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특별한 날의 일기 *
2018년 6월 27일 ~ 28일! 우리 국민들에게는 특별한 날이다. 그리고 나에게도....
2018러시아 월드컵 F조(독일. 스웨덴. 멕시코. 한국)에서
독일과 3차전을 치르는 날이기 때문에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고 나는 말한다. 대표 팀의 각오와 다짐도 특별한 경기.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이어지는 독일과의 경기.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기고, 한국이 독일을 2골 이상으로 이겨야
우리는 16강에 갈 수 있는 함수가 있다.
그런 이야기들을 놓고 사람들은 ‘1%의 가능성’이라 말한다.
과연 그런 이변이 일어날 수는 있을 것인가....?
지금까지의 성적이 우승 4회, 준우승 4회, 3위 4회의 전적을 갖고 있는 독일은 2014년 월드컵의 우승자이고
현재 FIFA랭킹 1위에 랭크되고 있는
세계인이 인정하는 축구 최강국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독일 전을 두고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 했다.
어느 누구도 그 표현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나는 절묘한 타이밍 때문에 그 중요한 경기를 보지 못하는 슬픈?
그날 밤이다. 이유는 28일 수원에서 열리는 2018시니어문화축제로
열리는 ‘샤이니스타를 찾아라’에 내가 출연하게 된 것이 축구경기를
보지 못하게 된 이유다.
새벽까지 경기를 보게 되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 노래를 부르는 데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경기 시작 30분 전에 내방으로 들어와
잠을 청하는 나를 보고 집사람 주은은 안타까워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축구를 못 보는 것에 대하여....
전 날. 카잔 아레나에서 예정 되었던 한국의 공식 훈련이 취소됐다.
“축하해요!” 우박이 그치길 기다리던 기자에게 어떤 자원 봉사자가
인사를 건넸다.
“카잔에서는 누군가 큰일을 앞두고 천둥 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지면
반드시 그 사람에게 좋은 일이 온다는 믿음이 있다”며 “한국 팀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핸폰을 열어 우리가 2:0으로 독일을
이겼다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가짜 뉴스를 누가 만든 것일까...? 생각도 잠깐 해 보았다.
자원봉사자의 그 말이 현실이 되었던 것이다.
멕시코가 스웨덴을 꺾고, 우리가 독일을 2골 이상으로 이기게 되면
우리는 16강에 오르게 되는 함수가 깨졌다. 스웨덴이 멕시코를 3:0으로
제압했기 때문이다. 결국 멕시코는 우리 때문에 독일을 제치고 16강에
올라 온 나라가 축제라고 한다. 멕시코 재무장관이 김동연 장관에
고맙다는 전화하고 기아차 멕시코 공장엔 공짜 맥주가 선물로 배달되고.....
“한국인이여! 형제들이여! 이제 당신은 멕시코인 입니다!
한국과 한국인을 이렇게 표현하며 그들은 전국이 축제현장이다.
한편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의 위로 속에서도,
“그래도 오늘은 매우 슬프다”라고 독일 국민들의 슬픈 마음을
대표했다.
결승골을 넣은 김영권!
‘헝그리’ 김영권의 축구 인생은 곡절이 많았다.
‘국민 욕 받이’에서 ‘러시아 영웅’으로 결승점을 넣으며 활약에 정점을
찍었다.
그의 왼쪽 팔뚝에는 “Only I can change my life. No one can do it for me.
(오직 나만이 내 인생을 바꿀 수 있어. 누구도 대신 해줄 수 없어).
”라고 새겨진 문신이 있다고 한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부진 이후 지긋지긋하게 시달렸던 비난과 욕설을,
김영권은 러시아 카잔에서 전차군단을 전복시킨 슈팅 한 방으로
시원하게 날렸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비록 16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독일을
침몰시킴으로써 한국의 축구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되었고,
스트라이커 손흥민, 거미손 조현우, 결승골의 사나이 김영권은
세계인의 마음속에 오래 머무를 것이다.
28일. 7시 20분 경 집을 나섰다. 수원 장안구민회관으로 가기 위해서...
자동차 없이 버스 ~ 전철 ~ 버스(택시)를 이용하여 3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먼 거리다.
반주하는 조원진 선생님과 리허설 신청을 위해 10시 30분에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나는 조금 일찍 도착하여 리허설 신청을 하기 위해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29일.
특별한 기사를 보았다.
배우겸 대학교수인 박상원씨의 글이다.
‘하루는 길지만 10년은 짧다’
‘나 떠나는 날엔’이란 소제목도 붙였다.
나는 이 글의 전체를 그대로 옮겨본다.
“나는 사형수다. 난 지금 그린 마일을 걷고 있다.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건강하고 찬란한 날이다.”
내 사무실에 걸린 달력 밑에 새겨놓은 말이다. 그 달력은 100년
달력이다. ‘그린마일은 사형수가 걷는 복도를 말한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해보니, 100년 달력 생각이 머물렀다. 달력을
걸어놓던 날, 내가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연도를 매직펜으로 차례차례
지워놓았다.
내가 1959년생이니 100년 인생이라 해도 2070년 이후는 내게 존재하지
않은 시간일 테니까. 남아있는 숫자만큼은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먹었다.
마지막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지금과 그때가 똑같은 무게이길 바랐다.
100년 달력을 걸게 된 건 스물다섯 살 제대했을 때쯤 만난 15년짜리
달력 때문이다.
당시 1985년부터 2000년까지 전지 한 장에 담겨 있었다. 깨알 같은
글자 때문에 달력 자체로는 가치 없어 보였지만 디자인이 꽤 마음에
들었다. 걸어만 놓고 날짜는 보는 듯 마는 듯 지내다 어느 날 다시
봤더니, 달력의 마지막인 2000년이 한참 지난 2004년 어느 날이었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사이 20년이 지나갔다니!
가만히 앉아 지난 세월을 곱씹었다. 드라마 인간시장,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난 진짜 열심히 살았구나, 치열하게 지내왔구나.
그냥 나이만 먹었다면 아마 죽고 싶었을 것이다.
20세기에 내 인생의 절반을 바쳤고, 21세기 남은 생애를 치열하게
보내고 싶다. 하루는 무척 길지만 1년은 짧고 10년은 더 짧다. 내가
항상 외워두는 게 있다. 1년 365일, 8760시간, 52만5600분,
3153만6000초.
시간은 유한하지만 시간의 품질은 무한하게 쓰고 싶었다. 쪼개고 쪼개다
보면 무한에 가까워지는 듯한 그 시간을 충만하게 보내고 싶었다.
난 죽음을 목전에 두고 만드는 버킷리스트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고 싶었던 일을 이루고 나면 엄청난 성취감과 에너지가 생긴다.
이를 재투자해서 에너지를 선순환 시켜야 한다.
이런 일들을 죽기 전에 몰아서 한다면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비석을 세우거나 유장한 묘비명을 쓰거나 하고 싶지 않다.
어떤 특별함 없이 일상과 똑같은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남은 시간을 날짜로, 시간으로, 분으로, 초로 나누어 쓰다가, 어느 순간
그 무한의 시간 속으로 수렴됐으면 한다.
나는 이 글을 컴퓨터 내 공간으로 옮기면서 아침밥을 먹고 있다.
(대접에 밥을 비벼서...)
나는 과연 박상원처럼 시간을 쪼개서 쓰면서까지 하루를 열심히 잘
살고 있는 것인가...?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 체조부터 시작해서 밤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기까지.... 또 일주일, 한 달, 일 년을 헛되지 않게 시간을 아끼며
살았는가....?에 생각이 멈춘다.
가깝게는 지난 일 년의 시간을.... 좀 길게는 지난 10년간의 세월을
어떻게 지나왔는가....? 잠깐 생각에 잠긴다.
내 하루 생활은 운동과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음악을 듣고 노래를
부르고.... 이렇게 크게 세 트랙으로 이어져 있다.
그것이 일주일, 한 달, 일 년으로 이어져 왔다.
워낙 약체이기 때문에 늘 몸을 만들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컨디션이 저하 되면 그 운동도 하지 않고 쉬는 게 내 생활이다.
보약도 몸이 좋을 때 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10년 동안 렛슨을 받으며 노래(성악)를 부르고 있는 것은 늘그막에
내 능력을 시험해 보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다.
딸의 권유가 큰 동기가 되었지만 나는 원래 음악 감상과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데...
2008년부터 시작한 성악이다. 과연 최선을 다했으며 현재는
어느 수준에 와 있는가....? 그리고 더 이상 발전을 할 수는 있는
것인가...? 자신이 감소되는 요즘이다.
나는 10년 전 내 음역인 바리톤을 테너로 올려 시작했다.
세계적인 테너들도 60 중반이 넘어서면 바리톤으로 내려 연주생활을
이어가는 게 일반적인 흐름인데, 나는 그 반대로 시작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간 성공?을 했다고 생각한다.
렛슨 선생님(서울대 성악과 대학원 출신 테너)이 나에게 그런 점을
들어 아주 특별한 예라고 칭찬을 들은 적이 있다.
5~6년 전만 해도 내가 세계적인 테너들이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를
부를 것이란 생각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삶은 결함 있는 자아와 싸우며 성장하는 과정이다.’라고 하는 말이
생각이 난다. 누구나 사는 방법은 모두 나름대로 다르고 특징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내 나름의 방법으로 나만의 인생을 완성하기 위해
살아왔다. 스스로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면서.... 그렇지만 늘 충만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어서 가끔은 후회를 하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도 지극히 보통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늘 시간을 쪼개 쓰면서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몸도 한없이 편하게... 머리도 텅 비워놓고 보내는 날도 있다. 그것이
2~3일 이어질 때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먼 길을 걸을 때도 있다.
요즘, 사람들은 100년 인생을 말한다.
내가 1942 년생이니까, 2042년이 나에게는 100년이다.
그 대위법에서 나는 지금 어디를 지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내가
멈추는 종착역에 닿게 되는 것은 언제일까...? 그때까지 지금의 삶의
무게가 이어질까...? 물음이 계속 된다.
어제 28일.
나는 2018시니어전국문화축제의 일환으로 ‘샤이니스타를 찾아라’에
출연해 노래를 불렀다. 모두 30팀이 나왔다.
많게는 50명 넘는 팀도 있다. 대체적으로 10명 내지는 30명 수준으로
단체로 출연한 팀이 대부분이다. 분위기도 또한 단체로 즐겁게 춤추고
노래하는 형태로 콘셉을 맞추었다.
혼자 나오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고, 더구나 성악부분은 나밖에 없다.
나는 이 마당에 어울리지 않는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중에서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을 열창했다. 중간에 가사를 조금
얼버무렸지만 대체적으로 잘 끝냈다. 평소 리허설 때처럼 하면
성공인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 나는 실수도 실력에 포함된다고
늘 생각하는 사람이다.
운동이던, 무용이던, 기악이던, 노래도 실수를 적게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온전한 실력이라 생각한다. 대회가 끝나고 시상이 있었다. 생각한 대로
내 이름은 거기에 없었다.
친구 세 명이 와서 응원해 주었다. 진국, 병규, 항규에게 친구의 진한
우정을 느낀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선오와 규강, 현록의
메시지도 정겹고 고맙다.
가을에 있을 이벤트를 위해 몇 개월의 달력을 편집하여 책상위에
붙여놓아야겠다. 다분히 계획적이고 바쁜 스케쥴 뒤에 가끔은 몸과
마음을 풀어 놓는 여유 있는 생활의 지혜도 생각해 본다.
김영권 선수의 팔뚝에 새겨진 문신의 문장이 다시 생각이 난다.
‘Only I can change my life. no one do it for me.’
오늘은 존 치버 단편집, ‘그게 누구였는지 만 말해봐’나 읽어야겠다.
Do it now! 2018년 6월 29일
첫댓글 *토종 악바리 근성이 반짝거리는 글 잘 읽어 보았어요
힘찬 박수를 보내며 횟팅을 외칩니다.
임자씨. 오랜만이네요. 잘 계시요?
교장님께서도... 태풍과 큰 비가 지나자마자 무더위가... 많이 덥네요.
간간히 지나가는 바람이 그래도 고마운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 집은 다행이 고층?17층이라
밖에 바람이 있는 날이면 여름을 그나마 버티며 살 수 있는 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막 컴퓨터를 키고 댓글을 쓰고 있는데....마누라가 어딜 가자고 운전을 부탁해 나중에 만나요. 임자씨!!
참 지혜로운 女편입니다 든든란 男편의 봉사 실적을 적립하는 련명한 방법을,,,
알콩덜콩 초코렛 냄새가 납니다 ㅎㅎㅎ
토종의 악바리 근성이란 표현과 나는 거리가 있는 듯!
그냥 내가 사는 일상을 특별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려는 태도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 것이 남들의 눈에 특별히 보인다면 표현하는 것도 나름 생각할 대목이라 생각도 됩니다.
그나 저나 임자씨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몸은 좀 어떠시고....?
예당에는 잘 나오지 않으시나요? 그 근처에서 한 번 도킹하면 좋겠습니다.
꼭 보고픈 전시회가 있으면 갑니다
대신 명동 성당에는 한달에 두번 갑니다
경순이랑 연락해 보겠는데요,,,,경순왈 넘 바짝 늙어버려 아무도 보기 싫엉!
임자왈,,,완전 동감,,, 그치만 바보야 풋푸 노년의 아름다움 몰라? ㅋㅋㅋ 이하생략.
@金任子 바짝 늙어버린 그 얼굴도 보고 싶다고 전해주세요.
그 속에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더 보고 싶다고 전해주세요.
사람들은 '나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는 것도 전해주세요.
6월 16일 주례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주례사 테마가 행복과 인간관계였습니다.
그 중 한 가지! 남과 비교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테마를 잡아 주례사를 했습니다.
내 얼굴을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 안에 있는 그 최대치에 비교하므로써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을 것이란
희말을 갖고 오늘을 지나고 밤을 맞이한다면 가슴이 약간은 설레며 내일아침을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요....?
한 번 봅시다. 명동에서....!!
친구의 덕분에 장안구쳥의 노익장의 샤이니 스타를 찾아라"의 제목에 이끌리어 반가운 친구들과 함께 영광의 자리에 초대해 주심에
먼저 감사를 드리며 기쁘고 즐겁고 나 스스로 함께 100세 시대에 돌입한 느낌을 가졌습니다.영원히 잊지못할 추억 거리가 될것이며
남은 여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조금이나 께달은것 같아 고맙고 후한 저녁 식사를 제공하신 최항규 친구에게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뒤늦게 소감을 피력해 죄송~~~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