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지 한번 알아 맞혀봐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그림. 열린책들, 2008.
『얼굴 빨개지는 아이』는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진다. 다른 아이들은 창피할 때만 얼굴이 빨개지는 데 꼬마 마르슬랭 까이유는 불행히도 얼굴이 빨개지는 이상한 병에 걸린 것이었다. 마르슬랭은 고민이다. 나는 왜 남과 다를까? 나는 왜 얼굴이 빨개질까? 나는 여름이 좋다. 왜냐하면 다들 더워서 얼굴이 빨개지니까. 나는 겨울이 싫다. 다들 추워서 얼굴이 새파래지는데 계절에 맞지 않게 빨간 얼굴이 되니 말이다. 남들과 다른 나는 그래서 외톨이다. 언젠가부터...
어느 날 새 이웃 꼬마 르네 라토를 계단에서 만났다. 아앗츄유! 애츄! 으아취! 에춤! 에취! 아츄! 계속 재채기를 하는 아이다. 감기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자꾸만 재채기를 하는 병이다. 원인을 모른다. 마르슬랭도 왜 얼굴이 빨개지는지 모르듯이 말이다. 둘은 단짝 친구가 된다. 혼자에서 둘이 된다는 것은 온 세상을 다 얻은것과 같다. 둘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며 우정을 쌓아 간다.
장 자끄 상뻬는 1932년 6월 17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났다. 소년시절 악단에서 연주하는 것을 꿈꾸며 재즈 음악가들을 그리면서부터 <꼬마 니콜라>를 만들었고 이 작품은 대성공을 거둔다. 프랑스 데생의 1인자가 된 것이다. 주요 작품집으로는 <랑베르 씨>,<뉴욕 스케치>,<파리 스케치>,<거대한 꿈들> 등이 있다.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 교실에서 몸을 들썩 거리는 아이, 영화관에서 소리 내는 아이, 손이 매일 축축한 아이, 잠깐도 집중 못하는 아이, 얼굴에 흉터가 있는 아이, 키가 너무 작은 아이, 말을 하기 싫어하는 아이, 공부를 못하는 아이, 늘 훌쩍거리는 아이, 매일 혼나는 아이...... 수많은 아이들이 있다. 얼굴 빨개지는 것과 재채기는 원인을 모르지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어쩜 그 상징성은 유색인종, 장애인 등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똑같지 않지만 인정하는 문화적 분위기는 중요하다. 어린아이 특성상 남과 다르다는 것은 힘들다. 동일시를 추구하려고 조금 튀는 행동도 조심하고 똑같이 따라하려는 심리적 요인이 있는데 눈에 띄게 다른 이유는 견디기 괴롭다.
혼자 놀 수 밖에 없다. 관계에서 어울리지 못하면 혼자 노는 것이 편하고 즐겁다. 마르슬랭도 혼자 노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고 르네 라토도 혼자 강가를 산책할 때에만 겨우 위안을 얻었다. 럭키하게도 둘은 첫눈에 친구가 되고 서로 만나게 된 것을 아주 기뻐했다. 힘든 세상을 살아도 진정한 친구 한 명이 함께 있다면 결코 지루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한 번 기억해보자. 친구는 어떤 독특함이 있는지~
<서평-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