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과 물리학] 26. 진공·우주의 탄생
- ‘+ -’에너지가 시공간을 낳았다 -
- 모든 點은 우주의 중심이며 출발점 -
우주의 탄생은 단순한 물질의 탄생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과 물질의 탄생을 뜻하는데 이것은 <반야심경>의 내용을 물질적인 입장에서 그대로 뒷바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없다고 하면 텅텅빈 공간을 생각한다. 그래서 우주가 탄생하였다고 하면 텅텅빈 공간 가운데서 에너지가 뭉친 하나의 점이 생겨나서 팽창한 것이 오늘날의 우주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우주는 빈 공간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다.
처음엔 아무것도 없었다. 시간도 없고 공간도 없고 물질도 없었다. 그러니 물리적 법칙도 없었다. 색(色)이라고 이름붙일 것도 없었고 색을 인식하는 수상행식의 정신작용도 없었다. 그렇다고해서 아무것도 없는 이것을 허무라고 부를 수도 없다. 없긴하되 온갖 것을 창조해내기도 하니 이것을 불교에서는 공(空)이라고 불렀다. 이 공(空)을 물질적 측면에서 볼 때는 오늘날 물리학에서 말하는 진공(眞空)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우주의 탄생이란 아무 것도 없는 진공에서 작은 거품이 솟아난 후 계속 이 거품이 커지는 것이라고 비유하여 말할 수 있다. 우리가 풍선을 불면 그것이 계속 부풀어 올라 팽창하듯, 진공에서 생겨난 거품이 팽창하는 것이 바로 우주이다. 그러나 시공간 가운데서 팽창하는 것이 아니다. 이 거품 또는 풍선의 크기가 바로 시공간의 크기이고 물질은 이 풍선 속에 있다.
풍선바깥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물음은 물음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풍선바깥에 빈 공간이 있는 것이 아니다. 풍선의 바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풍선이 그대로 우주의 모든 것이다. 우주의 크기가 유한하든 무한하든 우주의 밖이란 없는 것이다.
현재까지 물리학자들이 갖고 있는 정보로써는 우주의 크기가 유한할 가능성이 다른 가능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 150억년전에 우주가 하나의 점으로부터 출발하여 오늘의 우주가 되었다면 우주의 크기는 유한할 수 밖에 없다. 우주의 크기가 유한하다는 것은 시공간의 크기가 유한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우주의 중심이라는 것도 없다. 시공간내에 즉 우주내에 있는 모든 점이 다 우주의 중심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생기는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음으로 “…시고공중 무색…”이라고 반야심경 은 설하고 또 물리학에서도 보존의법칙에 의해 물질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단지 그 모양만 바꾼다는 것을 밝혔는데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서 어떻게 시공간이 나오고 물질이 나올 수 있을까? 현재로선 100%의 확신을 가지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많은 물리학자들이 믿고 있는 것은 이렇다.
물리적 진공은 모든 물리량의 합(合)이 영(零)인 상태이지만 이 영(零)은 허무가 아니고 불확정성원리에 의한 어떤 작용이 있어서 이 작용이 영을 ‘남는 것’과 ‘모자라는 것’으로 자연스레 나누게 된다.
비유하자면 평지의 한쪽이 솟아나 높은 산이 되고 솟아오른 산만큼의 부분이 꺼져서 골짜기가 되는 것과 같다. 편의상 ‘남는 것’은 ‘+’의 에너지를 갖는다하고 ‘모자라는 것’은 ‘-’의 에너지 를 가진 것들이 시공간의 배경에 숨어서 시공간의 모양을 결정하게 된다. 즉 시공간도 물질과 함께 없는 것에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우주에 있는 모든 물리량을 합쳐 놓으면 영(零)이 된다. 적어도 많은 물리학자들은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러니 통털어 보면 색(色)도 색이다 할 수 업고 무색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간도 어떤 순간 만들어진 것이고 공간도 같은 순간 물질과 더불어 만들어진 것이고 이것들을 만든 것은 물리적 진공이다. 경전은 분명히 이것을 가리킨다. 그렇기에 불교에서는 모든 것이 꿈과 같다고 하며 모든 것의 근원은 공(空)이라고 설하는 것이다.
“…시고공중 무색…”은 많은 물리학자들이 믿고 있는 것과 일치한다.
김성구 <이화여대 교수.물리학>
[출처 : 부다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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