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진출에 국민적인 희망을 걸고 있는 한국축구의 기상도는 여전히 곳에따라 흐림이다.
아메리카대륙 전지훈련 마지막 경기인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은 북중미골드컵의 경기내용보다는 다소 활기찬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수비불안과 골결정력 부족 등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했다.한국은 14일 오전(한국시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벌어진 우루과이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2-1로 져 골드컵대회를 포함한 40여일간의 아메리카대륙 전지훈련에서1승1무4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1-1동점으로 시작한 후반전 초반은 우루과이가 몇차례나 결정적인 골차스를 만들어내며 일방적으로 한국을 밀어붙였다.2분,4분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후반 9분 올리베라와 아브레우의 환상호흡에 속절없이 무너졌다.우루과이는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돌파하던 올리베라가 가운데로 따라들어가던 이영표 최진철의 앞으로 활처럼 휘며 가로지르는 그림같은 대각선패스를 오른쪽의 아브레우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승부를 결정지었다.
전반 6분 한국은 골키퍼 이운재를 포함해 수비진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 선취골을 내줬다.오프사이드트랩을 쓰는 수비라인을 넘어 볼이 한순간에 왼쪽골라인으로 향하자 우루과이 모랄레스와 레게이로가 악착같이 볼을 쫓았고이운재도 일순 멈칫거리다 한템포를 놓쳤지만 사력을 다해 볼을 향해 몸을던졌다.왼쪽 골라인으로 아웃되기 직전,레게이로가 볼을 골문으로 띄웠고 쇄도하던 아브레우가 이임생의 타이트한 맨투맨마크를 힘으로 밀어붙이며 헤딩,결국 골네트를 출렁였다.
한국은 전반 26분 이동국이 왼쪽 골라인 깊숙이 쇄도하며 낮게 밀어준 볼을 김도훈이 왼쪽 골포스트 근처서 상대수비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오른발로툭 건드려 전반승부는 원점으로 돌렸다.
스코어상으로도 패했지만 한국은 이임생과 심재원을 투입,송종국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하면서도 여전히 고질적인 수비불안과 미드필드에서의 볼배급,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볼을 빗겨 때리거나 머뭇거리다 찬스를 놓치는 골결정력의 약점은 골드컵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또한 미드필더들이 공격 2선으로서의 활약은 여전히 미진했다.김도훈과 이동국을 전방에 두고 뒤로 돌아간다던가 혹은 포워드에 집중되는 견제와 마크를 피해 사이드로 빠져 볼을 받는 등 창의적인 플레이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더욱이 공격 1·2선의 간격이 넓어 속공은 물론 우루과의 미드필드진을 압박하는데도 실패했다.
한국대표팀은 16일 귀국해 휴식을 취하고 3월 5일 유럽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우루과이 평가전] 서울-현장 직결분석
또한번 아쉬움만 안겨준 경기였다.전반만해도 “해볼만 한데”라는 생각을 갖게하지만 결국은 후반 심하게 몰리며 패한 우루과이전.북중미 골드컵 미국전을 시작으로해 마지막 우루과이전까지 이번 아메리카 원정은 히딩크식표현대로라면 “여러가지 숙제를 발견한 것이 성과”였던 고난의 기간이었다.
―전반 6분 실점이 아쉬운데.
골키퍼 이운재의 명백한 실책이다.골문 오른쪽으로 원바운드됐을 때 골라인아웃될 것으로 판단한 게 실수다.첫 판단이 틀렸더라도 빨리 볼에 다가가차내는 등의 처리를 하거나 상대를 등지고 골라인아웃을 유도해야 했는데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는 바람에 센터링을 허용,결국 실점했다.
―후반 시작 11분동안 무려 7차례나 실점위기를 맞았다.
총체적인 수비조직력의 문제가 노출됐다.한방의 긴 대각선 패스와 후방으로 돌아가는 상대공격수를 놓쳐 번번이 위기를 맞았다.또 수비수가 미드필드에서 쓸데없이 볼을 끌다 뺏긴 뒤 자초한 위기도 있었다.아무래도 새롭게 들어온 이임생-심재원과 기존 최진철의 호흡상의 문제로 해석된다.우루과이의이같은 공격에 수비조직이 거의 와해될 정도로 심하게 흔들려 보완이 시급하다.
―이날 플레이메이커로 투입된 송종국의 경기력은.
볼키핑력을 갖춘 송종국이기에 상대압박이 들어올 때 불안감은 적었지만볼배급 능력에는 역시 한계가 있었다.특히 패스의 방향성이 좋지 않은 게 단점으로 지적됐다.창조적인 전진패스보다는 백패스가 많았고 템포 또한 적절치 않았다.이는 중앙수비수로서 적진을 바라보고 전진해 나올 때보다 훨씬수비압박이 심한 공격형미드필더로서의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방증이다.히딩크감독이 이같은 시도를 한 것은 기용가능선수가 없기 때문이다.최태욱(부상),이천수(부상,귀국),유상철(팀복귀)이 우루과이전에는 결장한 까닭이다.
―이동국의 움직임이 그래도 돋보였다.
움직임,패스가 좋았으나 정말 필요한 한방은 보여주지 못했다.전반 3분 이을용이 공중으로 날려버렸지만 좋은 패스를 해줬고 동점골을 센터링으로 어시스트하는 수훈을 세웠다.그러나 정작 골잡이로서 골을 넣어줘야할 후반 13분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잘못 감아차는 바람에 공중볼을 날려 아쉬움을 남겼다.
―우루과이도 예상보다는 강하지 못했다.
호주와의 플레이오프까지 치르고 힘들게 월드컵에 진출한 팀답게 과거의위명(월드컵 2회 우승)에는 못미치는 게 사실이다.여기에 팀의 쌍두마차인다리오 실바,레코바 등이 빠지고 해외파 8명만 끼어있어 정상적이 조직력을발휘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14일 A매치 전적 스페인 1-1 포르투갈 이탈리아 1-0 미국 프랑스 2-1 루마니아 웨일스 1-1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2-0 러시아 독일 7-1 이스라엘 네덜란드 1-1 잉글랜드 몰타 3-0 몰도바 요르단 3-0 리투아니아 폴란드 4-1 북아일랜드 룩셈부르크 0-0 알바니아 벨기에 1-0 노르웨이 덴마크 1-0 사우디 크로아티아 0-0 불가리아 그리스 2-2 스웨덴 패로제도 1-0 리히텐슈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