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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졸 검정고시 최연소 합격자 오승현(12)양이 정규학교를 그만두고 가정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가 되었습니다. 구미에서는 총기 마약 등 학교 안전 문제로 집에서 부모가 직접 자녀를 교육하는 「홈스쿨링」이 확산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입식 교육, 촌지문화, 학교폭력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홈스쿨링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커리큘럼과 교재의 부족, 부모들의 전문성 부족, 학교 교육만이 맡을 수 있는 사회성과 공동체 의식을 키워줄 수 없다는 이유로 홈스쿨링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홈스쿨링은 과연 학교 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재택 교육이 활성화 하고 있다는 것은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재택 교육의 시도는 제도교육에 대한 비판으로 볼 수 있다. 재택 교육은 학생들의 능력차이에 맞춰줌으로써 대안 교육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그 효과가 연구되지 않았으므로 유행처럼 적용돼서는 안될 것이다./이일권·한국교원노조 사무차장
◆ 홈스쿨링은 계속 시도돼야 한다. 이제 더 이상「무언가를 막는다」는 논리는 적용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다양한 공간에서의 실험을 봉쇄할 것인가. 학교에서「왕따」를 당하느니 차라리 마음 맞는 학생들 여럿이서 여행을 다니는 것이 훨씬 교육적 효과가 크다. 교재의 부족을 탓할 게재가 못된다. 이미 현재의 기술적 환경은 조작만 가능하다면 가정에서도 충분히 교육이 가능하다. 일부 계층만이 혜택을 입을 수 있으리라는 주장을 하는 이들에게 『그렇다면 모두 물에 빠져 죽어야한다는 말이냐』고 묻고 싶다./조한혜정·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교육의 근본 문제는 학교 교육에 있다. 학교 교육이 지금처럼 자리잡게 된 이유 자체가 바로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지니고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는데 학교를 없앤다고 현재의 열악한 여러 교육 문제들을 풀 수 있을까. 홈스쿨링을 이야기하기 전에 학교에 대한 투자를 얼마나 할 것인가에 대해 더 고민해야할 것이다./오지연·전국교원노조 정책연구실
◆지금 나는 대학생이지만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은 거의 중고등학교 친구들이다. 친구가 없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고등학교처럼 매일 보는 사람들과 매일 사회경험을 쌓아가는 데도 없다. 그 좁은 교실에서 별거없는 수업들을 매일 듣는 관계로 쌓아지는 그 친분, 그걸 무시할 수 없다. 또래 집단과 어울리지 못하는 천재가 과연 행복할까. /플레처·유니텔
◆학교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나. 초등학교 때부터 홈스쿨링을 한다는 것은 약간의 무리가 있지만 자기의 재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면 홈스쿨링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똑 같은 옷, 같은 머리 소위 범생을 표준으로 하여 끼워 맞추어 살 수 있을까.
미래에는 자기 색깔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jsdh·유니텔
◆교육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지식만으로 채워지는 교육이 과연 어떤 의미를 주는가요. 학교도 하나의 사회입니다. 어린 아이들은 그곳에서 가장 기초적인 사회적 자아를 형성하고 사회적인 역할을 배우게 됩니다.
그런 부분들을 무시한채 영재교육만 강조한다면 우리사회의 미래는 어떠할까요. /comtech·유니텔
얼마 전 조사 결과에서 현재 고등학생들의 학력이 10년 전보다 훨씬 저하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이유의 하나로 학력고사에 비해 쉬워진 수능 시험을 들기도 합니다. 다음주 주제는 「수능 시험을 쉽게 출제해야 할까」입니다. 창의력을 압살하고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수능시험은 쉬워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고교생들의 학력 저하를 가져오고, 변별력이 없다는 이유로 수능 시험이 어려워져야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10/17/99/한국 -
* 자녀교육- 매보다는 벌을 주세요
/자녀훈육, 매보다 벌을 세워라. 자녀를 지혜롭게 훈육하는 방법
자녀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사랑의 매」가 불가피하다고 믿고 있는 주부 이수진씨(32). 최근 다섯살 된 딸 아이에게 회초리를 들었다가 당혹스런 일을 겪었다. 아이가 종아리를 맞고나서 바지를 걷어내리더니 『안 아프다!』라고 소리 지르며 집밖으로 뛰쳐나간 것. 이씨는 아이가 체벌에 수긍하기는 커녕 오히려 반발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자신의 훈육방법을 되돌아보고 있다.
한국소비자리서치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20, 30대 어머니의 무려 90%가 「자녀 교육에 체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훈육이 대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는 격언이 통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정말 체벌은 아이교육을 위해 불가피한 것이며, 다른 대체방법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부모가 감정에 치우쳐 충동적으로 체벌하면 자녀는 수긍하기 보다는 반발하기 마련이며 깊은 정신적 상처를 입게 된다고 말한다. 맞고 자란 아이는 어른이 되어 배우자나 자식을 때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는 체벌이 그대로 넘어갈 문제가 아님을 말해준다.
수원여대 교육학과 이석순 교수는 『일정 시간동안 벌주기가 신체에 고통을 주는 체벌보다 교육적』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아이는 지루한 것을 싫어하기때문에 벌 서는 것을 체벌 못지않게 두려워하며 벌을 받으면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할 시간을 갖게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
이교수가 추천하는 효과적인 벌주기 방법은 「타임아웃」. 아이를 빈 방이나 벽 귀퉁이같은 장소에 가두어놓고 가만히 서있게 하는 것으로 시간은 10분 이내가 적당하다. 여러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주위의 이목때문에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아이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타임아웃을 하도록 한다. 또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일정 기간 금지시키는 「한달간 TV 시청금지」 「1주일간 아이스크림 안주기」「학교끝나고 나서 친구집에 가지 않기」 등도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효과가 있다.
상담문화연구원의 심상원 원장은 『자녀에게 평소에 어떤 행동을 하면 벌을 받는지를 일러주는 게 중요하며 똑같은 벌을 저질렀으면 똑같은 벌을 주어야 아이가 공정하다고 느낀다』고 조언한다. 벌이 끝나고나서 아이에게 『아까 벌을 세워 미안하구나』하는 식으로 사과하는 것은 금물. 그러면 아이는 엄마가 벌 자체를 사과로써 부정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벌이 끝나고나면 더 이상 아이의 잘못에 대해 나무라지 말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심원장은
『아이에게 좋은 버릇을 들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벌보다 칭찬이다.
아이가 올바르게 행동하면 듬뿍 칭찬해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티커를
하나씩 붙여주는 식의 상을 주는 것도 좋다』
고 말한다.-10/17/99/한국 -
* 학업성적 / 미국 흑인·히스패닉, 학업성취도 낮아
미국의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들은 비슷하게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백인이나
아시아계 학생들보다 학업성취도가 낮은 경향이 있다고 미국의 대학진학
적성시험(SAT) 시행기관인 대학위원회가 17일 주장했다.
대학위원회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 6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기록된 학생들의 성적을 조사한 결과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들의 낮은 학업성적은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계속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대학위원회의 개스턴 캐퍼턴 위원장은 “우리는 불우한 학생들에 대해 얘기하고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부모 밑에서 자란 소수인종 학생들도 비슷한 환경에 있는 백인 및 아시아계 학생들보다 학업성취도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인종간 학력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학년과 사회경제적 배경을 막론하고 모든 소수인종 학생들에게 가정교사를 붙이는 등 여러 가지 도움을 주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가 박사학위를 갖고 있고 소득수준이 높은 학생들중에서도 일부 흑인 및 히스패닉계 학생들은 백인 및 아시아계 학생들보다 더 낮은 성적을 얻는 경향이 있었다.
부유한 소수인종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양태는 “그들보다 덜 부유한 백인 및 아시아계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처럼 일부 소수인종 학생들이 백인이나 아시아계 학생들보다 학업성취도가 낮은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인종차별주의와 지적인 성취도를 얕보는동년배 친구들의 압력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70년대초의 인종간 학업성취도 격차는 90년대 중반에 들어서 30% 가량 좁혀지는 등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덧붙였다. - hani/10/15/99 -
* 학교 총격 사건/미국
/컬럼바인 악몽, 법정싸움으로
미 전국을 경악에 빠뜨렸던 칼럼바인 고교 총격사건의 비극이 발생 6개월만에 이번에는 법정에서 재현될 전망이다.
콜로라도주 리틀턴에서 일어난 이 사건의 피해자 가족 최소한 18가구가 카운티 셰리프국, 교육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송 가족 가운데는 범인의 가족도 끼어있다. 지난 4월 20일 학교건물내부에서 발생한 자동화기에 의한 이 무차별 난사사건은 2명의 범인을 포함, 모두 15명의 사망자를 냈다.
법률전문가들은 피해가족들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송들이 법정에서
승리를 거두거나 피해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요한 이유는 콜로라도 주법이 소송에서 로컬 정부의 책임을 극소화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상당수 가족들의 공통된 주장 즉, 『경찰과 학교당국이 이같은 비극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입증하기 힘든 논리라는 점도 승소가능성을 낮추는 핵심 이슈 가운데 하나다.
지난 주에는 주법이 규정하는 소송 제기시한을 넘기지 않으려는 사망자 및 부상자 피해가족들의 법원서류 접수가 줄을 이었다. 콜로라도 주법은 정부기관에 대한 소송 절차로 먼저 `29소송의사`30를 상황발생 180일내에 정식통고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소송의사를 밝힌 이들 가족 가운데는 실제로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소송제기권한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단 이 조치를 취했다.
현재 피해자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셰리프국의 이 사건에 대한 최종수사결과다.
셰리프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90퍼센트정도 완료됐지만 최종 보고서발표는 금년을 넘길 수도 있다』
고 밝혔다.
법원이 접수한 가족들의 소송의사 통고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가해자중 한 명인 딜런 클리볼드의 가족이 제퍼슨 카운티셰리프국을 상대로 낸 것이다. 클리볼드 가족은 소송제기권한 유지 이유에 대해 셰리프국이 공범 에릭 해리스의 폭력적인 성격을 자신들에게 통보해주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셰리프국은 해리스가 칼럼바인 학교친구에게 위협을 했던 일, 자신의 컴퓨터 웹사이트에 증오와 분노의 메시지 등을 실었던 사실이 있었다고 발표했었다.
딜런의 부모인 수잔과 토머스 클리볼드부부는 『경찰당국이 우리들에게 해리스에 대한 정보를 전했었다면 아들에게 해리스를 만나지 못하게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이 학살극의 주범을 해리스로 보고 있다. 셰리프국은 클리볼드가족의 소송의사 통고에 아무런 논평도 하지 않았다.
지난 봄의 이 총기난사극 발생 수 시간 후 존 스톤 셰리프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아이들의 행동은 부모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었다. 스톤 국장은 최근 덴버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클리볼드가족이 취하고 있는 행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이것은 부모의 자식교육에 관한 일이지 우리의 과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톤 국장은 이어 『칼럼바인 케이스는 이를 이용하려는 변호사들이 무더기로 합세하면서 이제 추잡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피해가족들은 소송의사 통고를 하면서 보상액으로 적게는 10만달러에서 최고 1,000만달러를 주장했다.
클리볼드가족은 보상청구액을 『우리들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소송 제기액수』라고 적었다.
클리볼드가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측은 유일한 흑인계 희생자 아이제이아 숄스의 가족. 숄스가족은 클리볼드 이외에도 해리스 부모들에게도 소송을 제지하고 있다.
또한 숄스가족은 총기를 범인들에게 제공한 측도 고소했는데 보상청구액은 2억5,000만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USA Today>- Oct/21-
* 한국의 결혼굿 /미국 교정에서
- 김 아정 (칼스테이트 노스리지대학 연극과 부교수)
대학도서관 사서인 최진아씨가 점심 초대를 한 것은 지난 해 8월이었다.
같은 학교에서 일하면서도 그 때까지 한 두번 행사에서 잠깐 인사를 한 정도였는데
도서관에서 한국미술전을 여니 협조해달라는 것이다.
교과과정에도 없는 문화행사를 주최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예산은 없고, 대학의 관료주의 행정을 뚫고 또 뚫어야 하며, 행사내용을 겨우 맞추어
놓으면 관객이 안올까 걱정이고, 행사 후에는 참가 귀빈들 주차티켓까지 책임질 때도 있으니...
그래서 사양했는데 그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조용하지만 설득력있는 태도로 그래도 보람이 있었던 것을 강조하고, 미국대학에서
한인 교수가 한국문화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등 듣는 자의
마음이 약해질 수 밖에 없는 논리로 나를 설득하고 말았다.
그 날 점심을 하는 자리에서 한국미술사교수인 줄리 월프그램과 최진아씨와
나는 내친 김에 99년을 한국문화의 해로 정해 지속적인 문화운동을 하자고 결의했다.
무엇에 홀려 그런 결의를 했나 후회할 때도 있었지만 다행히 여러분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제법 큰 행사를 세가지나 올렸다.
첫번째 행사로 지난 4월 열린 한국 미술전은 개막식 날에만 무려 300여명이 참석하는
큰 성황을 이뤘다.
CSUN의 한국문화 두번째 행사로 오는 23일 한국의 탈, 인형 전시회(공주 민속박물관
소장품)가 열린다.
전시회에 앞서 이날 오후 2시에는 퍼포밍 아츠센터의 안마당에서 민속학자이며
일인극 공연가인 심우성씨가 「결혼굿」을 올린다.
그는 6.25 사변 때 지주의 자손으로 학살을 피하려고 숨어들어간 고향집에서
자신을 숨겨 준 집안의 머슴 정광진이라는 노인으로부터 남사당패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고 한다.
정노인 자신이 남사당패 출신이었는데 일본 식민지 치하에서 한국문화 말살
정책이 펼쳐지자 남사당패는 뿔뿔이 흩어졌고, 해방 후에도 전통극에 대한 경시현상은 계속되어서 남사당패는 세인의 기억에서 사라져 갔다.
전쟁이 끝나고 정노인과도 연락이 끊겼는데 어느 날 문득 남사당패의 자취를 찾아 자료를
수집하고 살아있는 남사당패 출신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다 보니 그 연구 결과가
「남사당패 연구」라는 책으로 출판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심씨가 민속학자로서 우리나라 전통 문화에 대해 저술한 책도 상당하고 특히 한국의 탈과 인형연구에서는 가히 독보적이다.
그는 상당히 유려한 명연설가이기도 하다.
한국민속학에 대한 그의 연설은 박학하고 명쾌하며 신랄하여 대단한 힘이 있다. 그런데 공연을 할 때는 그가 말이 없다. 아마도 남북통일이나 우리나라 가슴아픈 현대사를 공연하면서 「말」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허망스럽다고 생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의 「결혼굿」은 자신이 제작한 전통 인형과 함께 몸으로, 음악과 춤으로 어우러져 말이 없이도 많은 의미를 전달하는 무언극이다.
여러 고비를 넘기며 어렵게 만든 자리에 많은 한인들이 맑은 가을 날 좋은 토요일
오후를 노스리지 골짜기에 있는 우리 학교에 와서 보내시길 바란다.
- Oct/21/99hkusa-
* 고교생 大入학력경시대회 입상자발표
한국일보사 주최, SK 후원으로 3일 서울고에서 열린 제9회 SK전국고교생 대입학력경시대회 입상자가 결정됐습니다.
개인대상은 대구 경신고의 최민준(崔珉俊·인문계 수석)군과 은광여고 이지연(李知姸·자연계수석)양이 차지했습니다.
인문계 금상은 이대로(李大露·서현고)군, 최은영(광주국제고)양, 김남균(金南均·부산남일고)군이, 자연계 금상은 최윤석(崔倫碩·경기고)군, 박성민(朴晟敏·부산 대동고)군, 이소은(李素恩·경남 거창고)양 등 6명이 수상합니다. 이밖에 은상 12명, 동상 24명, 장려상 50명 등 모두 94명이 개인상 수상자로 결정됐습니다.
단체상 대상은 서현고가 지난 해에 이어 2연패 했으며 금상은 안양고, 은상은 전남 순천고와 전북 남성고, 동상은 강원 춘천고, 광주 인성고, 여의도고, 성적이 가장 좋은 여고에 수여하는 특별상은 서울 진선여고에 돌아갔습니다.
개인상 수상자에게는 SK가 대상 250만원, 금상 150만원, 은상100만원, 동상 70만원, 장려상 50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합니다. 또 단체부문 대상에 500만원과 대상기, 금상에 300만원, 은상에 150만원, 동상과 특별상에 1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됩니다. 성적은 참가 학교별로 발송됐으며 시상식은 11월30일(화) 오후 4시 한국일보사 12층 강당에서 열립니다.
주최 : 한국일보사 후원 : SK - Oct/19/99hk-
- SK학력경시대회 입상자 명단
* ()안은 소속 고교
■ 개인상
◇ 대상(2명)
▲인문계 : 최민준(대구 경신) △자연계 : 이지연(은광여)
◇금상(6명)
▲ 인문계 : 이대로(서현), 최은영(광주 국제), 김남균(부산 남일)
▲ 자연계 : 최윤석(경기), 박성민(부산 대동), 이소은(경남 거창)
◇ 은상(12명)
▲ 인문계 : 임채정(서현), 김주현(안양), 권민석(휘문),
이상옥(광주 대동) 고은해(서현), 전영재(원주)
▲ 자연계 : 유희태(경기), 이장우(경문), 박미경(광주 국제),
임재화(서울) 최원영(진선여), 조은결(태릉)
◇ 동상(24명)
▲ 인문계 : 정지영(경남 경해여), 이정환(서초), 이장현(순천), 설승원(순천)
원경주(부산 부흥), 조한진(인성), 류현명(인성), 백두선(춘천)
최승훈(광주 국제), 정재용(양재), 윤수영(광주 대광여), 윤원일(여의도)
▲ 자연계 : 문송기(대구 성광), 김인태(동아), 허대석(양재), 김지만(인성)
김승희(세화여), 박정수(배명), 김지항(중대부속), 강세원(동래)
강종렬(단대부속), 양진호(대일), 김상훈(여의도), 김영휘(구일)
◇ 장려상(50명)
▲ 인문계 : 김영덕(춘천), 손대익(충주), 박상현(대구 계성) 홍문기(광주 살레시오),
백 철(남성), 김태현(경남 창신), 성기정(안양), 송태섭(김해),
최상기(배재), 이무영(여의도), 현준영(충남 한일), 최재백(안양 ),
한 대웅(경북), 김도형(남성), 노성민(남성), 이윤수(부산대동),
안홍석(중동), 이혜림(진선여), 김성덕(안양), 신소희(서현),
윤지숙(광양제철), 권영준(한성), 차태서(안양) 김민혜(성지여), 송호성(서울)
▲ 자연계 : 남옥형(양정), 전열웅(대일), 이유진(세화), 양은호(부산 부흥)
조호근(경복), 이상윤(휘문), 조한용(선덕), 이승엽(서현)
이활리(해운대여), 김서민(동덕여), 엄은진(세화여), 이상흠(부산진)
문형석(남강), 장세원(중동), 이진석(대구 덕원), 정종철(춘천),
박상수(순천), 김한준(상문), 유승인(세화), 김경준(충렬), 이재욱(포항),
김유재(광주 대동), 이기호(여의도), 김영은(부천여), 류지연(은광여)
■ 단체상
◇ 대상(1개교)= 서현고
◇ 금상(1개교)= 안양고
◇ 은상(2개교)= 순천고, 남성고
◇ 동상(3개교)= 춘천고, 인성고, 여의도고
◇ 특별상(1개교)= 진선여고 - Oct/19/99hk-
* 열린 교육을 위하여
나는 가끔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을 ‘잠수함 속의 참새’로 비유하곤 한다. 잠수함 속의 산소가 부족해질 때 사람보다 먼저 참새가 본능적으로 위기의식을 느끼듯 수면 밑에서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변화의 미동을 가장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정신과 의사이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학생들뿐 아니라 학교 교사들까지도 정신과 진료실을 찾는 비율이 늘기 시작했다. 나는 학교 안에서의 문제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 요즘 우리 아이들의 인생행로는 대충 두가지인 것 같아 보인다.
삶을 우울해 하고 매사에 자신감을 잃게 되는 것이 그 첫번째 양상이다.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지 못할 때 사람은 우울해지며 인생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된다. 극단적으로는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설혹 나중에 좋은 대학, 좋은 직업을 가져도 내면 속에 잠재되어 있는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존재한다.
두번째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심이 들끓어 점차 공격적으로 바뀌는 경우다.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를 무시하며 협조할 생각도 전혀 없다. 하지 말라는 것을 골라 하고 적극적으로 반항한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교사를 무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억압하는 어른을 괴롭히는 것으로 자신의 적개심을 표출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두가지 유형은 언뜻 보면 상반된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의 본질은 같다. 자유를 박탈당했을 때의 사람의 반응이란 점에서.
그런데도 우리 어른들의 생각은 어떤가. 요즘 아이들은 게임에나 미쳐 공부에 관심도 없는 무기력한 존재라고 여기고 있는 건 아닌가. 더 단순한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을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전혀 말이 먹히지 않는 막무가내형 별종쯤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런 엇갈림, 이런 인식의 차이가 극복되지 않는 한 교육의 붕괴는 가속도가 붙을 뿐이다.
얼마전 영국의 한 시골마을에 있는 ‘써머힐’이란 학교에 간 적이 있다. 써머힐은 1922년 이후 현재까지 자유와 자율을 근본정신으로 새로운 교육의 개념을 정립하고 있는 열린학교의 세계적 근거지다.
- 자유를 너무 많이 주어 교육 망쳤다?
시험도 숙제도 없고 학생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수업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지나칠(?) 만큼의 자유가 있는 학교. ‘노이로제에 걸린 학자보다는 행복한 청소부를 만들자’는 설립자의 철학이 아직까지 숨쉬고 있는 학교. 어린 시절에는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노는 일이 더 중요하며 충분히 뛰어논 아이야말로 자신이 원할 때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으며 그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학교. 학생들의 자유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라면 무엇이든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자유를 만끽하게 하면 건방지고 예의가 없어질 것이라는 게 보통어른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그곳 아이들은 친절하고 부드러웠으며 무엇보다 여유로워 보였다. 심리적으로 억압받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로부터 권위를 인정받으려면 오히려 그 아이들을 자유롭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인간은 자신의 본질적인 욕구를 알아주는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할 수 있게 되는 법이다. 그리고 우리들이 그렇게나 갈구하는 권위도 바로 거기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80년간 지속된 써머힐의 교육과 그 성과는 인간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그렇게 위험하지 않은 일임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열린 교육에 대한 논의와 실행이 활발하다. 그러나 벌써부터, 아이들에게 자유를 너무 주어 교육이 망쳐졌다는 우려의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붕괴는 부적절하고 지나친 억압 때문이지 지나친 자유 때문이 아니다.
행복보다는 불행에 익숙하고, 자유보다는 통제를 쉽게 선택하는 우리의 교육 풍토에
잠수함의 참새처럼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정혜신<'마음과 마음' 정신과 원장>
- 1999/10/08 -
* 교육 / 토론식 수업·사고력 육성교육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아이들은 수업중에 입열기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알고 있는 것을 발표하는 데도 적지않은 용기가 필요하다. 토론식 수업은 이런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고 논리적인 사고력도 키워준다.
미나미 고다쯔노 초등학교에서 참관한 5학년 `디베이트'(대립토론) 수업은 그런 우리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이들이 정한 토론의 주제는 `정보를 얻는 데는 텔레비전보다 신문이 더 낫다'였다. 담임인 아사나가 교사는 우선 12명씩 모둠을 짜 책상을 삼각형 대열로 배치했다. 한변이 4개의 책상으로 이뤄진 삼각형 모둠은 찬성인과 반대인 그리고 판정인(일종의 배심원)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가오사이군은 “신문기사는 시간이 지나도 다시 그 자료를 볼 수 있다”며 찬성쪽에 섰다. 사회를 맡은 판정인은 2분이 지나자 발언권을 반대쪽으로 넘겼다. 아야꼬양은 “텔레비전에는 관련 화면이 나와 이해하기 쉽다”며 2분간 말을 이어갔다. 10분이 지날 때마다 양쪽은 2분씩 작전시간을 얻어 아이디어를 모았다.
작전시간은 서로 열띤 토론 뒤 팀별로 적당한 장소에 모여 예상하지 못했던 상대쪽의 질문에 대해 잠시 논리를 조율하는 시간이다. 30여분간의 토론시간이 끝나자 판정인들은 신문팀을 편들어 주었다. 논리적인 전개로 상대방의 날카로운 질문을 잘 방어했다는 게 이유다. 마지막으로 담임교사는 이기고 진 팀은 없으며 다만 협동작업이 잘된 팀만 있는 것 같다고 양쪽을 어루만지는 표현으로 디베이트 수업을 마무리했다.
아사나가 교사는 디베이트 수업에 대해 “토론자들의 역할 분담으로 모든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디베이트 수업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예고된 주제에 대해 미리 자료조사를 철저히 해오는 숙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에도 찬반 토론수업을 해보자는 단원이 있기는 하지만 아사나가 교사처럼 짜임새있게 토론수업을 이끌어오지는 못했다. 주제선정의 어려움, 몇몇 관심있는 아이들만의 참가, 토론 절차상의 문제, 토론에 앞선 자료조사의 어려움 등이 그 원인이다.
30분간의 토론수업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3시간의 자료준비 시간이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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