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31일 금요일. 1월의 생활을 매듭짓는 일기.
2025년 새해를 맞아 한 달을 살았다.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많이 의식하고 살고 있지만 이번 1월은 더 빨리 지나 버린 것 같다. 별로 한 것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날씨가 좋지 않아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인가 보다. 새해를 맞이했으니 새로운 계획도 하고 새로운 희망을 가져 봄직도 한데, 새해라고 해도 내 삶에 특별한 것은 없고 거의 같은 생활의 계속이다. 시간 있는대로 여행을 하고 교회에 다니고 경로당에 가서 또래 노인 친구들과 식사를 같이 하며 친교하는 것이 요즈음 생활의 거의 전부이다. 설 명절 때문에 마지막 한 주간은 경로당이 쉼으로 가지못했고, 눈이 많이 와서 외출도 못했다. 지하철 여행을 5회 했고, 아내와 영흥공원에 시간이 있는대로 같이 다녔다. 아내의 걸음걸이가 많이 좋아지고 있어서 같이 다니는 기쁨이 있다.
1월 29일이 금년의 설날이었다. 금년 설에는 연휴로 6일을 쉴 수가 있어 여유 있는 명절을 보낼 수가 있었고, 예년과 같이 고향과 부모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았다. 명절에 여행을 떠나는 풍조가 보편화되어 여행 가기 전에 고향을 다녀오기도 하고 부모를 만나고 오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아예 고향이나 부모 친척 만나는 일은 소홀이 하고 자신들만의 시간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며느리들이 시댁을 멀리하는 풍조가 많아진 것 같다. 딸이 명절에 시댁을 찾지 않고 멀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아내와 염려스런 대화를 하기만 할 뿐, 딸에게 직접 이야기도 하지 못한다. 딸이 받아주지 않을 것이고, 친정 부모인 우리까지 사이가 나빠질 가 봐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부모의 권위를 완전히 포기해야 되는 현실을 생각하면서 무기력한 부모 세대가 된 것이 서글퍼 지기까지 한다. 시대 풍조이고 그 풍조에 우리도 따라야 된다는 의식의 지배를 받고 있다. 차라리 멀리 떨어져 살았으면 좋겠는데 가까이에서 보며 살고 있는 것도 짜증스럽다. 세상 풍조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모습들을 보는 것도 나이 듦의 비애가 되는 것 같다.
작년 12월 교회 상록회 월례회에서 내가 제안하여 찬송가 가사 외워부르기, 성경말씀 외우기, 간증하기를 월례회 때마다 번갈아 가면서 시행하기로 하고 그 진행을 내가 맡았었는데, 이번 1월 월례회에서 모두 취소되고 말았다. 노인들이 외우는 것이 불가하다는 의사를 표현한 사람이 많아서였다. 나와 이웃해 살면서 교회와 경로당에 같이 다니는 90세가 넘은 노인이 그것 때문에 교회에 나오지 않아 말썽이 되기도 했다. 의무적으로 다 외우라는 것이 아니었는데도 못 외우면 자존심이 상할 가 염려하여 아예 교회를 다니지 않겠다는 것인 것 같았다. 늙어서 늦게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고, 나이가 많아 교회에서 여러 가지로 배려해 주며 대우를 하니까 믿음으로가 아니고 대우받는 재미로 교회에 다니는 것 같았는데, 무슨 기회나 만난 듯이 내 제안을 척으로 걸고 교회에 안 나오니 내 입장이 곤란해지고 말았다. 내가 제안한 것을 전부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단 한 번도 시행을 하지 못하고 취소가 되어 서운했다. 나와는 수준이 다른 사람들에게 무리한 제안을 한 것이 되었고, 조용히 지내야 할텐데 뭔가 해보겠다고 나선 것이 나이에 맞지 않은 부질 없는 짓이 되었다. 아내가 조용히 교회나 잘 다니자고 한 말을 따라야겠다.
상록회 회장이 카톡으로 글을 보내왔다. 여기에 옮겨본다.
장로님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시지요? 장로님께서 제안해 주신 의견들을 우리 회원님들께서 좀 더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우리 신앙생활은 물론 정신건강에도 참 좋은 제안을 해주셨는데 거부하시는 분들이 많아 시행할 수 없음이 저에 생각에도 많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항상 우리 회원들의 이상을 뛰어 넘는 장로님의 좋은 제안에 감사드리며 이 제안은 시행을 잠시 멈추고 기회를 기다려 보았으면 합니다. 장로님의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제안에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회장의 글에 내가 답을 한 것도 여기에 옮긴다.
회장님! 여러모로 이해를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나이가 많은데 나이 값을 못하는가 싶습니다. 집에 와서 아내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조용히 교회나 잘 다니자고 했습니다. 이해를 잘못하고 수준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잘 가려서 이야기하도록 하고 할 수만 있으면 조용히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