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로 홍성을 찾았다.
우선 죽도를 돌아보고
다시 홍성읍 내로 돌아와 홍주성과 천주교 순교성지를 돌아보는 것으로
홍성지역 여행을 마무리 하고
다음 날은 오천항으로 내려갈 생각이었다.
남당항에서 십여분 미끄러지니 죽도 선착장이다.
한눈에 보이는 아담한 섬
사람들이 몰려가는 곳을 뒤로 해서 섬 일주에 나섰다.
평범한 데크길
주변이 조릿대 대나무로 이어지는 산책로
달리 신경쓸 필요 없으니
걸으면서 생각의 늪에 빠져든다.
살 만큼 살았다.
나야 그렇지만 아내도 같은 얘기를 한다.
앞으로의 날들은
잘한 일, 보람된 일로 이어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자신이나 가족들 나아가 지구촌을 생각하면서
조금 더 잘하도록 노력하고
보람된 일을 찾아가면서 살아야지...
막둥이
지난해 독립해 나가더니
얼마 전엔 짝을 데리고 왔다.
그 당시 45살에 본 막둥이
모두들 늦둥이라고 했지만
요즈음 세상이 바뀌어서
50대에도 남자들은 자식을 갖는다.
지 닮아 맘에 거슬리면
그걸 보고 업보로다! 하며 혀를 찬다고
유난히 나를 많이 닮은 막둥이 딸
그래서인지 걱정도 많았었다.
큰 아들 때도 스스로 짝을 찾아왔고
둘째는 사제의 길로 들어선 몇 해 뒤에
그랬다.
아버지가 말렸어도 신부의 길을 갔을거라고...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그보다 자식들에게 믿는 바가 커서 자식들 결정에 맞겼다.
막둥이
우리 집 기준에서
학력이 좀 ...
그러더니 반쪽과 함께 나타났다.
주변을 돌아보면
장성했건만 홀로 사는 자식을 둔 지기들이 숫하다.
안 가는 지금 세대를 탓할 수도 없고
어쩌다 자리를 같이 하면
자식에 대해서는 말들이 없다.
술잔이 거듭되어도...
여자로서 혼기 안 놓치고
가정을 꾸리겠다는데
얼마나 다행이냐?
이 또한 고맙다.
얼마 뒤
아내가 중얼거린다.
딸래미가 애미처럼 평생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할 것 같다고
내게 한 방 날렸다.
올해로
자식들 모두 제 갈 길로 가고
나도 귀촌 길을 재촉 중이다.
출가시키려니
살던 집도 정리하고
전철 역 가까운 곳으로
작고 아담한 1층 빌라로 옮겨 살기로 하고
나는 한두 해
충남 바닷가 시골집을 찾아 머물려고 한다.
한 시간 조금 더 걸려서
섬 한 바퀴 돌았다.
작기는 참 작다.
그래도 좋았다.
이제 우리 둘 사는 집도 아주 작은 것으로
거기에다 덤으로
이런 바닷가 근처 아담한 집 구해놓고
오가면서 살면
보이는 바다와 펼쳐진 산천이 다 내 것일진데
뭐 부러울게 있으랴!
이 섬에서 나가려면 한 시간여 기다려야 한다.
작은 백사장 위를 맨발로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또 되돌려 본다.
현재 삶을 꾸려가고 있는 나 자신과 내 자식들이
잘 살고 있는 것인지
내 새끼들이 자랑스러운 그림을 그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나는 아니지만
자식들만큼은 보람된 삶을 살았으면 ~~~
이런저런
마냥 상념이 흘러간다.
이게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바램일 것이다.
배에 오르면서
섬을 다시 살펴본다.
시골이나 도시나
섬이나 농촌이나
다 같다 사는 모습은...
산다는 게 뭐 별거 있냐?
도시와 시골
오고 가면서
여유로움과 자연의 향기를 만끽하면서
남은 세월 낚아 봐야지...
첫댓글 오죽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요즘애들 연애만해도 효자효녀고 결혼하고 손주까지안겨주면 효도의 최고봉이라하죠 .
산다는게 하루 하루 잘살고 행복에 중점을 두며 산답니다.인생선배에게 겸손과 지혜를 배우는글입니다
어제는 봄날같아 서촌카페에서 정원에 앉으니 봄날이 너무행복하더군요
덕분에 새로운지역공부잘하고 눈여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