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산간도시 블루시티 쉐프샤우엔(Chefchouen)
산간마을 쉐프샤우엔 / 아름다운 고산 풍경 /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
원래는 계획에 없었는데 페스에서 만났던 젊은 중국 아가씨들이 자기네는 지금 쉐프샤우엔에서 오는데 너무 좋았다고 꼭 가보라고 한다. 그래서 일정에 없던 쉐프샤우엔에서 일박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너무나 멋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마을이었다.
일명 블루시티(Blue City)라고 불리는 쉐프샤우엔(Chefchouen)은 모로코의 북부 내륙에 고립된 오래된 산간마을로, 관광과 휴양도시로 이름이 알려졌는데 특히 흰색과 푸른색으로 조화를 이룬 건물들이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여 모로코에서 제일 예쁜 도시로 꼽히며, 아기자기한 건축물들과 예쁜 정원들로 일명 ‘스머프(Smurfs)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1> 스머프(Smurfs)의 도시 쉐프샤우엔
스머프 행진곡 / 스머프 마을 / 고약한 마법사 가가멜
벨기에(Belgium) 만화가인 페요(Peyo)는 만화(漫畫) ‘개구쟁이 스머프(The smurfs)’로 크게 히트 쳤던 화가이다.
만화의 내용을 보면, 버섯 마을의 파란 요정 스머프들과 그들을 노리는 악당 마법사 가가멜(Gargamel)이 주인공인데 요정들은 크기가 사과만 하고 작은 꼬리도 있는 모습으로, 너무나 명랑하고 꾀도 많아서 항상 마법사 가가멜을 물리치고 즐겁고 명랑한 삶을 이어가는 내용이다.
마법(魔法) 실력이 형편없는 가난뱅이 가가멜은 스머프 일곱을 잡아 조리면 황금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을 믿고 마법과 꾀를 내어 잡으려 하지만 한 명의 스머프도 잡을 수가 없었다.
“밉다! 미워! 스머프가 밉다!” 계속 실패하자 이번에는 잡아 먹어버리겠다고 하지만 이것도 실패한다.
이곳 모로코의 쉐프샤우엔 마을은 만화 스머프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마을의 모습이 너무나 아기자기하고 예쁠뿐더러, 골목길 벽을 푸른색으로 칠한 곳이 많고 예쁜 꽃들로 장식되어 있어 스머프의 도시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며, 관광의 명소로 이름이 났다.
모로코 리프(Rif) 산맥의 2,000m급 두 봉우리가 뿔처럼 솟아있는 사이 해발 660m 고원의 좁은 평지 주변으로 옹기종기 주택들이 들어선 베르베르인들의 고대 산간마을이 쉐프샤우엔(Chefchouen)인데 일명 블루시티(Blue City)라고도 불리며, 인구는 3만 5천 정도라고 한다.
블루시티(Blue City) 골목길 / 천공지성(天空之城) 입구
<2> 공중도시 천공지성(天空之城)
모로코의 어느 도시도 마찬가지지만, 이곳에도 마을의 제일 높은 곳에 올드 메디나(구시가지)가 있다.
옛 진흙 성벽도시 메디나(Medina)를 보면 혹독한 환경 속에서 생존해가는 방법을 터득한 베르베르인들의 지혜에 놀라게 되는데 16세기에 조성되었다는 이곳 쉐프샤우엔의 올드 메디나는 마을의 제일 높은 곳에 있어 그야말로 하늘에 떠 있는 ‘공중도시(天空之城)’라는 느낌이다.
붉은 흙벽돌로 축조한 작은 요새(카스바/Kasbah)는 이들의 말로 하두(Haddou)인데 좁은 성문을 들어서자마자 숨 막히는 좁은 골목이 얽혀있고 가지가지 형형색색의 상품들을 늘어놓은 가게들, 그리고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몇 발자국 골목길을 들어가자 그 좁은 골목길 한쪽에 한자로 天空之城(천공지성), 즉 ‘공중도시’, 또는 ‘하늘도시’라는 중국집 간판이 보이는데 꼭 맞은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는 도적(산적)들이 많았을 것이고 도적 떼들은 이곳 메디나에 와도 설령, 성벽을 넘고 들어왔다고 해도 미로(迷路)처럼 얽힌 길에서 헤매다 결국 길을 잃고 나가는 문도 찾지 못했을 것이다.
<3> 메디나(Medina)의 가옥 구조
15~16세기 모로코 베르베르(Berber)인들의 주거형태인 메디나(Medina)의 원래의 명칭은 아랍어로 알마디나(Al-Madinah)로, 무함마드가 메카(Mecca)에서 마디나로 이주(헤지라/Hegira)한 후 이슬람의 중심이 되었으며 ‘예언자의 도시’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아랍권의 구도시를 일컫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당시 외부로부터의 침입자들을 방어하기 위한 구조인 듯, 바깥은 견고한 진흙 성벽으로 둘러싸인 형태인데 둘레의 길이는 보통 4~6km 정도 되는 것 같다.
성벽의 안쪽은 넓은 길이라야 손수레가 지나다닐 정도로 비좁은데 주거지역과 상업지구로 구분되며, 어떤 곳은 한사람이 지나가기도 비좁다. 물건의 운송은 당나귀나 손수레를 이용하지만 주로 머리에 이거나 어깨에 둘러메고 나른다. 주거지역은 더구나 좁아서 마주 오는 사람과 비켜서기가 어려운 곳도 있다.
따라서 개미굴 같은 미로의 연속이라 길을 찾기가 매우 어려워서 설령 도적이 들어와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금방 공격을 받거나 사로잡혔을 듯싶다. 페스(Fes)의 메디나는 작은 골목길이 9,400갈래나 서로 뒤얽혀 있어 세계 최고의 미로(迷路)로 알려져 있는데 GPS도 무용지물로 절대로 길을 찾을 수 없다. 어느 가이드의 농담...
‘한 달 전, 한 일본 젊은이가 메디나 안에서 길을 잃어버렸다는데 아직도 길을 찾고 있는 중 일 겁니다. ㅎ’
주거지역의 개인 집은 비좁은 골목길에 견고하게 생긴 조그만 문이 있는데 문을 들어서면 제법 공간이 있다. 가옥의 구조는 커다란 4각형 우물 형태의 4층 건물이 보통인데 가운데는 작은 마당이 있고 위를 쳐다보면 뻥 뚫려 하늘이 보인다.
마당에 들어서면 비좁지만 제법 짜임새 있고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맨 위층은 비를 가리는 텐트를 설치한 테라스가 있고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지붕이 있는 집도 있는데 대체로 환기도 잘 되고 시원하다. 따라서 방의 갯수가 무척 많은데 예전에는 한 집안의 모든 가족이 모두 한집에 살았다고 한다. 지금은 다가구 공동 주택인 것 같은데 호스텔(Hostel)로 활용하는 집도 제법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메디나 안에 있는 숙소(호스텔/Hostel,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들은 모두 아무런 표시(간판)도 없어 몇 번을 다녀도 찾아가기가 매우 힘들다.
페스 가죽가공 공장 / 직물공장 / 우리의 숙소(Guest House) 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