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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랜드 천문대를 찾은 관람객이 천체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 무주군청
무주 반디랜드&태권도원
겨울바다, 설산, 스키장 등 겨울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가 차고 넘치지만 방학을 맞아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전북 무주만한 곳이 없다. 눈 덮인 덕유산과 스키장은 물론 반디랜드, 태권도원, 머루와인동굴 등 이색 명소가 많다. 겨울 가족여행에 아이들의 체험학습까지 일석이조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무주 일원의 반딧불이와 먹이 서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곤돌라를 타고 오를 수 있는 덕유산은 겨울 산행지로 인기가 많다. 사진 무주군청
천연기념물 반딧불이부터 희귀 곤충까지
무주의 대표 관광지 반디랜드는 천연기념물 제322호인 반딧불이를 보존하고 관찰하기 위해 조성된 일종의 자연 테마랜드다. 희귀 곤충을 관찰할 수 있는 곤충박물관과 반디별천문과학관, 반딧불이 생태 복원지, 야영장, 통나무집, 환경테마공원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관람은 물론 체험교육, 휴양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반디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곤충박물관이다. 상설전시실, 희귀곤충실, VR체험실, 돔영상실, 반딧불체험실, 생태온실 등으로 알차게 구성돼 있다. 담쟁이덩굴과 함께 커다란 곤충 모형이 붙어 있는 외관이 정겹다.
곤충박물관은 동굴처럼 생긴 복도를 지나 지하로 내려가는 구조인데 동굴 바닥에 설치된 곤충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지하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면 화려한 빛깔의 나비를 비롯해 2000종 1만여 마리의 각종 곤충과 지질시대의 화석이 전시돼 있다. 다양한 곤충표본과 곤충을 이용한 전시물들이 있어 실물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희귀곤충실은 세계 희귀 곤충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네 개의 다리를 가진 워커리 하늘소, 자웅동체 데모레우스 호랑나비를 비롯해 뿔의 변형, 이종교잡, 세계 최대형 개체, 돌연변이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실을 모두 둘러보고 나오면 가상현실(VR)장비를 착용하고 체험이 가능한 유료 VR체험실이 있다.
지상에는 돔영상실과 반딧불체험실, 생태온실, 아쿠아존이 있다. 돔영상실은 의자를 젖히고 누워서 반원구 형태의 천정에 투사되는 영상을 관람하는 공간이다. 15분 정도 상영되는 영상은 우주에 떠 있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다. 이어지는 반딧불체험실에서는 반딧불이의 생태를 알아볼 수 있다. 반딧불이의 알이 애벌레와 성충이 되는 과정을 현미경을 통해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곤충박물관 안에는 또 다른 종류의 전시실인 아쿠아존이 있다. 22개 전시수조에 어류, 파충류, 양서류 및 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 90여 종 2000여 마리가 있다. 무주의 남대천과 금강에 서식하는 토종민물고기를 비롯해 아프리카와 아마존의 열대어, 세계의 대형어 등 다양한 어류를 만나볼 수 있다. 뱀, 개구리 등 무주구천동에 서식하는 6종의 양서류, 파충류도 있다. 작은발톱수달 두 마리가 살고 있는 수달전시관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공간이다.
박물관을 나오면 화산분화구 형태의 유리건물이 있다. 생태온실이다. 660㎡의 규모에 200여 종 1만여 주의 열대 및 온대식물을 식재해 1년 내내 녹색의 자연을 느낄 수 있다.
반디랜드 전경.
밤하늘에서 만나는 우주와 천체의 비밀
반디별천문과학관은 반디랜드의 또 하나의 명소다. 우주의 탄생과 역사, 태양계, 별자리 등 천체 관측과 우주를 주제로 하는 전시관이다. 국내 공립천문대 중 가장 뛰어난 관측 환경과 장비가 구비돼 있다.
천체망원경이 있는 4층 천체관측실에서는 직접 우주를 관찰할 수 있다. 관람자도 체험이 가능한데 날씨에 따라 변동이 있으므로 미리 스케줄을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하늘이 맑은 날 방문하면 무주의 밤하늘에 수놓인 아름다운 별을 관찰할 수 있다.
이밖에도 반디랜드에는 아이들의 환경교육에 도움이 되는 즐길거리가 많다. 곤충박물관 앞의 어린이놀이터, 사계절 썰매장, 청소년야영장, 자연휴양림 숙소 등이 해당된다. 특히 백운산 자락에 자리한 통나무집은 산과 계곡에 둘러싸여 상쾌한 숲속 나무 향을 맡으며 휴식과 삼림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태권도원 전경. 사진 무주군청
태권도 종주국의 자부심, 태권도원
무주읍에서 구천동으로 이어지는 길목인 설천면 백운산 자락에 자리한 태권도원은 태권도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태권도 공연장과 박물관, 전용 경기장, 체험장 등을 갖춘 세계 유일의 공간이다. 태권도인에게는 꿈의 공간이다. 동네 태권도장에 다니며 수련한 학생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10배, 여의도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태권도 고단자를 기리는 전통 가옥과 수련장을 갖춘 태권도원에는 세계 유일의 태권도 전용 경기장인 T1이 있다.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비롯한 굵직한 경기가 이곳에서 열렸다. 태권도의 기본 정신인 ‘천지인’을 테마로 설계해 지붕에 삼태극 문양이 있다.
경기장 안에는 공연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태권도원 관람의 필수 코스인 태권도 공연이 펼쳐진다. 상설 태권도 공연인 ‘태권도사’는 천방지축 태랑과 진진이 태권도사가 다스리는 백운산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며 정의로운 태권도인으로 거듭난다는 성장 스토리형 공연이다. 상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신나는 태권 댄스 체험’과 ‘태권도 미트팡팡 체험’이 있다. 공연 등 운영 일정은 상황에 따라 변동되므로 누리집 월별 일정 안내 페이지를 참고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T1 경기장 외에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세계 최초로 조성된 국립태권도박물관은 한국 대표 문화브랜드로서 태권도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태권도의 역사와 한국 무예의 변천사 등을 볼 수 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손과 발 동판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증강현실(AR), VR 태권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가상 겨루기, 격파 게임, 태권 모험 등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태권도원 전체를 감상하고 싶다면 백운산 전망대까지 운행되는 모노레일을 추천한다.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 무주 일대의 산자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태권도 고단자를 위한 공간인 명인관, 조선시대 서원의 배치를 반영해 태권 제례 등 행사를 진행하는 태권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잔디밭에 조성된 전통무예수련장에서는 태권도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일곱 개 명상석을 보면 태권도가 정신수양의 무예라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태권도원은 다양한 수련·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박 2일부터 3박 4일 패키지까지 여러 선택지가 있으며 프로그램은 체험형, 수련형, 활동형, 학습형 등이 마련돼 있다. 아이들의 연령이나 가족의 여행 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임언영 기자
무주, 여기 어때요?
등산객들이 덕유산 눈꽃 트레킹을 즐기고 있다. 사진 무주군청
33경 찾아보는 재미, 무주구천동
전북 무주 하면 구천동이 절로 따라붙을 정도로 무주를 대표하는 명소. 무주군 설천면 산공리 일대를 말한다. 이곳 깊은 계곡에 14개 절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불도를 닦은 신심 깊은 불자가 9000명이나 됐다는 데서 유래해 구천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신라와 백제가 통했다고 해서 유래된 커다란 석문 나제통문, 귀를 기울이면 거문고 타는 소리가 들린다는 청금대, 배의 돛대 모양을 한 일사대 등 ‘33경’을 즐겨보자.
무주머루와인동굴
한국 100대 명산에 드는 무주의 수호산, 적상산 중턱에 무주머루와인동굴이 있다. 무주 양수발전소를 건설할 때 굴착 작업용 터널로 사용하던 곳인데 머루 재배 농가에 희망을 주고자 무주군에서 2007년 임대, 리모델링했다. 무주는 전국 머루 생산량의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5개 지역 와이너리에서 독특하고 개성 있는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무주머루와인동굴에선 와인 시음장은 물론 와인 족욕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머루 장승 부부, 머루 정령, 포석정 물레방아, 하프링 등 즐거운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김환태문학관&최북미술관
무주 읍내에는 미술관, 문학관, 산골영화관, 공예촌 등이 옹기종기 들어서 있다. 최북미술관은 조선 후기 무주 출신 화가 최북의 작품을 전시한 곳이다. 산수와 메추라기, 호랑나비를 잘 그렸던 최북은 스스로 눈을 찔러 한쪽 눈이 멀었다는 일화가 있다. 미술관 건너편은 ‘순수 비평문학의 선구자’로 알려진 김환태의 문학관이다. 미술관 뒷마당에는 전통공예를 체험하는 반딧골전통공예문화촌이 조성됐다.
덕유산 눈꽃 트레킹
일기예보에서 무주에 눈이 내렸다는 소식을 전했다면 덕유산 눈꽃 트레킹을 떠나야 할 때다.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이자 10번째 국립공원인 덕유산은 곤돌라를 타고 오를 수 있어 비교적 쉽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해발 1500m 설천봉까지 운행되는 곤돌라는 20여 분 소요되는데 눈 덮인 덕유산을 내려다보는 최고의 순간을 선물한다. 설천봉에서 600m 정도만 오르면 정상에 닿을 수 있으니 겨울 산행에 도전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