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지 말아요
방송 일시: 2010년 12월 6일(월)~12월 10일(금)
채 널: KBS 1TV 오전 7:50 ~ 8:25
프로듀서 : 조인석
40년을 한 몸처럼 지내온 아내가 기억을 잃어간다면!!!
충남의 한 작은 마을에
“사랑한다.”, “행복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소문난 잉꼬부부 박종팔 씨(68세), 이봉순 씨(60세)가 산다.
열아홉 살 어린 나이에 가난한 집 종손 종팔 씨에게 시집와
갖은 고생 마다치 않던 봉순 씨,
4녀 1남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인생사는 재미를 알만한 때가 왔건만
어느 날부턴가 봉순 씨의 기억이
점차 희미해지기 시작했는데….
5년 전부터 시작된 봉순 씨의 병은
억만금을 주어도 고칠 수 없다는 알츠하이머.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봉순 씨보다 더 놀란 것은
다름 아닌 남편 종팔 씨.
평생 고생만 하던 아내가 불치의 병에 걸렸단 사실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대식구 수발하던 소문난 요리 실력은 간 곳 없이
간단한 나물 간도 맞추지 못하고,
밥을 한 번 하려면 족히 한 시간은 걸려야 하는 봉순 씨.
음식을 불에 올려놓은 것도 까맣게 잊어버려
집에 불이 날 뻔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내 봉순 씨의 기억을 붙들려 안간힘을 쓰는 남편 종팔 씨,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에 눈물짓는 나날이 힘겹지만
“지금이 행복하다” 말하는 아내가 있기에 웃을 수 있다!
비 온 뒤에 굳어지는 땅처럼 시련을 함께 견디며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보듬게 된 두 사람,
두 사람의 진짜 사랑은 바로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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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갑자기 그들에게 생긴 일
충남의 작은 마을에 사는 박종팔(68세), 이봉순 씨(60세) 부부.
종팔 씨는 치매를 앓는 아내와 산다.
모질고 고된 시집살이에 가난과 싸우며 40년 세월을 눈물로 살아온 봉순 씨,
살림을 일으키고 4녀 1남을 키워내 출가시키며 남부럽지 않은 일가를 이루었다.
하지만, 5년 전 시부모님이 두 달 간격으로 세상을 뜨고 나자
봉순 씨 몸에 이상이 찾아왔는데….
병원에서 봉순 씨 가족은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는다!
봉순 씨가 바로 치매, 즉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것!
겨우 쉰다섯, 한창나이에 찾아온 병에 정작 봉순 씨 본인도 놀랐지만
아내와 함께 여생을 편하고 행복하게 지내보리라 다짐했던 종팔 씨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 봉순 씨, 아기가 되다!
아내가 치매를 앓기 전 농사와 장사에 바닷일까지
하루 24시간도 부족하게 느끼며 살아왔던 종팔 씨는
생업을 포기하고 찰떡처럼 아내의 옆에 꼭 붙어 지낸다.
아내의 병은 조금씩 진행돼 처음엔 건망증 수준이던 것이
이제는 혼자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다.
부엌살림 위치를 한눈에 알아보던 건 옛말,
손에 커피를 들고서 한참동안 부엌을 헤매며 커피를 찾고
이제는 밥솥 하나 찾는데도 진땀을 뺀다.
그뿐만 아니라 5분 전 상황도 전혀 기억하지 못해 종팔 씨에게
같은 질문을 녹음기처럼 반복하는데….
게다가 최근 봉순 씨는 남편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화내고
서운해하고 토라지는 일까지 잦아졌다!
# 나의 사랑, 봉순
하루하루 달라지는 아내를 대할 때마다 낯설고 당황스러운 종팔 씨.
그러나 화낸 일도 금세 잊어버리고 어린아이처럼 웃으며
남편을 위로하는 아내의 미소를 볼 때마다
또다시 하루를 버틸 힘을 얻는다!
추위를 타는 아내가 감기라도 걸릴까 봐
온종일 야산을 누비며 나무를 구해다 군불을 때는 종팔 씨.
뿐이랴 머리에 좋다는 견과류와 푸른 생선을 사다가 아내에게 먹이고,
매일 기억력 테스트를 하듯 장 보는 일이며 부엌일을 숙제처럼 내주는데….
종팔 씨, 더도 덜도 말고 아내가 지금처럼만
자신의 곁에 머물러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 아내에게 바치는 일기
입버릇처럼 힘들게 살았던 과거를 되뇌는 봉순 씨.
그런 아내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종팔 씨는 가슴이 아프다.
지난 세월 시집살이하랴, 자식들 키우랴 고생하며 살아온 아내에게
신경 써주지 못한 미안함이 앞서는 종팔 씨,
아내가 알츠하이머에 걸린 것이 꼭 자신의 잘못인 것만 같다.
그렇기에 종팔 씨는 아내의 달라진 행동마저 사랑하기로 다짐한다.
무엇보다 아내에게 좋은 추억만 남겨주고 싶은데….
그런 남편에게 답례라도 하듯 “나는 행복합니다~.” 노래를 부르며
사랑한다는 말을 잊지 않고 전하는 봉순 씨,
종팔 씨는 언젠가 아내의 기억이 전부 사라지더라도
아내가 행복한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잊지 않기를 바란다.
각 부 주요 내용
1부 (2010/12/06)
충남의 한 소도 마을, 손을 꼭 붙잡고 바닷가로 나선 부부가 있다. 20대가 부럽지 않을 만큼 애정표현이 진한 두 사람은 올해 예순여덟의 박종팔 씨와 예순의 이봉순 씨 부부! 치매가 있는 봉순 씨는 혼자서 1남 4녀 자식들 이름을 써보는데, 이상하게 자꾸 한 명이 가물가물, 기가 차서 답답할 노릇이다. 남편 종팔 씨에게 물어보지만 돌아서니 또 헛갈리고, 남편 종팔 씨는 아내에게 화내지 않고 웃으면서 대답해준다. 아내에게 일부러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 종팔 씨. 그런데 부엌에 들어갔다 나오는 아내가 빈손이다. 봉순 씨는 한참 만에 커피를 내오는데…. 과거 아내 앞에서 불었던 하모니카를 연주해보는 종팔 씨. 이참에 아내의 기억이 돌아오지는 않을지 애를 써본다. 봉순 씨는 남편의 하모니카 소리를 들으며 과거의 기억을 조금씩 되살리고, 종팔 씨는 그런 아내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다. 함께 메주를 만들면서 처음 시집왔을 때 이야기를 하는 종팔 씨와 봉순 씨, 이럴 때 보면 영락없는 닭살 부부다. 하루하루 벌어지는 수많은 일이 다 치매 탓이라고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겠지만, 종팔 씨와 봉순 씨 부부는 둘이 서로 위해주며 즐겁게 살아보기로 한 것이다!
그날 밤, 종팔 씨는 봉순 씨에게 콩을 고르라는 숙제를 준다. 머리가 좋아지라고 시키겠거니 하며 애써 골라놨더니 종팔 씨가 슬그머니 콩을 한 바가지 더 준다. 자꾸만 귀찮은 일을 시키자 투덜대는 봉순 씨, 급기야 화가 났다! 콩을 고르는 동안 내내 시집살이 이야기를 한다. 봉순 씨는 고생했던 과거를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다!
종팔 씨는 혹시 아내의 건강에 도움이 될까, 고등어찌개를 만들고 아내가 춥지 않도록 나무를 해다가 군불을 땐다. 추운 날씨에 고될 만도 한데, 아내를 위해서 하는 일이니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는데…. 아내의 건강이 더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종팔 씨, 매일 저녁 아내와의 일들을 일기로 기록해둔다.
며칠 후, 정기검진이 있는 날. 종팔 씨와 막내딸 영희 씨는 봉순 씨가 많이 좋아졌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엄마와 떨어져 사는 막내딸은 엄마 옆에 딱 붙어 앉아서 회포를 푼다. 딸 넷과 아들 하나를 낳으며 남부럽지 않은 일가를 이룬 봉순 씨와 종팔 씨. 5년 전 어느 날 찾아온 아내의 알츠하이머! 그날 이후로 종팔 씨는 가족만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세월을 되돌아보게 되었다는데….
다음 날, 종팔 씨가 아내에게 장을 보라며 메모를 해주고 외출하고 봉순 씨는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쪽지를 집에 그대로 두고 집을 나선다. 과연, 봉순 씨가 혼자서 잘해낼 수 있을까?
연출 : 손흙
촬영 : 최병희
글. 구성 : 윤영숙
제작 : 제삼비전 (02 - 782 - 5555)
녹음 : 미디어리더 (02-785-5215 이상길, 이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