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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연가] 이성은 - 시놉시스
1. 제 목: 슬 픈 연 가 (가제)
2. 형 식: 미니시리즈(70분 × 20부작)
3. 기 획: 김 종 학 프로덕션
4. 극 본: 이 성 은
5. 연 출: 유 철 용
6. 기획의도
가. 진정한 사랑을 말하다.
이 드라마는 아름다운 영혼을 지닌 네 남녀의 순애보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잊혀져가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여기 엇갈린 운명 속에 서로를 사랑하게 된 네 남녀가 있다. 이들은 사랑을 위해 바보스러울 정도로 모든 것을 희생한다. 마치 처음부터 서로를 위해 존재했던 사람들인 것 처럼. 끊임없는 역경 속에서도 순정의 끈을 놓지 않고 헌신하는 이들의 애절한 러브스토리는 생활에 지쳐 무뎌지고 희석되어가던 우리들의 순수한 감성을 일깨워줄 것이다.
나. 사나이들의 진한 우정을 말한다.
외롭고 힘든 시절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며 서로에게 산과 바다가 되기로 맹세했던 친구. 이들이 기구한 운명 속에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첨예한 갈등을 겪어가면서도 서로 반목하지 않으려 몸부림치던 두 사내는 절박한 위기의 상황에서 기꺼이 자신을 내던지며 서로의 우정을 의리로 지켜낸다.
어쩌면 이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잊고 지내던 옛친구를 떠올리며 깊은 감동과 여운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다. 예술가들의 치열한 삶을 말한다.
순수한 감수성을 지닌 천재 예술가들의 열정과 사랑을 통해 우리 인생의 참가치와 의미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한편의 작품을 빚어내기 위해 자신과의 사투를 숙명처럼 받아들이며 예술 혼을 불태우는 예술가들의 격정적인 삶과 지난한 인생역경을 통해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놓쳐버렸던 꿈과 의욕을 다시 찾게 될 것이다.
7. 제작 방향
가. 최초의 블록버스터 멜로드라마를 만들고자 한다.
문화와 패션, 열정이 넘치는 도시 뉴욕, 컬럼비아 대학의 운치있는 캠퍼스, 눈의 천국 훗카이도, 한국 속에 이국 동두천과 한탄강변 등의 아름답고 서정 적인 풍광을 장중하고 격조 있는 스케일의 영상으로 담아 멜로드라마의 격을 한층 높일 것이다.
나. 본격 음악드라마 답게 연기자들의 변신을 꾀할 것이다.
라이브 열창을 보여줄 김희선, 기타와 피아노 연주를 시도할 두 남자 배우가 숨은 재능을 선보이며 톱가수와 전설의 명곡이 탄생되는 과정을 리얼하게 재 현해 냄으로써 드라마의 전문성과 사실성을 높일 것이다.
다. 사전제작 드라마의 특성을 십분 살리고자 한다.
극성이 강한 드라마의 주요 장면을 실제 드라마의 촬영장소에서 미리 재현 하여 아름다운 음악과 절정의 영상이 어우러진 뮤직비디오 예고편을 제작, 사전에 제공함으로써 드라마의 광고 효과를 극대화 시킬 것이다.
8. 등장인물
이건우 (남. 17세 - 29세)
1976년 생. 혈액형 - B형. 사자좌.
타고난 보스기질에 카리스마의 화신. 골프와 승마, 럭비를 즐기는 건강한 체력과 정열적인 감성의 소유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파로 말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가는 다혈질이며 승부욕이 강해 한번 도전한 것은 끝내 이겨야 직성이 풀린다. 마피아처럼 가족과 여자는 무조건 보호하며 지켜야 한다는 주의. 항상 주위에 끊이지 않는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바람둥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그 누구와도 사랑에 빠진 적은 없기에 진짜 연애경험은 없는 셈이다. 혜인에 대한 사랑을 미처 깨닫지 못하다가 뒤늦게 알게된 후,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지못해 허둥대는 천진함을 보인다. 성인이 되면서 타고난 영감으로 천재적인 사업수완을 발휘하여 국내 음악계에 큰 획을 긋게 된다. 사랑하는 혜인과 친구 준규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며 장렬한 최후를 맞게 된다.
어려서부터 무엇이든 아낌없이 베풀어주고 지원해주는 아버지 덕분에 부족한 것없는 황태자로 자라난다. 건우의 아픔은 10살이 되던 해에 병환으로 소중한 어머니를 잃으면서 시작됐다. 목숨처럼 사랑하던 아내를 잃고 난 후 재혼도 하지 않고 자식사랑과 사업에 투신하는 아버지를 존경하던 건우도 태어날 때부터 몸이 불편한 누나, 수지를 끔찍이 아끼지만 그것이 점차 핏줄에 대한 사랑이 아닌 이성에 대한 사랑으로 변해가는 건우는 남모르게 가슴앓이를 해야했다.
친척도 남자형제도 없는 건우에게 친구처럼 벗이 되어주는 존재는 아버지의 심복인 병석. 남자는 강하게 자라야 한다며 어려서부터 검도, 승마, 골프등을 가르쳐주었고, 건우도 그런 병석을 삼촌이라 부르며 따랐다.
아버지와 주먹출신인 병석을 통해 사나이의 의리와 신념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갖게 된 건우는 친구들에게 존경과 부러움을 받으며 자라난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누나에 대한 이룰 수 없는 풋사랑을 또래 여학생들과의 의미없는 만남을 통해 풀어내던 건우.
어느날 전학 온 준규의 눈빛에서 자신과 비슷한 동질감을 읽어낸다. 그러나 사내들 특유의 묵뚝뚝함으로 서로를 지켜만보던 두사람은 우연히 함께 위기의 상황을 맞닥뜨리고 함께 그 위기를 넘기며 서로의 호감을 확인하고 둘도 없는 평생친구가 된다.
음악은 여자들만의 전유물이라 여기고 관심조차 두지 않던 건우는 준규를 만나 기타를 배우고 언더그라운드의 뮤지션 진호와 어울려가며 음악적 소향을 키워간다.
그 무렵 병석의 외조카 상필과 건우의 누나 수지가 결혼을 하게 된다. 수지의 결혼식에서 남모를 슬픔을 삼키고 준영과 함께 기타연주를 선사하며 행복을 빌어주는 건우. 그러나 결혼 후 얼마 안 되어 수지의 얼굴에서 상처를 발견한 건우는 수지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눈치채고 상필에게 달려가 반주검이 되도록 두들겨 팬다.
그 후 상필은 건우의 앞날에 불행한 운명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숙적관계가 된다.
대입에 실패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건우는 그곳에서도 쉽게 적응해 나간다.
럭비부에서 맹활약을 벌이는 건우는 그곳의 여자들에게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점차 아버지의 지극한 배려와 지원 속에 음악 사업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방학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온 건우는 음악사업의 파트너로 생각하던 준규에게 제일 먼저 자신의 포부와 계획을 알려주려 하지만 군에 입대해있던 준규의 소식을 듣지 못한 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방학때마다 서울로 와서 준규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건우는 뒤늦게 준규가 고교시절 친구와 어렵게 지낸다는 소식을 듣고 병석에게연락해 준규를 각별히 돌봐줄 것을 요청한다.
한편, 학내에서 음악써클을 만들어 운영해나가며 구상하던 음악사업을 작게 시도해보던 건우는 그곳에서도 인정을 받아 세계적인 음반시장의 본산지 미국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뮤지션들과 함께 어울리며 점차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건우는 안개낀 허드슨강변을 차로 달리다가 갑자기 뛰어드는 여자를 치게 된다. 쓰러진 여인은 바로 혜인. 시각장애인인 혜인을 지켜보며 몸이 불편한 누나를 떠올린 건우는 몰래 혜인의 시각재활수술을 후원하고 혜인은 시력을 회복하게 된다.
일년 후, 컬림비아대학의 캠퍼스에서 다시 혜인을 만나게 된 건우는 우수에 찬 혜인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혜인이 갖고 있는 아픈 첫사랑의 상처를 알게 되면서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함께 음악써클활동을 하며 더욱 가까워지는 두사람. 음악써클의 송년회에서 혜인의 기막힌 노래솜씨를 드게 된 건우는 귀국을 앞두고 야심차게 구상하던 음반사업의 파트너로 혜인을 주목하고 혜인에게 가수로 데뷔할 것을 권유한다. 혜인도 오랜고민 끝에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건우는 혜인과 함께 그리운 옛 친구 준규가 있는 일본으로 향한다.
서준영 →차준규 (남. 10-29)
1976년 생. 혈액형-AB형. 염소좌
맑고 순수한 영혼의 결정체. 고독하고 험난한 유년기를 지내며 여린 감수성과 거친 남성적 기질을 모두 갖추었다. 어려서부터 몸에 밴 음악적 소양에 천부적 재능까지 겸한 운명적 음악 천재로 한번 들은 곡은 그대로 재현해내며 여러 가지 악기를 쉽게 소화해낸다.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한 탓에 감정표현에 서툴고 거친 주먹질로 울분을 토해내곤 하지만 사랑하는 혜인의 앞에서만은 유머러스하고 부드러운 속내를 드러낸다. 혜인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끝끝내 지켜나가는 로맨티스트다.
동두천의 여걸 서향자의 외아들. 취객을 유혹하는 네온사인이 불야성을 이루는 기지촌에서 술집 아가씨들의 귀여움을 받으며 걸음마를 떼고 밴드 아저씨들의 무릎에 앉아 기타를 배우며 자라난 준영은 밤이면 엄마 없는 텅 빈 방에서 무서움에 떨다가 나이트클럽 대기실에 가서야 쿵쾅거리는 음악과 소음을 벗 삼아 웅크리고 잠이 들곤 했던 외로운 아이다.
철이 들면서 아버지의 존재와 따스한 가정을 그리워하던 준영은 학교에서 양색시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면서 점차 남자들의 품에 안겨 웃음을 파는 엄마에 대한 증오를 키워가게 된다.
그러나 증오와 상실감을 거친 주먹질로 풀어내는 준영에게 유일한 친구는 서향자와 형님아우하며 지내는 황민경의 딸 화정. 한 살 아래인 화정은 준영의 곁을 그림자처럼 따르지만 무뚝뚝한 준영은 따스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다.
1986년 가을. 서향자의 클럽에 새로운 밤무대 가수인 미숙이 그녀의 딸 혜인을 데리고 오면서 준영은 운명의 연인 혜인과 첫 대면을 하게 된다. 9살 소녀 혜인의 맑은 눈빛과 따스한 미소를 보는 순간 준영은 생전 처음 강렬한 설레임을 느끼고 시각장애인인 그녀를 자신의 분신처럼 끔찍이 아끼며 돌본다.
준영의 거친 몸짓 안에 숨겨진 아픔과 여린 감성을 다독여주는 혜인 앞에서만은 야생마 같던 준영도 순한 양이 된다. 그렇게 풋풋한 사랑을 키워나가며 감춰져있던 음악적 재능을 키워나가던 준영은 16살이 되던 해, 미숙이 야반도주를 하면서 혜인과 기약도 없이 어의없는 이별을 하게 된다.
얼마 후 방황을 거듭하던 준영은 서울의 친아버지에게 보내지고 차준규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명문고에 입학한 준규는 마침내 혜인과 극적으로 재회하고 며칠 후, 미군장교인 양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떠나야하는 혜인과 둘만의 결혼식을 하고 첫날밤을 보낸다.
다시 만난 날을 기약하며 혜인을 떠나보낸 준규는 혜인과의 약속대로 최고의 기타리스트를 꿈꾸며 공부에 매달리고 서울대학교 기악과의 기타전공으로 합격한다.
그러나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쳐버린 준규는 다시 어두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그렇게 사랑도 꿈도 잃어버린 채 이곳저곳을 떠돌며 8년의 세월을 헤매던 준규는 일본에서 다시 혜인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유일한 희망이자 목숨과도 같이 소중한 친구 건우의 애인이 되어 돌아온 혜인을.........
박혜인(여. 9- )
1977년 생. 혈액형-A형. 염소좌
혜인은 엄마의 실수로 시각장애인이 되었지만 오히려 엄마를 위로하고 해맑은 미소를 잃지 않는 사려 깊고 총명한 아이다. 어려운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조용히 자신이 의지를 이뤄나가는 외유내강 스타일. 상처투성이 준영의 여린 내면을 포근하게 감싸주고 자신 역시 그런 준영에게 의지하며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낸다. 밤무대 가수인 엄마의 피를 받아 뛰어난 음감과 미성을 갖고 있다.
8살이 되던 해, 불의의 사고로 심하게 다쳐 시각장애인이 되고 난 후 완벽한 시력 복구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자랐지만 한번도 웃음을 잃지 않고 조용히 제 할 일을 알아서 해내며 엄마의 아침까지 챙겨주는 천사 같은 아이.
동두천으로 이사를 오면서 운명적인 사랑 준영을 만나게 된다. 처음 준영을 대하는 순간부터 거친 말투 속에 숨겨진 아름다운 품성과 천재성을 알아챈 혜인은 그런 준영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풋풋한 사랑을 키워나간다.
또래친구가 없었던 혜인은 자신을 라이벌로 여기며 끊임없이 괴롭히고 심통을 부리는 화정을 늘 감싸주며 자신과는 달리 밝고 도전적인 성품의 화정을 동경하고 좋아한다. 결국 화정도 그런 혜인의 친구가 된다.
그런 유년시절의 행복도 잠시, 사춘기에 이르러 혜인은 영문도 모르는 채 야반도주하는 엄마를 따라 서울의 이태원으로 가게 된다. 준영을 목마르게 그리워하는 혜인. 그러나 낯선 도시에서 그녀는 준영을 찾아 떠날 수도 연락을 할 수도 없다.
생전처음 자신의 처지를 절망하며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눕는 혜인, 그러나 자신의 시력을 회복할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밤낮으로 억척을 떠는 엄마를 위해 애써 기운을 차린다.
얼마 후, 엄마는 미군장교와 재혼을 하고 혜인은 외인주택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게 된다. 양아버지의 배려로 점자교육을 받으며 풍족한 생활을 하지만 그럴수록 준영에 대한 그리움은 더해만 간다.
그러던 중 준영이 서울로 왔다는 소식을 듣게 된 혜인은 설레임으로 다시 밝아진다. 준영이 어떻게든 자신을 찾아와 줄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양아버지에게 맹인견을 선물 받은 혜인은 매일 거리로 나가 혹시라도 자신을 찾아와 줄 준영을 찾아 헤매이다가 길을 잃고 사고를 당할 뻔하기로 하지만 결국 운명적으로 준영과 재회하고 양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가기에 앞서 준영과 둘 만의 결혼을 치른다.
혜인은 반드시 시력을 회복하고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긴 채 미국으로 떠난다.
그것이 그토록 긴 이별이 될 것임을 알지 못한 채...
미국에서 수술을 받은 혜인은 완전하 시력회복에 실패하고 실의에 잠긴다. 거기에 화정을 통해 연락이 두절됐던 준영이 죽었다는 소식을 통해 듣게 된 혜인은 모든 희망을 잃은 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맹인견과 함께 안개 낀 허드슨강가 거닐던 혜인은 갑자기 달려가는 맹인견의 끈을 놓치고 따라가다가 차에 치인다. 병원에 입원한 혜인은 후원자의 도움으로 재 수술을 받고 마침내 시력을 완전히 회복한다. 그러나 준영을 잃은 혜인은 의욕을 찾지 못하고 헤매인다. 그때 미숙이 암 선고를 받게 되면서 혜인은 미숙을 간호하기 위해 기운을 차리고, 미숙의 소원대로 공부에 매진하여 컬럼비아 음대에 진학한다.
캠퍼스에서 건우를 만나게 된 혜인은 음악이라는 공통 화제를 통해 점차 건우와 가까워지고 둘은 우정과 사랑사이의 감정을 유지하게 된다. 졸업을 암둔 어느날 건우는 혜인에게 가수로 데뷔할 것을 권유하고, 혜인은 어디엔가 살아있을 지도 모르는 준영을 찾기 위해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귀국길, 건우의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일본에 들렀던 혜인은 건우의 친구인 준규에게서 어렴풋이 옛사랑 준영의 느낌을 받게 되는데...
차화정 (여, 9- )
1977년 생. 혈액형- O형, 별자리- 물고기 자리.
화통하고 발칙한 성격의 말괄량이로 웬만한 일에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강성체질. 어려서부터 동네의 악동들도 벌벌 떠는 여깡패로 이름을 날렸다. 엄마의 화장품을 훔쳐 바르고 망사스타킹을 뻔떡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다가 두들겨 맞기도 일쑤. 화정의 꿈은 멋진 디자이너가 되어 패션쇼도 하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 큰 부자가 되는 것. 그래서 준영의 아내가 되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밝고 고집스런 성격의 화정은 엄마의 직업 따위는 그닥 신경 쓰지 않았다. 유일한 고민거리는 자신이 아무리 예쁘게 꾸미고 다가가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준영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거기에 혜인이 나타나면서 준영의 옆자리를 빼앗기게 되자 위기감을 느끼고 온갖 심통을 부리며 혜인을 괴롭혀 보지만 그럴수록 준영은 더욱 멀리 달아나버린다.
결국 이것이 그리 승산 있는 게임이 아니라고 판단한 화정은 기꺼이 혜인과 친구가 되어 준영과 함께 어울리는 길을 택한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혜인이 그곳을 떠나면서 준영의 마음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된 화정은 적극적으로 준영에게 다가서지만 늘 혜인만을 그리워하던 준영은 서울의 친아버지 댁으로 떠나버린다.
뒤늦게 준영을 애타게 찾는 혜인에게 연락을 받지만 어렵사리 알아낸 준영의 서울주소를 알려주지 않고 혼자 서울로 올라가 준영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는다.
준영이 그렇게 좋은 집의 도련님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가 죽은 화정은 술집작부의 딸이 아닌 멋진 디자이너로 성공하겠다고 결심하고 열심히 학원에 다닌다.
얼마 후, 절망에 빠진 준영이 다시 동두천으로 내려오자 화정은 지극정성으로 준영을 돌본다. 미국의 혜인은 화정에게 계속 편지를 보내오지만 화정은 혜인의 소식을 준영에게 전하지 않는다. 준영의 학비를 마련해주려고 위험한 밀수사업에 끼어들었다가 오히려 준영의 왼손을 다치게 해서 기타리스트를 꿈꾸던 준영에게 갚지 못할 빚을 지고야 만다.
그 즈음 연락이 끊긴 준영의 소식을 물어오는 혜인의 연락이 계속되자 다급해진 화정은 준영이 죽었다고 거짓말까지 해버린다. 화정이 혜인과의 연락을 방해한 사실을 알게 된 준영은 군에 자원입대한 후 화정과도 연락을 끊어버린다. 하지만 화정은 언젠가 준영이 자신에게 돌아오리라 믿으며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꿈에 도전한다.
서향자 (여. 42-49)
준영 모. 이태원의 밤무대 가수로 잔뼈가 굵은 서향자는 한 때 근방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었다. 중소기업 사장, 차전일과 눈이 맞아 진정 마음을 주고 사랑이라는 걸 하게 되었고 살림까지 차렸었지만 역시 끝이 좋지 않았다.
준영을 낳은 후 아이를 내놓고 깨끗이 정리하자는 전일의 요구에 홀연히 그곳을 떠나 전국을 떠돌아 향자는 동두천 기지촌에 뿌리를 내렸다.
입은 걸지만 수완이 좋은 그녀는 기지촌에서 금세 제일 큰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동두천의 여걸로 자리를 잡아 50여명의 아가씨들을 거느리고 억척스레 돈을 벌기 시작했다. 외아들 준영의 장래를 위해서였다. 아들만큼은 번듯하게 키워내고 싶은 모정. 그러나 타고난 열정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이 남자 저 남자의 품을 전전하며 외로움을 달랬다.
기타만 붙잡고 자신에 대한 애증으로 점점 비뚤어져가는 아들을 보다 못해 서울의 친아버지에게 보내고 만다. 자신의 집착이 아들의 장래를 위해 그리 좋지 않을거라는 현실도 현실이지만 그런 힘든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아들을 보내고 술로 하세월을 보내며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다가 빚더미에 오른 채 여느 술집 작부들처럼 한 많은 일생을 마감한다.
이미숙 (여.36- )
혜인 모. 자신의 실수로 혜인이 시각장애인이 되고나자 죄책감으로 어떻게든 시각
을 회복할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벌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팁을 따로 챙기거나 업계의 룰에 어긋나는 편법을 쓰다가 여기저기에서 쫒겨나 동두천까지 흘러오게 되었다. 결국 향자의 클럽에서도 몰래 팁을 챙기려다가 싸움을 하게 되고 그날 밤으로 돈을 훔쳐 야반도주를 한다.
이태원에서 후덕한 미국장교를 만나 결혼을 하면서 혜인과 함께 미국으로 가게 된다. 혜인이 시력을 회복하고 난 후, 자궁암 진단을 받아 투병하다가 어렵사리 회복하고 행복하게 평범한 여생을 살아간다.
이강인 (남. 52- )
건우의 아버지. 호탕하고 사람 좋은 호인
사람을 잘 믿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건달 출신이지만 타고난 수완으로 사업을 일구어 호텔과 유흥업까지 아우르는 K그룹의 총수가 되었다.
심장이 좋지 않지만 골프과 승마를 즐기며 건장한 체구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엄청난 애처가였던 강인은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수지와 어린 건우를 걱정하며 눈감은 아내의 유언에 따라 재혼도 하지 않고 자식사랑과 사업에 몰두한다. 아들 건우의 일이라면 무조건 믿고 뭐든 아끼지 않고 지원해주며 후계자로 키워낸다.
모자란 딸아이를 거두어주겠다는 상필을 믿고 딸을 내준다. 심복 병석의 외조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내린 판단이었지만 딸아이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꿈에도 모르고 있다.
젊은 시절엔 사업을 일구기 위해 냉혹한 일처리를 해왔지만 이제는 자신을 신처럼 떠받들며 모든 일을 일사천리로 해결해주는 병석을 형제처럼 믿고 모든 일을 맡기고 있다. 그러나 차츰 병석의 흉계를 눈치 채고 경계하려다가 병석과 대립하게 된다.
백병석 (남. 48-56)
이강인과 의형제이자 심복. 건우는 병석을 삼촌이라 부른다.
K그룹의 사장. 야심가이며 비상한 두뇌회전으로 강인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모든사업을 관장하는 실세다.
강인과 바로 옆집에 살면서 사적인 가족사에서부터 공적인 업무처리까지 도맡아진행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K그룹을 차지하려는 야심을 갖고 치밀하게 그 계획을 추진해오고 있다.
오상필( 남. 29-37)
백병석의 외조카. 야비하고 잔인한 본성을 갖고 있다.
출세를 위해 수지와 결혼까지 불사한다. 주로 유흥업소 관련 업무를 관장하며 건달 끼가 농후해서 툭하면 주먹질을 하고 건달패를 거느리고 있다.
수지와의 불화로 건우에게 두들겨 맞으며 망신을 당한 후, 언젠가 앙갚음을 하리라 벼르고 있다.
이수지(여. 21- )
1971년 생. 건우의 누나.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있다.
천사 같은 심성의 소유자. 어린시절 엄마를 잃은 건우를 끔찍하게 아끼며 돌본다.
유일한 취미는 음악 감상, 그 중에서도 클래식 기타연주를 즐겨 듣는다. 대학동창 이자 마음의 연인인 진호의 영향을 받은 것. 그러나 소아마비인 자신의 처지에 사랑하는 진호에게 짐이 되기 싫어 연모를 마음을 숨긴다.
아버지 회사의 직원인 상필의 적극적인 구애에 결혼을 하지만 인간말종인 상필에게 구박과 멸시를 받으며 불행한 결혼생활을 한다. 그러나 불같은 성미의 건우와 아버지에게 그 사실을 숨기며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장진호(남. 21- )
1971년 생. 수지와 대학동문이며 친구.
가난한 고학생으로 대학시절부터 수지를 짝사랑해왔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제법 실력을 갖춘 뮤지션으로 활동하다가 군 제대 후, 남의 사람이 되어있는 수지를 보며 가슴 아파 한다. 후에 가수이자 음악 프로듀서로 명망을 떨친다.
장진표(남. 17- )
1976년 생. 진호의 동생이자 준규와 건우의 절친한 친구.
생각이 깊고 늘 말이 없는 호수 같은 성품. 철도대학을 나와 이름 없는 간이역에서 일을 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 군 제대 후, 오갈 데 없는 준규를 받아들여 함께 지내다가 잡일이나 거들며 소일하는 준규의 재능을 안타깝게 여기고 형 진호에게 연락을 넣어 준영의 재능을 다시 키워주도록 주선해준다.
준영과 건우에게는 휴식처가 되어주는 친구다.
강신희 (여. 28- )
고교시절 건우를 끔찍이도 좋아하던 여학생.
8년 후,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은 사업가가 되어 건우 앞에 나타나 집요한 애정공세를 펼친다. 불같은 열정의 소유자지만 쿨하고 뒤끝이 없다.
차전일 (남. 63- )
준영의 친부. 우유부단한 성격
늘그막에 향자를 만나 열정을 불태웠지만 마나님의 제지를 받자 향자와 그의 아들까지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아직도 향자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어 마나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준영을 받아들이지만 따뜻하게 품어주지는 못한다. 준영을 자신의 호적에 올려주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고 여기고 있다. 작지만 알차게 운영해오던 중소기업이 부도를 맞게 되면서 가족과 함께 외국으로 떠나 잠적해버린다.
황민경 (여.40- )
동두천 토박이. 기지촌에서 자라 그곳에 터를 잡은 수다장이 아줌마.
걸걸한 서향자를 형님으로 따르고 좋아한다. 알콜중독에 웬수같은 남편이긴 하지만 하늘같이 떠받들며 살아간다.
피붙이 같던 향자가 죽고 기지촌이 몰락하면서 동두천 관광지에서 작은 선술집을 운영하며 서울로 상경한 화정의 뒷바라지를 한다.
그 외, 화정부, 연예부기자, 병석의 수하들 외 다수................
9. 시놉시스
1986년 가을. 동두천
미군기지 앞을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는 준영. 군침을 흘리며 수군대는 미군들의 시선 끝에
야한 옷을 차려입은 여인이 보인다. 카센타 앞에 세워놓은 군용트럭에 기대어 미군장교 앞
에서 한껏 교태를 부리는 여인. 그 모습을 성난 눈빛으로 노려보던 준영은 카센타 앞에 놓여있던 구정물 통을 들어 여인에게 뒤집어 씌워버린다. 여인, 그런 준영을 잡아 두들기며 소리친다. “이놈의 자식이 지에미한테 뭐하는 짓이야!” 그런 향자를 힘껏 밀쳐 넘어뜨리고 달려가 버리는 준영.
소요산 어귀의 작은 동굴. 아늑한 그곳은 준영만의 아지트다.
오두마니 앉아 노을을 바라보던 준영. 한쪽에 세워놓았던 기타를 들어 서툰 솜씨로 튕기며 밤이 이슥해질 때마다 아픔을 달랜다. 상처투성의 앳된 얼굴, 울분에 가득 찬 슬픈 눈빛의 열 살 소년, 준영.
네온사인이 불야성을 이루는 거리의 <줄리나이트클럽>으로 들어가는 준영. 쿵쾅대는 밴드의 연주, 댄서들, 그리고 무대 위에선 향자가 미군의 품에 안겨 춤을 추고 있다. 그 모습을 노려보다 안채로 들어가는 준영.
방문을 닫아걸고 어두운 방에 그대로 누워버리는 준영. 방안까지 쿵쾅거리는 음악이 그대로 들려온다.
초등하교의 점심시간. 아이들은 모두 도시락을 꺼내먹는데 준영은 빵과 우유를 꺼낸다.
“갈보새끼! 양키 빵 먹냐?” 며 놀려대는 아이들. 참다못한 준영이 덤벼들지만 수세에 몰리고 아이들의 밑에 깔려 코피가 터지도록 얻어 맞는다.
준영을 타고 앉은 아이의 머리에 도시락통이 날아든다. 여깡패 화정의 등장에 아이들은 잽싸게 숨어버린다. 일으켜주려는 화정을 밀치고 그대로 뛰쳐나가는 준영.
코피터진 상처투성의 얼굴로 땅바닥만 보며 걸어오던 준영이 뭔가에 부딪힌다.
예쁜, 정말 예쁘고 맑은 얼굴의 소녀가 준영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다.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는 준영. 소녀는 여전히 맑은 미소를 지으며 준영을 빤히 본다.
자신을 놀리는 걸로 생각한 준영이 들고 있던 책가방을 집어 던지는데 소녀는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고 얼굴로 달아드는 가방에 맞고 넘어진다.
눈물이 그렁해진 눈으로 더듬더듬 바닥을 짚으며 일어나는 소녀.
소녀는 시각장애인, 9살의 혜인이다.
벙한 얼굴로 그런 소녀를 보고만 있는 준영. 그것이 준영화 혜이느이 첫 만남이다.
그날부터 향자의<줄리 나이트클럽>에 새로운 밤무대 가수 미숙과 그녀의 딸 혜인은 준영의 안채에 방 하나를 얻어 함께 살게 된다.
그날 이후, 혜인의 뒤를 쫒는 준영.
하얀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던 혜인은 그런 준영이 보이는 듯 뒤를 돌아보고 예의 미소를 지어보인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게 믿겨지지 않는 또렷한 눈빛으로.
준영, 지팡이를 홱 뺏어든다.
“너, 보이지? 안 보이는 거 거짓말이지?”
당황한 혜인, 더듬더듬 팔을 내저으며 가파른 개천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떨어지기 직전, 준영은 그런 혜인의 손을 잡는다.
지팡이를 개천으로 집어던져 버린다.
“이제 지팡이 없어.” 둘은 그렇게 처음으로 손을 잡는다.
그날 이후, 준영은 혜인을 친동생처럼 보살피며 그림자처럼 붙어 다닌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혜인을 위해 수업이 끝나자마자 쏜살같이 달려와 혜인과 어울리는 준영. 그렇게 준영의 옆자리를 빼앗긴 화정은 질투심으로 혜인을 괴롭히지만 또래친구가 없는 혜인은 그런 화정을 따르며 좋아한다.
화정의 얼굴을 만져보며 참 예쁘게 생겼다고 말하는 혜인.
“넌 못 생겼어. 내가 이쁘게 해줄까?” 엄마의 화장품을 가져다 혜인의 얼굴을 엉망으로 꾸며놓은 화정. 우스꽝스런 혜인을 길 한가운데 앉혀놓고 준영을 데리고 올 테니 기다리게 한다. 아이들의 놀림을 받으면서도 그 자리를 지키는 혜인. 곧 화정은 혜인의 존재를 잊어버린다. 밤이 돼서야 혜인에게 달려간 화정은 그 자리에 그린 듯 앉아 눈물을 글썽이는 혜인을 데리고 오며 “바보”라고 한다.
혜인이 준영과 단둘이 어울릴까봐 감시하듯 혜인 곁을 맴도는 화정.
혜인이 보이지 않는데도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는 걸 신기한 듯 구경한다. 혜인은 크레파스는 색깔마다 냄새가 있다며. “넌 빨강색, 준영오빠는 파랑색”이라고 한다. 화정은 파랑색을 좋아한다는 혜인을 데리고 푸른 강으로 간다.
쪽배를 타고 나가는 화정과 혜인.
준영오빠도 같이 올 걸. 하는 혜인에게 화가 난 화정은 내가 좋아? 오빠가 좋아? 묻고. 혜인은 둘 다 좋다고 한다. 나랑 친구하고 싶으면 여기서 뛰어내려보라는 화정. 혜인은 두려워하면서도 배에게 뛰어내리고 화정은 간신히 혜인을 구해 뭍으로 올라온다. 그 일로 혜인은 오래도록 앓아눕고, 죄책감에 시달리던 화정은 혜인을 진짜 친구로 받아들인다.
그때부터 함께 어울리게 된 세 사람. 낮이면 텅 빈 클럽의 무대에서 어른들의 흉내를 내며 악기를 연주하고 춤과 노래를 부른다. 한탄강에서 낚시를 하기도 하고 산을 오리기도 하며 불행하지만 서로가 있어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낸다.
이따금 준영은 화정을 따돌리고 혜인과 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자신만의 아지트로 데려간다. “여기서부터 곧장 열 발자국, 그리고 오른쪽으로 돌아서 내리막길로 스무발...” 그렇게 다가가는 준영의 작은 동굴. 그 안에서 준영은 혜인이 제일 좋아하는 동화책을 읽어주기고 하고 밤이면 하늘의 별자리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준영과 혜인은 그날이 둘이 생일임을 알게 된다. 둘이 함께 맞는 첫 번째 생일. 준영은 혜인을 업고 아지트로 와서 작은 케잌을 밝히고 혜인에게 호루라기 목걸이를 선물한다. “ 내가 필요하면 이걸 불어. 언제든 달려갈게.” 혜인은 자신의 목에 걸고 있던 은 목걸이 - 혜인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가 새겨진- 를 준영의 목에 걸어준다. 준영은 서툴게 생일축하곡을 기타로 연주해준다. 혜인은 준영의 기타솜씨가 훌륭하다며 최고의 음악가가 될 거라고 한다.
그날 밤, 준영은 클럽의 밴드 아저씨에게 기타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한다.
고사리 손으로 열심히 기타를 배우는 준영, 손끝에 피가 맺혀도 열심히 연습에 매진한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15살이 된 준영은 혜인에게 아름다운 기타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감탄하며 더욱 독려하는 혜인. 그런 두 사람을 여전히 질투하는 화정.
어느 비 오는 가을날.
화정은 준영의 학교 앞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는데 준영은 화정을 따돌리고 혜인에게 달려간다. 한번도 비를 맞아본 적이 없다는 혜인을 끌고 나와 신나게 비를 맞으며 낙엽길을 달리는 두 사람.
흠뻑 젖은 둘은 아지트로 숨어들어 모닥불을 피워놓고 옷을 말린다. 젖은 혜인의 얼굴을 가까이 들여다보며 준영의 키스하는 대목의 대사를 외우다가 혜인의 손과 이마에 입을 맞춘다. “진짜 키스는 이번 생일에 할꺼야.” 얼굴에 붉히며 미소 짓는 두 사람.
준영은 다가올 크리스마스, 혜인의 생일에 선물로 줄 노래를 열심히 작곡하고 있다.
이를 안 화정의 고자질로 형자에게 잔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한 소절 한 소절 사랑을 듬뿍담아 사랑의 세레나데를 만들어 나간다.
혜인 역시 준영의 생일선물로 줄 비누조각으로 만들고 있다.
화정도 질세라 준영을 위해 뜨개질을 한다. 괄괄한 성격 탓에 연신 풀고 다시 뜨고를 반복하면서도.
그렇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준영과 혜인의 생일을 하루 앞둔 날. 미숙은 형자와 크게 다툰다.
혜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모으기에 혈안에 된 미숙이 몰래 팁을 따로 챙겨왔던 것. 그날 밤. 당장 그만두고 나가라는 형자에게 앙심을 품은 미숙은 돈을 훔쳐 야반도주를
하고 혜인은 영문도 모르는 채 동두천을 떠나게 된다.
그토록 열심히 준비해온 생일선물을 들려주지도 못한 채 어이없이 이별을 맞게 된 준영은 마치 자신의 반쪽을 잃어버린 듯 상실감에 잠겨 지낸다.
어느날, 미숙이 이태원에 있다는 소문을 들은 준영은 무작정 기차에 올라 이태원으로 간다.
그렇게 며칠을 헤매이던 준영은 다시 웃음도 삶의 의욕도 잃어버린 채 방에 틀어박힌다. 화정은 애써 위로해보지만 준영에게는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는다.
어느 날, 향자는 방황을 거듭하던 준영을 앞세워 서울로 향한다. 한남동의 으리으리한 저택.
머리가 허옇게 센 초로의 노인 앞에 준영을 맡긴다. 그가 바로 준영의 아버지, 차전일이다. 그리 애틋한 모자관계도 아니었지만 죽을 때까지 인연을 끊겠다는 각서를 쓰고 돈봉투 하나만 던지듯 건네고 돌아서는 향자를 준영 역시 돌아보지 않는다.
그날부터 서준영의 이름은 차준규로 바뀌어 아버지의 호적에 오른다. 중년의 누이와 매형, 그리고 낯선 아버지와 새어머니... 그들의 소리 없는 냉대 속에 준영은 낮이면 혜인을 찾아 이태원을 헤매이고 밤이면 혜인에게 향한 마음을 낡은 기타로 달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미숙을 따라 이태원으로 이사 온 혜인 역시 준영을 그리워하며 야위어간다. 그곳의 클럽에서 미군장교를 만나 연애를 하며 목돈을 챙긴 미숙은 준영을 보고 싶어 하는 혜인을 데리고 동두천으로 간다. 향자에게 빚을 갚기 위해서다. 혜인은 화정에게 준영이 서울 어딘가의 친아버지 집으로 보내졌다는 소식만 듣고 아쉽게 돌아온다.
화정은 가까스로 준영(이제부터 준규)의 연락처를 알아내 서울로 올라온다. 혜인의 소식부터 묻는 준규에게 혜인과 만난 사실을 숨기는 화정. 그나마 화정을 만나 숨통이 트인 준규는 함께 이태원을 거닌다. 그 시각, 그 두사람이 지나는 길가의 레스토랑에서 혜인은 양아버지가 될 미군장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얼마 후, 미군장교 윌리엄과 결혼한 미숙은 클럽생활을 청산하고 외인주택으로 입주하여 평범한 가정주부가 된다. 윌리엄은 혜인을 친딸처럼 아끼며 점자교육을 받도록 주선하고 맹인견도 선물한다.
수시로 화정에게 연락을 하며 준영을 찾던 혜인은 서울 어디엔가 준영이 있다면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맹인견과 함께 이태원을 헤매다 사고를 당할 뻔하기로 한다. 준영에 대한 그리움으로 날이 갈수록 야위어 가는 혜인.
명문고에 차준규라는 이름으로 진학하게 된 준영은 전교생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학교의 명물 보스, 건우와 짝이 된다. 둘은 서로의 눈빛에서 강한 느낌을 받지만 내심 무심한척 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밤거리를 질주하는 건우, 도착한 곳은 조용한 산사. 검은양복으로 갈아입은 건우가 어머니의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추모제를 지내는 동안 소아마비로 휠체어신세를 지고 있는 누나, 수지를 세심히 배려하는 건우. 추모제를 끝내고 가족들의 저녁모임 자리에서 병석은 자신의 외조카 상필을 수지에게 소개한다. 뱀같은 눈빛의 상필이 맘에 들지 않았던 건우는 수지가 피곤해보인다는 핑계로 수지를 안아들고 그 자리를 나온다. 수지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밤거리를 달리며 애틋한 정을 나누는 건우. 그러나 수지는 누나일 뿐이다.
그날 밤. 이태원을 거닐며 혜인을 찾던 준규는 길 건너편 혜인의 모습을 발견하고 미친 듯이 달려간다. 인파 속으로 사라진 혜인을 향해 정신없이 뛰어가던 준규는 모퉁이를 돌다가 마침 병석과의 약속시간에 늦어 달려오던 건우와 부딪혀 넘어진다. 넘어진 건우를 일으켜주지도 않고 달려가버리는 준규.
씩씩대며 반대방향으로 향하던 건우는 술에 취한 미군들에게 둘려싸여 희롱을 당하고 있던 혜인을 발견하고 정의감에 뛰어든다. 미군들의 손에서 놓여난 혜인은 서둘러 그 자리를 피하고, 남은 건우는 점점 수가 늘어나는 미군들에게 둘려싸여 린치를 당한다.
혜인을 놓치고 허탈하게 그 자리로 되돌아오던 준규는 그런 건우를 발견하고 싸움에 합세해 거든다. 그런 준규를 보며 의아한 표정의 건우. 한바탕 싸움을 벌이던 준규와 건우는 파출소로 끌려간다.
연락을 받고 달려온 병석이 두사람을 빼내주고 건우는 준규에게 술을 산다. 건우가 권하는 소주를 묵묵히 받아마시던 준규는 자리에서 일어서다 그대로 술에 취해 정신을 잃고......
다음날. 낯선 건우의 방에서 눈을 뜬 준규는 영문을 모르는 채 두리번거리다가 고급기타를 발견하고 저도 모르게 연주를 시작한다. 연주 소리에 홀린 듯 들어선 건우와 누나는 준규의 기타연주에 흠뻑 빠진다. 연주를 끝낸 준규에게 박수를 보내는 건우와 누나.
건우는 그 기타를 준규에게 선물하며 수지에게 기타강습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때부터 준규는 진호의 작업실에서 진호의 동생 진표, 건우와 더불어 밴드를 결성해 연주도 하고 진호가 공연하는 밤무대에도 함께 올라보며 보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군에 입대를 하게 된 진호는 송별회의 자리에서 훗날 다시 뭉쳐 그룹 활동을 해보자고 굳게 약속한다.
그 사이, 수지는 건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병석의 신임을 받고 있는 상필과 결혼을 약속한다.
수지의 결혼식. 건우는 준규와 함께 기타연주로 축하선물을 대신한다. 마음의 연인이었던 누이를 떠나보낸 날. 건우는 처음으로 준규 앞에서 눈물을 보인다.
얼마 후, 버릇처럼 이태원을 헤매며 혜인을 찾던 준규는 달리는 버스 안에서 저 멀리 서있는 혜인을 발견하고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 그곳까지 한달음에 달려간다. 아직 그 자리에 서 있는 혜인을 그대로 달려가 안는 준규. 혜인은 단번에 준영임을 알아채고 순순히 그 품에 안기어 눈물을 흘린다.
준규는 그 길로 혜인을 데리고 빈 예식장으로 가서 오랫동안 품어왔던 사랑의 세레나데를 피아노로 연주하며 들려준다. 둘은 그 자리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린 후 오랫동안 기다려온 첫 키스를 나눈다.
그렇게 잠시 동안 행복한 만남을 갖던 두 사람은 다시 이별의 운명 앞에 놓인다. 윌리엄이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그곳에서 시력을 회복할 수술을 받게 된 혜인.
이별 전야. 준규는 혜인과 경춘선에 오른다. 추억의 아지트에서 둘만의 밤을 보내는 두 사람. 어느새 이별의 날은 밝아오고 밤새도록 준영의 얼굴을 어루만지던 혜인은 꼭 눈이 나아 돌아오겠다고 약속한다. 준규도 그때는 어엿한 남자가, 훌륭한 기타리스트가 되어 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렇게 혜인이 떠나고.. 홀로 남은 준규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공부에 매달린다. 건우도 덩달아 가정교사를 대달라는 등 극정을 떨지만 공부에는 영 취미를 느끼지 못한다.
덕분에 좋은 가정교사에게 집중 교육을 받은 준규의 성적은 급상승한다.
어느날, 건우는 수지의 얼굴에 상처를 발견하고 수지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눈치 챈다. 그길로 상필에게 달려가 건우는 준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상필은 반주검이 되도록 두들겨 놓고 한번만 더 누이에게 손을 대면 죽여 버리겠다고 경고한다.
그 일로 인해 건우와 상필은 적대관계가 된다.
그렇게 겨울이 다가오고... 학력고사를 치른 준규는 희망하던 서울대 기악과에 합격한다. 낙방한 건우도 자기 일처럼 기뻐해준다.
마침 그날 미국으로부터 혜인의 편지가 도착한다. 수술 날짜를 잡았다는 내용이다. 혜인에게 대학에 합격했다는 편지를 써 보내고 오는 길에 준규는 화정의 전화를 받는다. 급히 동두천으로 내려오라는 전갈이다.
합격 통지서를 들고 3년 만에 동두천으로 내려온 준규는 병석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향자를 보고 뜨거운 눈물을 삼킨다. 3년 전, 향자는 암선고를 받고 준규를 친부에게 보냈던 것이다. 향자는 준규의 품에서 한 많은 인생을 마감하는 준규는 회한에 잠긴 채 장례를 치른다.
건우는 그 소식을 듣고 달려와 준규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준다. 장례가 끝난 후, 건우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는 소식을 전한다.
기차역에서 건우를 배웅하는 준규. 둘은 꼭 성공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고 굳게 약속하고 멀어진다.
동두천에서 줄리나이트클럽을 팔아넘기고 향자가 남긴 빚을 정리한 준규는 한 달 만에 서울로 돌아간다. 준규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 화정은 대학생이 되는 준규 앞에서 초라한 자신을 돌아보고 예전에 갖고 있던 디자이너의 꿈에 도전해보기로 마음먹는다.
서울로 돌아온 준규는 친아버지의 집에 이미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는 걸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 사이 친아버지는 부도를 내고 가족과 함께 잠적해버린 것.
준규는 유일하게 혜인과 연락할 수 있었던 주소, 그 편지 한통도 찾지 못한 채 다시 외톨이가 되어 방황하다 결국 동두천으로 되돌아간다.
혜인을 그리워하며 방황의 나날을 보내던 준규는 화정의 방에게 혜인의 편지를 발견한다. 화정에게 보낸 혜인의 편지다. 편지를 뺏어드는 화정. 이제 그만 혜인을 잊고 나를 봐달라고 애원한다. 편지를 내놓으라고 소리치는 준규를 피해 화정은 강가로 달려 나간다.
강가의 벼랑 끝에 선 화정, 나와 편지 중 하나만 택하라고 소리치고 준규는 편지를 달라는 말만 반복한다. 결국 화정은 편지를 쥔 채 강으로 뛰어들고, 준규는 가까스로 화정을 건져낸다.
그 일이 있은 후 더욱 말을 잃은 준규를 가슴 아프게 바라보던 화정은 다음 학기에라도 준규의 대학에 등록을 해주기로 마음먹고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위험한 밀수사업에 손을 댔다가 위험에 처한다.
준규는 화정을 구하려다가 왼손을 크게 다치고 신경을 다친 손가락으로 다시는 기타 줄을 잡을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기타, 대학, 그리고 혜인........ 모든 것을 잃어버린 준규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한편, 미국의 혜인은 연락이 끊긴 준규를 애타게 찾으며 화정에게 연락을 해보지만 화정은 준규가 행방불명이 되어 연락두절된 상태라고만 알려준다. 얼마 후, 혜인이 한국으로 돌아오겠다고 전화를 해 오자 화정은 급기야 준규를 차지하겠다는 욕심에 준규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혜인은 전화를 끊고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만다.
절망에 빠져있던 준규는 해병대에 자원입대를 하고 그곳에서 방위근무를 하는 진표와 재회한다. 진표와 함께 군 생활을 하며 방황의 시간을 보내는 준규.
디자이너를 꿈꾸며 학원에 다니는 화정은 정성껏 편지를 보내고 간간히 면회도 온다.
3년 후, 준규의 제대 날. 먼저 제대하고 간이역의 직원이 된 진표는 낡은 트럭을 몰고 나와 갈 곳 없는 준규를 데리고 떠나고, 뒤늦게 도착한 화정의 택시와 엇갈린다.
화정은 잠적한 준규의 행방을 알지 못한 채 애타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진표와 함께 한적한 간이역에서 잡일이나 거들며 소일하는 준규. 그런 준규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진표는 자신의 행방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아달라는 준규와의 약속을 어기로 형, 진호에게 연락을 한다.
진호는 그곳으로 준규를 찾아와 다시 음악을 해보자고 권유한다. 의욕을 상실한 준규는 진호의 제의를 거절하지만 진호는 반강제로 작곡일을 떠맡긴다. 하지만 짧은 로고송조차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해내는 자신을 보며 준규는 더욱 피폐해져 간다.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간 건우는 아버지의 지극한 배려와 지원으로 현지에서 일대일 언어교육을 받아가며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게 된다. 물론 건우에게 영어를 가르치던 여자 영어강사는 건우에게 첫눈에 반해 가슴앓이를 하며 떠나야 했지만...
명문 컬럼비아 경영대학에 들어가게 된 건우는 그 곳에서 숨겨져있던 재능과 끼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럭비부에서 맹활약을 벌리는 건우는 대학캠퍼스의 여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우상으로 떠오르고, 건우는 금발미녀들과 또 다시 의미없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경영학을 배우며 뒤늦게 공부에 재미를 붙인 건우는 준규에게서 영향을 받은 음악을 본격사업화하는데 관심을 갖고 졸업한 후엔 한국으로 돌아가 음악업계를 뒤흔들 새로운 사업을 해내리라 마음 먹는다.
방학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온 건우는 준규의 행방부터 찾는다. 몇 년 뒤 함께 음악사업을 할 파트너, 준규에게 제일 먼저 자신의 포부와 계획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
그러나 준규는 행방불명이 되어버렸다. 안타깝게 준규를 찾던 건우는 학기가 시작되어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 후로도 애타게 준규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건우는 뒤늦게 준규가 고교시절 친구와 어렵게 지낸다는 소식을 접하고 친구의 불행에 가슴에 메어진다.
몇 년만에 준규와 통화를 하게 된 건우.
자신감을 상실하게 불행의 늦게 빠져있는 준규는 반가운 건우의 목소리를 듣고 목이 멘다.
짧은 몇마디 말이지만 멀리서나마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든든한 건우의 음성에 다시 힘을 얻은 준규는 건우의 간곡한 설득대로 병석을 찾아가 만난다.
건우에게 준규를 각별히 돌봐달라고 부탁을 받는 병석을 준규를 자신의 수행비서로 일하면게 한다.
병석의 총애를 받게 된 준규에게 묘한 라이벌의식을 갖는 상필.
상필은 단지 건우의 친구라는 이유로 번번이 준규를 괴롭힌다. 결국 준규는 참다못해 상필과 주먹다짐을 하고 다시 위기를 맞게 된다.
병석은 그런 준규를 데리고 일본 훗카이도에서 새롭게 오픈할 호텔 공사현장으로 떠난다.
준규는 그곳에서 잡일을 도우며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인 자연을 벗 삼아 오랜만에 마음의 안정을 찾아간다.
훗카이도에도 아름다운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준규 자신과 혜인의 생일인 크리스마스. 때맞춰 귀국을 준비하던 건우와 준규가 일하고 있는 일본의 호텔로 들르면서 두 친구는 8년 만의 감격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건우의 곁에는 이제 시력을 회복하고 아름답고 기품 있는 숙녀로 변신한 혜인이 서 있다.
8년 전. 미국으로 간 혜인은 수술을 시도하지만 시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다. 소식이 끊긴 준영을 애타게 찾던 혜인은 화정으로부터 행방불명이라고 전갈을 받게 되고 가슴을 졸인다. 준영을 찾기 위해 서울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혜인은 다시 준영이 죽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는다.
슬픔의 세월을 보내던 혜인은 맹인견과 함께 안개낀 거리를 걷다가 건우의 차에 치여 쓰러진다. 명문대학병원에 입원한 혜인은 그곳에서 후원자의 도움으로 권위 있는 의사에게 재수술을 받고 시력을 완전히 회복하게 된다.
혜인은 알지 못했지만 그 후원자는 건우였다. 시각장애인인 혜인에게서 장애인인 누이의 모습을 떠올렸던 건우아 아버지의 도움으로 혜인의 수술비용을 후원해줬던 것.
시력은 찾았지만 사랑하는 준영을 영원히 잃은 슬픔에 방황을 거듭하던 혜인은 암선고를 받은 미숙의 애원과 독려에 다시 기운을 차리고 공부에 전념해 컬럼비아 음대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던 건우와 만나게 된다.
어느 날 캠퍼스를 거닐던 혜인은 귀에 익은 기타연주를 듣고 홀린 듯 따라간다. 그 옛날 준규가 들려주곤 했던 기타 연주를 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건우. 건우는 예전 준규에게 배운 연주를 하던 중이었다. 그 모습에서 잃어버린 준영의 모습을 발견한 건우와 조심스레 가까워진다.
건우는 한 눈에 일 년 전 교통사고의 피해자인 혜인을 알아보지만 혜인은 건우를 알아보지 못한다.
건우의 주선으로 함께 음악서클활동을 하게 된 혜인. 건우는 다른 여자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혜인에게 호감을 갖고 최고급 사교모임과 일류 레스토랑, 공연장 등으로 에스코트하며
애정공세를 펴지만 깊은 사랑의 상처를 품고 있는 혜인의 마음은 쉽사리 열리지 않는다.
그런 상처를 알게 된 건우는 혜인에게 더욱 애틋한 관심을 쏟으며 승마와 요트 등 활기찬 운동을 권유하고 혜인은 점차 예전의 밝은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기 시작한다.
그 즈음, 혜인의 기숙사를 방문한 미숙과 양아버지는 건우를 알아보고, 뒤 늦게 자신의 시력을 찾아준 후원자가 건우임을 알게 된 혜인은 건우에 대해 더욱 깊은 신뢰와 더불어 부담감도 갖게 된다.
음악 써클팀의 송년회장에서 노래를 하게 된 혜인은 기립박수를 받고, 혜인의 기막힌 노래솜씨에 감독을 받은 건우는 구상하던 새로운 음악제작사업의 파트너로 혜인을 염두에 둔다. 졸업을 앞두고 귀국 준비를 하던 건우는 혜인에게 가수로 데뷔할 것을 제의하고 오랜 고민 끝에 혜인도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혜인이 가수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단 한 가지. 혹시라도 어디엔가 살아있을 지도 모를 준규가 자신을 찾아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둘이 함께 일본으로 오게 되었다.
건우의 곁에 서 있는 혜인을 처음 본 순간, 준규는 얼어붙고 만다. 그토록 그리웠던 그녀가 앞에 서 있건만 너무도 비참하게 전락한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 건우의 애인이 되어있다.
혜인 또한 어딘지 낯익은 준규의 시선을 떼지 못한다. 첫사랑의 준영과 꼭 닮은 목소리, 그리운 준영의 체취가 그에게서 느껴지지만 그는 차준규라는 인연의 친구일 뿐인 것이다.
선상 레스토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며 건우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두 사람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라 너무도 행복하다며 기뻐한다. 자정이 가까워지며 선상의 사람들은 함께 카운트다운을 하고 선상 위에선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불꽃놀이가 펼쳐지며 캐롤이 연주된다. 그 자리에서 건우는 혜인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며 생일 축하한다고 속삭인다.
그 모습을 보며 오래 전 혜인과의 생일파티를 회상하는 준규.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는 혜인 역시 준규와 같은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바로 앞에 그 옛날의 목걸이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첫사랑이 서 있는 것을 알지 못한 채.....
그렇게 세 사람은 일본에서 잠시 체류하다가 함께 한국으로 들어온다
건우는 아버지의 호텔사업을 인수하면서 새롭게 구상해온 음반사업에 총력을 기울인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침체된 음반시장을 일으키고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디지털음악 사업계를 주도하겠다는 것이 건우의 야심찬 프로젝다.
그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으로 혜인의 음반작업을 시작한 건우는 모든 기획과 작곡을 준규에게 맡긴다. 처음엔 고사하던 준규도 혜인에게 어울리는 곡은 너만이 쓸 수 있을 거라는 건우의 말에 제의를 받아들이고 작곡가로의 재도약을 다짐한다.
혜인은 동두천으로 내려가 보지만 그곳엔 혜인과 준영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는, 이미 몰락해가는 기지촌의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다. 화정의 가족도 그곳을 떠났고, 화정은 서울 어딘가의 의상실에 있다는 소식만 간신히 전해 듣고 돌아오는 혜인. 준영이 합격했었던 대학과 서울 준영 친부의 집까지 찾아가보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다.
건우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도 혜인을 사로잡고 있는 첫사랑 서준영의 존재를 의식하지만 혜인을 위로하며 차화정 이라는 친구를 꼭 찾아주겠다고 약속하다.
어느 날. 혜인은 작업을 하고 있던 준규에게 찾아와 부탁을 한다. 이번 음반에 이 노래를 꼭 넣었으면 하는데 악보를 그릴 줄 모른다며.. 피아노 연주하며 혜인이 부르는 그 노래는 8년 전, 준영이 생일선물로 불러줬던 사랑의 세레나데다. 목이 메어 가까스로 노래를 마친 혜인은 이 음악을 듣는다면 찾고 있는 사람이 나타나 줄 것 같다며 간절히 부탁한다. 준규는 뜨겁게 오르는 눈물을 간신히 누르며 끄덕인다. “참... 좋은 곡이네요.” 혜인은 고맙다며 쓸쓸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그곳을 나선다. 혜인이 아직도 자신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은 준규는 밤잠을 설치며 작곡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혜인은 가수 데뷔를 위해 요가, 워킹과 화법 등 구체적인 데뷔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건우가 어렵사리 찾아낸 화정을 만나게 된다.
강남의 한 의상실에서 말단 디자이너가 되어있는 화정. 준영이 군 제대와 함께 사라진 후 화정도 서울로 올라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매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화정과 만난 혜인은 준영의 소식을 재차 확인한다. 준영이 죽었다는 소문이 사실이냐고. 사실을 말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 화정 앞에 건우와 준규가 들어선다. 준규를 보고 말문이 막히는 화정. 준규 역시 화정을 보고 굳어버린다.
혜인은 자신의 코디네이터로 화정을 추천하고 건우는 흔쾌히 수락한다.
준규는 화정에게 자신의 존재를 혜인에게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화정 역시 그러마고 약속한다.
그 후, 화정은 혜인의 고급빌라에서 함께 살면서 코디네이터의 일을 겸하게 된다.
준규는 의욕적으로 혜인의 음반작업에 몰두하지만 간간히 혜인과 건우의 다정한 모습을 볼 때마다 혼란에 빠진다. 그런 준규를 지켜봐야하는 화정의 아픔도 깊어간다. 괴로울수록 혼신의 힘을 다하여 작곡 작업에 매달리는 준규.
화정은 건우가 준규에게 마련해준 오피스텔을 알아내 매일 밤 찾아와서 빨래부터 청소까지 뒷바라지를 한다. 부담스런 준규가 아무리 밀어내도 두 번 다신 떨어지지 않겠다면 막무가내인 화정. 덜렁대는 성격 탓에 여기저기 데이고 베고 상처투성이 되어가면서도 준규의 속옷까지 다려내고, 옷장엔 직접 준규를 위해 디자인하고 만든 옷을 걸어주는 등 지극정성을 보인다.
아버지의 사업을 인계 받아가며 자신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던 건우. 어느 날, 건우는 거래처와의 술자리에서 고교시절 몇 번의 데이트를 한 적이 있었던 강신희를 만나게 된다.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은 사장의 자격으로 그 자리에 나타난 신희는 예전에 건우 때문에 심한 가슴앓이를 했었다며 적극적으로 다가선다.
태어나 처음으로 한 여자와 2년이 넘는 연애를 해본 건우.
그만큼 혜인을 사랑하지만 아직 그 깊이를 인지 하지 못했던 건우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신희와의 가벼운 만남을 굳이 마다하지 않는다.
언제나 과거에 묶인 채 같은 거리를 유지하는 혜인에게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건우의 모습을 지켜보던 준규는 혜인을 위해 조언하지만 건우는 그저 사업상의 만남일뿐이며 아직 발목을 잡히기엔 아까운 나이 아니냐고 웃어넘긴다.
그 후로 바쁜 업무와 신희와의 만남 때문에 혜인과의 약속을 펑크 는 건우. 준규는 번번이 건우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고 본의 아니게 몇 번의 데이트를 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진다.
혜인을 집으로 바래다주는 준규의 모습을 목격하며 질투심에 사로잡히는 화정. 애인 친구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하지만 혜인 자신도 가슴 한구석에 조금씩 자라나는 준규에 대한 감정을 어렴풋이 느낀다.
혜인과 설레는 데이트를 하게 되면서 준규도 조금씩 밝아진다. 혜인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작곡 작업에 매달리는 준규. 불면의 밤이 계속될수록 불후의 명곡들이 차례로 탄생한다. (영화 아마데우스의 작곡 장면 참조)
마침내 준규의 작곡이 완성되고 건우와 혜인은 준규의 곡을 듣게 된다.
가슴 저리는 절절한 명곡들을 들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혜인.
혜인이 자신의 곡을 좋아해주자 준규는 더 없는 행복을 느끼고 건우는 대박을 확신하며 그 밤 작곡완성 기념 자축 파티를 연다. 다시 자신감을 찾은 준규는 마치 자신의 보호자처럼 진심으로 축하하고 기뻐해주는 건우를 보며 고마움과 자책감을 느낀다.
녹음작업이 시작되면서 준규는 혜인과 거의 함께 생활하게 되고 화정의 불안감은 더욱 심해진다. 곡을 설명하고 느낌을 해석해가며 많은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은 작업을 끝내고 함께 술자리를 갖게 된다.
술에 취한 혜인은 어릴 적 시각장애인이었던 과거와 아직도 가슴속에 품고 있는 첫사랑에 관한 얘기들을 들려주다가 쓰러지고 오랜만에 혜인을 업어 집으로 바래다주며, 준규는 아름답던 옛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삼킨다.
우연히 그런 두 사람을 목격한 병석은 의심스런 눈초리로 지켜본다.
세 사람은 음반의 후반작업을 위해 일본 출장을 계획한다. 그러나 건우는 아버지의 그룹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서 급작스레 출장에서 빠지게 되고 졸지에 준규와 혜인만 일본으로 떠나게 된다. 병석은 건우에게 은근히 혜인을 잘 지켜보라는 의미 있는 언질을 주지만 준규를 굳게 믿는 건우는 내가 부탁한 일이라며 가벼운 농담으로 받아 넘긴다.
일본에서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된 준규와 혜인은 건우가 마련해놓은 데이트 코스를 함께하며 아름다운 둘만의 추억을 만들어나간다. 훗카이도의 호텔 일로 출장을 온 병석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지며보며 심상치 않은 기류를 재차 확인한다.
얼마 후, 뮤직비디오 제작팀이 합류하면서 건우와 화정도 일본으로 합류한다. 전에 없었던 친근함으로 가까워진 준규와 혜인을 보며 불안감을 느끼는 화정은 늦은 밤 온천욕을 하던 준규 앞에 가운차림으로 나타나 이제 혜인을 잊고 자신을 여자로 보아달라며 달빛 아래서 가운의 끈을 풀어버린다. 준규는 그런 화정에게 다시 가운을 입혀주고 말없이 방으로 돌아간다. 방으로 돌아와 괴로워하던 준규, 걱정스레 다시 그 곳으로 가보자 화정은 차가운 눈밭 위에서 아까의 모습 그대로 얼어붙은 듯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런 준규의 품에 다시 안기려는 화정. 그러나 준규는 화정을 방으로 데려다 주고 냉정하게 돌아선다.
화정의 멋진 코디솜씨에 혜인은 더 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뮤직비디오를 찍는다. 그런 혜인의 모습을 자랑스레 지켜보는 건우를 보며 가슴아파하는 준규. 또, 그런 준규의 눈길에서 다시 한 번 절망감을 느끼는 화정.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화정은 준규의 오피스텔에 혜인의 그 아름다운 화보를 걸어놓는다. 그리고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셋이 함께 살자. 나, 오빠, 그리고 혜인이 그림자. 난 그래도 좋아.” 그리고 셋이 함께 행복했었던 추억을 조잘대는 화정. 준규도 더 이상 그런 화정을 나무라지 못하고 웃고 만다. 깔깔 웃다가 돌아서서 눈물을 삼키는 화정. 그렇게라도 준규를 잡고 싶은 애틋한 화정의 짝사랑.
혜인의 음반이 완성되면서 건우의 수완이 발휘되기 시작한다. 혜인음반에 대한 마케팅 회의석상에서 갖가지 방법들이 거론되지만 건우는 일단 흥행가능성이 가장 높은 세곡을 담아 미니 음반을 먼저 출시하여 저가에 공급하고, 나머지 곡들은 몇 달 후 바로 2집으로 발매함으로써 홍보효과도 높이고 한 음반으로 두 배의 수익을 올리자는 윈윈전략을 제안한다.
건우의 의견대로 세곡의 미니음반발매 준비가 시작되고,
오래전 미국에서부터 구상했던 기발하고 신선한 광고작업이 대대적으로 펼쳐진다.
혜인의 노래는 발매되기 전, CF의 배경음악으로 깔리고, 그 반응은 폭발적으로 돌아온다.
수억대의 제작비로 만든 뮤직비디오로 개최한 제작발표회 또한 신선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마침내 기대 속에 발매된 혜인의 음반은 신기록을 세우며 연일 매진된다.
건우는 음악하나로 세계를 움직이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하나씩 실현해나가기 시작한다.
혜인의 곡들은 최단기간에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혜인은 단숨에 톱가수의 반열에 오른다. 바쁜 방송 일정이 계속되자 화정도 의상실 일을 접고 혜인의 코디네이터에 전념하게 되고 건우는 준규에게 혜인의 곁을 지키며 수행해 줄 것을 부탁한다.
일단 감정을 숨긴 채 바쁜 일정을 함께하는 혜인과 준규, 그리고 화정.
빡빡한 일정에 지쳐가는 혜인. 그런 혜인의 모습에 안타까워하던 준규는 휴식을 제안한다. 그간 혜인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건우도 준규의 조언에 따라 혜인과 둘
만의 휴가여행을 다녀오기로 한다.
그러나 K그룹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건우는 다시 급한 출장을 떠나게 되고 모처럼 약속했던 휴가일정을 취소한다. 혜인은 다시 혼란 속에 남겨진다.
한편, 출장지인 일본에 도착한 건우는 일을 핑계로 그곳에 따라온 신희의 등장에 당황한다. 아버지의 사업체에 어느덧 깊이 관여하게 된 신희와 어쩔 수 없이 손을 잡아야 하는 건우.
건우가 떠난 그날.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혜인에 대한 신상 - 시각장애인이었던 전력과 양색시의 딸이라는 과거 - 들이 들춰지며 기자들의 공세가 시작되자 지친 심신의 혜인은 슬럼프에 빠진다. 준규는 괴로워하는 혜인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한편, 건우의 빈자리를 대신해 사태를 지혜롭게 수습해내다. 그런 준규에게 혜인은 고마움을 넘어선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준규 역시 혜인에 대한 감정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음을 깨닫고 두려움을 느낀다. 혜인은 일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른다.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서다.
만취 상태에서 위험한 유혹을 하며 접근해오는 신희와 함께 숙소로 향하는 건우.
혜인은 건우의 숙소로 찾아갔다가 함께 있는 두 사람을 보고 충격을 받은 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버린다.
한국으로 돌아온 건우는 뒤늦게 사태를 수습해보려 애써보지만 돌아선 혜인의 마음은 쉽사리 풀리지 않는다. 처음으로 혜인이 자신에게 멀어질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건우는 그제서야 혜인의 소중함과 자신이 품고 있던 깊은 사랑의 정체를 어렴풋이 알아간다.
병석은 그런 건우에게 다시 한 번 준규와 혜인의 위험한 관계를 귀띔하고..
그게 아니라고 우기던 건우도 병석이 내놓는 준규와 혜인의 다정한 사진들을 보며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을 받는다.
그 후로 두 사람을 유심히 지켜보는 건우. 자신 앞에서는 한번도 보이지 않던 자연스럽고 편안한 웃음을 준규 앞에서 보이는 혜인과 그런 혜인을 계속 좇는 준규의 애정 어린 시선을 감지한 건우는 두 사람의 관계를 확신하고 배신감에 사로잡힌다.
난생 처음 극심한 질투의 감정에 헤매던 건우는 마침내 깨닫는다. 이것이 바로 사랑임을.
어느덧 진정으로 혜인을 사랑하고 있었던 자신을.
건우는 고민 끝에 고급레스토랑을 빌려 준규와 혜인을 저녁식사에 초대한다. 혜인이 제일 좋아하는 사랑의 세레나데 - 예전에 준영이 혜인에게 선물했던 - 신청한 건우는 현악 삼중주가 그 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반지를 건네며 혜인에게 결혼을 신청한다. 세 사람의 긴장된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준규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혜인은 조심스럽게 프로포즈를 거절한다.
준규 앞에서 거절당한 건우는 큰 상처를 받고 그 자리를 뛰쳐나온다. 걷잡을 수 없는 상처를 달래기 위해 단골 바로 간 건우는 그곳에서 다시 신희와 재회한다. 그런 건우를 위로하기 위해 찾아다니던 준규는 또다시 신희와 술 마시고 있는 건우를 오해하고 강제로 끌어
달려다 주먹다짐까지 하게된다. 그 사건으로 서먹해지는 건우와 준규.
건우는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준규에게 다른 신인가수의 작곡을 부탁하며 혜인의 매니저를 다른 사람으로 알아보겠노라고 한다. 무언의 시위를 하고 있는 건우의 심정을 눈치 cos 준규 역시 괴롭지만 준규 역시 건우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건우는 혜인의 2집 발매 준비를 서두르며 괴로움을 달래고. 준규도 혜인의 걸려오는 연락을 받지 않으며 역시 괴로운 시간을 보낸다. 화정은 혜인에게 건우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라고 설득하지만 준규를 향한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혜인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혜인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 건우는 혜인을 찾아와 너무 일방적으로 서둔 것같아 미안하다며 언제고 마음이 정해지면 반지를 끼어달라고 다시 반지를 건넨다. 혜인은 간곡한 건우의 눈빛을 보고 차마 거절하지 못한 채 그 반지를 받아든다.
뒤늦게 혜인의 마음을 되찾기 위해 모든 정성을 다하는 건우, 그러나 혜인의 마음에 자리잡은 준규의 존재를 문득문득 느끼며 괴로움을 삭인다.
애써 마음을 잡으려 할수록 준규에 대한 그리움으로 나날이 수척해져가는 혜인. 공식적인 자리 외에는 혜인을 피하면서도 역시 혜인을 그리워하는 준규.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지며보는 화정 역시 한편으로는 불안감에, 다른 한편으로는 준규와 혜인을 갈라놓은 자책감에 시달린다.
혜인은 2집 발매를 앞두고 마지막 지방공연을 떠난다. 오랜만에 함께 한 혜인과 준규는 애써 태연한 척 미소를 지어보이며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감춘다. 이것이 마지막 동행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두 사람.
부쩍 허약해진 혜인은 혼신의 힘을 다해 공연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쓰러지고 만다. 화정은 병원으로 가자고 하지만 언론의 관심에 거부감을 느끼는 혜인은 한사코 병원 행을 거부하고 준규는 약을 사러 뛰어나간다.
그 사이 혜인은 화정에게 괴로운 속내를 드러내며 울음을 터뜨린다. 준규 씨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랑할 수 없다고. “준영오빠가 이런 나를 보면 뭐라고 했을까... 나쁘다고 했겠지? 건우 씨를 배신해선 안 된다고 하겠지... 준영오빠가 보고 싶어. 너무 보고 싶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혜인은 지쳐 잠이 든다. 그런 혜인의 얼굴을 쓸어주며 화정은 눈물을 삼킨다. “ 괜찮아. 니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바로 준영오빠야. 사랑해도 괜찮아.” 화정은 짐을 챙겨 방을 나선다.
호텔 앞. 저만치 약을 사서 달려오는 준규를 바라보던 화정은 몸을 숨긴 채 준규에게 전화를 건다. 혜인에게 모든 걸 털어놓으라고. 혜인은 오빠를 사랑하고 있다고. 이제 그만 내가 빠지겠다고. 전화를 끊고 돌아서는 화정. 오랜 집착의 끈을 놓아버린 채 밤기차를 타고 동두천으로 향하는 화정은 차라리 홀가분한 심정이 된다.
혜인의 방문이 잠겨있어 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애를 태우던 준규는 프론트에서 어렵사리 혜인의 방키를 받아 들어간다. 그런 준규를 유심히 바라보는 한 남자. 연예신문의 기자다.
열에 들뜬 혜인을 밤새 간호하던 준규는 밤새 오빠를 부르는 모습에서 아직도 자신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침이 오면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로 마음먹는다. 준규는 건우가 진심으로 혜인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다음날 아침, 방을 나서던 두 사람은 카메라 후레쉬 세례를 받는다. 그리고 연예신문에는 톱가수 혜인과 작곡가 준규의 스캔들기사가 톱으로 실린다.
그 시간, 그 기사를 접한 건우는 분노와 배신감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집무실로 들어가버린다. 한동안 깊은 고뇌에 빠져있던 건우, 결심한 듯 전화기를 든다.
기자들의 취재로 당황한 혜인과 준규는 서울로 도착하자마다 건우의 사무실로 향하고. 사무실을 들어서던 준규는 날아오는 병석의 주먹을 맞고 쓰러진다. 배은망던한 놈! 그러나 뒤이어 들어오던 건우가 그런 병석을 막는다. 준규를 일으켜 세워주는 건우. 수습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마련했다며 혜인을 앞세워 나간다.
기자회견장. 그곳은 혜인과 건우의 약혼발표 회견장이다. 2집 발매를 앞둔 이 시점에서 이 것이 어쩔 수 없는 수습책이라는 걸 아는 혜인은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약혼이 사실이라고 시인하며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런 두 사람의 기사가 연예신문 일면을 일제히 장식한다. 괴로운 준규. 이제 혜인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힐 기회를 영영 놓쳐버린 것이다.
두 사람의 약혼식이 성대하게 열리던 그 날. 준규는 경찰에 연행된다.
대마초를 피운 혐의다. 준규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준규의 오피스텔에서 대마초가 쏟아져 나온다.
약혼식을 끝내고 그 소식을 접한 혜인과 건우는 큰 충격을 받는다. 건우는 준규 편에서 일을 수습하려 애쓰지만 물증이 나온 이상 손을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연일 계속되는 공식행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다정한 약혼커플의 모습을 연출하는 혜인과 건우.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준규의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다.
그즈음 건우 부, 강인의 사업이 세무조사를 받게 되고 강인은 검찰에 구속된다. 건우는 이상한 낌새를 채고 뒤를 캐다가 검찰에 장부를 건네준 배후의 인물이 바로 병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병석에게 항의를 하던 건우는 병석이 자신의 친 아버지 임을, 그리고 강인의 신임을 얻기 위해 자신을 양아들로 내주고 강인의 사업체를 가로채기 위해 오랜 세월 치밀한 계획을 주도면밀하게 이행해 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충격에 휩싸인다.
친아버지 병석과 길러준 아버지 강인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건우, 그보다 더 한 괴로움은 자신의 몸속에 잔인한 병석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거기에 준규의 대마초 혐의가 병석이 놓은 덫임을 알게 된 건우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병석에게 찾아가 준규를 무혐의로 풀려나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일을 돕겠다고 한다.
결국 준규는 풀려나오게 되고.
그날, 건우는 혜인에게 파혼을 선언한다. 이제부터 약혼은 무효다. 이제 준규에게 가도 좋다. 더 이상 너를 괴롭히지도 붙잡지도 않겠다고..
쓸쓸히 돌아서는 건우의 뒷모습에서 혜인은 연민과 또 다른 사랑의 아픔을 깨닫는다. 어느덧 건우에 대한 사랑 또한 혜인의 가슴 속에 웃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대마초 혐의에서 풀려난 준규 앞에 혜인이 나타난다. 이제 긴 세월 가슴 속에 품어왔던 비밀을 털어놓으려는 준규에게 혜인은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다고 말한다. 준규 씨를 사랑했지만, 이제부터는 건우를 사랑하겠노라고. 어려움에 처한 건우를 더 이상은 배신할 수 없으며 이러한 연민도 다른 색깔의 사랑임을 깨달았다고.... 허탈해진 준규는 그런 혜인에게 행복을 빌어주며 돌아선다.
건우는 약속대로 병석의 음모를 거들어준다. 병석은 이 모든 계획이 다 너를 위한 것이었다며 건우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밤마다 독주를 마시며 참담한 고독을 달래던 건우 앞에 혜인이 다시 돌아온다. 왜 왔느냐, 이제 다시는 널 놓을 수 없는데... 혜인은 그런 건우에게 이제 다시는 당신 곁을 떠나지 않겠다며 손을 내민다. 그 손에는 예전에 건우가 줬던 결혼반지가 끼워져 있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건우.
동두천으로 돌아간 준규는 그곳에서 당차게 작은 의상실의 개업을 준비하던 화정과 재회한다. 자신의 품으로 돌아온 준규 앞에서 말없이 눈물만 흘리는 화정. 지친 준규는 그날 밤 오랜 세월 자신만을 바라보며 기다려온 화정을 품에 안는다.
건우는 병석의 일을 도와 성사시키지만 그것은 오히려 병석을 궁지에 몰아넣는 일이었다. 처음부터 건우가 이러한 의도로 자신의 계획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병석은 친아들에 대한 배신감에 몸을 떤다. 병석의 음모를 무산시키기 위해 아버지의 일궈놓은 사업을 모두 강신희에게 넘긴 건우. 이제 건우에게 남은 건 작은 음반 사업체뿐이다.
건우는 혜인에게 미국 여행을 제의한다. 혜인의 부모님께 정식으로 결혼허락을 받고 둘의 추억이 가득한 캠퍼스와 뉴욕을 둘러보고 오자는 것이다.
혜인의 2집 발매 준비 때문에 긴 일정을 잡지는 못했지만 둘은 모처럼 휴가를 계획하며 오랜만에 웃음을 되찾는다.
건우는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수지와 함께 병원으로 향한다. 지병인 심장병으로 검찰조사에서 풀려나 요양 중이던 아버지를 면회하기 위해서다. 아버지의 병실에서 병석과 마주친 건우. 병석은 건우를 거칠게 몰아붙이고 건우도 w지 않고 덤벼든다. 내 아버지는 여기에 누워계시는 이분, 한 분 뿐이라고.
이성을 잃은 병석이 손찌검을 하자 건우도 거칠게 대항하며 밀치고, 쓰러진 병석을 돌아보지 않은 채 병실을 나선다. 그러나 쓰러진 병석은 일어나질 않는다. 병석은 의식불명상태로 응급실에 실려 가고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상필은 수하들에게 건우를 잡아오라고 지시한다. 건우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벼르는 상필을 지켜보던 수지는 다급하게 건우에게 연락을 한다.
공항으로 가기위해 짐을 챙겨 나오던 건우는 다급한 수지의 연락을 받는다. 병석이 의식불명 상태라며 상필에게 잡히지 않도록 어서 몸을 피하라는 수지의 말에 넋을 잃은 건우.
혜인을 만나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온 건우는 벌써부터 그곳에 도착해 자신을 기다리는 상필의 수하들 때문에 저만치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혜인 앞에 나서지 못하고 돌아선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하염없이 건우를 기다리던 혜인은 뒤늦게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상필의 수하들에게 감시를 받으며 초조한 시간을 보내는 혜인.
친아버지를 상해한 자책감에 시달리던 건우는 사경을 헤매는 병석의 주위를 배회하다 수지의 도움으로 간신히 병석과 만나게 된다. 뇌졸중으로 말을 할 수 없게 된 병석은 건우의 손을 잡고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그때 상필의 등장을 알리는 수지의 전화를 받은 건우는 병석을 아버지라고 불러보지 못한 채 그 자리를 빠져나오고 만다.
혜인의 2집 발매 일자가 다가오지만 주인을 잃은 제작사의 직원들은 모든 일을 올 스톱한 채 속수무책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수지가 혜인을 찾아와 건우의 뜻을 전한다. 건우의 빈자리를 혜인이 맡아 2집 발매를 정상적으로 진행시켜 달라는 것이다.
혜인은 건우의 2집 발매 프로젝트를 정상적으로 주도해 나간다. 혜인의 2집 발매광고도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2집 음반 발매기면 콘서트의 준비도 빈틈없이 진행된다.
건우의 일을 대신하면서 혜인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건우의 자취를 하나씩 알아간다. 혜인의 뒤에서 내식하지 않고 세심한 배려를 해주던 깊은 사랑.
혜인은 건우에 대한 그리움을 새삼 확인하며 안타까운 시간들을 보낸다. 꿋꿋하게 난관을 헤쳐 나가는 혜인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던 건우는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돌아선다.
건우는 동두천으로 준규를 찾아온다. 준규는 지친 건우를 따뜻하게 맞아 보살펴 준다.
그곳에서 건우는 우연히 화정이 간직하고 있던 준규의 어릴 적 사진을 보게 된다.
사진 속 준규의 이름표, 서준영. 그제야 건우는 혜인이 그토록 찾았던 첫사랑이 바로 준규였음을, 자신과의 우정을 지키기 위해 혜인 앞에 나서지 못했던 준규의 아픈 마음을, 배신감을 느꼈던 혜인과 준규의 숙명적 사랑의 비밀을 알게 된다.
“서준영!” 돌아보는 준규
“이 바보같은 자식!”... 건우는 그런 준규와 다시금 진한 우정을 확인한다.
한편, 상필은 준규가 있는 동두천으로 수하들을 보내고, 그런 움직임을 간파한 준규는 건우를 데리고 옛 친구 진표가 있는 간이역으로 향한다. 그리고 건우 몰래 혜인에게 연락해 그곳으로 오라고 알려주고 자신은 동두천으로 되돌아간다.
혜인은 한달음에 간이역으로 달려오고 건우와 만난다. 뜨겁게 건우의 품에 안기는 혜인.
그런 혜인에게 건우는 네가 애타게 그리워하던 첫사랑 서준영을 찾았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 동두천에 있다고....
동두천으로 달려간 혜인은 준영을 찾아 헤매이다가 둘만의 아지트를 생각해낸다.
눈을 감고 준영이 가르쳐준 대로 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혜인. “여기서부터 곧장 열 발자국, 그리고 오른쪽으로 돌아서 내리막길로 스무 발...”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던 혜인은 낯익은 연주를 듣게 된다. 그 옛날 준영이 들려주곤 했던 음악이 하모니카의 선율을 타고 들려온다. 그곳으로 달려간 혜인은 예전, 작은 동굴에 기대앉은 준영의 뒷모습을 보게 된다.
서서히 다가가는 혜인. 마침내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혜인을 바라본다. 그는 준규다
그 길고 긴 회환과 그리움을 흐르는 눈물로 대신하는 두 사람.
혜인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2집 발매 콘서트를 위해 떠날 채비를 하고
오랜 숙적 상필과의 만남을 결심한 건우는 혜인에게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었던, 어쩌면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르는 2집 발매와 기념 콘서트를 잘 마무리 해달라고 부탁한다.
모두 잘 될 거라며 그런 두 사람을 위로하는 준규와 화정.
혜인은 두 사람을 뒤로 한 채 2집 발매 콘서트 장으로 향한다.
그렇게 혜인을 보내고 마지막 술잔을 기울이던 건우와 준규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혜인을 납치해 데리고 있다는 상필의 전화다.
약속장소로 달려간 건우와 준규는 그곳에서 상필과 필사의 싸움을 벌린다.
위기에 처한 혜인을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해 싸우던 건우와 준규
마침내 혜인을 무사히 구해낸 건우와 준규의 뒤로 쓰러져있던 상필이 권총을 꺼내든다.
그 모습을 돌아본 건우는 상필에게 달려들어 끝내 준규와 혜인을 구하고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도심 번화가의 대형 전광판에 가수 혜인의 2집 음반발매와 기념 콘서트를 알리는 광고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공장에서 찍혀져 나오는 CD들의 모습. 공장 앞에 줄지어 서있는 대형트럭에 가득 실린 CD박스들. 대형 공연장의 조명이 객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어지럽게 비추다가 일제히 하늘을 향한다. 혜인을 태운 헬기가 조명을 받으며 다가와 공연장에 도착한다. 환호하는 관객들. 음악이 고조되며 아름다운 혜인이 무대에 등장한다.
혜인은 노래를 하기에 앞서 멀리 하늘의 건우에게 얘기하듯 그들의 열정적이고 고통스러웠던, 그러나 아름다웠던 젊은 날에 대해 얘기한다. 그리고 건우를 위해 노래를 바치겠다고 말하고 2집 타이틀 곡을 부른다. 그녀의 손에는 건우의 결혼반지가 반짝이고 있다.
객석에서 그런 혜인을 지켜보며 눈물을 삼키는 준규.
그 음악을 배경으로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의 추억들이 별빛처럼 밝은 빚을 내곤 하나씩 스러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