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개관
1. 로마서의 명칭과 저자
본서의 헬라어 성경에서의 제목은 ‘프로스 로마이우스’로서 ‘로마인들에게’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본서의 저자가 바울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본서 저술 당시부터 거의 의심된 바 없습니다. 본서의 초두에서 저자 자신이 바울임을 밝히고 있으며, 초대 교부들의 증언(Irenaeus, Clement of Rome, Ignatius 등)과 본서에서 사용된 문체나 내용, 그리고 성격 등이 바울의 다른 서신서들과 유사함을 보아서도 본서 저자가 바울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다만 본서가 바울이 직접 기록한 것이 아니라 더디오에 의해 대필된 것이지만(16:22), 모든 내용은 바울이 구술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 쓴 것으로 보입니다.
본서의 기록 연대는 신약의 다른 책들과는 달리 비교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15:19을 보면 바울이 3차 전도여행(A.D.53-57년)을 거의 끝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던 중 3개월간 고린도에 머무르면서 본서를 집필했던 것으로서, 기록 시기는 A.D.57년의 후반기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한편 본서의 기록 장소가 고린도라는 사실은 바울의 고린도 전도 시 회심한 가이오(고전1:14)가 식주인(食主人)으로 언급되며(16:23) 고린도에 인접한 항구인 겐그레아 교회의 여집사인 뵈뵈가 본서를 로마에 전할 사람으로 암시된 것(16:1) 등을 볼 때 확실합니다.
2. 로마서의 주제
본서는 바울이 로마 교회의 성도들에게 복음의 원리를 설명하는 한편, 그리스도인의 복음적 생활에 대해서 교훈하기 위하여 기록한 편지입니다. 바울은 에베소에서 사역을 하는 동안 로마에도 가서 복음을 전할 계획을 세웠으나(행 19:21) 여러 사정이 생겨서 가지 못하였는데, 본서를 기록할 당시에도 로마로 가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으나 예루살렘 교회에 구제 연보를 전달하기 위해 먼저 예루살렘으로 가야만 하므로 부득이하게 로마 교회의 방문을 뒤로 미루면서 로마 교회의 성도들을 위로하는 한편 복음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본서를 써서 보낸 것입니다.
바울이 이처럼 로마 교회의 방문 전에 편지를 통하여 복음에 대해여 설명하고자 한 것은 당시 로마 교회의 성도들이 아직 복음에 대한 확고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혼란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로마 교회는 사도들에 의해 세워진 것이 아니라, 세계 각지로부터 모여온 유대인 출신의 그리스도인들과 이방인 그리스도들이 함께 세운 자생적 교회로서, 이처럼 사도들이 세운 교회가 아니기 때문에 교리적 기초가 약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사도행전에서도 보듯이 유대인 출신의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율법에 대한 열심이 많아 이방인 출신의 기독교인들에게 할례와 율법의 준수를 구원에 필요한 조건으로 주장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로 말미암아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혼란을 야기했을 것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구원이 율법의 행위로가 아니라 오직 값없이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임을 역설함으로써 복음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주기 위하여 본서를 기록한 것입니다. 바울은 본서를 통하여 기독교 구원론에 관한 전반적인 교리들, 즉 복음의 필요성에서부터 칭의(稱義)와 성화(聖化)의 과정, 복음과 율법의 관계들에 대하여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설파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로마 교회에서는 이처럼 율법주의적 신앙관을 가진 유대인 신자들과는 반대로 이방인 출신의 교인들은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복음의 원리를 오해하여 무율법주의로 흐르는 경향이 있었으므로, 이에 대하여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구원이 율법을 지키거나 행위로 말미암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얻은 그리스도인들은 죄와 육체의 정욕을 이기고 성화를 이루어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 성령의 인도를 받을 것과 그리스도인이 당하는 고난이 장차 하나님의 후사로서 그리스도인들이 누리게 될 영광을 위하여 필요한 성화를 위한 연단임을 교훈하고 있습니다.
로마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1-8장이 앞서 말한 것과 같은 복음과 복음적 삶의 원리에 대한 교리적 설명이라면, 9-11장은 유대인들의 구원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경륜을 다루고 있으며, 12-16장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실천에 대한 실제적 교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 로마서의 구조와 내용
제1부. 인사말과 복음의 정의 (1:1-17)
제2부. 이신득의의 원리에 대한 교리적 설명(1:18-5:21)
1. 죄 아래 있는 모든 인류와 하나님의 의의 필요성(1:18-3:20)
(1) 이방인의 실상(1:18-32)
(2) 유대인의 실상(2:1-3:8)
(3) 전적으로 타락한 인류의 실상(3:9-20)
2. 이신득의의 근거와 결과(3:21-5:21)
(1)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3:21-31)
(2) 칭의의 예증 : 아브라함(4:1-25)
(3) 의의 결과(5:1-11)
(4) 아담과 그리스도의 대조(5:12-21)
제3부. 의롭다 함을 얻은 성도들과 성화(6:1-8:39)
(1) 성화와 죄의 관계(6:1-23)
(2) 성화와 율법의 관계(7:1-25)
(3) 성화와 성령의 관계(8:1-39)
제4부. 이스라엘의 구원에 대한 하나님의 섭리(9:1-11:36)
1. 이스라엘의 과거 : 선택(9:1-29)
2. 이스라엘의 현재 : 유기(9:30-10:21)
3. 이스라엘의 미래 : 회복((11:1-36)
제5부. 성도의 복음적 삶에 대한 교훈(12:1-16:27)
1. 성도들이 드려야 할 산 제사인 삶에서의 실천(12:1-13:14)
2.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대한 교훈(14:1-15:13)
3. 맺는 말(15:14-1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