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미사 성가대
우리 운정성당은 참 복이 많은 교회다. 신부님을 정점으로, 사목위원님들, 봉사자님들,
거기다 목소리 아름다운 성가대(聖歌) 성원(成員)들의 봉사는 말이 필요 없는 분들이다. 오늘
부활절 미사의 성가합창은 일품이었다. 왜 그분들의 노고에 말씀이 안계시나 했더니 이윽고
신부님께서 박수를 치시면서 칭찬이 자자하셨다.
다른 교회에서도 성가대원들은 열심이다. 다들 고마운 분들이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는
우리 성가대는 그냥 인사치레가 아닌 정말 소리가 곱다. 상식이지만 성가대는 단창(솔로)이
아닌 합창이다. 합창은 개개인의 소리도 중요하지만 화음이 으뜸이다. 그날 화음은 참 듣기에
평화로웠다.
필자도 젊은 시절 개신교 다닐 때 찬양대 대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었다. 테너에 들어가래서
거기서 소리맞추기를 꽤 오래 했다. 참 어려웠다. 소리의 크기도 음색도 거기 맞아야하는데 별
볼일 없는 내 소리가 걸거덕거렸는지 자주 지적받은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합창을 잘하는
우리 성가대를 보면서 ‘내가 복 많은 사람’ 아닌가 싶어진다.
우리네 한국인韓人들은 음악을 ‘소리’라 한다. 그러다보니 국악은 소리고, 들어온 소리들은
음악인 것처럼 잘못 해석이 되기도 한다. ‘소리’는 곧 ‘말씀‘으로도 불려진다. 하느님의 말씀이
곧 소리다. 그 말씀으로 천지가 창조되었다. -하느님이 말씀하시니 그리 되었다- 이다. 그런데
그 말씀에 높낮이를, 그 말씀에 길고잛음을 붙이면 그게 바로 음악이다.
얼마 전 필자는 국악성가책을 구했다. 국악성가 들어볼수록 묘미가 있었고, 미사 분위기를
색다르게 하였다.
우리 성당 미사 거의 대부분이 성가로 채워진다. 그냥 읽을 기도문까지도 노래/국악으로
하게되다보니 성가가 차지하는 부분이 더 많아졌다. 그런데 그 대부분을 성가대가 이끌고 신자
들은 따라가는 듯하다. 잘 못하니 그렇고, 큰 소리 내서 부를 형편 못되니 그렇긴 한데 성가대원
들의 역할은 대단하다.
얼마 전 횡성 풍수원성당에 성지순례차 가서 그날 미사에 참석했다. 성가대가 없었다. 삭막
했다. 아름다운 성가소리에 길들여진 우리 일행은 멍한 기분으로 미사를 마쳤다. 그럴수록 성가대
가 고맙게 여겨졌다. 고맙기는 한데, 시간을 많이 뺐는 일이라 일면 걱정도 됐다.
성가대원님들, 감사드리고요..........
부활절 미사에 참석하고서
서되반 씀
마음 같아서는 올라가서 잘보이게 찍고 싶었지만 그리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