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내 전생은 무엇이었을까? 내생에 나는 무엇일까?’ 하고 한번쯤 이런 관심을 가져보게 마련이다. 또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왜 나는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을까? 내생에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하고 생각해 봤을 텐데, 그러한 호기심과 의문은 옛 사람이나 현대인이나 마찬가지일 것 같다.
법륜 스님은 '윤회(輪廻)'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죽어서 욕심이 많으면 돼지로 태어나고, 미련하면 소로 태어나고, 독한 마음을 먹으면 독사로 태어나는 것을 '윤회'라고 알고 있는데 이것은 아닙니다. 이런 윤회는 증명할 수가 없다. 이것은 힌두교 문화입니다. 불교에서 윤회는 욕구가 충족될 때 즐거워하고, 충족되지 않을 때 괴로워하는, 이 '고(苦)와 락(苦) 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윤회'라고 설명을 한다. 익산 사자암 향봉 스님은 ‘영혼도 없고 윤회도 없다.’고 당당하게 잘라 말한다.
사람들은 전생의 막연한 그림자 같은 것에 사로잡힐 때가 더러 있다. 서구 과학자나 철학자들은 윤회를 ‘마음의 진화’ 혹은 ‘영혼의 유전’ 등등 같은 맥락에서 비슷하게 표현하고 있다.
영국의 이론 물리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버트란트 럿셀(Bertrand Russell)은 의식은 두뇌와는 별개로 진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이 진화의 요체라고 주장한 바 있고, 영국의 생물학자인 리차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저서에서 유전자는 그에 대응하는 각각의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데, 그 밈(meme)을 통하여 문화가 유전된다고 하였다. 밈은 유전자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마음’과 동일한 존재인 듯하다.
최근에는 1977년 신경생리학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존 에클스(John Eccles)가 <뇌의 진화>라는 저서에서 영혼은 초자연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제거되거나 상실되는 일이 없으며 태아에 들어감으로서 영혼의 동일성과 단일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영혼은 진화하고 유전된다고 하였다. 여기서 초자연적이란 과학으로 계량화할 수 없다는 뜻이다.
완성된 영혼이라 불리는 아인슈타인 같은 과학자도 일찍이 불교를 우주적인 종교, 혹은 자연의 세계와 정신적인 세계를 모두 포함한 미래의 종교라고 말한 적이 있다.
‘미래의 종교는 우주적인 종교가 될 것이다. 그것은 인간적인 하느님을 초월하고, 교리나 신학을 넘어서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자연의 세계와 정신적인 세계를 모두 포함하면서, 자연과 정신 모두의 경험에서 나오는 종교적인 감각에 기초를 둔 것이어야 한다. 불교가 이런 요구를 만족시키는 답이다. 만일 현대과학의 요구에 부합하는 종교가 있다면 그것은 불교가 될 것이다.’
The religion of the future will be cosmic religion. It should transcend a personal God and avoid dogmas and theology. Covering both the natural and the spiritual, it should be based on a religious sense arising from the experience of all things, natural and spiritual and as a meaningful unity. Buddhism answers this description. . . If there is any religion that would cope with modern scientific needs, it would be Buddhism.
출처 : 법륜 스님, 정찬주 소설가, 현각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