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6/16)에 즈음한
기장군청과 의회의 사드배치 반대 천명 촉구 기자회견문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방미, 16일에는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미 당국은 사드 한국 배치를 위해 그 동안 부지조사 등 물밑 실무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인 한미 간 협의를 진행할 것이 예상된다. 이는 지금까지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었다.”는 사드 한국 배치에 대한 청와대의 ‘3 NO’ 입장이 국민을 속이는 기만술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장군은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으며 주한미군은 부지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장군수와 의회가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여론을 좇아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강요에 당당히 맞서 사드 배치 거부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이 아닌 중국의 탄도미사일을 무력화하기 위한 무기체계다. 사드는 사거리 1,000km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사거리가 대부분 500km 이하인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서 그 효용성이 매우 낮다. 미 국방부는 이미 1999년에, 한국 국방부는 2013년에 사드 효용성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주된 목적은 사드 레이더(AN/TPY-2)를 이용해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아태지역 미군기지와 미일 본토로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미일에 조기경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사드 요격체계는 중국 동북부에서 주한미군기지를 겨냥해 날아오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따라서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한국은 미일의 동북아 MD의 한 축을 이루어 미국 MD 체계의 정보와 작전(요격)의 전초기지로 전락한다. 그 결과 중국과의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어 한국은 “미국의 총알받이”(환구시보, 2015. 5. 26)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대중 경제적 손실도 필연이다.
그런데도 한미 당국은 사드 한국 배치를 위해 그 동안 기장을 포함한 몇 지역에서 부지조사를 진행했으며 물밑 실무협의를 추진해왔다. 최근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이 사드 한국 배치에 관한 의회 청문회와 대통령 및 국방장관 협의를 언급한 것은 사드 한국 배치에 관한 미국 정부 내부의 논의가 본격화할 것임을 의미한다. 미국이 내부 논의를 거친 이후 한국 정부와 협의할 것이란 점을 수차례 강조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드 배치를 위한 수순밟기가 시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사드 배치가 의제가 아니라는 한미 양국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사드 한국배치를 공론화하고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우리는 국가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희생을 강요할 사드 한국 배치를 결사 반대하며, 사드 한국 배치에 관한 한미 간 일체의 비공식, 공식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기장에는 이미 핵발전소가 10기나 밀집되어 있다. 고리원전의 잦은 사고와 방사능 오염은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사드와 사드 레이더까지 배치된다면 기장 주민은 물론, 해운대를 비롯한 인접 지역의 주민들이 항시적으로 중국의 미사일 공격에 노출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사드 레이더인 AN/TPY-2는 초강력 전파를 내보내기 때문에 상당히 넓은 면적의 안전 지역이 필요하다. 기장에 사드 미사일과 레이더가 배치된다면 해당 지역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사태도 감당해야 한다.
기장군은 “원전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원전보다 더욱 위험한 무기체계인 사드배치를 허용하면서 안전한 도시를 꿈꾸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기장군이 안전한 도시가 되려면 우선 기장군수와 의회가 기장이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반대해야 한다. 또한 이는 기장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사드 한국배치 자체에 대해서도 반대해야 마땅하다. 차제에 기장군 뿐 아니라 후보지로 거론된 평택과 대구, 원주, 군산 등 다른 지역의 지자체들도 자신들의 지역 주민들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사드배치 거부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기장군수와 의회는 한미정상회담 전에 이와 같은 입장을 밝혀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의 부당한 강요를 거부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이번 방미를 계기로 사드 배치에 대한 확고한 반대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사드 배치는 미국의 전략대로 흘러갈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시 한 번 박근혜 대통령에게 주권과 국익, 평화와 안보의 입장에서 서서 한국 사드배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할 것을 촉구하며 기장군수와 의회도 기장군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천명할 것을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한다.
2015년 6월 8일
부산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대표 최광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