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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담백…김문수 청문회 민주당 한판패
예상 밖이었다. 여야 간 한판 격돌이 예상됐던 26일 국회 환노위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조용히 진행됐다.
"박근혜 탄핵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무슨 뜻이냐?"는 민주당 박해철 의원의 질문에, 김 후보자는 "그분(박근혜)은 정말 뇌물도 알지도 못하고 받을 사람도 아니다"며 "그분이 뇌물죄로 구속된다면 나도 뇌물죄"라고 했다. 김 후보자의 진솔·담백한 논리에 반발과 고성이 나올 틈이 생기지 않았다.
민주당의 기선잡기 시도가 있었지만 별로 여의치 않았다. 민주당은 청문회 질의를 시작하기 전 김 후보자의 과거 ‘막말’ 피해자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광장에서 외치던 소리와 재야에서 외치던 소리, 청년기의 말과 지금의 말, 국회의원 할 때의 말, 도지사 할 때 말과 지금 청문 절차를 받고 있는 김문수는 상황 자체가 많은 차이가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발언 중에 상처받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저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시면 받아들일 것은 충분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 대목에서 ‘우파 본색’도 드러냈다. 그는 "필요한 경우 사과도 하고 다 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과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사과가 아니라 목숨도 바칠 일 있으면 바쳐야 한다"며 강하게 받아쳤다. 요즘 정치인들 중 "필요하면 목숨 바쳐야 한다"는 말을 한 사람은 거의 없다.
김 후보자는 논리 구성에 강한 편이다. 노동운동가로서 오랜 훈련 덕분이다. 70년대 노조 위원장 출신들이 대부분 이론가 겸 조직운동가들이 많았다. 당시 노조원들의 학력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해 노동쟁의까지 끌고 가려면 이론가들이 필요했다. 김 후보자는 20대부터 도루코 노조위원장을 지냈고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 지도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날 김 후보자는 사실상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다했다. "지금이라도 장관 후보자에서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는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한마디로 "없다"고 자르면서 "노동개혁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도록 노사 상생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솔직 담백한 김 후보자의 화법에 민주당이 완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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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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