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가장 더운 날, 가장 더운 곳(경기도 가평)으로 쳐들어 갔다.
뉴스를 보니 7월 24일 현재 가평의 기온은 전국 최고인 섭씨 38.9도. 불볕사막 중동도 아니고 적도의 동남아도 아닌데 섭씨 40도를 육박하는 폭염.. 어느새 우리 한반도가 아열대지방이 되었다.
근데 치매도 안 걸린 젊은 노인 네 분이 이 폭염에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라’는 <무대뽀정신>으로 꼭두새벽 6시에 잠실을 출발, 가평으로 달렸는데 이 무대뽀정신이 망외의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줄이야! ‘가장 더운 날, 가장 더운 곳에서 우리 보다 더 시원하게 하루를 보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네 노인이 한결같이 큰소릴 친 하루였다.
칼봉산 자락의 경반계곡은 스케일은 작지만 서울서 가깝고 계류가 풍부하여 깊은 소(沼)가 많고 상류엔 높은 수락폭포가 시원하게 흘러 내려 한여름 피서지로선 아주 제격이다. 계류를 따라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곳곳에 텐트, 그늘막을 치고 친구, 연인끼리, 가족단위로 즐기는 피서객들이 많이 보였다. 여름을 진정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다.
허리까지 잠기는 차가운 계곡물, 온몸을 폭발적인 수압으로 샤워시켜주는 폭포수.. 집에 돌아올 때까지 하루 내내 시원하다. 이런 불볕더위엔 등산보다 계곡트래킹을 강추한다
삶은 순간의 집적이다. 즐겁고 보람된 순간이 많으면 그 기억, 그 추억의 포만감으로 인생 전체가 행복해 진다. 돌아 댕길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돌아 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