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생 조선녀(趙善女). 귀걸이와 옷섶에 장식구를 달고 있네요 ...
♥ 조선시대 연예인들 ♥
연예인(演藝人)이라 함은 연예에 종사하는 배우, 가수, 무용가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지요
일본어식 표현으로는 예능인(藝能人)이라고 하구요
1960년대만 해도 연예인하면 딴따라로 불리면서 사대부집 집안에서는 이를 멀리하고 천시 여겼지요
그러나 지금은 연예인 하면 스타중에 스타요 젊은 청춘들의 꿈의 상징이 되어버린지 오래됐어요
여기서 연예인의 기원을 말한다면 옛날 조선시대때 관기를 말하지 않을수 없으며
관기에서 기생 그리고 예인으로 변천되어온것은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지요
다시말해 옛날기생은 춤과 노래 등으로 각종 주연 행사장에서 흥을 돋우는 여자 예인(藝人)이었지요
다른 말로는 예기(藝妓) 또는 창기(娼妓)라고도 했구요
기생(관기)의 기원은 신라시대 진흥왕때 부터라는 설도 있고
고려 태조때 백제 유민인 수척족 (水尺族)을 노비로 각 지방고을에 예속시켰을 때
그들중 용모가 뛰어나고 아름다운 여자를 골라 노래와 춤을 배우게 한것이 유래됐다고도 하지요
그러나 기생제도가 본격화된 것은 조선조에 들어와서라고 하네요
조선시대 때에는 많은 관기(官妓)를 두었으며 그들의 주된 업무는 궁중의 연회석상에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어 연회의 흥을 돋우는 것이었지요.
그러나 그들의 신분은 가장 천대받던 계급인 천민(賤民)이었어요
조선사회에서 가장 낮은 신분이었던 천민은 직종별로 여덟으로 나누었는데
기생은 그 팔천(八賤)중 하나였지요
조선시대 양반계급의 종이었던 여덟 천민(賤民)
즉 사노비(私奴婢),승려,백정, 무당, 광대, 상여꾼, 기생(妓生), 공장(工匠)이 이에 속했어요
이때에는 창기(娼妓)를 비롯한 팔천(八賤)은 신분 상승을 꿈꾸는 것조차 불가능했지요
기생의 호적 즉 기적(妓籍)은 각 고을마다 있었고 관의 제약을 받았지요
그러나 나이가 들면 기적에서 제적돼 퇴기(退妓)로서 자유로운 몸이 되었는데
대표적인 퇴기의 예로 춘향 모(母)인 월매를 들수 있어요
그러다 1910년 한일합방이 되면서 관기제도가 바뀌었지요
이때까지 관기제도가 존속해 오던 것이 한일합방 후엔 권번(券番)이라는 조합을 만들어
그 조합기적에 올라야 기생행세를 할수 있게 된 것이지요
이 권번제가 시행된후에는 아무나 기생이 되는것이 아니고 상당기간 수업을 마친 후라야
비로소 기생이 될수 있었고 손님들을 받을 자격을 갖출수 있게 되었지요
기생학교에서는 13-14세 남짓한 처녀들을 입학시켜 접대부 양성보다는 선구적인 예능인으로
양성했던 것이지요
(권번제는 해방 후에야 사라지게 되었지요)
기생학교나 권번의 교과내용은 크게 둘로 나누지요
예절교육을 중시한 교양부문과 가곡, 춤, 글씨, 회화 등 예능부문으로 나누었다 하는데
기생은 비록 천한 신분이었으나 접하는 대상이 상류사회 사람들이었기에 손님 정서에
잘 적응 될수 있도록 가르치고 배웠지요
시(詩), 서(書),화(畵) 뿐만 아니라 한학(漢學)까지 익히게 했을 정도라 하는군요
기생들은 일반교양 외에 지방에 따른 특색 있는 교육을 받기도 했어요
조선 역사상 기생이 가장 큰 사회문제로 등장했던 것은 연산군(1494~1506)때 였지요
연산군때는 기생을 운평(運平)이라 불렀고 그중에서 궁중에 들어와 있는 기생을 흥청(興淸)
가흥청(假興淸).계평(繼平)·속홍(續紅)이라 했으며 또 왕을 가까이 모시는 지과흥청(地科興淸)
왕과 동침한 천과흥청(天科興淸)으로 구분하였지요
또한 왕은 전국에서 기생을 뽑기 위해 채청사(採靑使)·채홍준체찰사(採紅駿體察使)등의
관헌을 자주 파견하여 한때는 기생의 수가 1,000여 명에 달했으며
궁궐내에 거주하는 흥청만 해도 300명이 넘었다 하네요
그래서 이때의 세시를 빗대어 흥청(興淸)이 나라를 망친다는 뜻으로
흥청망청(興淸亡淸)이란 말이 생겨 났지요
기녀(妓女)와 창기(娼妓)의 종류와 등급은 조선 후기로 가면서 점차 세분화 되었으며
대체로 일패(一牌)·이패(二牌)·삼패(三牌)로 나뉘었는데
일패는 기생, 이패는 은근자(殷勤者), 삼패는 탑앙모리(塔仰謨利)라 불렀지요
일패(一牌)의 기생은 가무를 익혀 국가행사 및 상류사회의 각종 연회에 참석하던
관기의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집에서 사사로이 대접도 하였으나 남편도 있었으며
유녀(遊女) 중에서는 가장 좋은 대우를 받았어요
그러나 아무리 가무와 가창이 뛰어나도 30세가 되면 기계(妓界)에서 은퇴하여 퇴기가 되었지요
이패(二牌)는 기생보다는 수준이 떨어지지만 대체로 기생학교 출신이 많았지요
은근자(殷勤者)라 한것은 남몰래 은근히 매춘(賣春)한다 하여 그렇게 부른 것이라 하네요
삼패(三牌)는 매춘 자체가 직업으로 접객할때에는 잡가(雜歌)만 부르고
기생처럼 가무는 못하게 되어 있었지요
그러나 후에 삼패들은 당시 정계 유력자의 후원을 받아 신창조합(新彰組合)을 만들고 스스로
기생이라 부르게 됨에 따라 삼패라는 이름은 사라졌어요
이같은 기생의 종류와 등급은 한말에 와서 전통적인 신분질서가 무너지면서 남성들을 상대로
유흥 접대에 종사하는 여성을 모두 기생이라 부르게 되어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지요
조선시대에는 기생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교방[敎坊]이란 관청이 있었어요
이곳에서 행의(行義)·가무·습서(習書)·회화(繪畵) 등을 가르쳤지요
그 이유는 기생의 접객 대상이 위로는 국왕·왕자와 정부관리·학자·유생(儒生)에서 일반 민간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져 예의범절은 물론 문장에 능해야 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황진이를 비롯하여 매창(梅窓)·소백주(小栢周) 등 시가(詩歌)와 서화(書畵)에 능한
명기(名妓)들이 많았던 것도 당시 기생의 교양 수준을 의미하며 논개·계월향(桂月香)·홍랑(洪娘)과 같은
절개와 지혜있는 명기들은 오늘날까지도 그 이름을 남기고 있어요
또한 이 시대에 씌어진 소설에는 기생들이 많이 등장하여 다양한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지요
예를 들면〈춘향전〉·〈배비장전〉·〈숙향전〉·〈옥단춘전〉등을 들수 있어요
서울·평양·진주·해주·함흥 등은 특히 기생으로 이름난 곳이었으며 지방에 따라 기녀들이
공통적으로 지녔던 주특기가 있었지요
경상도 안동의 기생들은〈대학>을 잘 읊었고 강원도의 관동기생는 정철(1536~93)의〈관동별곡>을
평양의 기생들은 정조때 시인 신광수의(등악양루탄관산융마시 登岳陽樓歎關山戎馬詩)를 많이 읊었으며
이성계가 태어난 함경도 영흥(永興)의 기생들은 조선왕조의 건국을 찬양한〈용비어천가 龍飛御天歌>를
함흥기생(咸興妓生)는 〈삼국지>의 출사표(出師表)를 즐겨 불렀지요
평안도 의주기생(義州妓生)과 함경도 북청기생(北靑妓生)은 말을 달리며 재주를 보이는 기예를 지니고
있었으며 제주기생(濟州妓生)도 말달리기의 특기를 발휘했다 하네요
다시말해 강원도기생은 ‘창 관동별곡’을 유창하게 불렀으며
안동은 도산(퇴계)서원이 있는 학파의 진원지여서 안동기생들은 사서가운데 ‘대학’을 잘 외웠고
함흥기생은 제갈공명의 출사표를 외웠지요
또 말(馬)이 많은 제주도 기생은 말달리는 것이 특기였으며
의주기생은 말 타고 칼춤을 추는 등 출신지방마다 주특기들이 달랐다 하네요
기생들중 출중한 작품을 남긴 대표적인 인물이 그 유명한 황진이 이지요
황진이는 양반들에 의해 읊조려지던 시조가 유교이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때
시조를 현실세계로 끌어들여 인간적 정취를 과감히 드러나게 구사 했어요
기생들은 여염규중의 부녀자들과 달라 한도 많고 설움도 많았기에 절절한 애한이 곳곳에 숨어있다 하네요
황진이의 절절한 시조 한수를 적어 볼까요?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날 밤이어든 구비구비 펴리라.
구한말 기생들은 뭇 사내들과 함께 어울려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며 놀았으나 지켜야할 절개는
목숨을 걸고라도 지키면서 살았지요
어떤때는 강압에 못이겨 몸뚱아리는 주었어도 마음만은 지키며 절개를 지켰다 하네요
그래서 평양기생학교에서는 기생들에게 3년간 삼강행실도 등 지조교육을 가르칠 정도였지요
이때 서울에는 명월관이 만들어 졌어요
명월관을 빛낸 이들은 기생들이었지요
기생을 다른말로 말해 해어화(解語花)라 불렀지요
해어화란"말을 알아듣는 꽃"이란 뜻으로 흔히 기생을 상징하는 말로 쓰였어요
관기제도가 폐지된 이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아리따운 아가씨들과 임금 앞에서 가무를 선보였던
빼어난 미모와 재주를 갖춘 기생들은 당대 최고 수준이었지요
특히 교방(敎坊) 출신의 기생들은 글씨, 춤, 노래, 악기에서부터 대화법, 식사 예절까지 배우고
지체 높은 왕족과 고관대작 유생들을 상대했던 까닭에 최고의 인기를 누렸어요
흔히 명월관이 기생집이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지요
기생들은 각 권번(기생조합)에 소속되어 있는 연예인 이었어요
명월관에 온 손님은 비치된 "조선미인보감"을 보고 마음에 드는 기생을 지목하면
해당 기생이 그곳으로 찾아가는 형태로 운영되었지요
"조선미인보감"은 바로 1918년 당시 조선의 예기들의 용모와 기예를 평가할 목적으로
지송욱이 증정용으로 발간한 책이라 하네요
그당시 이름난 기생이었던 이난향의 증언에 의하면 1920~1940년대까지 뛰어난 기생들은
모두 "조선미인보감"에 실려있었다고 증언하고 있어요
이때는 유명 대중가수들과 신파 문학기생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하지요
1920년대에는 러시아문학에 조예가 깊은 장연화 라는 문학기생이 인기를 독차지 했으며
30년대 전반 대중가요계를 주름잡았던 가수 왕수복, 선우일선 등이 모두 평양기생학교 출신이었지요
1935년 레코드 가수 인기투표에서는 1위 왕수복(고도의 정한), 2위 선우일선(꽃을 잡고)이 차지했으며
이때 기생이 아닌 이난영(목포의 설음)은 3위를 차지했을 정도라 하는군요또 '노들강변'을 불러서 만인의 연인이 되었던 가수 박부용!
그녀의 이력에 대해서 그동안 뚜렷하게 밝혀진 자료가 없었는데
마침 20세기 초반에 펴낸 '조선미인보감'(1918)이란 책에서 한복을 단정하게 입고 머리를 쪽찐
박부용의 사진과 약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네요
당시 서울에는 도합 4개의 권번이 있었는데 한성권번, 대정권번, 한화권번, 경화권번이 그것인데
이 가운데 한성과 대정이 200명 가까운 기생을 거느린 대표적 권번이었지요.
박부용은 한성권번 소속으로 17세때 찍은 얼굴 사진과 소개글이 책에 실려 있었다 하는군요
한창 레코드 보급에 대한 열망으로 부풀어 오르던 1933년
박부용은 그 유명한 "노들강변"이란 노래로 오케레코드사에 발탁되어 가수가 되었으며
오케레코드사를 대표하는 신민요가수로 활동했던 시기는 1933∼35년까지 약 3년이라 하네요
이 시기 모든 신민요의 황제라 할수 있는 '노들강변'은 34년 1월에 신불출 작사·문호월 작곡으로
세상에 나왔는데 이 음반은 오케레코드 창립1주년 기념 특별호로 발매되었다 하는군요
엄연한 예인으로 대접을 받았던 조선 기생들.
아직도 생존해 있는 분들은 "인간 문화재"로 대접받고 있으나
먼저 가신분들은 몇장 안되는 오래된 사진 속에서나 그 자취를 찾아볼수 있을 뿐이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산적:조동렬(일송) *-
*** 기생 박부용이 부른 노들강변 ...
▲ 노들강변 포스터 ...
▲ 노들강변 가사지 ...
▲ 노들강변을 부른 기생 박부용 ...
*** 기생들의 이모저모 ...
▲ 화장하는 기생의 모습 ...
▲ 조선의 명물로 소개했던 당시 유일했던 평양소재 기생학교
영문으론 조선여자무용학교로 소개하고 있는 것이 흥미로워요 ...
▲ 기생학교입구 간판에는 기성기생양성소(箕城 妓生 養成所)라고 쓰여 있어요 ...
▲ 선생님을 둘러싸고 북 수업을 받고있는 조선 기생들
뒤에있는 칠판에는 노래가사가 적혀있어요...
▲ 시대 흐름에 따라 수업과목에 현대무용도 도입된 듯
배경그림에서도 서양 느낌이 풍겨지네요 ...
▲ 제1학년 학생들의 일본어 수업시간.
칠판에는 ‘6월28일 흐림. 제17과 흙을 옮기는 사람
제18과 저녁 종달새...’라고 적혀 있어요
모두가 머리를 땋고 댕기를 달고 있네요...
▲ 대나무와 난초를 치고있는 기생들.
수묵화도 학생 기생들의 중요한 수업이었네요 ...
▲ 가야금을 타는 모습.
‘조선의 음악은 무척 뛰어나다.
기생이 타는 가야금의 음률은 단지 황홀할 뿐이다.’라고 일본어로 쓰여있군요 ...
▲ 국악과 양악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기생관현악단.
서양악기는 양복, 국악기는 한복을 입고 연주하는 것도 눈길을 끄네요 ...
▲ 무대에서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기생들...
▲ 서울 종로 명월관 평실(平室)정원에 모인 기생들
이 명월관은 1909년 최초로 문을 연 당대 최고의 요정으로 옛 전통한옥으로 지어졌어요
1920년대엔 일본 도꾜 중심가에도 최고급 요정 ‘명월관’이 생겨
일본 관, 정계 거물들이 드나들었다고 하네요...
▲ 인간문화재들이 옛날 관기의 춤을 재현하고 있어요...
*** 요즘 요정과 기생들 ...
첫댓글 잘 봤습니다.
재미있게 봤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