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두 사람은 1961년생 동갑내기이다. 두 사람은 또 1985년에 같이 프로에 발을 들여놓은 동기생이다.
양상문은 부산고, 고려대를 졸업하고 한국화장품을 거쳐 롯데에 입단했고, 이순철은 광주상고, 연세대를 마치고 바로 해태 유니폼을 입었다.
양상문은 부산고 시절 78년 대통령배대회와 청룡기대회, 화랑기대회 등 3개 대회를 휩쓴 우승투수였고, 고려대에 진학해서도 79년과 81년 춘계대학리그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등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83년 한국화장품에 들어가서도 춘계실업리그 최우수 신인선수상을 받았다. 85년 계약금 3000만원에 롯데에 입단했다.
이순철은 나이는 양상문과 동갑이나 학년은 2년이 늦어 광주상고 시절인 79년 봉황기대회에 유격수로 출전해 우승했고, 80년 봉황기대회에서는 타점상을 수상했다.
연세대 재학 중에는 대륙간컵대회(83년) 아시아선수권대회(83년) LA올림픽(84년) 세계선수권대회(84년) 등에 잇따라 한국대표로 출전했다. 85년 계약금 2000만원을 받고 해태에 들어갔다.
양상문은 87년 청보(태평양)로 옮겨 93년까지 도합 9년 동안 선수로 활약하면서 227경기에 출전해 63승 79패 13세이브 방어율 3.59의 기록을 남겼다. 94년 롯데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순철은 프로 첫해에 신인왕의 영예를 안았고 85·88·91·93년 등 4차례나 골든글러브의 주인이 됐다. 88·91·92년 등 도루왕 3차례에 13년 연속 두자리 도루 기록(85∼97년)을 세웠다.
98년 삼성으로 옮겨 선수생활을 끝내고 99년 삼성코치를 맡았다. 2001년 LG로 옮겼는데 2002년부터는 양상문도 옮겨와 한솥밥을 먹었다.
두 사람은 올 시즌부터 각각 롯데와 LG 감독에 선임돼 감독으로서도 같이 출발했으니 인연도 보통 인연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9∼11일 잠실 대결에 이어 지난주(23∼25일) 사직에서 두 번째 3연전을 벌여 큰 관심을 끌었다. 6차전을 통해 전적에서는 이순철 감독이 앞섰다. 그러나 내용은 매 경기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접전이었다.
승패에 앞서 양상문 이순철, 두 막내 젊은 감독이 참신하고 생동감 넘치는 풋풋한 야구를 보여주길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롯데-LG전이 새로운 명승부, 선의의 라이벌전으로 자리해 한국야구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기폭제가 되기를 바라는 팬들의 열망을 두 감독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