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생활을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석유 보일러 난방 보다는 장작 난로를 때는 것을 더 그리워할 것입니다.
요 근래 몇 주를 장작 난로 난방에 의존해 살아 봤습니다.
자 그러면 장작 난로 난방의 실체를 알아 보도록 하죠. 난로난방의 가장 중요한 관건은 장작 확보 입니다. 뒷산에 나무가 많으니 난로 하나 설치 해도 되겠다 라는 발상은 어리석습니다. 산에 있는 나무가 장작이 되려면 엄청난 기술과 인력이 필요합니다. 벌목을 하기 위해서 관청에서 벌목 허가를 받아야 하구요, 안 그러면 '도벌'이 됩니다. 그 다음은 서 있는 나무를 잘라야 하는데 이것은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 합니다. 섣불리 덤볐다가는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 다음은 마당 까지 날라야 합니다. 대부분의 산에는 길이 없기 때문에 이 과정도 힘들고도 느리게 진행될 겁니다. 그다음은 화덕에 맞게 길이를 자르고 굵은 것은 도끼로 쪼개 주어야 하지요. 그것을 가져다 쓰기 편한 장소에 비를 맞지 않게 보관해야 하며 계속해서 사용하는 만큼 난로 옆으로 옮겨야 합니다.
장작을 준비하는 이 지난한 과정을 운동 삼아, 재미로 한다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장작 살 돈이 없어서 그런다면 돈 보다 큰 대가를 치를 것이며 거기다 일할 시간까지 없다면 난로 난방은 불가능 합니다.
장작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했다 해도 난로 난방에는 치명적인 몇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주난방이 장작 난로라면 연기가 실내로 한톨도 새어서는 안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난로와 연통의 품질이 우수해야 하고 전문가에 의해 제대로 설치 되어야 합니다.
난로 난방은 북유럽에서 발달 했습니다. 그래서 북유럽의 전통과 문화가 이어져 오는 곳에서 생산된 난로가 품질이 우수한 편입니다. 난로의 연기가 집 바깥으로 잘 빠지기 위해서는 연통이 필요 합니다. 그런데 난로의 불이 강할 경우 연통도 뜨거워져서 자칫하면 화재를 불러 오기도 합니다. 이래서 이중연통이 고안되어 연통 안이 뜨겁더라도 겉은 뜨겁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기름 보일러는 탱크에 기름만 가득 채워 두면 보일러가 꺼지지 않도록 계속 기름을 공급해 줍니다. 더구나 자동 조절 장치에 온도만 지정하면 알아서 그 온도를 유지해 줍니다.그러나 장작 난로는 자동이란 없습니다. 잠들기 직전에 난로에 나무를 최대한 집어 넣고 화력을 제일 약하게 조절해 줍니다. 이러면 난로의 성능이 좋으면 다음 날 새벽 까지 불씨가 살아 있고 그렇지 않으면 자다 일어나 다시 불을 지펴야 합니다. 난로의 성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불을 약하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도시 생활의 온갖 편리에 익숙한 사람에게 난로 난방은 거의 불가능 입니다. 난로를 피운 방에서의 단 하루밤이 그가 겪어 본 최악의 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작을 마련하는 일 자체를 어떤 의미에서건 기쁨으로 알고 화석 연료의 사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하는 사람에게 장작 난로는 그렇게 큰 불편이 될 수가 없을 것 입니다. 더구나 눈이 수북히 쌓인 밤,난로 앞에서 친구와 소주잔을 기울여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장작 난로? 서슴치 않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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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바베큐 땔감에도 누군가의 정성어린 땀들이 배어 있었다는 걸 생각하니, 그 곳 야외 바베큐가 더욱 더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