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어느덧 저물어 갑니다.
하루의 모습은 어제와 오늘이 그리 다르지 않기에 매일의 일상은 데자뷔와 같습니다.
모든 것이 스러진 겨울날의 풍경, 투명한 바람이 맑게 서 있는 나무들과 골짜기
인적 끊어진 길을 스칩니다. 그곳에서 나를 봅니다. 적멸입니다. 내가 닿을 수 없는 어둠이고
먼산바라기의 가여운 눈빛 껴안아 줄 수 없습니다.
지나간 나를 되돌릴 수 없어 아늑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참 얇다. 살얼음 같다. 그러함에
시절 인연이 좋지 않을 때는 산천을 들러보면서 마음을 씻으면 좋습니다.
올해도 동지 모임 산행입니다.
하얀 눈 속을 걸었습니다.
潛伏所엔 (해충이 기거하는 곳) 눈과 서리가 가득합니다.
시간은 짧고 할 말은 많습니다.
陰이 사그라들고 陽의 기운이 싹트는 시절인 冬至
陽 상징하는 팥죽을 쑤어 陰의 속성을 가진 역귀나 잡귀를물러친다는
그 따끈한 팥죽과 金波玉液(아주 좋은 술을 말하는데 삼국지 그 술을 앞에 두고 유비와 軍師 徐庶, 이별을 하며 했던 말)
로 목줄을 따스하게 했습니다.
한 해를 도리 켜 보며 따뜻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동지기도
지난해를 무사히 보낸 것에 대한 감사의 기도와 새로운 한 해의 소원을 기원하는 원덕의 기도
初日心 最後心 새해 새 옷 새것_ 새라는 말은 해가 뜨는 동쪽의 옛말을 새기며...(12/21)
첨언
流芳百世 (인간은 행복을 바란다.)
권력, 재물, 명예, 건강, 가족행복,
의로운 삶을 산 이들의 꽃다운 이름을 후세에 길이 전해진다는 뜻인데
盜跖之犬(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굴종하는 사람) 정도의 인물은 되어야......
아마도.... 그게 나야 (That`s me)
첫댓글 밤은 졸나 길~지요! 잠은 존내 안오지요 ㅎ~
<애인을 그려봅니다.>
"동지(冬至)ㅅ 날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춘풍 니불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