시계 보고 있고 여자 하
나 지나간다.
여자 이성환씨!
성환 어, 안녕하세요?
여자 누구 기다리세요?
성환 아..네...(웃으며 머리 긁적이는데)
여자 회사에서 왜 그렇게 빨리 퇴근하나 했더니만..
성환 (웃는데 그러다 앞보다) ?!
횡당보도 건너편에서 이 모습 바라보고 있던 준영. 성환
준영아 하는데 휙 돌아선다
쾅 문 닫히는 소리.
씬/53 준영의 오피스텔 (D)
문 닫고 들어오는 준영. 다시 문 열고 따라 들어오는 성
환.
성환 회사 동료라니까.. 못 믿겠으면 만나게 해준다잖아.
준영 ....
성환 너, 정말 왜 이러는 거야?
준영 (확 돌아서며) 그게 아니란 말야!
성환 이러지 말자. 응? 날마다 새벽에 전화해서 누구 없나 확
인하고 어디 가는지 어디 있는지 항상 보고 해야하고..
이러지 마. 나 정말 피곤해. 옛날엔 안그랬잖아.
준영 이렇게 된게 누구때문인데?
성환 (표정) 그래... 나 때문이지.. 그래 미안하다..
준영 아니야.. 그런말이 아니라.. (하다가 천천히 중얼 중얼)
나 이제 더 이상 성환씰 믿지 못할거 같아
성환 준영아.
준영 옛날처럼 좋아지지가 않아 (서글프게 바라본다)
씬/54 한강 (황혼)
혼자 강가에 앉아 음악 듣고 있는 준영. 강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씬/55 경민의 아파트 (N)
씨디, 비디오 테잎 정리하는 경민. 정리하다 티브이 위에
놓여진 비디오 발견하고 드는데 사랑과 영혼.
(디졸브)
앉아서 보는데. 재미가 없다. 경민 동전 오는 장면 보면
서도 아무렇게나 스킵하고 보고 있는 모습. 그러다 문득
준영 (소리) 몇번째예요?
경민 옆보면 긴 쿠션의 비어 있는 자리 느껴진다.
씬/56 욕실 (N)
경민 뜨거운 물 틀어 놓고 욕조에 앉아 있는. 그러다 푹
머리 담그는 표정.
(F.O)
씬/57 병원 복도 (D)
암전 상태에서 앰블런스 소리.
(F.I)
빠르게 침대에 실려 들어오는 환자. 응급실로 옮겨지고.
씬/58 당직실 (D)
경민 들어오는데 모여 앉아 얘기 나누는 현수와 후배들.
현수 어, 경민아.. 너 담주에 선보는 거 안 잊어 버렸지?
경민 (핏힉) 이번엔 무슨관데?
현수 정신과. 같은과니까 이번엔 싸이클이 맞을래나?
경민 그만하자. 응? 결혼도 하기 전에 지치겠다.
경민 간이 침대에 털썩 눕는데.
후배1 의사들끼리 결혼하면 그거 스트레슨 어디다 풀죠?
후배2 (후배1 꾹 찌르고) 야 너 안가 보냐?
후배1 으~ 가기 싫은데...
현수 뭔데?
후배1 세상 살기 싫어 약 먹은 여잘 붙들고 무슨 얘길 하라는거
야~
경민 뭐?
후배2 좀 아까 자살 기도한 여자 환자가 하나 들어왔는데요..
경민 ! (벌떡 일어나 확 뛰어나가는)
일동 (어리둥절해 보고)
현수 (감탄) 쟤가 언제부터 저렇게 투철한 희생정신을 갖게 됐
을까? 본받아야지 음! (후배들에게) 니들도 본 받아!
씬/59 병실 (D)
병실문 쾅 열리고 뛰어 들어오는 경민. 계속 뛴 듯 숨 몰
아쉬며 보는데 여자 놀라서 보고. 다른 여자다. 경민
아.. 표정.
씬/60 병원 앞 (D)
밝은 준영의 표정. 병원 앞 거리 게시판에 연극 포스터
붙이는 준영과 남자 후배.
준영 너무 웃긴 남자 아니니?
남 (갸웃) 글쎄요.. 선배님
준영 웃기잖아. 남자 생각나면 바늘로 찌르라고 바늘 선물한
게 정상이니?
남 좀 심하긴 하네요.
준영 게다가 헤어진 여자랑 같이 갔던 극장표까지 다 모아둔
남자라구.. 극장표 뿐인 줄 아니? 같이 간 카페 성냥
에...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사진하며.. 하다못해 그
여자가 버린 종이컵까지 있더라구.. 정말 같이 살면 골치
아플 남자야.
남 (픽 웃으며) 혹시 지금쯤 병원에 있는거 아니예요? 그남
자?
준영 어? 너 어떻게 알았어?
남 네?
준영 그 남자 저기 (병원 가르키며) 정신과에 있잖아.
남 (푸하하 웃는) 정말요?
준영 (갸웃)
앞보면 병원에서 환자와 나오는 경민 보이고 준영 그대로
굳는.
남 정말 정신과에 입원해 있단 말예요?
경민 여자와 인사하고 준영쪽으로 고개 돌리는데. 준영
들고 있던 포스터로 가리며 후배 뒤에 숨는.
남 어? 선배님 뭐해요?
경민, 준영을 발견 못하고 들어가면 준영 경민의 뒷모습
을 그립게 보는 모습.
준영 좀... 마른거 같지 않니?
남 네?
준영 응? 응 ...(포스터 보고) ..풀말이야 풀! 풀칠 다 말랐잖
아. 얼른해.
남 넵! (열심히 풀팅하는) 야 언제쯤이면 풀팅 좀 안해보고
사냐.
준영 .. 다 그렇지 모.. (하면서 병원 쪽 보는 표정)
씬/61 경민의 차안 (오후)
차 몰고 가는 경민. 빨간 불에 멈춰서 있다가. 문득 거리
공연 게시판에 눈이 멈춰 선다. 연극 제목들, 출연진들,
그러다 준영의 이름을 발견한다. 얻어맞은 듯 멍하니 바
라보는 경민. 빵빵거리는 소리. 파란 불로 바뀌어 있고.
왜 이러나 고개 흔들어 보는 경민.
씬/62 마로니에 공원 (오후)
벤치에 앉아 자판기 커피 마시는 경민.
그림 그리는 사람들. 연인들. 여러명이 둘러 앉아 노래
부르고 놀고 있는 그룹들.
보던 경민... 그러다가 종이컵 구겨 쓰레기통에 던지고
떨쳐내듯 일어서 걸음 옮기는데.
할아버지 (소리) 아니 이게 떼쓴다고 되는 일인가?
! 경민 빠르게 돌아본다. 사람들 모여 있고 사주 관상 보
는 곳 할아버지 표정.
화면 가까워진다. 사람들 헤치고 보면.
할아버지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준영.
준영 이번엔 잘 안되는 걸로 봐달라니까요? 저번에 할아버지가
천생연분이라고 한사람이랑 끝났으니까 이번 사람은 잘
안되는 걸로 봐줘야 잘될거 아니예요!
할아버지 내가 언제 틀렸어!
준영 와~ 그새 잊어버렸어요?
할아버지 몰라! 아, 그리고 이번 남자는 진짜 천생연분이라니까!
준영 거짓말!
경민 (불쑥 옆에 앉으며) 그래도 반은 맞지 않겠어요?
준영 ?! (경민 보는)
경민 (보며 웃는 표정)
할아버지 (발끈) 아니 뭐? 반이라구? 반이라니 이거 안보여? 백발
백중! (백발백중이란 문구 탁탁치고)
경민 (무시하고) 지금 보는 같이 궁합보는 남자 ... 혹시 나.
아닙니까?
준영 어..(하다 흥하는 표정)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하는데)
할아버지 당신이 음력 사월 초파일 생이야?
준영 할아버지!
할아버지 에구 깜짝이야~! (귀막는데)
경민 내 생일 어떻게 알았어요?
준영 남이사..(후다닥 일어나 가버린다)
경민 준영씨! (따라가는)
할아버지 (살았다는 표정) 거봐 내말이 맞지? 천생연분이잖아! 잘
살라구! 잘살아! (모여든 사람에게) 봤지? 자자 어서들
보라구~
씬/63 공원 일각 (오후)
경민 잡는데 준영 뿌리치고 도망가는.
경민 얘기 좀 합시다. 얘기 좀 하자니까요!
준영 (막 걸어간다)
경민 준영씨! (하다 후 서서 보고) 담에 다시 연애하자구 하
면!
준영 (멈춰선다)
경민 붙어서 안떨어진다고 하지 않았어요?
준영 (잠시 그러다가... 돌아선다)
마주 보는 두사람. 경민 준영을 물끄러미 본다. 보다가.
경민 나.. 다시 하고 싶지 않습니다.
준영 (보는데) ?
경민 다시 욕하고 잊어버리려고 소금물 먹는거 정말 하고 싶지
않아요. 뜨거운 물에 목욕 또 하고 싶지 않구요. 새로운
사람 만날 시간도 나 없어요... 그리고 솔직히 준영씬 용
서할 자신도 없어요.
준영 (삐죽 삐죽)
경민 두 번이나 이런일 하고 싶지 않다구요.
준영 (화난) 그렇게 말함.. 그럼.. 난 어떡해요!
경민 ?
준영 나 벌써 욕하구 다녔는데 ... 벌써 그랬단 말예요!
마주 보는 두사람.
그러다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웃는다.
경민 다가서면 준영 툭 경민을 때린다.
경민 더 다가서면 준영 경민의 가슴에 머리를 가져다 댄
다. 경민 웃으며 준영을 가슴에 안는다.
경민과 준영의 모습.
앞에 풍선 장수의 풍선들 풀려 바람에 확 날아오른다 풍
선 잡으려는 풍선 장수.
음악.
하늘
풍선
거리의 두사람.
준영 (소리) 아참.. 마지막 단계!
경민 (소리) 또 있단 말예요?
준영 (소리) 이별하는 마지막 여섯 번째 단계. (사이) 운명에
맡기기!
끝!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