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하고 독한 마음으로 태백산으로 왔지요. 사람 멀리 한다고 도솔암으로 들어
왔는데 사람이 제일 그리워. 새 소리도 처음엔 나하고 대화하는 것 같았는데, 얼마
지나니 시끄럽게 느껴집디다.”
세상일이 제일 궁금했다고 한다. 아니, 사람 목소리가 제일 듣고 싶었다.
“한 번은 저쪽에서 산삼 캐러 다니시던 한도근 거사님이 걸어오는 거예요. 마당에
서 있던 난 얼른 방으로 들어가 가부좌를 틀었지.”
산으로 들어왔으니 수행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한 거사가 이럽디다. ‘태백산 무서운 줄 모르시네요.’ 곧 나를 찾겠지 했는데 한
시간을 기다려도 들어오지 않아요. 뒤에 뭐라뭐라 하는데 잘 안 들려. 한참 후 나가
보니 내 방과 우물을 밧줄로 이어놓고 간 거예요.”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이 내렸다. 태백산에 폭설이 내리면 1m 쌓이는 건 순식간. 솔
잎과 콩, 쌀가루로 생식 하고 있던 스님이었지만 며칠간 물을 마시지 못하니 갈증
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그 때, 한 거사님이 전한 한마디가 기억납니다. ‘스님, 눈 많이 오면 밧줄 돌려서
물 드세요.’ 그래 밧줄을 둥글게 둥글게 돌렸지. 구멍이 생겨. 기어가서 물 떠와 앉
았지. 찬 물에 작설차를 우려 내 한 모금 했어요.”
그 맛은 어떠했을까? “우주 기운이 내 식도를 적셔주는 것 같은데 말로는 표현을
못해요. 언젠가 그 맛 한 번 더 보려 며칠 굶고 찬물에 차 우려 마셔봤는데 아니야.
딱 한번인 거지.”
‘딱 한 번’에 관한 일화 하나가 더 있다.
성철 스님의 10만 배 권유에 혜국 스님은 이렇게 혼자 되뇌었다고 한다. “진실한
절 한 번이 중요하지 극기훈련도 아니고 10만 배를 왜 하라 하시는가?” 그래도 성
철 스님의 일언이니 믿고 하루 5천배씩 해 나갔다. 거의 10만 배에 이르렀을 즈음,
생전 처음으로 느껴지는 게 있었다.
“굳이 말로 하자면, 나는 없고 절만 있어. 그 순간 환희, 광명 속에 휩싸인듯한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거예요. 진실한 절 한 번을 위해 헛 절 10만 번을 하는 것이
구나. 성철 스님 고맙습니다.”
성철 스님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알렸다. 성철 스님은 “오래 간만에 절 제대로 하
는 놈 봤네”하며 박장대소 했다고 한다. 혜국 스님은 ‘이제 부터가 진짜’라며 10만
배를 다시 했다. 그러니 거의 20만 배를 한 셈이다. “근데 말입니다. 다시 10만 배
를 하는데, 그 절이 안 나와요.” 성철 스님께 가 여쭈어보니 간단명료한 답이 떨어
졌다. “한 번 지나간 물에 손을 다시 씻을 수 있느냐!”
(출처 - 혜국스님법문)
첫댓글 네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관세음보살 _()()()_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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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
네 ^^ 절하면서 무수히 반복되는 생각들입니다, 왜 이렇게 힘들게 해야만 하고 하면 뭐가 달라지는데? 이런 질문 받기도 합니다, 두 스님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_()()()_
가슴 뭉클해지는 말씀입니다_()()()_
옴 아비라 훔캄 스바하
고맙습니다 ()
관세음보살~~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