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양조식초 만들기의 준비작업!
1, 누룩을 만든다.
누룩을 우리 조상들은 신국(神麴)이라고 했다. 신의 의도에 따라서 잘 뜨기도 하고 못 뜨기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누룩을 만드는 것은 식초 양조법의 기본임과 동시에 방법 또한 까다로워 많은 정성과 경험이 요구된다. 젊은 주부들은 경험 있는 할머니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누룩의 제조시기로는 6월이 가장 적기이며 가능하면 여름에 만드는 것이 좋다.
㉠ 우리밀에 10%의 녹두를 첨가하여 거칠게 빻는다.
(방앗간에 가서 누룩용이라고 하면 됨)
㉡ 밀기울이 겨우 엉킬 정도의 물을 넣고(20% 정도) 비빈 것을 누룩틀이나 그릇 같은 것에 보자기를 싸서 눌러 맨발이나 양말신은 발에 비닐을 감싼 후 단단히 밟아 누룩의 형을 만든다. 누룩을 반죽할 때 물기가 많아서 질면 술에서 붉고 고리타분한 누룩 냄새가 나고, 너무 건조하면 발효가 부족하여 주도(酒度)가 낮다. 손으로 꽉 쥐면 엉킬 만큼 반죽한다.
㉢ 밟은 누룩을 뒤집어 가면서 2일정도 말려 누룩 사이사이에 짚을 채워 차곡차곡 채운다. 여름에는 헛간에 짚을 깔고 가마니 등으로 덮어둬도 된다. 삼복더위가 아닐 때에는 전기장판을 이용한다. 적정온도는 30℃정도가 좋다.
㉣ 20일 정도 발효시킨 후 건조한 곳에 1개월 정도 숙성시킨 다음 빻는다. 빻은 가루를 4~5일 간 밤낮으로 이슬을 맞힌다. 햇빛을 쬐고 이슬을 맞히는 이유는 누룩 자체의 나쁜 냄새를 없애서 좋은 향의 술을 만들고 곰팡이 등의 잡균을 살균하기 위해서이다. 좋은 술이 좋은 식초가 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만든 누룩을 일반적으로 막누룩 또는 곡자라고 한다.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거의 모든 밀과 누룩은 수입밀을 사용한다. 수입밀은 수확 후에만 21종의 농약을 치기 때문에 심지어는 '아폴라톡신'이라는 발암물질까지 검출되고 있다. 반면 토종밀은 늦가을에 씨를 뿌리고 초여름에 거두기 때문에 농약을 쓰지 않아도 되는 무공해 건강식품이다. 식초는 부정(不淨)을 타기 대문에 수입밀로 만든 누룩을 사용하면 실패가 많을 뿐아니라 품질이 좋은 식초를 만들 수도 없다.
누룩만들기의 핵심: 누룩 담기는 6월이 가장 적기(여름). 재료는 반드시 토종(국산)을 사용한다.
2. 술을 만든다.
㉠ 현미 3.2kg을 생수에 8시간 불린 후, 분쇄한 적송엽 160g을 혼합하고 압력밥솥에서 고두밥을 찐다.
㉡ 현미 고두밥을 완전히 식혀서 누룩가루 1되, 송엽가루160g, 배, 생강, 대추, 160g을 골고루 섞는다. 송엽 160g은 삶고 160g은 생잎을 넣는다.
㉢ 생수4되, 식혜 1되를 항아리에 ⅔정도 채우고 입구는 가제로 덮어 고무줄로 동여매고 뚜껑을 덮는다.
㉣ 겨울에는 온돌방이나 전기장판(높은 온도)에, 여름에는 전기장판(약한 온도)에 놓고 항아리 전체를 담요 등으로 완전히 싼다. 가장 좋은 발효온도는 섭씨30도 정도이다.
㉤ 3~4일이 지나면 술이 발효되기 시작한다. 술이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조금 열고 담요로 몸통만 싸둔다. 보통 6~7일이 지나면 술의 발효가 중단되고 맑은 술이 보이게 된다.
㉥ 술을 만들 때는 반드시 유기농 현미를 사용해야 한다. 또 깊은 샘물이나 약수 등의 생수를 이용하는 까닭은 생수에 포함된 광물질이 주 효모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누룩가루는 순수 토종 밀로 만든 것이라야 한다. 수입 밀로 만든 누룩을 사용하면 좋은 술을 만드는데 실패하기가 쉽다.
술만들기의 핵심: 반드시 유기농 현미와 생수를 사용하며 가장 좋은 발효온도는 30°C 이다.
3. 초를 앉힌다.
㉠ 맑은 술은 그대로 떠내고, 나머지는 용수로 거른다. 술을 걸러서 항아리에 담는 것을 '초를 앉힌다'고 말한다.
㉡ 용수로 걸러낸 술은 초두루미에 담는 것이 가장 좋지만 구하기 어려우므로 투박한 항아리에 담는다. 옛날부터 김장용으로 쓰던 윤기가 없는 항아리가 무난하다. 초두루미는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항아리로 스스로 숨도 쉬고 온도와 공기의 양을 조절하는 신비한 용기이다. 그러나 요즘은 구하기가 힘들다.
㉢ 항아리는 안팎으로 뜨거운 물을 사용하여 깨끗하게 씻고, 깨끗한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참숯을 태운 연기나, 짚을 태워 그 연기로 독 안을 소독하는 것이 좋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시장의 알콜 식초를 이용해 소독을 한다.
㉤ 걸러낸 술을 항아리에 담고 항아리 입구를 가제로 덮고 고무줄로 동여맨 다음 뚜껑을 덮는다.
초앉히기의 핵심: 초를 앉힐 때 용수를 사용하면 편리하며, 항아리는 반드시 깨끗하게 소독한 후 사용한다.
초를 앉힐 때는 즐거운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야 한다. 술맛을 본다고 입술이 닿은 그릇을 다시 독 안에 넣는다든지, 잡담 등으로 침이 한 방울이라도 들어가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식초는 변질되어 뿌옇고 두꺼운 막이 생긴다. 이를 '꽃가지 폈다'고 말한다. 꽃가지 핀 식초는 실패한 식초이다.
4.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 초를 앉힌 다음에 벌꿀을 2홉 넣는다. 초를 앉힌 후 20일이 지난 뒤에 벌꿀 2홉과 구연산 성분이 많은 과일 (석류, 사과(홍옥),포도)을 적당량 넣는다. 초를 앉힌 직후에 넣으면 과일의 수분으로 인하여 변질될 우려가 있다 인삼+대추+토종 굴을 넣으면 그것이 인삼 초이고 송엽,송화를 토종꿀에 발효시켜 넣으면 그것이 송엽초이다.
㉡ 항아리 뚜껑을 닫고 직사광선이 비치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맑은 공기가 좋은 식초를 만든다. 공기가 오염된 도심에서는 천연식초제조가 거의 불가능하다. 바람이 잘 통하는 아파트 배란다, 마루, 재래식 부엌의 구석 등이 적격이다. 방에 둘 때는 방바닥의 보온기가 직접 항아리에 다지 않도록 받침대를 깐다. 항아리를 위치를 이리저리 옮기거나 함부로 다루지 아니하며 맑은 공기를 좋아한다. 빚는 사람의 마을을 알고있어서 그대로 나타난다.
㉢ 매일 하루에 한번씩은 식초항아리를 끌어안고 사랑하는 정인을 다루듯 소중하게 흔들어 준다. 식초항아리를 끌어안고 “초야, 니캉 내캉 백년 살자!”하면서 흔들어준다. 공기중의 초산균이 식초표면에 엷은 초막을 형성하는데 ,이것을 흔들어 줌으로써 초산의 침투를 용이하게 하고 발효를 촉진시킨다.
※서양의 식초는 기계로 표면을 흔들어 준다고 한다. 사람의 체온을 전달하고 기원하여 만들어지는 한국 전통식초는 물리적으로만 대응하는 서양의 식초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는 하늘을 우러러 탄복할 조상의 지혜이다. 건강장수는 조상에 대한 경외 심으로부터 비롯된다.
발효과정의 핵심: 매일 항아리를 흔들어 주고, 초항아리 주변의 통풍과 온도를 살핀다.
5. 사계절을 느껴야 한다.
좋은 천연식초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과 식초에게도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식초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느껴야 한다. 좋은 식초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 선택만큼이나 초산이 발효되는 시간이 중요하다. 겨울에는 효소가 잠복하고 여름에는 활짝 피어나는 세월의 섭리를 느껴야 한다. 항아리 뚜껑을 열면 흰 막이 엷게 떠 있을 때도 있다. 자주 흔들어준 식초에는 이 초막이 없다. 초막을 걷으면 또르르 말린다. 천연식초의 맛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식초처럼 톡 쏘지 않는다. 부드럽고 새콤하고 은은한 술 냄새의 혼합이다.
식초를 달콤하고 맛있게 만들려면 사과나 포도즙을 첨가하면 된다. 그러나 가능하면 무엇을 첨가하고 빛깔을 내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체 생산된 알콜과 초산이 아닌 다른 어떠한 알콜이나 초산(빙초산)이 한 방울이라도 섞여서는 안 된다. 인위적으로 시설을 만들고 온도를 조절한다든가 자체 생성된 알콜과 초산이 아닌 외부의 어떠한 알코올이나 빙초산이 한 방울이라도 섞이면 화학작용이 일어나 본질을 망치게된다. 식초가 성숙되면 작은 하루살이들이 초 냄새를 맡고 모여든다. 이것을‘초할마이’라고 하며 항아리 바닥에 생기는 작은 벌레를‘초눈’이라고 한다. 식초의 생명은 살균, 해독작용을 하고 부신피질 호르몬을 만들고 칼슘을 용해하여 흡수를 도와 주는 촉매 역할을 하는 초산이 생성되며 3년이 지나야 제 빛깔이 난다.
발효숙성과정의 핵심: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고, 발효숙성과정에서 어떤 첨가물도 절대 넣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