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은근하게 데운다-연탄보일러
연탄은 나무를 장만하기 어려운 곳이나 고령(高齡) 농가에 적합한 난방연료다. 장작 운송을 위한 경운기 조작이 힘에 부치고 위험한 절단기와 도끼를 써야하는 나무보일러는 고령의 어르신들께는 애물단지다. 대안은 연탄으로, 기름 보일러로 바꾸기 전에 애용했던 낯익은 물건이다. 연탄재의 처리도 도시처럼 번거롭지 않고 질땅의 개량제로 쓸 수도 있다. 약점은 보일러의 수명이 짧고 연탄가스가 기름보일러나 보일러실 내외부의 철제품을 빨리 부식시키는 것이다. 보급용 철제 보일러의 경우 보일러의 수명이 2~3년밖에 안되어 교체 부담이 큰 편이다. 최근에는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 제품도 일부 나와 있다.
보일러실도 보일러만큼 중요하다
양수기함과 마찬가지로 보일러도 겨울철 동파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80년대 이후 지어진 양옥이나 신축 주택은 제대로 된 보일러실을 갖춘 반면 옛집을 개량하거나 보수한 집의 보일러실은 처마밑에 함석이나 합판으로 엉성하게 지은 곳도 많다. 이런 곳은 한겨울에 며칠간 집을 비운 경우 돌아와 보면 보일러가 말썽을 일으킨다. 양수기함이 얼고 보일러도 안되고…. 그것도 꼭 어는 집만 언다. 때가 되면 거쳐야 하는 연례행사처럼 한 해도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다. 단열과 보온이라는 이불없이 추운 겨울을 넘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보일러실의 단열이 중요한 까닭은 동파방지외에도 열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보일러에 연결된
배관, 순환펌프, 각종 밸브는 모두 열을 잘 전달하는 금속으로 되어 있다. 단열과 보온이 되지 않
으면 그만큼 빠른 속도로 열을 뺏긴다. 목욕물과 방바닥을 데울 에너지가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
가는 것이다. 보일러실을 생활공간에 준해 단열을 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 보일러실을 살펴보고
문제가 있는 부위는 계획을 세워 미리미리 준비하자. 노출된 금속 배관은 배관용 보온재를 덧댄
뒤 테이핑 처리를 하고, 밸브 아래 엑셀파이프는 전용 보온재를 끼우면 다가오는 겨울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