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뿌리를 찾아서 - 해운대를 노래한 한시와 고전 산문>
해운대를 노래하다
해운대를 노래한 한시 중에는 해운대 일대의 풍경과 역사적 자취를 노래한 시, 해운대와 동해를 바라보며 느낌을 표현한 시가 있다.
해운대 풍경과 역사적 자취를 노래한 시로는 문헌상 최초로 해운대를 노래한 고려 후기의 문인 정포의 시가 대표적이다.
◇ 해운대 (海雲臺)
낙일봉승화 (落日逢僧話) - 저물녘에 스님 만나 얘기하다가
춘교신마행 (春郊信馬行) - 말 가는 대로 봄 들녘을 간다
연소촌항영 (烟消村巷永) - 안개 걷힌 시골 마을 길게 이어지고
풍연해파평 (風軟海波平) - 여린 바람에 파도는 잔잔하다
노수의암립 (老樹依巖立) - 늙은 나무는 바위에 기대서고
장송옹도영 (長松擁道迎) - 큰 소나무는 길을 감싸 둘렀네
황대만무지 (荒臺漫無地) - 황폐한 대는 휑하니 터도 없는데
유설해운명 (猶說海雲名) - 그래도 해운이란 이름만은 말하네
해운대와 동해를 바라보며 느낌을 표현한 작품은 동래부사 이안눌의 시가 해안산책로에 대표적으로 세워져 있다.
◇ 해운대에 올라 (登海雲臺)
石臺千尺勢凌雲 (석대천척세능운) - 구름 속에 치솟는 듯 아스라이 대는 높고
下瞰扶桑絶點氛 (하감부상절점분) - 굽어 보는 동녘 마다 티 없이 맑고 맑다
海色連天碧無際 (해색연천벽무제) - 바다와 하늘빛은 가없이 푸르른데
白鷗飛去背斜熏 (백구비거배사훈) - 훨훨 나는 갈매기 등 넘어 타는 노을
해운대를 노래한 고전 산문으로는 남효온이 1487년(성종 18)에 지은 ‘해운대에 노닐며’를 들 수 있다.
◇ 해운대에 노닐며
둥근 잎이 겹겹이 푸르러 사각거리며 이어져 5리에 걸쳐 뻗어있는 것은 홍다림(동백섬)이요, 언덕이 왼편으로 끌려가다가 동으로 솟아 바닷속으로 달려드는 곳은 원앙대(달맞이길)요. 산이 오른쪽으로 둘렀다가 남쪽으로 끊어진 곳은 오리도(수영강)요. 강물이 서편에서부터 바다로 들어가며 마전한 듯 맑고 깨끗한데, 강의 하구 목구멍을 지긋이 누른 곳이 해운포이며 넘실거리는 바다 동쪽 끝으로 자라등에 실려있는 삼신산같이 보이는 것이 대마도이다. (중략) 대양은 망망하여 하늘 끝이 아득하고, 메 뿌리가 거무스름하게 솟아올라 물결처럼 평평한 푸른 바위에 일천 사람이 앉아 노닐 수 있는 곳이 ‘해운대(海雲臺)’이다.
하지만 1969년 동백교가 건설되면서 해운대 동백섬 유로 순환도로가 조성되었다.
지금은 그 당시 조성된 동백섬 유료도로로 해운대의 넓은 느낌은 상상 속에서나 느낄 수 있다.
/ 이광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