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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가아발다라보경
(楞伽阿跋多羅寶經)
송(宋)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 한역
최윤옥 번역
능가아발다라보경 제1권-3
1. 모든 부처님께서 마음에 대해 말씀하신 품[一切佛語心品]
[0483a10] 爾時大慧菩薩摩訶薩復白佛言:「世尊!諸識有幾種生住滅?」
이때 대혜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모든 식(識)에는 몇 종류의 생김과 머묾과 없어짐이 있습니까?”
[0483a11] 佛告大慧:
「諸識有二種生住滅,非思量所知。
諸識
有二種生:謂流注生,及相生。
有二種住:謂流注住,及相住。
有二種滅:謂流注滅,及相滅。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식에는 두 가지의 생김과 머묾과 없어짐이 있으니, 생각으로 헤아려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식에는
두 가지의 생김이 있으니 유주생(流注生)과 상생(相生)이고,
두 가지의 머묾이 있으니 유주주(流注住)와 상주(相住)이며,
두 가지의 없어짐이 있으니 유주멸(流注滅)과 상멸(相滅)이다.
諸識有三種相:謂轉相、業相、眞相。
모든 식에는 세 종류의 상(相)이 있으니, 전상(轉相)과 업상(業相)과 진상(眞相)이다.
大慧!略說有三種識,廣說有八相。
대혜야, 간략히 말하면 세 종류의 식(識)이 있고, 자세히 말하면 여덟 가지 상(相)이 있다.
何等爲三?謂眞識、現識,及分別事識。
무엇이 세 종류인가? 진식(眞識)과 현식(現識) 그리고 분별사식(分別事識)이다.
大慧!譬如明鏡,持諸色像;現識處現,亦復如是。
이는 마치 맑은 거울이 모든 색상(色像)을 지니고 있는 것과 같으니, 현식에 색상이 나타나는 것도 이와 같다.
大慧!現識及分別事識,此二壞不壞,相展轉因。
대혜야, 현식과 분별사식 이 두 가지는 무너지는 모습[壞相]과 무너지지 않는 모습[不壞相]이 번갈아 인(因)이 된다.
大慧!不思議薰及不思議變,是現識因。
대혜야, 부사의훈(不思議薰)과 부사의변(不思議變)은 현식(現識)의 인이다.
大慧!取種種塵,及無始妄想薰,是分別事識因。
대혜야, 갖가지 경계를 취하는 것과 끝없는 옛날부터의 망상훈(妄想薰)은 분별사식(分別事識)의 인이다.
大慧!若覆彼眞識,種種不實諸虛妄滅,則一切根識滅。大慧!是名相滅。
대혜야, 만약 저 진식(眞識)을 덮고 있는 온갖 진실하지 않은 것들과 모든 허망한 것들이 없어지면 모든 근식(根識)이 없어진다. 대혜야, 이것을‘상(相)이 없어진다’고 한다.
大慧!相續滅者,
相續所因滅,則相續滅,
所從滅及所緣滅,則相續滅。
대혜야, 상속(相續)이 없어진다는 것은
상속하는 원인[所因]이 없어지면 상속이 없어지고,
말미암는 곳[所從]이 없어지거나 반연하는 대상[所緣]이 없어지면 상속이 없어지는 것이다.
大慧!所以者何?是其所依故。
依者,謂無始妄想薰。
緣者,謂自心見等識境妄想。
大慧!譬如泥團微塵,非異非不異。金莊嚴具,亦復如是。
대혜야, 왜냐하면 이것이 그 의지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의지하는 것이란 끝없는 옛날부터의 망상훈(妄想薰)을 말하고,
반연하는 것이란 자기 마음과 견해 등으로 경계를 인식하는 망상을 말한다.
대혜야, 마치 진흙덩이와 미진(微塵)이 다른 것도 아니고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닌 것과 같으니, 금(金)과 장엄구(莊嚴具)도 역시 이와 같다.
大慧!若泥團微塵異者,非彼所成;而實彼成,是故不異。若不異者,則泥團微塵應無分別。
대혜야, 만약 진흙덩이와 미진이 다르다면 진흙덩이는 미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진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다르지 않다. 만약 다르지 않다면 진흙덩이와 미진은 당연히 분별이 없어야 할 것이다.
如是,大慧!轉識藏識眞相
若異者,藏識非因;
若不異者,轉識滅藏識亦應滅。
而自眞相實不滅。
이와 같이 대혜야, 전식(轉識)과 장식(藏識)의 진상(眞相)이
만약 다르다면, 장식은 전식의 인(因)이 아니어야 할 것이다.
만약 다르지 않다면, 전식이 없어지면 장식 역시 없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자체의 진상(眞相)은 실제로 없어지지 않는다.
是故,大慧!非自眞相識滅,但業相滅。若自眞相滅者,藏識則滅。
그러므로 대혜야, 자체 진상의 식(識)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단지 업상(業相)이 없어질 뿐이니, 만약 자체의 진상이 없어진다면 곧 장식이 없어져야 할 것이다.
大慧!藏識滅者,不異外道斷見論議。大慧!彼諸外道,作如是論,謂:『攝受境界滅,識流注亦滅。若識流注滅者,無始流注應斷。』
대혜야, 장식이 없어진다고 하는 것은 외도들의 논의인 단견(斷見)과 다르지 않다. 대혜야, 저 모든 외도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경계를 받아들이는 것이 없어지면 식(識)의 상속 역시 없어진다. 만약 식의 상속이 없어진다면 끊임없는 옛날부터의 상속 역시 끊어져야 한다.’
大慧!外道說流注生因,非眼識色明集會而生,更有異因。
대혜야, 외도들은‘상속하는 식은 인(因)에서 생긴다. 안식(眼識)은 물질과 밝음이 모여서 생기는 것이 아니니, 다른 인이 있다’고 주장한다.
大慧!彼因者說言:『若勝妙、若士夫、若自在、若時、若微塵。』
대혜야, 그들이 인(因)으로 여기는 것은 훌륭하고 묘한 것[勝妙]ㆍ사람[士夫]ㆍ자재한 것[自在]ㆍ시간[時]ㆍ미진(微塵)이다.
[0483b11] 「復次,大慧!有七種性自性,
所謂:集性自性、性自性、相性自性、大種性自性、因性自性、緣性自性、成性自性。
또, 대혜야, 일곱 가지 성자성(性自性)이 있다.
말하자면 집성자성(集性自性)ㆍ성자성(性自性)ㆍ상성자성(相性自性)ㆍ대종성자성(大種性自性)ㆍ인성자성(因性自性)ㆍ연성자성(緣性自性)ㆍ성성자성(成性自性)이다.
[0483b13] 「復次,大慧!有七種第一義,所謂:心境界、慧境界、智境界、見境界、超二見境界、超子地境界、如來自到境界。
또, 대혜야, 일곱 가지 제일의(第一義)가 있다. 말하자면 마음의 경계ㆍ혜(慧)의 경계ㆍ지(智)의 경계ㆍ견(見)의 경계ㆍ2견(見)을 초월한 경계ㆍ불자의 지위를 초월한 경계ㆍ여래가 스스로 도달한 경계이다.
大慧!此是過去未來現在,諸如來、應供、等正覺,性自性第一義心
(此心梵音肝栗大,肝栗大宋言心,謂如樹木心,非念慮心;念慮心梵音云質多也)。
대혜야, 이것이 바로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등정각(等正覺)의 성자성제일의의 마음[性自性第一義心]이다.
[여기에서 ‘마음≺心≻’은 범음(梵音)으로 간율대(肝栗大)이다. 간율대는 송나라 말로 마음≺心≻이라고 하는데 나무의 심지와 같다는 뜻이다. 이는 생각으로 반연하는 마음≺念慮心≻이 아니다. 생각으로 반연하는 마음은 범음으로 질다(質多)라고 한다.]
以性自性第一義心,成就如來世間、出世間、出世間上上法,聖慧眼入自共相建立;如所建立,不與外道論惡見共。
성자성제일의의 마음으로써 여래는 세간법(世間法)과 출세간법(出世間法)과 출세간상상법(出世間上上法)을 성취하고, 성스러운 혜안(慧眼)으로 자상(自相)과 공상(共相)에 들어가서 건립하니, 그 건립된 것은 외도가 주장하는 악한 견해와는 같은 것이 아니다.
大慧!云何外道論惡見共?所謂:自境界妄想見,不覺識自心所現,分齊不通。
대혜야, 무엇이 외도가 주장하는 악한 견해와 같은 것인가? 이는 자기의 경계인 망상견(妄想見)에 대해서 자기 마음이 나타낸 것인 줄 알지 못해 한계[分際]를 통하지 못하는 것이다.
大慧!愚癡凡夫,性無 性自性第一義,作二見論。
대혜야, 어리석은 범부는 성품에 성자성제일의(性自性第一義)가 없어 두 극단에 치우친 견해의 논의를 짓는다.
[0483b23] 「復次,大慧!妄想三有苦滅,無知愛業緣滅,自心所現幻境隨見。今當說。
또, 대혜야, 망상으로 인한 3유(有)의 고통이 없어짐, 무지(無知)와 애업(愛業)의 인연이 없어짐, 자기 마음에 나타난 환과 같은 경계를 견해에 따라 이제 설명하겠다.
大慧!若有沙門婆羅門,欲令無種有種因果現,及事時住,緣陰界入生住,或言生已滅。
대혜야,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종자가 없이[無種] 또는 종자가 있어서[有種] 인과가 나타난다고 하고, 일[事]과 시간[時]이 머문다고 하고, 음(陰)ㆍ계(界)ㆍ입(入)의 생김을 반연해 머문다고 하며, 혹은 생기고 나서 없어진다고 말한다면,
大慧!彼若相續、若事、若生、若有、若涅槃、若道、若業、若果、若諦,破壞斷滅論。所以者何?以此現前不可得,及見始非分故。
대혜야, 그들이 말하는 상속(相續)ㆍ일[事]ㆍ생김[生]ㆍ있음[有]ㆍ열반(涅槃)ㆍ도(道)ㆍ업(業)ㆍ과(果)ㆍ진리[諦]는 모든 법을 파괴하는 단멸론(斷滅論)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현실에서 시초(始初)를 볼 수 없으니, 분(分)이 아니기 때문이다.
大慧!譬如破甁,不作甁事;亦如焦種,不作牙事。如是,大慧!若陰界入性,已滅今滅、當滅,自心妄想見無因故,彼無次第生。
대혜야, 이는 마치 깨어진 병이 병으로 쓰일 수 없는 것과 같고, 또 볶은 씨앗에서 싹이 나올 수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같아서 대혜야, 음(陰)ㆍ계(界)ㆍ입(入)의 성품은 이미 없었고,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니, 자기 마음의 망상견(妄想見)이어서 인(因)이 없기 때문에 그것은 차례로 생김이 없다.
大慧!若復說無種有種識,三緣合生者,龜應生毛,沙應出油。汝宗則壞,違決定義。有種無種說有如是過,所作事業,悉空無義。
대혜야, 만약 또 종자가 없는 것, 종자가 있는 것, 식(識), 이 세 가지 연(緣)이 합해서 생긴다고 말한다면, 거북이에게 당연히 털이 나야 할 것이고 모래에서는 당연히 기름이 나와야 할 것이니, 너의 주장은 틀린 것이며 결정된 이치에 어긋난다. 종자가 있다거나 종자가 없다는 말을 하는 데에는 이러한 잘못이 있으므로 하는 일이 모두 공(空)하여 의의[義]가 없다.
大慧!彼諸外道,說有三緣合生者,所作方便因果自相,過去、未來、現在,有種、無種相。從本已來成事相承,覺想地轉,自見過習氣,作如是說。
대혜야, 저 모든 외도가 세 가지 연(緣)이 화합하여 생김이 있다고 하는 것은, 지어진 방편과 인과의 자상,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종자가 있는 모습과 종자가 없는 모습이 본래부터 사물을 이룬다는 각상지(覺想地)를 이어받고 굴러서는, 스스로 허물과 습기를 보고 이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
如是,大慧!愚癡凡夫,惡見所害,邪曲迷醉,無智妄稱一切智說。
이와 같이 대혜야, 어리석은 범부는 악견(惡見)의 해(害)를 받아 마음이 비뚤어지고 정신이 헷갈려 지혜가 없으면서, 망령되게 일체지(一切智)의 말이라고 칭한다.
大慧!若復諸餘沙門婆羅門,見離自性、浮雲、火輪揵闥婆城,無生、幻、焰、水月及夢,內外心現,妄想無始虛僞,不離自心。妄想因緣滅盡,
대혜야, 만약 또 다른 사문이나 바라문이 자성(自性)을 떠난 것이 뜬 구름이나 불을 돌려 생기는 바퀴 모양[火輪]이나 건달바성(揵闥婆城)이나 생긴 적이 없는 환(幻)이나 아지랑이나 물에 비친 달이나 꿈과 같음을 본다면, 내외의 마음으로 나타난 망상은 끝없는 옛날부터 거짓이지만 자기의 마음을 벗어나지 않으므로 망상의 인연이 완전히 사라진다.
離妄想說所說、觀所觀,受用建立身之藏識。於識境界,攝受及攝受者不相應。無所有境界,離生住滅,自心起隨入分別。大慧!彼菩薩不久當得生死涅槃平等,大悲巧方便,無開發方便。
그가 망상으로 말[說]과 말의 내용[所說], 관(觀)하는 자와 관하는 대상을 모두 벗어나고, 몸의 장식(藏識)을 수용하고 건립하여 식경계(識境界)의 받아들이는 자와 받아들인 것과 서로 응하지 않는다면, 그리하여 무소유(無所有) 경계에서 생김과 머묾과 없어짐을 벗어나 자심으로 따라 들어가고 분별한다면, 대혜야, 이러한 보살은 오래지 않아 생사와 열반이 평등해지고 대비교방편(大悲巧方便)과 무개발방편(無開發方便)을 얻으리라.
大慧!彼一切衆生界,皆悉如幻,不勤因緣,遠離內外境界,心外無所見。次第隨入無相處,次第隨入從地至地三昧境界,解三界如幻,分別觀察,當得如幻三昧。度自心現無所有,得住般若波羅蜜。捨離彼生所作方便金剛喩三摩提,
대혜야, 저 모든 중생계는 모두 다 환과 같다. 그러므로 인연을 떠나려고 애쓰지 않아도, 내외의 경계를 멀리 떠나 마음 밖에 보는 것이 없으면 차례로 무상처(無相處)에 들어가리니, 차례로 따라 들어가서 한 지위로부터 다른 지위의 삼매경계(三昧境界)에 이를 것이다. 삼계가 환과 같은 줄 이해하고 분별하여 관찰하면 반드시 여환삼매(如幻三昧)를 얻게 되고, 자기 마음이 나타내는 것이어서 공한 것임을 헤아리면 반야바라밀에 머물게 되며, 저것이 일으켜 짓는 방편을 버리고 떠나면 금강유삼마제(金剛喩三摩提)를 얻는다.
隨入如來身。隨入如如化,神通自在,慈悲方便,具足莊嚴。等入一切佛刹,外道入處,離心意意識。是菩薩漸次轉身,得如來身。
그리고 여래의 몸에 따라 들어가고 여여(如如)한 변화에 들어가, 신통이 자재하며 자비스러운 방편으로 장엄을 다 갖춘다. 그리고 평등하게 모든 불국토와 외도가 들어가는 곳에 들어가며 심(心)ㆍ의(意)ㆍ의식(意識)을 벗어나니, 이 보살은 점차 몸을 바꿔 여래의 몸을 얻을 것이다.
大慧!是故欲得如來隨入身者,當遠離陰界入心,因緣所作方便,生住滅妄想虛僞。
대혜야, 그러므로 여래에 따라 들어가는 몸을 얻으려면 반드시 음(陰)ㆍ계(界)ㆍ입(入)과 마음이 인연하여 일으키는 방편과 생기고 머물고 없어지는 거짓된 망상을 멀리 벗어나야 한다.
唯心直進,觀察無始虛僞過妄想習氣,因三有思惟無所有,佛地無生,到自覺聖趣,自心自在,到無開發行。
오직 마음만으로 곧장 나아가 끝없는 옛날부터 거짓되고 허물인 망상과 습기로 인하여 3유(有)가 있음을 관찰하고, 무소유의 부처님 경지는 생기는 것이 아님을 사유하면, 자각성(自覺聖)에 이르고 자기 마음이 자재한 데에 나아가며 개발(開發)이 없는 행에 이를 것이다.
如隨衆色摩尼,隨入衆生微細之心,而以化身隨心量度,諸地漸次相續建立。
마치 여러 색이 마니(摩尼) 보배를 따르는 것과 같이, 중생의 미세한 마음에 따라 들어가 화신(化身)으로써 중생의 마음을 따라 헤아려 제도하고, 모든 지위를 차례로 연속하여 건립할 것이다.
是故 大慧!自悉檀善,應當修學。」
그러므로 대혜야, 스스로 성취하는 선법(善法)을 반드시 배우고 닦아야 한다.”
[0484a05] 爾時大慧菩薩復白佛言:
「世尊所說心意意識、五法、自性相,一切諸佛菩薩所行,自心見等,所緣境界不和合顯示,一切說成眞實相,
이때 대혜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신 심(心)ㆍ의(意)ㆍ의식(意識)과 다섯 가지 법의 자성의 모습은, 일체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행하신 것입니다.‘자기 마음과 자기의 견(見) 등으로 반연하는 경계와는 화합하지 않는다’하신 것은, 모든 말씀이 진실한 모습을 이룬다는 것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一切佛語心,爲楞伽國摩羅耶山海中住處諸大菩薩,說如來所歎海浪藏識境界法身。」
모든 부처님께서는 능가국(楞伽國) 마라야산(摩羅耶山) 바다 속 주처(住處)의 대보살들에게 마음[心]을 말씀하셨습니다.‘여래가 찬탄한, 바다의 파도 같은 장식(藏識)의 경계가 법신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0484a10] 爾時,世尊告大慧菩薩言:
「四因緣故,眼識轉。何等爲四?謂:
自心現攝受不覺,
無始虛僞過色習氣,
計著識性自性,
欲見種種色相。
大慧!是名四種因緣水流處,藏識轉識浪生。
이때 세존께서 대혜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인연 때문에 안식(眼識)이 움직인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자기 마음이 나타내는 것을 받아들이는 줄 깨닫지 못하는 것,
끝없는 옛날부터 거짓이고 허물인 물질에 습기로 계착하는 것,
식(識)의 성품이 원래 그러한 것,
갖가지 색상(色相)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대혜야, 이를 네 가지 인연이라고 하니, 물이 흐르는 곳처럼 장식이 움직여 식의 물결이 일어난다.
大慧!如眼識,一切諸根微塵毛孔俱生,隨次境界生,亦復如是。譬如明鏡,現衆色像。
대혜야, 안식이 그렇듯이 모든 감관[根]들도 미진수 같은 모공(毛孔)에 이르기까지 동시에 생기니, 차례대로 경계가 생기는 것도 이와 같다. 마치 맑은 거울에 여러 색상(色像)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
大慧!猶如猛風,吹大海水。外境界風,飄蕩心海,識浪不斷。因所作相異不異,合業生相,深入計著,不能了知色等自性,故五識身轉。
대혜야, 마치 큰 바다에 맹렬한 바람이 부는 것과 같으니, 바깥 경계의 바람이 마음 바다에 불어 식의 파도가 끊이지 않는다. 인(因)과 만들어진 모습[所作相]이 다르다 다르지 않다 하며, 업의 생상(生相)에 밀착하고 깊이 들어가 계착하며 물질 등의 자성을 명료하게 알지 못하므로 다섯 가지 식신(識身)이 구른다.
大慧!卽彼五識身,俱因差別分段相知,當知是意識因彼身轉。彼不作是念:『我展轉相因,自心現,妄想計著轉。』
대혜야, 저 다섯 가지 식신은 모두 차별된 분단상(分段相)으로 인하여 알 수 있다. 명심하라, 이 의식(意識)이 인(因)이 되어 저 5식신이 구르는 것이니, 저 5식신은‘내가 서로서로 인이 되어 주어 자기 마음에 현재의 망상계착이 구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而彼各各壞相俱轉,分別境界,分段差別,謂彼轉。如修行者入禪三昧,微細習氣轉而不覺知,而作是念:『識滅然後入禪正受。』
저들이 각각 무너지는 모습과 함께 움직인다고 경계를 분별하고 차별을 나누는 것이다. 저들의 움직임은 수행자가 선삼매(禪三昧)에 들어갔을 때, 미세한 습기가 움직임을 깨달아 알지 못하고서‘식이 없어진 후에 삼매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實不識滅而入正受,以習氣種子不滅,故不滅;以境界轉攝受不具,故滅。
그러나 실은 식이 없어져 삼매에 들어간 것이 아니니, 습기의 종자가 없어지지 않은 까닭에 없어진 것이 아니다. 경계의 움직임과 받아들임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없어졌다고 한 것이다.
大慧!如是微細藏識究竟邊際,除諸如來及住地菩薩;諸聲聞、緣覺、外道修行所得三昧智慧之力,一切不能測量決了
대혜야, 이와 같이 미세한 장식의 구경(究竟)의 변제(邊際)는 모든 여래와 주지보살(住地菩薩)이 아닌, 모든 성문이나 연각이나 외도가 수행하여 얻는 삼매나 지혜의 힘으로는 어떤 것으로 측량하여 결단할 수 없다.
餘地相智慧、巧便分別、決斷句義。最勝無邊善根成熟,離自心現妄想虛僞,宴坐山林,下中上修,能見自心妄想流注,
그러나 여러 지위에서 지혜와 선교방편(善巧方便)으로 확고한 말씀의 뜻을 분별하고, 가장 훌륭하고 끝없는 선근을 성숙시키며, 자기 마음에 나타난 망상의 허위를 벗어나 숲에 조용히 앉아서 상ㆍ중ㆍ하의 수행을 닦으면, 자기 마음의 망상이 상속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無量刹土諸佛灌頂,得自在力神通三昧。諸善知識佛子眷屬,彼心意意識,自心所現自性境界虛妄之想,生死有海,業愛無知,如是等因,悉以超度。
한량없는 국토에서 모든 부처님이 관정(灌頂)하고, 자재력과 신통과 삼매를 얻으며, 모든 선지식과 불자가 권속이 되리니, 그런 심(心)ㆍ의(意)ㆍ의식(意識)은 자기 마음에 나타난 자성의 경계이다. 그는 허망한 생각과 생사라는 유위(有爲)의 바다, 업애(業愛)와 무지(無知) 등 이와 같은 인(因)을 모두 초월하고 건넌다.
是故,大慧!諸修行者,應當親近最勝知識。」
그러므로 대혜야, 모든 수행자는 가장 훌륭한 선지식을 가까이해야 한다.”
[0484b07] 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譬如巨海浪, 斯由猛風起,
洪波鼓冥壑, 無有斷絶時。
藏識海常住, 境界風所動,
種種諸識浪, 騰躍而轉生。
靑赤種種色, 珂乳及石蜜,
淡味衆華果, 日月與光明,
非異非不異。 海水起波浪,
七識亦如是, 心俱和合生。
譬如海水變, 種種波浪轉;
七識亦如是, 心俱和合生,
이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큰 바다의 파도가
맹렬한 바람으로 일어나
거대한 파도가 바다를 두드려
끊어질 때가 없는 것처럼
장식(藏識)의 바다는 항상 머물러 있으나
경계(境界)의 바람에 흔들려
갖가지 모든 식(識)의 파도가
용솟음쳐 구르며 생긴다.
푸르고 붉은 온갖 색깔
흰 우유와 석밀(石蜜)
담백한 맛과 온갖 꽃과 과일
해와 달과 광명(光明)이
다르지도 않고 같지도 않으니
바닷물이 일어나 파도가 되는 것처럼
7식(識)도 이와 같아
마음과 함께 화합하여 생긴다.
마치 바닷물이 변하여
온갖 파도가 되어 구르듯
7식도 이와 같아
마음과 함께 화합하여 생기니
謂彼藏識處, 種種諸識轉。
謂以彼意識, 思惟諸相義,
不壞相有八, 無相亦無相。
譬如海波浪, 是則無差別;
諸識心如是, 異亦不可得。
心名採集業, 意名廣採集,
諸識識所識, 現等境說五。」
저 장식에서
갖가지 모든 식이 구르는 것이고
저 의식(意識)으로
모든 상(相)의 뜻을 생각하는 것이다.
무너지지 않는 모습에는 여덟 가지가 있으나
모습이 없다는 것 또한 모습이 없으니
마치 바다와 파도가
차별이 없는 것처럼
모든 식과 마음도 이와 같아서
다르다 함도 얻을 수 없다.
마음이란 업을 채집한다고 이름하고
의(意)는 널리 채집한다고 이름하며
모든 식이 알아야 할 대상을 알아
나타내는 등의 경계를 다섯 가지로 말한다.
[0484b26] 爾時,大慧菩薩以偈問曰:
「靑赤諸色像, 衆生發諸識,
如浪種種法, 云何唯願說。」
이때 대혜보살이 게송으로 여쭈었다.
푸르고 붉은 모든 색상(色像)은
중생이 모든 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파도 같은 온갖 법이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0484b29] 爾時,世尊以偈答曰:
「靑赤諸雜色, 波浪悉無有,
採集業說心, 開悟諸凡夫。
彼業悉無有, 自心所攝離,
所攝無所攝, 與彼波浪同。
受用建立身, 是衆生現識,
於彼現諸業, 譬如水波浪。」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푸르고 붉은 모든 여러 가지 색은
파도와 같아 모두 없는 것
업을 채집하는 것을 마음이라 하여
모든 범부를 깨우쳐 준 것이다.
저 업이란 모두 없는 것이니
자기 마음이 받아들이는 것을 벗어나면
받아들인 것에 받아들여진 것이 없으니
저 파도와 같다.
수용하여 건립한 몸
이것이 중생의 현식(現識)이니
그곳에 모든 업이 나타나
마치 물과 파도 같다.
[0484c07] 爾時,大慧菩薩復說偈言:
「大海波浪性, 鼓躍可分別;
藏與業如是, 何故不覺知?」
이때 대혜보살이 다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큰 바다와 파도의 성품은
치고 솟구치는 것으로 분별할 수 있습니다.
장식과 업도 이와 같다면
어찌하여 알 수 없습니까?
[0484c10] 爾時,世尊以偈答曰:
「凡夫無智慧, 藏識如巨海,
業相猶波浪, 依彼譬類通。」
이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범부는 지혜가 없기에
장식을 큰 바다와 같다 하고
업상(業相)을 파도와 같다 한 것이니
이 비유에 의지해 유추해서 알라.
[0484c13] 爾時,大慧菩薩復說偈言:
「日出光等照, 下中上衆生。
如來照世間, 爲愚說眞實,
已分部諸法, 何故不說實?」
이때 대혜보살이 다시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해가 뜨면 광명이
낮고 높은 중생을 평등하게 비추듯
여래께서 세간을 비추시는 것도
어리석은 사람에게 진실을 말씀하기 위함입니다.
이미 모든 법을 나누셨건만
어찌 진실을 말씀하지 않으십니까?
[출처] 능가아발다라보경(楞伽阿跋多羅寶經)-제1권-3|작성자 byuns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