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난 이대>와 <흰 종이 수염>에 나타난 한국 전쟁의 후유증에 대해 기술하시오.
두 작품은 모두 전쟁의 비극으로 인해 고통 받는 민족의 시련과 아픔을 해학적으로 표현한다.
먼저 <수난 이대>에서, 일제강점기에 징용에 끌려가 한쪽 팔을 잃은 아버지 박만도는 6.25전쟁에 참전한 아들 진수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는 마음으로 마중을 나간다. 하지만 진수는 전쟁으로 한쪽 다리를 잃었고, 집으로 돌아가는 외나무다리를 아버지가 진수를 업고 건너가면서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한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수난의 역사가 어떻게 한 개인이나 가족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는가를 부자의 삶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더구나 그것을 부자 2대의 수난사로 연결시킴으로써 한순간의 일회적인 비극이 아니라 민족의 공통적인 문제임을 보여주었다. 두 차례의 전쟁과 2대에 걸친 비극을 단 하나의 장면으로 응축시켜 전쟁이나 역사가 우리 민족에게 남겨준 처절한 아픔과 불행을 느낄 수 있다.
<흰 종이 수염>에서 목수였던 동길이의 아버지가 전쟁 때 노무자로 나갔다가 오른팔을 잃었다. 동길은 하굣길에 극장 광고판을 몸에 매달고 광고를 하는 아버지를 발견하는데, 아버지를 놀리는 창식을 마구 때린다. 이를 본 아버지는 놀라서 동길을 말리고, 동길은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책임감과 사랑을 느낀다. 이 소설은 전쟁으로 인한 비참한 삶의 모습과 그 극복의지를 동길이 가족을 통해 잘 보여 준다.
2. 영화 <내 마음의 풍금>과 하근찬의 원작 <여제자>를 주제적 측면에서 비교하여 설명하시오.
소설 <여제자>은 수하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17살 제자 홍연은 19살 선생 수하를 짝사랑 하지만 수하는 25살의 동료 여선생을 짝사랑한다. 6.25 전쟁이 발발하고 피난으로 인해 모두 뿔뿔이 흩어졌는데, 수하는 피난지에서 홍연에게 피로 쓴 러브레터를 받고 섬뜩해한다. 세월이 흘러 동창회가 열리고 수하는 60대가 되었고 홍연는 50대가 되었다. 서로 다른 사람과 결혼도 했고 옛날 감정도 다 사라졌다. 하지만 헤어질 때 수하는 홍연의 한쪽 손가락 끝이 지금도 뭉개져 있는 걸 발견하고 마음 아파하는 걸로 소설은 끝이난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내 마음의 풍금> 역시 이와 비슷한 줄거리로 진행된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영화에서는 홍연과 수하가 이별하는 것이 전쟁의 피난으로 인한 것이 아닌, 강당에서 발생한 화재의 책임을 수하가 지고 학교를 떠나는 것으로 전개된다. 영화에서는 전쟁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두 작품의 주제에 대한 차이점도 나타난다. 영화는 단순히 첫사랑의 설렘과 젊은 청춘들의 애틋함을 보여주는 것이었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전쟁의 비극에 대한 아픔을 하근찬의 방식으로 풀어내면서 독자들에게 더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존재 앞에서 작은 티끌에 불과한 사랑의 나무는 전쟁의 포화 속으로 영원히 사라졌다. 그리고 작가는 그 아픔을 소설의 결말에서 홍연에게는 평생 남게 될 손가락의 상흔으로 표현했다.
3. 1950년대 시의 5가지 경향 중 대표적인 시 작품 하나씩을 선택하시어 자신의 감상을 기술하시오.
전쟁체험 시 – 유치환 <보병과 더불어>
이 시는 승전에 대한 염원이나 기록보다는 전쟁이라는 비극적 상황에 처해 있는 인간에 대한 탐구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 표현방법에 있어서도 직접적인 진술의 방식이 아닌 간접적이고 내면화된 형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문학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모더니즘 시 – 김규동 <나비와 광장>
이 시는 전쟁이 빚어내는 비참한 현실을, 능동적인 의욕으로 그려낸다. 또한 모더니즘 정신을 기반으로 작가의 현대 도시문명에 대한 비판의식과 변모해 가는 사회현상을 끊임없이 탐구하려는 작가 정신이 돋보인다.
전통주의 시 – 서정주 <추천사>
《춘향전》을 소재로 한 이 작품에서는 세상의 계급주의와 도덕과 완고한 속세의 것들로부터 떠나고 싶어하는 춘향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사랑에 가슴이 뛰는 춘향으로서는 '서으로 가는 달같이', 즉 구도자처럼 느릿느릿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그런 속도로 올라가고 싶다는 것이다. 또한 정신적 성숙보다는 육체적이고 감정적인 격정을 물리칠 수 없다는 내면 고백이 인상 깊었다.
순수시 – 조지훈 <풀잎단장>
시에서 풀잎을 의인화한다. 아주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풀잎을 통해 조그만 고통에도 동요하고 번뇌하는 인간 존재의 모습을 발견함으로써, 풀잎과의 교감과 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생명체의 신비로움과 그에 대한 외경심을 느꼈다.
현실 참여시 – 유치환 <쓰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이 시는 관념성, 본능적인 목소리, 그리고 생경한 한자투의 말이 많이 정제되어 있으나 한편으로는 긴장이 이완되고, 표현이 산문화된 경향이 없지 않다. 또한 생명파적인 요소가 인생론적인 문제로 전환되는 것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