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하루 광주 각화동에는 삽상한 가을 바람이 소슬하게 불었습니다. 그러나 햇볕은 머리 위에 무겁게 드리우더니 불같이 뜨거운 열기를 실어 들판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우리 일행 6명(김영부 김종국 나종만 양수랑 윤상윤 정재남 등)은 화순 청풍면 곰치재에서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쉬었다가 유치 보림사 어귀를 지나 장흥댐을 시계방향으로 감싸고 돌아 강진 옴천쪽으로 가다가 상류지역인 유치휴양림에 도착하였습니다.
주차장에서 내려 매표소를 지났는데 아무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목요일이고 손님이 없어질 때라 그런 것일까? 반기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 하얀 진돗개 두 마리가 우리를 맞이하였습니다. 백구 두 마리는 정말 앞장 서 우리의 진로를 안내하는 홍보대사라도 된 듯하였습니다. 구름다리를 지나 '무지개폭포'도 지나서 올라가다가 밴치 하나가 있어서 거기에 앉아 쉬었습니다. 우리 들은 인강이 가져 온 더덕주를 나누어 마시면서 백구에게는 무엇을 주어야 하나. "애라! 사탕이라도 먹어라!"하면서 한 알씩 입에 넣어 주었더니 맛있게 받아 먹었습니다. 숲 속의 공기는 느낌이 시원하고 냄새나 맛이 없는 듯하면서도 어쩐지 향기롭고 달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산하여 주차장으로 내려왔는데 백구 두 마리는 여전히 우리 옆에 있었습니다.
그들과 헤어져서 장흥읍으로 나왔습니다. 토요마당의 농협마트에서 생고기를 사가지고 맞닿은 '명희네'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소맥으로 건배하면서 즐기는 생고기의 쫄깃한 육질이 입속에서 저작(咀嚼) 기능을 수행하는 동안 또 한 번의 행복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6천원짜리 소머리곰탕을 반그릇씩 나누어 먹고 나오면서 값싼 음식이지만 소탈하게 먹고 마시면서 행복해 하는 우리들이 대견스러웠습니다.
돌아오다가 풀치재 너머 청풍원에서 '붕어싸만코'를 한 마리씩 배어 먹으면서 다음 주 목요일이 기다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