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갖춘 불자 양성 위한 문화포교 진력”천태종 제주지부장 설래장 스님은 지난 3년 여 동안 도내 천태종 문강사․해운사 주지 소임을 맡아 탐라금강불교대학 개원 및 대웅전 불사 등 천태종의 위상을 높이는데 힘써 왔다.
본지는 불기 2556년 임진년 새해를 맞아 설래장 스님이 향후 천태종 제주지부의 발전 구상을 본지 지면을 통해 도내 불자 및 도민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그동안 스님께서 걸어오신 길과 지난 2009년 부임하신 이래 3년 동안 천태종 제주지부장으로서 소임 가운데 가장 뜻 깊었던 일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설래장 스님=저는 지난 1981년 구인사에서 출가한 후 천태종 2대 종정인 남대충 대종사에게 계를 받았다. 이후 법사로 활동하며 종회의원에 선출되기도 했다. 또한 서울․부산 등 전국의 천태종 사찰 주지 소임을 맡다가 지난 2009년 2월 천태종 제주지부장으로 부임해 문강사․해운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다.
천태종은 법화경을 소의경전으로 삼고 있는데 매사에 모든 것을 현실에 걸림없는 근본 실상체를 수행하는 종단이다.
천태불자들은 형상에 걸리지 말고 본질적이고 진리적인 정신으로 생각하고, 관세음보살의 정신으로 정진을 통해 부처님의 오묘한 진리를 체득해 불자의 향기를 내뿜을 수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과학만이 절대적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지만 과학은 이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의 열매에 지나지 않는다. 그 열매가 열리기까지는 철학이 필요한데 그 근본이 바로 뿌리이다. 뿌리를 통해 지수화풍(地水火風)을 받아들여 가지를 뻗고 잎사귀가 맺으며 열매 씨를 맺듯이 모든 기원의 인연으로 열매를 맺게 된다. 그 근본 뿌리가 불자들에겐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천태 불자들은 ‘모든 중생이 부처가 되게 하는 것’이라는 회삼귀일(會三歸一)과 중도의 사상을 담고 있는 삼제원융(三諦圓融)의 법화사상을 통해 정진하고 있다.
더욱이 불법을 근본 바탕으로 삼되 ‘좋다․나쁘다’라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흑백논리보다 중도(中道) 즉,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바른길을 갈 때 우리의 마음은 조용한 호수같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같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도 뿐이다.
신도들의 더욱 돈독한 불심을 증장시키고자 문강사는 9개조, 해운사는 7개조로 나눠, 예불조를 조직했다. 1개조가 33명으로 구성된 예불조는 매달 21일 동안 새벽예불에 동참해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원력을 쌓아가는 한편 기도를 통해 환희심을 냈다. 그 원력이 지금 문강사 대웅전 불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난 2010년 3월 동홍동 옛 해운사 터에 천태종 탐라금강불교대학이 개설했다. 탐라금강불교대학은 천태불자 양성과 불법 홍포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이 같은 천태불자들의 정진력이 밑바탕이 됐다.
부처님의 인연으로 애국하는 생활, 생활 속에 실천하는 불교, 대중과 함께 하는 불교를 지향하는 천태불자들의 적극적인 불교운동이 낮에는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고, 밤이 되면 기도 정진 및 108배 등을 통해 불국토를 이뤄나가는 것이다.
천태불자, 삼제원융의 법화사상 통해 정진중도의 평정심 유지할 수 있는 건 기도 뿐신도들 40년 원력 대웅전 불사 마무리 짓고파9~10월 전국 탐라 차 문화대회 제주서 개최▲다도강좌 개설, 탐라금강불교대학 개원, 대웅전 불사 등 천태종의 위상을 높여 오셨는데, 천태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설래장 스님=사찰의 문화포교가 달라지고 있다. 불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문화의 폭이 다양해지고 색다른 문화창출을 요구하는 불자들이 증가하면서 그 이전의 방식의 포교로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지난 2009년 8월 창립된 문강사다도회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0년 11월 강원도 원주시 성문사에서 열린 제8회 천태차문화대회서 금상의 영예를 안았고, 지난해 5월에는 중국 북경 팔대처공원에서 개최된 제10회 팔대처중국원림차문화제에 참가하는 등 다도회원들은 차를 통해 깨달음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상월원각 대조사 탄생 100주년기념과 문강사 대웅전 건립기원과 함께 열린 문강사합창단의 창단 연주회는 감동의 물결을 자아내는 등 합창단 공연의 색다른 면을 선사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문강사 산악회는 매월 정기산행을 통해 자연이 곧 진리임을 깨닫는 등 문강사와 해운사는 다양한 문화포교를 통해 해불양수(海不讓水, 바다는 어떤 물도 사양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즉, 바다와 같은 포용력을 가진 지혜를 갖춘 불자로 거듭나고 있다.
▲제주불교는 제주불교연합회를 중심으로 교류하고 화합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향후 봉축행사 등의 행사로 인해 각 종단 간 화합이 중요시되고 있는데 스님께서 가지고 계신 교류를 통한 화합의 방향이 있으시다면?
△설래장 스님=부처님오신날은 도내 불자들의 화합의 날이다. 많은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화합을 통해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심을 찬탄하고 온누리에 알리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내 사부대중이 내 일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봉축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문강사는 천태종단을 많이 알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판단, 용 등 다양한 장엄물과 장엄등을 앞세워 제등행렬을 단지 불자만의 축제가 아닌 도민들의 축제로 승화해 나가는데 앞장서겠다.
▲세계자연보존총회 개최 등 제주불교를 전 세계인에게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됩니다. 이와 관련 종단에서 추진하시고자 하는 계획이 있으시다면?
△설래장 스님=천태종은 사찰 운영이 스님 위주가 아닌 승속을 초월, 신도 회장단과 임원들의 회의를 통해 결정되고 있다. 이 같은 천태종 사부대중이 한마음으로 모아져 지난해 3월 도내 사찰에서 가장 앞장서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기원하는 법회를 봉행했다. 그 기원이 이뤄졌고, 오는 9월에는 세계자연보존총회(WCC)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천태불자들이 성공의 원력을 모아 나가게 될 것이다.
▲남은 임기 동안 천태종 제주제주지부의 발전 방안 구상이 있으시다면?
△설래장 스님=지난해 9월 상월원각 대조사의 뜻을 받든 문강사 대웅전 건립의 첫 삽을 떴다. 대웅전은 198(60평)㎡ 규모의 전통목재 양식인 팔작지붕으로 조성되는데 40여 년 동안 역대 주지․신도회장, 신도님들의 정진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온 문강사의 그 빛이 이제 발하게 됐다. 천태불자의 원력으로 세워지는 대웅전은 부처님의 자비광명을 온누리에 펼치고, 불자들의 귀의처가 될 것이다.
현재 제 임기가 1년 남았지만 도내 불자들과 더 인연이 되어 4년을 더 살지는 모르겠지만 대웅전 불사의 원만하게 회향하고자 하는 게 제 바람이다. 대웅전 불사에 이어 현재의 관음전을 헐어 새롭게 100여 평 규모의 관음전을 새롭게 지어 신도들의 신행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문화의 사업을 통해 불심을 일으켜 보고자 한다. 문강사는 법회마다 육법공양을 올리는데 이를 계기로 도내에서 사찰에서 ‘전국 탐라차문화대회’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다도행사는 올해 9~10월 도내 10여 개 팀과 도외 10여 개 팀을 초청해 도내 불자들에게 다도를 통해 신심을 북돋아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내 불자들을 위해 한 말씀해 주십시오.
△설래장 스님=올해는 임진년 용의 해다. 용은 조화로움의 상징이고, 조화로움이 곧 불심이고 불법이다. 도내 불자들이 그 기운을 받아 올해는 좋은 일이 많은 생기길 바란다. 그리고 좋은 일이 생기면 용 같이 조화롭고 불심이 깃든 지혜롭고 자비로운 마음을 베풀면 좋은 일들이 더 많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
또한 내 육신에게만 투자하는 게 아닌 마음에도 투자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기도를 통해 마음을 청정히 맑히고 계획된 목표를 통해 원력을 이뤄나간다면 용의 조화로움으로 참으로 복된 한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