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0일 금요일 16.9km
나바레떼-벤또사(5.6)
-나헤라(11.3)
나헤라에 숙박비 6유로하는 괜찮은 공립 알베르게가 있다고 한다. 매일 까친연에 올라 오는 정보를 보고 있는 체칠리아씨가 내일은 나헤라까지 가자고 한다.
하루에 16km만 걷기에는 좀 아깝지만 보통 숙박비가 15유로씩하는데, 6유로 만 받는 곳을 그냥 지나 갈 수 없다는거다.
아침식사를 여유롭게하고 7시 30분에 출발 기도를 드렸다.
5km거리에 벤또사 Bar가 보인다. 샌드위치와 커피 그리고 요구르트를 곁들여 간식을 먹었다.
그리고 성당으로 올라갔다. 울뜨레야라는 기록이 반갑다. 아쉽게도 성당문은 닫혀있었지만 내려다 보는 벤또사 풍광이 아름답다.
나헤라로 가는 길은 더워서 옷을 하나씩 벗었다. 기온이 28도이다. 그래도 후텁지근하지는 않다. 그늘에 들어가면 서늘하다.
길 양식으로 준비한 귤을 먹으면서 1시간 간격으로 쉬면서 신발을 벗고 발을 말려주었다.
12시 30분쯤 네헤라 공립알베르게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배낭으로 줄을 세워두었다. 우리가 36, 37, 38번이다. 2시에 알베르게 문이 열릴때까지 기다렸다.
내일은 산또스 도밍고스 델 라 깔싸다까지 가기로 했는데, 주말 축제가 있어 숙소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체칠리아씨가 '와츠업'을 이용해서 숙소 예약을 시도한다.
잘 안된다.
내일은 우유에 씨리얼을 태워먹고 6시에 출발해서 공립 알베르게에 들어가기로 했다.
나바레떼 알베르게에서 친해진 스테파노씨가 메일으로 우리 세사람 숙소까지 예약해주었다.
1시30분쯤 캐나다에서 온 자원봉사자가 배낭 수를 세어본다. 그리고 46번째 온 자매님에게 당신까지 들어 갈 수 있다고 해서 모두 박수를 쳐주었다.
봉사자는 침대번호를 쓴 침대커버를 들고 나와서 배낭 위에 올려준다. 4명이 한 공간을 쓰는데, 같은 그룹이 한 공간을 쓰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준다.
그리고 포카리스에트 비슷한 시원한 이온 음료를 한잔씩 나누어준다.
2시부터 3명씩 4명씩 그룹별로 들어가는데, 한 그룹 들어가고 한참 후에 다음 그룹이 들어간다. 먼저 들어 간 분들이 샤워를 하고 양지쪽 빨래 건조대에 빨래를 걸어 놓는 모습이 부럽다.
4시가 다 되어서 우리 3명이 들어갔다. 연세 많으신 자원봉사자 할머니가 차근차근 접수를 받고 계신다. 슉박비는 정해져 있지 않고 '기부'를 하는데 최저 6유로 라고 한다. 우리 세명이 20유로 숙박비를 드렸다.
샤워하고 빨래를 해서 양지쪽에 널어 놓고 장보러 갔다. 저녁에 소고기를 구워 마늘과 양파를 곁들여 감자랑 먹기로 했다.
그리고 내일 아침은 우유에 씨리얼을 태워 먹고, 길 양식으로 과자를 샀다. 26유로
접수를 받던 자원봉사자 할머니가 발병이 생긴분들의 발을 치료해주고 계셨다.
부엌은 한가해보였다. 감자는 전자레인지로 10분 돌리니 딱 알맞게 익었다. 계란은 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남은 열로 데웠더니 텁텁하지 않고 먹기 좋은 반숙이 되었다.
체칠리아씨와 내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바오로씨는 가까운 성당 저녁 미사가 몇시인지 알아보러 갔다.
감자와 토마토가 곁들인 소고기를 배부르게 먹고 맥주도 한잔씩 했다.
7시30분 저녁 미사를 드렸다. 미사 후에 신부님이 순례자들을 앞으로 불러서 종을 세번씩 치게 하셨다. 한번은 하느님께, 또 한번은 성모님께, 그리고 야고보 성인께 까미노길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면서...
내일 이른 출발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