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분중에 십년을 예정하고 세계 각곳과 미국 전역을 여행하시는 부부가 있다. 한 번에 2000에서 4000마일을 운전하며 여행하는 것은 그분들에게는 특이한 경우가 이제는 아니다. 미국내에서는 50주를 운전해서 가보셨다 한다. 수일전 두분과 함께 식사를 하고 맥주 한잔을 나누며 이야기를 했다. 그분들이 준 이야기 가운데는 반드시 내집이 있어야 한다는 것과 가능하면 부부라도 따로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들이 기억난다.
아무리 여행을 좋아하고 기막힌 체험을 해도 일정한 시간은 돌아와서 쉴 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은퇴후에는 부부가 부닥치지 않아도 될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후에는 화제가 그 십년이 채워지는 이삼년후에는 어디에 살것이냐이었다. 나는 지금 모국으로의 역이민 내지는 당분간 거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분에게는 두명의 성장한 자녀들이 있는데 그 자녀들과 너무 떨어지지 않은 곳인 샬롯, 애쉬빌, 아틀란타, 그린빌 정도를 생각하신다고 했다.
그런 만남이 있고나서 몇일 이 카페에 올라온 글중에 이것도 저것도 할수없는 형편이라는 글을 읽으며 그 답답한 심정이 그대로 전해오는듯 해서 마음이 아팠다.
예전에 배경이 어떠했건 미국에서의 삶은 내노력만의 결과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민을 왔을때의 이곳 경제가 어떠했는가와 자신이 택한 경제의 방법에 따라 생활의 형태가 달라진다. 물론 한국에서 부터 상당한 돈을 가져고 오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곤…
어디에 살것인가에 대한 답은 ‘당신을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곳에서 사세요’이다. 그러면 그는 질문한다. “행복은 무엇입니까?” 행복은 사람마다 다르다.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 김치냄새 풍기며 아무때고 차한잔 나눌수 있는 친구 몇명, 정기적으로 즐길수 있는 운동, 영혼을 살찌우는 책 몇권, 자연이 주는 고요와 휴식을 누리는 것,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문제에 대한 고민을 보도하는 뉴스를 보는것, 연주를 통한 자기표현, 내가 쓰는 글을 통한 소통, 맛있는 음식을 먹는것….
가끔 감옥에 같혀서 수십년을 지낸 만델라를 생각한다. 내 꿈중에 하나는 감옥에서 몇년간 지내며 세상에 나와있는 인류의 사상을 섭렵하는 것이다. 위대한 만델라는 수십년 동안의 사색과 독서를 통해서만 가능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여행만이 나의 눈을 뜨게 해주는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간에게 주어진 가능성이나 사건, 혹은 역사를 관조하는 것 만으로도 ‘깨우침’에 이를수 있다.
우리의 뇌는 더 많은것 더 풍요로운것 더 높은것에 만족하도록 세뇌가 되있는듯 하다. 그러나 우리의 진정한 행복은 무언가를 느끼고 또 옆에 사람과 공감하며 나의 생명 자체를 감사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나의 앞에 삶이 모국으로 이어질지, 아틀란타로 혹은 랄리로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오늘과 내일을 나름대로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할 뿐이다.
032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