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국어 생활에 있어서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불필요한 외래어나 한자어를 지나치게 많이 쓰는 것과 외국 문장의 번역 투와 같은 어색한 말투를 들 수 있다. 다음은 우리가 흔히 쓰는 말들 가운데 이러한 사례를 몇 가지 들어 본 것이다.
(1)쓰지 않아도 될 한자어(한자 표기는 생략함)
교육의 효과라는 미명하에 → 허울 좋은 이름으로 신념과 양심에 입각해서 → 따라서 현실을 간과해 버리고 마는 → 보아 넘겨 시의적절한 이야기 → 때에 알맞은 관건이 되고 있다 → 열쇠가 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 좋아하는 나라의 미래는 자라나는 → 앞날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 남의 눈길을 진면목을 보여 준다 → 참모습을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 뜻이 들어 불이익을 초래했다 → 가져왔다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 일으키고 필히 도장을 지참할 것 → 반드시, 꼭. 가져올 생산성 제고를 위해 → 높이기 대학 입시 제도 재고를 → 다시 생각해야 일익을 담당하다 → 한 부분을 맡다 선하차 후승차 → 내린 다음 탑시다 고서 매매 → 헌 책 사고 팝니다
(2)한자말 체계의 문장
∼(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 ∼(일) 수도 있다. 거듭되는 방해에도 불구하고 → 거듭 방해하였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런데도 박차를 가했다 → 온 힘을 기울였다 무비판적으로 → 비판 없이, 생각 없이 폐일언하고 → 한마디로 말해서 명실공히 → 이름 그대로
(3)잘못 쓰는 한자어
㈎'한자어 + -하다'의 경우 '성내다 → 분노하다, 다다르다 → 도착하다, 부르짖다 → 절규하다' 등과 같이 한자어에 '-하다'를 붙여 씀으로써 고유어의 쓰임이 줄어들고 있다. 더욱이 '-하다'를 붙여 쓸 수 없는 말까지 '-하다'를 쓰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신앙적 결단에 근거하여 → 근거를 둬, 뿌리내려 이러한 정신에 기초하여 →기초로 하여, 바탕을 둬 서울의 중심가에 위치한 → 있는, 자리 잡고 있는
㈏'한자어 + -시키다'의 경우 '-시키다'는 자동사에 붙어 사동형을 만드는 경우이나, 자동사에 '-하다'만으로도 충분한 것을 '-시키다'를 공연히 덧붙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절차를 구체화시키고 있다 → 구체화하고, 분명히 하고 참교육을 실현시키기 위해 → 실현하기 이상 사태를 발생시키고 → 일으키고, 저지르고 교육 제도를 개혁시킬 → 개혁할, 뜯어고칠 생각을 표출시킴으로써 → 표출함으로써, 나타냄으로써
위의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가능한 한 순수한 우리말을 쓰면 이런 말은 쉽게 바로잡을 수 있다.
(4)생활 속에 있는 일본어 오늘날 우리 언어 현실을 보면 '매장(賣場), 지분(持分), 취급(取扱), 추월(追越)' 등과 같이 한자를 매개로 한 일본어는 제쳐 두고라도 생활 주변에 가득 차 있는 것이 일본어와 구미어이다. 구미어(歐美語)는 그 예를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이 쓰이고 있어 여기서는 일본어의 예만 들어 보기로 한다.
㈎일본어 체계의 문장 작품에서 다뤄지고 있는 주제 → 다루고 윗도리가 보내진 데 이어 → 를 보내온 마땅히 극복되어야 한다 → 극복해야 '탑마을'이라 불리는 마을 → 부르는, 말하는 전원의 시인으로 불리우는 → 부르는, 말하는 문학에 있어서의 예술성 → 문학의 근대적 의미에 있어서의 경제는 → 의미에서
위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아무 데나 피동형을 만들어 쓰거나, '에서의, 에로의, 에로부터의' 등과 같이 분별없는 '의'의 쓰임은 삼갈 일이다. 또 최근에 와서 자주 쓰이는 '∼에 다름 아니다'는 우리말의 '다름 아니옵고…, 다름 아니고…'와는 전혀 다른 일본 어투로서 '∼에 지나지 않는다'로 고쳐 써야 한다.
㈏영어 체계의 문장 정원을 가꾸고 살았었습니다 → 살았습니다 진작 시작했었더라면 더 좋은 → 시작했더라면 신념과 끈기에 의하여 → 끈기로 할아버지에 의해 지어졌다 → 께서 지으셨다
위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말에 맞지 않는 영어의 시제를 흉내 낸 '-았(었)었-(과거 완료 시제)'이나 '∼에 의한, ∼에 의해서, ∼하여졌다' 등과 같은 우리말에는 어색한 영어식 피동 표현은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