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석산과 작성산은 한남정맥에서 가지친 산줄기에 있다. 두 산은 바위가 별로 없는 흙산으로 부드럽고 숲이
우거져 있어서 은발의 산행에 알맞고 겨울산행에 특히 좋다. 은석산과 작성산 산행의 멋은 산길에 있다.
소나무가 거의 없고 참나무 등 활엽수 숲이어서 가을과 겨울에는 산길에 낙엽이 두텁게 깔린다.
그래서 푹신하고 빠삭빠삭 소리도 정겨워 걷는 제미가 유별나다.
작성산은 버드우드 골프장을 오른편으로 싸고도는 긴 등성이 숲속 길이 편안하고 호젓하다. 은석산과
작성산은 높이와 모양이 비슷한 산으로 서로 이웃해 있어 어느 한 산만을 산행하기에는 너무 싱겁다.
그래서 두 산을 모두 오르는 것이 좋다. 두 산이 한 줄기에 이웃해 있지만, 두 산 사이에 있는 개목고개가
매우 낮아서 산행을 이으려면 한 산을 다 내려간 뒤 새 채비로 다음 산을 올라야 한다.
은석산은 대순 같이 수려하고 수석이 아름다우며 산 정상에 기우제 제단이 있다. 옛절 은석사가 있고,
영성군 박문수 어사의 묘가 있는 산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성군 박문수는 훌륭한 어사였을 뿐만 아니라
지리에도 밝았다. 그 밝은 풍수지리 지식을 살려 자신의 신후지지(죽기 전에 미리 잡아둔 묏자리)를 은석산으로
정했다. 벗처럼 여긴 영성군이 66세로 죽자 영조는 정승으로 임명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 산행일시: 2013년 12월 22일 07:30
* 산 행 지: 은석산 (銀石山 * 455m)
* 소 재 지: 충남 천안시 병천면
* 산행코스: 가암마을 ▶은석사 ▶은석산 ▶개목고개 ▶작성산 ▶매성리 (8Km * 약 3시간 반)
※ B코스: 은석산 ▶(임도 경유) 병천리 (약 2시간 반)
* 준 비 물: 간식, 식수, 보온의류, 아이젠, 스패츠, 기타
* 은석사: 영성군 묘소 아래 꽤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로 알려져 있다.
여러 차례 불에 탔다고 한다. 법당의 목불이 지방문화재라 한다. 왼편 언덕 위의 삼성각만이 옛 모습이다.
* 개목고개: 은석산과 작성산 사이 잘록이를 개목고개라 한다. 옛날 근처에 사는 어느 농민이 장에 다녀오다
술이 취해 개목고개에서 잠이 들었다. 마침 그때 산불이 나서 타죽게 된 것을 따라온 개가 몸에 물을 묻혀와 딩굴면서
주인을 살렸다. 그러나 개는 죽고 말았다. 사람들은 그 고개를 개목고개라 불렀으며 의구비도 세웠다고 한다.
* 은석산: 신증동국여지승람 목천현편 산천조에 작성산은 있으나 은석산은 나와 있지 않다. 불우조에는 은석사가
작성산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분명하게 밝혀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천안시의 자료나 은석사 스님은 은석산의
이름이 은 은(銀) 자를 써서 은석산이라 하고 있다. 그러나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은혜 은(恩) 자를 쓰고 있다.
* 작성산: 신증동국여지승람 목천현편 성지조에 작성산에 성터가 있다고 적혀 있다. 산행하며 작성산에서 분명한
성터를 보았다. 천안시의 자료에도 없고, 그 누구도 작성산의 성터를 아는 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