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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9코스 대모ㆍ구룡산 코스는 자연생태 유람길이라는 테마로 수서역에서 대모산과 구룡산의 산허리를 따라 도는 코스로 울창한 숲을 산책하면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강남구 일원동과 수서동, 개포동과 자곡동 일대에 위치하고 있는 293m의 대모산은 강남지역을 대표하는 산으로 나지막하면서도 자연 그대로의 숲을 간직하고 있어서 인근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산이다.
숲길에는 참나무와 소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울창한 숲 아래 눈높이에 맞춰 봄에는 무성하게 핀 진달래와 키 작은 조팝나무, 야생화들이 눈에 즐거움을 주고 여름에는 햇빛을 피해 시원한 그늘 만들어 준다. 특히 능선을 따라 길게 뻗은 오솔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흙길이라 편하게 걸을 수 있다.
대모산(大母山)이라는 이름에는 재미있는 설화가 많다. 산세가 늙은 할머니를 닮았다고 해서 처음에는 ‘할미산’ 또는 ‘대고산’(大姑山)으로 불리다가 조선 제3대 태종과 원경왕후를 모신 헌릉이 자리하면서 어명에 의해 지금의 대모산으로 불렸다 전해지기도 하고, 바로 옆의 구룡산과 함께 솟은 두 봉우리가 마치 여자의 젖가슴을 닮아 대모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낮에 조금은 덥지만 전형적인 가을날을 보여주더니 비예보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다행하게도 수서역 6번 출구에 나서면서 흐린 날씨지만 비 걱정은 잊게 한다.
대모산 입구 12번 스탬프 찍고 시작부터 가파른 오르막 계단이 끝날 때쯤 예전 3기~5까지 100인 원정대가 모이곤 했던 널따란 쉼터에 올라서고 가을이 오는 길목의 푸르른 숲길은 대모산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난다.
쌍봉약수터다. 대모산 기슭에 자리한 쌍봉약수는 한 때는 물맛 좋기로 유명했던 약수였지만 음용수 불가다. 다시 한차례 숨 가쁘게 오르다 보면 돌탑들이 마중 나오는 돌탑 전망대다.
이곳에서 만나는 돌탑은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건강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임형우 씨가 20여 년 전부터 쌓아 올린 20여개의 돌탑으로 서울둘레길을 걷는 이들에게 작은 마음의 쉼터를 마련해 주고 있다.
돌탑전망대에서 보는 서울이다. 우뚝 솟아있는 롯데 타워와 높고 낮은 빌딩숲, 시야가 좋은 날에는 북한산 족두리봉을 시작으로 향로봉 능선 비봉능선 보현봉 북한산 산성능선 지나 삼각산 그리고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풍경들이 아름답게 펼쳐지는데 조금은 아쉽다.
실로암약수터를 지나고 길목에 자리 잡고 사랑을 나누는 첫 번째 사랑나무 연리목이다. 대모산에 팥배나무 연리목은 뿌리가 서로 다른 나무가 붙어 한 나무로 자라는 현상이다. 신기한 자태 때문에 한창 사랑에 빠진 연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이어 또 하나의 사랑나무 연리목이다. 그리고 내리선 곳이 불국사다. 대모산 북쪽 기슭에 위치한 불국사는 고려 공민왕 2년(1343년)에 진정국사가 창건하고 불국사라 했는데, 조선 고종 17년(1880년)에 이곳에 옮겨지었다. 이곳에 약사전이 있으므로 일찍이 ‘약사절’이라고도 불리었다. 대모산 불국사로 향하는 산책로가 널찍하게 닦여져 있어 싱그러운 자연을 느끼며 숲 길을 걷기에 좋다.
불국사를 뒤로 서울둘레길은 대모산생태자연학습원을 만나게 된다. 식생은 소나무군집지역이 있으나 침엽수림보다는 활엽수림과 활엽수조림지가 많이 분포하고 있다.
조금은 지루하다고 느낄 때쯤 대모산 능선길이 안부로 내려서서 구봉산으로 올라서는 길목에 서 있는 이정표가 이제 구봉산 구간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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