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남자
요즘은 '화이트 초콜렛 모카 프라푸치노'를 자연스럽게 시키는 남자분들이 많아졌지만,
별다방(스타벅스) 초창기 시절,
그러니까 '카페'라는 말보다 '커피숍'이라는 말이 더 익숙했던 그 시절,
별다방 메뉴판 앞에서 당황해 하는 남자들을 자주 볼 수 있었죠.
아메리카노
카페모카
카페라떼
에스프레소 등등
커피숍(?)에 왔는데, 커피(?)가 들어간 메뉴는 보이지 않고, 아래위 메뉴 보기를 몇 분째~
그러다가 왠지 마음에 끌리는 아메리카노를 시킵니다.
조금씩 아메리카노 맛에 익숙해질 때쯤, 그 남자는 한 여자를 만납니다.
그리고 그 여자와 별다방에 가죠. 그리고 아메리카노를 시킵니다. 다음 날도 시킵니다.
그 다음 날도 시킵니다. 무엇을? 아메리카노를.
그러면 옆에 있는 여자는 눈치(?) 없이 '오빠는 왜 아메리카노만 시켜?'라며
그 남자를 당황스럽게(?) 하죠.
하지만 남자는 당황하지 않은 척, '맛있으니까~' 라고 얼버무립니다.
# 그 여자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WBC) 이후 투수교체는 물론, 야수 교체를 염두에 둔 대타 작전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지시(?)하는 여성분들이 많아졌지만,
그 옛날 지상파 TV에서만 야구를 중계하던 시절,
그러니까 공을 1루수가 잡으면 1루타, 2루수가 잡으면 2루타인지 아는 여성분이 많았던
그 시절, '그러면 포수가 잡으면 홈런이니? 하하하'라고 눈치(?) 없이 놀리던 그 시절.
별다방 그 남자와 그 여자가 야구장에 갑니다.
'파울이 뭐야? 안타가 뭐야? 쟤는 왜 뛰어?' 야구장이 처음이라는 여자는,
놀이동산에 처음 놀러 온 4살 꼬마처럼 끊임없이 질문을 해댑니다.
그러면 남자는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약간은 우쭐해 하며(?)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죠.
그런데 좋은 말도 한두 번이라고, '저건 파울이야?'를 4번, '저건 안타야?'를 5번.
여자친구의 반복되는 질문에 점점 지쳐가던 4회 말.
난데없는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strike out not out)' 상태에 여자는 천진난만하게
또 물어봅니다. '쟤는 왜 뛰어?'
그동안 여자친구에게 설명하느라 재밌는 장면도 다 놓치고,
여자친구 눈치 보느라 예쁜 치어리더도 마음껏 보지 못해 가뜩이나 우울한데~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이 대충 뭔지는 알지만, 파울과 안타를 이제 겨우 구분한
여자친구에게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을 설명하다가는 자기 머리가
블랙아웃(blackout, 정전)이 될 것 같은 공포심(?)에 살짝 짜증을 내기 시작합니다.
그다음은?
다들 아시죠~
여자는 토라지고, 남자는 빌기(?) 시작합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깐~
투 스트라이크 이후 3번째 스트라이크를 포수가 잡지 못하고 떨어뜨리거나
뒤로 빠뜨릴 경우, 타자는 1루로 뛸 권리가 생기고, 수비 측에서는 타자가 1루에
도달하기 전에 1루에 공을 던져 아웃시켜야 하는데, 이것을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이라고 합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 법무비, 너! 진짜 이럴래!
이제 권리분석도 대충 할 줄 알고, 현장조사도 좀 하고, 첫 낙찰도 받았는데...
잔금을 치르려고 대출을 알아보다 보니, 법무비라는 게 있는데~
이게 알 듯 모를 듯~ 갸우뚱갸우뚱~ 낙찰을 처음 받았던 그때, 저는 그랬답니다.
법무사에서 견적서인지 사건내역인지를 보내주는데, 대체 뭔 말인지는 모르겠고,
인터넷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그냥 40만원에서 60만원이면 적당한 거예요.' 그러는데...
커피숍(?)인 줄 알고 간 별다방에 커피(?)가 없어 당황해 하던 그 남자처럼,
그냥 축구처럼 점수 많이 내는 팀이 이기는 줄 알고 기분 좋게 야구장에 갔는데,
쟤들은 왜 저리 열심히 치고 달리는지 이해하지 못해, 괜히 남자친구와 싸우기만 했던
그 여자처럼~
아무리 사건내역을 봐도 법무비라는 항목은 없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법무비인지도 모르겠고,
세금은 맞게 내는건지, 처음 들어보는 항목은 왜 이리 많은건지~
아~ 계속 봐도 모르겠고~
할 수 없이 법무사에서 입금하라는 돈을 아무 의심(?) 없이 보내고 말았죠. 처음에는~
시간이 흘러 흘러~
그래도 이번이 세 번째 낙찰이라고, 법무사에서 송금하라는 금액에서 어떤 것을 빼면
법무비인지 대충은 알게 되었는데...
음... 뭔가 좀 이상하다.
제가 계산한 법무비가 자그마치 140만원.
낙찰받은 빌라가 전주에 있는 물건이라 인천 법무사에서 지방으로 출장을 가니까
출장비 20만원은 있다고 치더라도, 법무비가 80만원이면 됐지, 왜 140만원이나 청구하는 건데. ㅠㅠ
법무사에 전화해서 법무비가 많이 나온 것 같다고 하니까, 사무장이라는 사람이
굉장히 선심 쓰는 듯한 말투로 20만원을 깎아준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120만원은 너무 하다는 생각에 다른 곳에서 대출받는다고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죠.
잠시 뒤, 이번엔 실장이라는 사람이 전화해서, 자서까지 다 했는데 조금 더 깎아줄 테니
그냥 진행하자고 하더라구요. 처음엔 140만원이었던 법무비가 100만원까지 내려간 상황.
그래도 나는 80만원이 아니면 진행할 수 없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죠.
아마도 취득세 감면 종료일이 4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일단 법무비를 많이 청구하고,
법무사에 전화해서 항의(?)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깎아주고, 전화하지 않으면
그냥 먹는 식으로 작전(?)을 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음... 이제 4일 밖에 남지 않았네. 4일 후에 잔금을 납부하면 세금을 더 내야 하는데~
그래서 급하게 전화를 돌렸죠.
다행히 전주지방법원에서 명함을 준 대출중개인으로부터 대출받기로 하고,
바로 다음날 전주 새마을금고로 내려가서 자서를 했죠.
더 싼 이자와 33만원의 법무비로 마무리~
다음 편에 계속~
전주가 나에게 미소를 보낸다. 2편은 내일 돌아옵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커피 전문가, 야구 전문가, 법무비 전문가 여러분~
윗글 내용 중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수정해주세요^^)
초콜렛처럼 달콤한 경매 이야기, 이리콩~ 저리콩~
제가 쓴 이전 글이 궁금하시다면,
세입자에 대해 몰랐던 한 가지 (부제 : 두 번째 명도 이야기) 를 클릭해보아요.
첫댓글 억작가나 r님 글보다 내 구미에 맞습니다. 계속 재밌는 글 마니 부탁드려요~
앤소니님 구미에 맞는 글이라고 표현해주시니
저도 기분이 참 좋네요^^
계속 글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글 재밌게 잘봤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니 저도 기분이 정말 좋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저는 아직도 이 법무비라는것이 아리송합니다..
주면서 늘 찝찝한것이....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우리 앤카페에는 글 잘쓰시는 분들이 참 많은듯해요^^
저도 아직 초보라 법무비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
직접 뵈면 정말 조용하신 분이신데, 필력은 정말 좋고, 왕성하시네요. ^^
실력도 왕성해지시길 기원합니다. 낙찰 축하드립니다.
과분한 칭찬 감사드립니다.
댓글도 감사드려요~
분명 글내용에는 인간간의 갈등과 사건에 얽힌 다툼이 있었는데 ...
다 읽고난 후에는 봄눈 녹듯 그런 느낌은 전혀 없고 ...잔잔한 긍정적 여운만 남습니다.
참 희한한 일입니다. ㅎㅎ ~ 님의 필력이 대단해서 그런가 봅니다. (라이벌 의식 불끈 ...! ㅋㅋ ~)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일백억님이 제 글을 좋게 봐주셔서 그런 느낌을 받으신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항상 관심가져 주시고,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드려요^^
인천에서 전주까지라... 그열정이 부럽습니다.
전주가 생각보다 멀지 않더라구요.
옷장사님도 좋은 소식 많이 들려주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참 맛있게 전달해 주십니다. 또 기다려집니다. 고맙습니다.
처음 대하는 회원님인줄 알았는데 앞 전에도 있었군요. 미안합니다.ㅠㅠ
참으로 인상적인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감사드립니다.
재밌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