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통신 3사가 5G(5세대) 중저가 요금제를 놓고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29일 오전 여의도 파크센터에서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오찬을 가진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통신사들의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강조했다.
이날 오찬은 최 장관이 통신 3사 CEO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로, 가계통신비 경감과 5G 망 구축 지원 및 투자 확대 요청을 하기 위해 이뤄졌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메리어트파크센터에서 '통신3사 CEO 간담회' 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황창규 KT 회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과기정통부 제공 최 장관은 3사 CEO들에게 "5G 이용이 확대되면서 대용량 콘텐츠 유통 활성화와 트래픽 급증이 예상된다"며 "통신비로 인한 국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과중되지 않도록 정부와 통신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장관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5G 중저가 요금제는 월 3~4만원 대 수준이다. 현재 통신 3사의 5G 요금제는 월 5만원~9만원대로 형성됐다. 초기 막대한 5G 인프라 투자 비용이 들고, 제공 데이터 또한 많기 때문에 LTE(4G) 요금제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올해 통신 3사는 5G 확산을 위해 지난해보다 약 50% 증가한 금액인 8조2000억원 수준의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9월까지 5조4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연말까지는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투자가 있을 예정이다.
특히 내년에는 28GHz 대역 5G 상용화를 위한 기지국 설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5G 대역은 3.5GHz 대역과 28GHz 대역으로 나뉜다. 28GHz 대역은 3.5GHz 대역보다 4~5배 빠른 속도를 내지만 구축 비용은 높다. 통신 3사는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28GHz 대역 기지국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오찬 전 기자들과 만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 중저가 요금제와 관련해 "(5G) 가입자가 너무 부족하고, 망(구축)에 돈이 많이 들어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좀 더 보편적인 서비스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메리어트파크센터에서 열린 '통신3사 CEO 간담회' 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중저가 요금제가 나오기 위해선 5G 가입자가 최소 1000만명은 돼야 한다는 게 통신업계 측 주장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11월 기준으로 국내 5G 가입자는 약 400만명 수준이다. 실제 통신 3사 모두 올 2·3분기 5G로 무선 매출을 늘렸지만, 설비투자 비용 때문에 수익성은 악화됐다.
하지만 이날 최 장관이 CEO들에게 지속적으로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강조하자 통신 3사 CEO들은 마지못해 "고민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 장관은 "현재 5G 단말기가 고가의 플래그쉽 중심으로 출시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다양한 가격대의 단말기가 출시될 수 있도록 관련 업계와 지속적인 협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통신 3사 CEO는 최 장관에게 "5G는 B2C에서 B2B로 확대 중이고, 통계청 물가지수를 보면 통신요금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를 노력 중이지만, 중저가 요금제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오찬 후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백브리핑을 통해 "장관께서 5G 요금문제를 가장 먼저 지적하셨는데 통신 3사 모두 자세한 입장 차이는 있었다"며 "통신 3사 또한 이 부분을 고민하고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