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인사 드립니다.(8) 지묘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물리치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어제와는 분명 다른 오늘입니다. 어제는 부활이 없었지만 오늘은 부활이 있는 거룩한 아침입니다. 많은 이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부활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안따까움 속에서 오늘 아침을 맞이하셨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늘 분주한 부활절 아침이었고, 활기찬 부활절이었지만 올 해는 방송으로 미사를 참여해야 하는 쓸쓸함이 있는 아침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그 자체라는 사실입니다. 오늘 아침 새벽 5시에 일어나 성당에 조배하러 갔습니다. 그리고 부활초에 불을 붙였습니다. 부활초에 불을 켰더니 성당이 환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어둠이 빛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을 제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 때 느꼈던 것은 이게 바로 부활이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신자 여러분들과 함께 미사를 하지 못하는 쓸쓸함이 있지만 미사를 하지 못한다고 해서 부활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정확히는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 안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못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부활은 분명 왔습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는 오늘 하루, 더 나아가 우리 모든 삶에 기쁨이 되기에는 충분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부활이 있음을 보여주시고 믿도록 해주시기 위해서 부활하셨는데 우리가 부활을 믿지 못한다면 믿는 사람이라고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부활 그 자체를 믿는 사람들이지. 부활의 현상을 믿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부활의 현상을 통해 부활에로 나아가야 하겠지만 우리가 성숙한 신앙인이라면 그리고 정말 부활을 믿는 신앙인이라면 예수님의 부활 그 자체만으로 오늘은 충분히 기뻐하고 환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충 설명을 드리면 저도 지금까지는 그렇게 살았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신부 생활하면서 성삼일을 지내기 위해서 전례 연습. 복사 연습, 부활절 행사를 하면서 부활 그 자체보다는 부활절 행사에 집중하며 살았음을 발견했습니다. 부활 그 자체를 믿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부활절 행사를 잘 치르기 위해 준비하고 점검하는 시간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부활 미사는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부활 달걀이라도 삶아서 부활절 날 나누어 드릴려고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것도 하지 않으면 쓸쓸한 부활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부활은 행사를 통해 오는 것이 아니라, 그 부활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믿음을 통해서 온다는 것을 깨닫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만을 묵상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 부활은 정말 기쁜 부활이 되는 은총을 누렸습니다.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우리는 부활절을 지내면서 부활 그 자체를 믿기보다는 부활로 주어지는 부수적인 현상을 부활절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오늘 하루 부활절 행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부활 그 자체만 생각하고 받아들인다면 예수님의 부활이 나의 부활이구나!를 발견하는 은총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은 2020년 부활절 아침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우리의 부활이 있음을 보여주시기 위해 당신 친히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여러분 모두는 이제 부활하는 신앙인이 된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기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도 축하드리지만 여러분들이 부활할 수 있는 몸이 되었음을 축하드립니다. 이 모든 것이 부활하신 예수님 덕분입니다.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첨부 : 보내드리는 사진은 오늘 아침 어둠을 뚫고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상징하는 우리 성당 부활초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상징하는 부활초를 바라봄으로서 여러분 모두의 삶이 어둠에서 빛의 삶으로 나아가시는 신앙인이 되시라고 부활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다시 한 번 부활 축하드립니다.
사진: 권 미카엘 형제님의 글에서 가져옴
첫댓글 죄송합니다.
미카엘 형제님이 한번
올리신 글인데, 다시 올리게 되어서요.
순서와 정렬을 중시하는 잘못된 성격? 제 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