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계족산에서 황톳길을 걸을 수 있다

[루수/김상화]

건강을 위해 계족산에서 황톳길을 걸을 수 있다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4월이 저물어 간다. 하늘은 아침부터 재색 빛으로 물들어 있다. 4월을 보내기 아쉬워 눈물을 흘리려나 보다. 아니다. 깨끗하게 물청소를 하고 싶은 모양이다. 떠나는 4월을 잘 배웅하고 계절의 여왕 5월도 잘 맞이하고 싶어서이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기도 하지만 장미의 계절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왕님께 바칠 장미꽃을 곱게 피워보려고 보슬비를 내려보내는지도 모른다. 금세 옥수를 똑똑 떨어트릴 것만 같은 기세다. 4월의 여울목에 있는 산야는 5월의 여왕을 맞이하기 위해 녹음을 짙게 만들어 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장미를 여왕께 드리고 싶어 곱게 피워낸다.

신께서 만들어 놓았지만, 어찌 이리도 아름답게 만들어 놓았을까? 남자들은 누구나 사랑하는 여인에게 가장 바치고 싶은 꽃 중 하나가 장미일 것이다. 필자 역시 그렇다. 그래서 계절의 여왕님께 바치려고 장미를 5월에 피우는지 모른다. 그런데 장미의 신화가 너무도 재미있다. 그 아름다운 신화를 잠시 읊어보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따르면 신이 처음 장미를 만들었을 때 사랑의 사자 큐피드는 이 아름다운 꽃을 보자마자 반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입맞춤이 하고 싶어 입술을 살포시 꽃에 가져갔다. 그러자 꽃 속에 있던 벌이 깜짝 놀라 자신의 침으로 큐피드의 입술을 쏘고 말았다. 이것을 지켜보고 있던 여신(女神) 비너스는 벌에 쏘여 아파하는 큐피드가 안쓰러워 벌을 잡아 침을 빼낸 뒤 장미 줄기에 침을 꽂아두었다. 이것이 장미 가시의 신화적 유래다. 이처럼 장미는 자신도 모르게 향기를 맡고 입맞춤을 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꽃이다. 아름다운 꽃이기에 가시를 얻었을 때 더욱더 기뻤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빼놓을 수 없는 장미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장미의 아름다움을 상상하다 보니 차를 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오늘은 산울림 가족과 함께 대전 대덕구에 있는 "계족산"을 산행하는 날이다. 이산은 이름부터 희한하다. "계족산"이란다. 한 달에 한 번 산행으로 회원들을 만나는 날이다. 사랑하는 회원들을 만날 때면 기쁨이 쏟아진다. 그래서 더욱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다. 몇 년 전에 이 산악회와 인연이 되어 한 형제자매처럼 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차를 타려 할 때 이준태 고문과 가철노 고문을 만나니 참으로 반가웠다. 산울림의 수장인 황면연 회장도 반가워한다. 그러나 이 많은 인원을 통솔하려면 오늘은 또 얼마나 힘들어할까? 하는 안쓰러운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초창기부터 산울림의 어머니 역활을 하는 신인희 감사께서 방글방글 웃으며 반가워한다. 만능 소리꾼 조진순 리더도 반갑다. 초이 산 대장과 여경희 산 대장도 미소를 지어 반가움을 표한다. 모처럼 최대해 산 대장과 늘 회원들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변용각 님도 탑승한다. 모든 회원이 생글생글 웃으며 눈인사를 하며 차에 오른다. 만남이란 이렇게 귀하고 반가운 것인가 보다. 

10시 50분에 장동 산디마을 주차장에 도착했다. 발이 가는 곳마다 영산홍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주위를 아름답게 만들어 놓았다.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올라가는 길은 오솔길이 아니라 약 15m 정도의 넓은 길이다. 옆에는 태고로부터 흐르던 맑은 물이 오늘도 졸졸 흐른다. 산새들은 여기저기서 아름답게 지저귀고 솔향이 날아와 가슴을 촉촉이 적셔준다. 계곡의 양쪽 산은 원시림의 소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섰다.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의 반은 황토(黃土)를 깔아 놓았다. 약간의 가랑비가 내려 황톳(黃土)길은 약간 질퍽하다. 이곳은 한국관광공사에서 뽑은 "5월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선정되었고 여행 전문 기자들이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 선정될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황토(黃土) 숲길이다. 숲을 가꾸고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임도(林道)에 부드러운 황토를 깔아 놓은 것이다. 황톳(黃土)길을 맨발로 걸으며 상쾌한 기운을 몸속 가득 채울 수 있다.

계족산 황톳(黃土)길은 어느 독지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2006년 4월 지인들과 계족산을 찾은 지역 대표 주류기업 맥키스컴퍼니(옛 선양소주) 조웅래 회장은 하이힐을 신고 온 여성에게 운동화를 벗어주고 돌길을 맨발로 걷게 되었다. 그날 밤, 숙면을 취하고 머리가 맑아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 조회장은 "보다 많은 사람과 맨발의 즐거움을 나눠보자"라는 생각으로 14.5km 임도에 황토(黃土)를 가져와 깔기 시작했다. 이후 매년 전국에서 질 좋은 황토(2,000여톤)를 가져와 매일 물을 뿌리고, 굳으면 뒤집기(매주)를 반복하며 걷기 좋은 길을 만들기 위해 십수 년째 노력하고 있다. 또한 계족산을 방문하시는 분들께 즐거움을 드리고자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 일요일 3대가 즐길 수 있는 숲속 음악회도 무료 상설운영하고 있다. 또 매년 5월에는 황톳길을 맨발로 뛰고 즐기는 축제를 열고 있다. 계족산 황톳(黃土)길은 "한국 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 관광 100선 3회 연속 선정되었다. 여행 전문 기자들이 뽑은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 에도 선정되었다. KBS1TV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맨발 걷기 장소로 소개되는 등 연간 100만여명이 찾는 전국적인 에코힐링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지역기업과 지방자치단체(대전광역시, 대덕구, 동구)가 함께 만들어 낸 계족산 황톳(黃土)길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잠시 시간을 내 맨발의 즐거움을 느껴보시면 어떨까요?

황톳(黃土)길을 보자마자 이준태 고문께서는 양말과 등산화를 벗곤 만연의 미소를 짓는다. 그러곤 바지를 둘둘 걷더니 황톳(黃土)길로 향한다. 마치 고기가 물을 만난 듯 그렇게 좋아하신다. 입가엔 미소가 넘쳐 흐르고 눈은 행복하다는 표시로 반달이 되었다. 황톳(黃土)길을 저벅저벅 걷기 시작한다. 맨발로 걷는다는 것도 대단한 용기다. 왜냐하면 몇 10년 만에 황토를 보고 그 기를 받으며 걷기 때문이다. 함께 걷고 있는 회원들도 모두 싱글벙글 이가 되었다. 여자 회원들까지 맨발의 청춘이다. 오늘 맨발로 황톳길을 걷는 회원들은 아마도 건강한 몸으로 천수를 누릴 것 같다. 그것은 황토(黃土)에서 나오는 좋은 기가 몸으로 유입되고 우선 정신이 맑아지기 때문이다. 또 잠시나마 마음의 젊음도 찾아온다. 황토는 다량의 탄산칼슘(CaCo3)을 가지고 있다. 황토는 체내 독소를 제거하고 통증을 완화하여 관절염, 근육통, 요통, 자율신경 실조증 (교통사고 후유증)에 좋다고 한다. 체내 노폐물을 분해하고 자정 능력이 있어 피부 미용에도 매우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황토는 겨울에는 따뜻하다. 원적외선이 인체에 흡수되어 체감온도가 높다. 또 예열시간이 짧으며 아토피 등에 효과적이라 한다

여기서 계족산성까지 400m 남았다. 빨리 산성이 보고 싶어 송광 김문환 고문과 부지런히 걷기 시작했다. 계족산성은 사적 제355호(1991, 10, 25,)로 지정되었다. 계족산성은 삼국시대 때 대전이 신라의 침입을 방어하는 관문 역할을 하면서 많은 산성이 만들어지던 시기에 중심역할을 했던 산성이다. 계족산 봉황정에서 북동쪽으로 약 1.3km 떨어진 지점에 있는 산봉우리에 머리띠를 두르듯 돌로 쌓은 산성이다. 남쪽으로 긴 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이며, 둘레는 1,037m로 대전광역시 안에 있는 산성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계족산성에는 문터가 동쪽, 남쪽, 서쪽 벽에 하나씩 있고, 건물터는 북쪽 벽에 2개, 서쪽 벽에 3개, 남쪽 벽에 2개, 동쪽 벽에 2개가 있으며, 봉수대와 집수지, 그리고 우물터가 성 안 2개, 성 밖 2개로 총 4개가 있다. 성벽은 대부분 자연 지형을 최대한 이용하여 만들어졌으며, 능선 바깥 경사면을 "엘(L)" 자 모양으로 깎아 낸 후 외벽은 돌로 쌓고, 성 안쪽은 흙을 정교하게 다져서 쌓은 내탁공법(內托工法)으로 지어졌다. 쌓은 동벽은 내벽과 외벽 모두를 돌로 쌓은 협축공법(夾築工法)으로 지어졌다. 성벽은 대부분 무너진 상태였으므로, 일부 성벽은 1992년부터 복원한 것이다. 성벽의 높이는 동벽이 4~6m, 남벽이 2~8.1m, 서벽은 7.8m, 북벽은 9.4m이다. 이 산성 내에 있는 봉수대는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통신 시설로 사용되었다. 

걷다 보니 계족산성이 반갑게도 나타난다. 산성에 도착한 우리는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약 1,000평의 분지가 형성된 이곳엔 집을 지었던 집터와 샘을 만들어 놓았던 흔적이 있다. 무엇보다 봉수대가 있고 서문 터와 남문 터가 있다. 시야가 탁 트여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이곳은 대청호까지 아라하게 보인다. 신선한 공기가 몸속으로 들어온다. 참으로 기분이 상쾌하다. 봉수대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적어본다. 봉수대(烽燧臺)란 밤에는 햇불로, 낮에는 연기로 변방의 긴급한 군사 정보를 중앙에 전달하는 군사 통신 제도이다. 계족산 봉수는 경상도 방면에서 도착한 긴급한 소식을 청주와 충주로 연결하여 서울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다. 봉수대는 남문 안쪽 산등성이 정상부에 있으며 길이 11m, 최대 너비 22.8m의 방호벽을 쌓고, 안쪽을 두 구역으로 나누었다. 동쪽에는 길이 11m, 너비 5.2~7.8m 규모로 평면 사다리꼴로 만들어 봉수시설을 설치하였다. 중앙부에는 길이 12m, 너비 9.8m 규모로 안쪽에 돌을 쌓아 연료 창고 및 봉수군들이 머무를 건물을 배치하였다.   

서문 터(西門址) 있는 곳에서 김문환 고문과 성곽에 앉아 사색도 했다. 서문 터(西門址)는 서벽에서 약간 북쪽으로 치우친 지점에 있다. 서벽은 계족산성에서 가장 높은 산등성이의 바깥 경사면에 있다. 서문은 현문(縣門) 형태의 문으로 바닥 높이 4.6m, 폭 4m 정도이며, 바닥에는 황갈색 모래층 위에 납작한 판석을 성 안쪽까지 깔았다. 서문터(西門址) 바깥벽은 2.5m 높이까지 성벽이 밀리지 않도록 기단보축(基壇補築)했다. 서문 터 바닥 면에서는 5개의 대형 주춧돌도 확인되었다. 서문 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연꽃무늬 수막새기와 2점과 안쪽에 기와를 만들 때 쓰는 통쪽을 가로로 묶은 굵은 선의 흔적, 그리고 돗자리 무늬가 새겨진 평기와 조각이 많이 출토되었다. 또한 이를 통해 계족산성이 삼국시대에 쌓은 성임을 알 수 있다. 
*현문: 평상시는 다리를 들어 올려 성의 안팎이 통하지 못하게 하고, 필요한 때만 문을 내려 통하는 문이다. 
*기단보축: 성벽의 외부에 덧대 보강하기 위해 쌓은 것을 말한다. 

계족산 산행은 너무도 즐거웠다. 많은 것을 보고 배워가는 산행이다. 무엇보다 주류기업 맥키스컴퍼니(옛 선양소주)의 조웅래 회장께서 만인의 건강을 위해 황톳길을 만들었다는 것이 놀랍다. 그래서 황톳길을 걷는 값진 산행을 할 수 있었다. 오늘도 산울림의 수장인 황면연 회장께서 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보기 좋았다. 또 이 산악회의 어머니 역할을 하시는 신인희 감사께서는 회원들 추억이 될 사진을 찍느라 수고하셨다. 변용각 회원께서도 사진 찍어 주시느라 수고했습니다. 산울림의 최고의 소리꾼인 조진순 리더께서도 수고 많이 했습니다. 장미정 주명순 총무도 수고하셨고 안전 산행을 위해 심혈을 쏟아 부운 박종술 여경희 초이 산 대장들 수고 많이 했습니다. 글 쓰는 데 도움을 주신 회원 여러분께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2019년 4월 28일

[비추/김 재원]

행복한 9월 되소서~!

[루수/김상화]

오늘서 답글을 씁니다
늘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김재원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