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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시인선 38 (심수자 시집)
『각궁角弓』
979-11-92613-55-0 / 125쪽 / 130*210 / 2023-5-20 / 12,000원
■ 책 소개 (유튜브 영상 바로보기)
형상시인선 38은 심수자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각궁』이다.
2014년 등단한 이래 삶의 불안을 사랑으로 감싸 안고 화해와 소통과 베풂의 세계를 꿈꾸며, 치열한 성찰의 시선으로 사유한 시적 깨달음을 참신하고 개성 있게 그려내는 작업을 꾸준히 해온 시인이 펴낸 또 다른 모색의 열정이 담긴 시집이다.
■ 저자 소개
심수자 시인
- 2014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 형상시학회, 대구시인협회, 모던포엠작가회 회원
- 대구예술가곡회 회원
- 시집: 『술뿔』, 『 구름의 서체』, 『가시나무 뗏목』, 『종이학 날다』
■ 목차
自序
1
바닥 거울 / 각궁 / DMZ / 골고다 언덕길에서 / 그늘의 노래 / 그늘이 그늘에게 / 길 위의 저녁 / 그리운 첫발 / 미로 찾기 / 모시나비 / 길의 맛 / 길이 아닌 곳에서도 꽃은 피고 / 꽃무늬 양산 / 넝쿨의 발자국 / 당산나무 / 돌아보니, 몽유 / 마감
2
사과에 대하여 / 모성 / 바늘꽃 독경 / 바람 언덕에서 / 바람과 바람 사이 / 바람은 거푸집을 두지 않는다 / 벽꽃 / 변신 / 북채 / 사월을 지나며 / 서산 바다 / 술래 / 술래의 수묵화 / 아득해서 그리운 / 새벽별에게 묻다
3
아직도 구르는 돌 / 얼룩에 대하여 / 암묵의 경전 / 약속 없이도 봄은 오고 / 엔젤꽃 통로 / 요나의 물고기 / 적도의 무늬 / 울지 않는 새 / 태풍의 눈 / 유혹, 물가에서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일몰의 무게 / 저녁의 분식 / 주왕산 별
4
증발 / 지평선에서 묻다 / 진공의 시간 / 춤추는 바다 / 태풍 지난 자리 / 파란의 늪 / 때문입니다 / 눈길 랩소디 / 말 무덤 앞에서 / 발레리나 / 톱니바퀴 속으로 / 즉흥 환상곡 / 낭패
해설│알레프: ‘바닥 거울’과 ‘뿔’의 비밀_김상환
■ 출판사 서평
“서정시의 언어와 세계감각, 존재론을 추구하는”(김상환 시인) 시인은 『각궁』에 길 없는 길을 건너온 생이 적요에 닿기를, 그리하여 “푹푹 썩은 부엽토”가 된 ‘나’로 하여금 ‘당신’의 생이 가볍기를, 더 짙푸르기를 바라는 사랑과 초월에의 소망을 그린 작품 59편을 실었다.
“각 角은 달빛에 문드러지고/ 오늘의 또 다른 각 角이/ 별빛으로 읽히길 바래// 캄캄한 골방 빠져나와/ 어둠에 익숙해져 버린 두 눈으로/ 걸어 든 화살나무 속// 무모하게 달려온 너에게/ 나 둥근 과녁이 되어줄까// 각 角과 각 角의 모서리에/ 위로의 숲 이야기를/ 팽팽한 시위로 걸어준다// 산꿩 울음을 당겨 날린다” (표제 시 『각궁』 전문)
시인은 ‘뿔’, ‘모서리’, ‘귀’, ‘구석’, ‘한 모퉁이’로 표명되는 지나온 세계의 모든 각角- “나락으로 떨어졌던 한때”(「바닥 거울」), “그늘”(그늘의 노래), “닳아빠진 구두”(「그리운 첫발」), “쓰디쓴 맛”(「길의 맛」), “급경사”(「미로 찾기」) 등 삶의 음지와 산다는 것의 고통- 을 “만다라”, “저녁 종소리”, “탁발 마친 어미 모시나비” “발효 끝낸 오미자”, “홀로 빛나는 새벽별” 등의 심오하고 순수하고 원만한 이미지로 승화한, 순례자의 참회, 기도와도 같은 맑은 깨달음의 시편을 보여준다. “길이 아닌 곳에서도 누군가를 위해/ 두려움 없이 피어날 꽃”, “남은 생은 누군가에게 등불이 되기를”(「그늘이 그늘에게」) 소망하는 염원과 위로의 시편이 숭고하다.
“깜박이는 점멸등 앞에서/ 바람꽃처럼 흔들렸다// … // 손잡아 줄 이 없는 바람언덕에서/ 넘어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사이/ 걸어온 길은 수세미넝쿨처럼 엉켜버렸다// … // 별빛은 저 혼자만 총총한데/ 바람 불어야 피는 너도바람꽃/ 바람 불지 않아도 피는 나도바람꽃// 바람 불어도 불지 않아도 피는/ 우린 꿩의바람꽃” (「바람 언덕에서」)
시인은 풀, 꽃, 나무, 바람, 별 등 자연을 은유한 시편으로 우리 고통스러운 삶을 구원에 이르도록 한다. “겹겹의 얼룩 잎이 감싸 안아/ 얼레지 꽃은 저토록 아름답게 피는 것”(「얼룩에 대하여」), “다시 내려갈 길을 알려주는 바람의 손”(「바람은 거푸집을 두지 않는다」), “날갯짓 버거운 나비/ 보이지 않는 줄, 경계를 흔들고 날아오른다”(「파란의 늪」), “경계를 밟은 길 위에서/ 솟구쳐 오르는 여문 풀씨는/ 허공 어디쯤으로 튀어 별이 되려나”(「길 위의 저녁」) 등, 고통의 극복을 넘어 정화되고 초월한 삶을 지향하는 마음을 그린 아름다운 시구들이 만다라처럼 피어있다.
“…// 울음을 밀어낸 제비꽃이 곁에 다가와/ 아득한 천년이 그리웠다고 말할 때/ 스르르 풀리는 얼음의 결박/ 너는 뭇별 향해 바스라질 꿈이었다 해도/ 나는 아득해져서 그리워진 뭇별” (「아득해서 그리운」 중에서)
시인은 인생의 길을 순례의 길로 보고, 이 험난한 여정에 스며드는 온갖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죽음과 생명을 잇고 내재적 초월을 꿈꾸는 십자가”와 같은 사랑이라는 위대한 섭리를 담은 시편들로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그리움과 연민, 치유와 구원이 느껴지는”(김상환 시인) 자비의 시집,『각궁』을 가득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