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하동포구,악양벌 자전거 여행
#언제:2011년 9월 11일
#어디로:광양항->진상 수어지->하동포구->상저구포구->하저구포구
->악양면 평사리
'고향'이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가슴 한 켠에 설레임과 그리움이 쌓여 있음을 느끼게됩니다.
인간에게 '고향'은 자기 회기적인 속성을 지녔고 동시에 자신을 낳고 성숙시켜준
본향에 대한 뗄래야 뗄 수없는 그 어떤 숙명성을 가지고 있는듯합니다.
가을이 오는 길목,짧은 추석 연휴에
제비가 돌아오듯, 연어가 회귀하듯 그렇게 '귀향'을 했는데
오며 가며 교통 체증으로 몸은 고단했지만 잠시나마 고향땅의 포근한 정취에 지친 영혼을 씻은
여정이었습니다.
연휴 내내 남부 지방에는 흐리고 비내리는 궂은 날씨의 연속이었는데
추석 전날 고향의 정감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초가을 분위기나는 섬진강변을 따라
광양항과 하동포구,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악양면 평사리 들녘으로
자전거 라이딩을 갔습니다.
하동포구 80리길
이순신대교(李舜臣大橋)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건설공사의 일환으로 건설되고 있는
전라남도 여수시 묘도(猫島)와 광양시 금호동을 연결하는 한국 내 최장경간(1545m)의 현수교이다.
여수시 묘도와 광양시 금호동 사이의 바다가
임진왜란 당시 주요 해전 중 하나였던 노량 해전이 펼쳐진 노량 해협과 인접한 지역이고,
전투를 이끈 이순신 장군의 주 활동 무대 중 하나이자 그가 전사한 곳이라는 이유에서 붙여지게 되었다."
-출처:이순신대교 홈페이지
이순신 대교와 광양 여객터미널
이순신 대교 옆 광양항 여객 터미널에서는 일본 시모노세키항으로 카페리가
올 2월부터 운항하고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격전지에 세워지는 이순신 대교!!!
이순신 장군의 탄신년인 1545년을 기리기 위해 주탑과 주탑의 거리를 1545m로 설계하였고
이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것이며 세계 4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주탑을 연결하는 강철은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광양에서 여수까지 현재 소요시간은 약 1시간 20분정도 소요되지만
이 다리가 완공되면 단 10분으로 단축됩니다.
광영포구
재첩잡이와 망둥어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광양시 진상면 어치리
"예로부터 지리산의 청학동과 쌍벽을 이루는 백학동은 맑은 수어호 위에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며,
우뚝 솟은 백운산의 억불봉과 함께 수려한 경관이 돋보이는 곳이다.
특히 어치계곡은 크고 작은 폭포와 숲이 잘 어우러져 있어 여름철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고 있다.
백학동은 광양시 진상면 백운산 자락 아래 비평리, 황죽리, 어치리 12개 마을 전체를 일컫는 지명이다."
백학루
잠시 비를 피해 정자에 앉아 수어지의 풍광을 감상합니다.
이곳에서 백학 계곡으로 연결되는 길은 가을철 풍광이 특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백학루에서 내려다본 수어저수지
2번 국도를 따라 광양에서 가파른 고갯길을 넘어오면 섬진강 하류인 하동읍과
저 끝자락 상저구,하저구 포구가 보입니다.
어머니의 젖줄과 같은 하동포구 팔십리 길은 이곳 섬진교 밑을 유유히 흘러
상저구마을과 하저구 마을 앞에서 마침내 바다가 됩니다.
이곳 섬진강 주변에 터잡고 살고있는 사람들에게는 핏줄과 같은 강이 섬진강입니다.
유년 시절의 추억이 깃든 하동 백사장과 송림!
저 섬진강변을 따라거슬러 올라가면 왼쪽으로 광양 매화 마을이고 오른쪽으로
박경리 선생의 대하 소설 '토지'의 주무대였던 악양면 평사리 들녘이 나옵니다.
섬진강이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셈입니다.
섬진강변 은모래밭과 송림 뒤로 안온하게 터잡은 하동읍
모래사장 뒤로 아름드리 소나무 울창한 송림이 펼쳐져있는데
예로부터 이곳은 '백사(白沙)청송(靑松)'으로 이름이 드높은 곳이었습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한 하동 송림
창창하게 솟은 아름드리 소나무 숲속에 들어서니 정신까지 맑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동 송림 숲 속의 자전거 라이딩
유년시절에 교회에서 이곳으로 수련회를 왔었는데
그 많던 곱디 고운 은모래는 다 어디로 갔는지...
섬진강 하류가 점점 바다에 잠식되어간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옵니다.
경전선 열차가 넘나드는 섬진철교
섬진 철교 아래 섬진강에서는 재첩잡이가 한창입니다.
이 맘때의 재첩국 한그릇은 '간장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약인데
올 재첩은 예년에 비해 굵기도 작고 맛도 떨어진다고 하셨습니다.
올 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탓입니다.
섬진강 하류 재첩잡이 풍경
섬진강 상류는 다슬기가 많이 잡히고 하류는 재첩이 많습니다.
섬진강 하류를 따라 상저구,하저구 포구로 자전거는 길을 재촉합니다.
추석을 하루 앞둔 포구는 한적했고 저 멀리 지리산은 구름속으로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상저구 포구 바로앞에 있는 저 집앞을 지나는데
자전거 여행자가 배고파 보였는지 재첩국 한그릇을 선뜻 내놓습니다.
덕분에 전날 과음 속풀이를 합니다.
재첩국
재첩의 효능은 허준의 '동의보감(본초강목)'에서도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재첩은 다른 음식과 함께 섭취하여도 전혀 부작용이 없으며,
눈을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준다. 특히 간 기능을 개선하고 향상 시켜주며
황달을 치유한다. 위장을 맑게 하고 소변을 맑게 하여 당을 조절하는
효능이 있으며, 몸의 열을 내리고 기를 북돋아주는 효과가 있다"
갈대가 있는 상저구 포구
하동 포구를 뒤로한 자전거는 섬진강 상류로 거슬러올라 '악양벌'에 이릅니다.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평사리는 약 80여만평에 이르는 드넓은 벌판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곳입니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녘
"나는 모든 부의 기초이며.....부자들의 자랑이고
자본의 심복이며 수많은 성공한 자들의 내조자다.
시간은 나의 조수(助手)이고 인구증가는 나의 수익을 늘려준다.
나를 소유한 자는 나를 믿게 된다.
십중팔구는 나를 선망하게 된다.
모든 사물이 시들고 조락해도 나는 살아남는다.
수 세기가 흘러도 나의 힘은 증가해 오히려 젊어진다.
......광물과 석유가 나에게서 나온다.
나는 식량의 생산자이며 배와 공장의 기초이고 은행의 토대이다.
...나는 토지이다"
잭 하비의 <부동산 경제학> 머리말에서 발췌.
흐린날의 악양면 평사리 들녘
섬진강 하류 일대는 하늘이 내려준 산,강,바다의 '不二三抱鄕'으로 예로부터 이름높은 곳이었습니다.
고려 명종 때의 뛰어난 문장가 김극기 선생은
'지리산에서 섬진강을 보고'라는 시문을 남겼습니다.
지리산에서 섬진강을 보고
-김극기<1148~1209>
가는 빗속이 문득 서늘하고
물빛과 산색은 점점 아늑하네,
강남의 좋은 경치 그림 같은데
푸른 벼 붉은 연꽃 향기로워라
봉황은 산 끝 하늘에서 춤추고
뱀이 사린 듯 물이 망망하구나.
벼 이삭이 영글어가고 있는 악양벌
악양벌의 코스모스는 올해도 어김없이 피었는데 비에 젖은 모습이 처량해보였습니다.
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
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
코스모스 들길에서는 문득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
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하늘 냄새가 난다.
문득 고개를 들면
벌써 엷어지기 시작하는 햇살,
태양은 황도에서 이미 기울었는데
코스모스는 왜
꽃이 지는 계절에 피는 것일까,
사랑이 기다림에 앞서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
코스모스 피어나듯 9월은
그렇게
하늘이 열리는 달이다.
9월/오세영
코스모스/이해인
몸달아
기다리다
피어오른 숨결
오시리라 믿었더니
오시리라 믿었더니
눈물로 무늬진
연분홍 옷고름
남겨 주신 노래는
아직도
맑은 이슬
뜨거운 그 말씀
재가 되겐 할 수 없어
곱게 머리 빗고
고개 숙이면
바람 부는
가을 길
노을이 탄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약 80만평에 이르는 들판의 부부소나무<서희나무,길상이나무>
드넓은 평사리 들판 한 복판에 서있는 저 소나무 두 그루는 일명 '부부송'이라고 불립니다.
키 작은 소나무를 서희나무, 키 큰 소나무는 길상이 나무라 이름지었습니다.
토란
"동남아시아에서 기원하여 태평양의 여러 섬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큰 구형의 땅 속덩이줄기에 전분이 많아 주요농작물로 재배하고 있다.
푸딩이나 빵을 만들 때, 야채를 요리할 때 이용되며,
발효시킨 토란전분은 소화가 잘 되는 묽고 걸쭉한 폴리네시안 포이(Polynesian poi)를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커다란 잎은 보통 스튜 요리에 쓰인다.
비옥하고 물이 잘 빠지는 토양에서 심은 지 7개월 후에 덩이줄기가 수확된다.
토란잎과 덩이줄기는 얼얼한 옥살산칼슘을 함유하고 있어 날것으로 먹으면 독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끓여서 독성을 제거한 뒤 먹어야 한다.
한국에는 고려시대에 씌어진 〈향약구급방 鄕藥救急方〉에 토란을 뜻하는 우(芋)가 수록되어 있어
고려시대 또는 그 이전에 들어온 것으로 보이며,
주로 남쪽지방에서 많이 심고 있다. 지방에 따라 추석에 토란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출처-위키 백과사전
대하 소설 '토지'를 집필하셨던 박경리 선생은
생전에 듣기 좋은 소리 세가지를 꼽으셨는데 그 중 하나가
'마름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라고 하셨답니다.
드넓은 악양벌 평사리 들판의 대지를 가을비가 촉촉히 적시고 있었고 서희나무와 길상이나무는
풍년 든 악양벌의 한 복판에서 오는 추석을 맞으며 저렇게 사이좋은 모습으로 서 있었습니다.
-끝.
글,사진/윤선한
삶은 한사람의 생애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백년동안의 고독' 저자 가브리엘 마르케스.
첫댓글 잘다녀오셨습니다. 한폭의그림같습니다 .감상잘하고갑니다^^~
감사합니다.복된 추석 되셨으리라 믿습니다.늘 건승하세요.^^
광양 친구들은 나룻배를 타고 하동으로 학교를 다녔지요...방학때면 진상 친구집에 놀러 가기도 했고요, 특별활동 시간에 송림을 거닐며 시 쓴다고 헛폼을 잡기도 했고요,강변 수박밭하는 친구집에서 밤새도록 수박을 쪼개먹고 오줌누러 다니느라 ~~ㅎㅎ~~눈 감고 머릿속으로만 다녀오던 길을 눈 앞에 훤히 펼쳐 주시니 감사 또 감사합니다. 지기님이 우리 친구들의 친구는 아닌가 몰러요~~
동향이시군요.^^ 저는 동광양쪽이라 사실 하동쪽은 자주 가지는 못했어요..유년시절 교회에서 수련회를 하동 백사장으로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그 땐 모래사장 모래가 한가득 했었는데..
백학루에서 보는 수어지 풍경은 참 아름다운것 같습니다.부러움에 질투심이 이글이글합니다~~참...백년동안의 고독은 아주 오래전 읽어본 기억이 납니다만 그당시 새머리로는 이해를 거의 못했다는 기억이~~ㅋㅋㅋ
저의 고향도 저쪽이네요.오랫만에 보는 고향 반갑습니다.^^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