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심이란 보리심을 내는 것.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먼 길이라도 첫걸음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내딛어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지
곧 바로 건너 뛸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 불자님들에게는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 것입니다.
처음 발심할 때
이미 깨달음의 구경지,
즉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시작과 끝이 하나요,
원인과 결과가 하나라는 깊은 내용이 담긴 말입니다.
여기서 발심이란
바로 보리심을 내는 것을 말합니다.
진리를 깨닫겠다는 숭고한 마음을 내는 것이지
돈을 벌겠다는 마음,
남을 해치겠다는 마음이 아닙니다.
진리를 깨달아야 초발심시에 변정각하는 것이지,
아무 마음이나 처음 마음 낼 때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이 이르시기를
“초보유착初步有錯이면 남북현격南北懸隔.”이라고 하였고,
그러므로 “초보요정初步要正”이라고 하였습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요,
초발심이 곧 깨달음에 이를 수 있지만
첫 발을 잘못 내디디면
남극과 북극의 차이가 나므로
첫 발을 바르게 내딛어라,
첫 출발을 잘하라는 말입니다.
한 마음 바르게 내면
곧 부처님의 나리에 이르게 되지만
한 마음이 어긋나면 영원히 윤회의 수레바퀴를 도는
중생계를 면하지 못하고,
한 마음 바르게 내면 곧 극락에 이르나,
한 마음 잘못 내면 지옥고를 자초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일 년의 시작이요,
봄의 시작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뜻 깊은 의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시시각각으로 변합니다.
보고, 듣고, 맛보고, 감촉하는데 따라서
마음은 갈대처럼 흔들립니다.
이 갈대처럼 흔들리는 마음으로는
아무리 훌륭한 서원을 세운다 할지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초발심시변정각’의 마음
역시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갈대처럼 흔들리는 마음이요,
설사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해도 요지부동하는
한결같은 마음입니다.
이러한 마음을 우리는 평상심平常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삼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삼재三災,
삼재도 원인 없이 닥쳐오는 것이 아니라
전생과 금생에서 엮은 업의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완전히 벗어 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부처님께서도 정한 바
업은 어쩔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만
우리는 정성과 불보살님의 가피,
신장님의 보살핌에 의지해서
크게 흉할 것을
작은 흉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지난 한 개 동안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물에 빠져 생명을 잃기도 했고,
화재로 생명을 잃기도 했고,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비교해 보고
지난 해 동안 불·살님과 신장님들이 보살펴 주셔서
큰 탈이 없었던 것인데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바른 불자의 자세입니다.
삼재가 새로 시작되는 해를
삼재가 들어온다고 하여 들삼재라고 하고,
삼재는 한 번 들어오면 삼 년 동안 계속 되는데,
첫 해는 들삼재, 중간에는 머무르는 삼재,
마지막 삼재는 날삼재로 합니다.
누구나 10년 마다 한 번씩은 겪게 됩니다.
삼재는 세 가지의 띠의 나이가 해당 됩니다.
그것은 역학상으로 그러한 이론이 성립되기 때문입니다.
올 해 삼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서 방심할 일은 아닙니다.
재해란 누구에게나 찾아드는 것이므로
평상시에 항상 부처님을 잘 믿음으로써
큰 재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재난은 화재·수재·풍재만이 아니라
온갖 방면에서 우리들 곁에 찾아옵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언제 어떤 재난의
검은 그림자가 우리를 덮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생활한다는 것도 또한 어리석은 일입니다.
오히려 어떤 재난이라도 올 테면 오라는
적극적인 생활태도를 가지면
오히려 그 재난을 물리칠 수 없습니다.
재난이 두려워서 웅크리고 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인 태도로 공덕을 베푸는 생활을 하게 되면
재난은 감히 접근하지 못할 것입니다.
자기가 하는 일과 혼연일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삼매라고 합니다.
숙달된 요리사는
아무리 빨리 칼질을 하여도 손가락을 베지 않는데
서투른 주부는 무딘 칼에도 손가락을 잘 배입니다.
모두 올바른 길을 택하여 변치 않는
평상심으로 재난을 의식하지 않고,
적극적인 삶,
지혜로운 삶,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아 봅시다.
그것이 지금 지나가고 있는
마지막 날삼재를 면하는 방법입니다.
오늘은 포대화상 이야기였습니다.
이것이 오늘의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2024년 06월 04일 오전 05:30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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