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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일 금요일, 맑음. 숙소는 아이다호주의 동쪽 Ashton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Rankin 모텔이다. 포장되지 않은 넓은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갖고 있는 전형적인 시골이다. 숙소마다 공통점은 스모킹이냐, 노 스모킹이냐를 구분한다. 우리방에는 No smoking이라고 크게 붙어있다. 덩치는 큰 나라인데 흡연에 대해 무척 까다로운 나라인 것 같다. 짐을 정리해서 하나씩 차에 실었다. 어제는 밤에 차를 달렸기에 차 앞 범퍼에는 많은 곤충들이 붙어 있다. 수건으로 대충 차를 닦았다. 아침 햇살이 이슬먹은 초록잔디에 비친다. 맑고 깨끗한 아침이다. 신선한 공기가 코끝으로 부터 폐부 깊숙이 느껴진다. 마당에는 오래된 농기구가 자리 잡고 있고 해시계도 보인다. 차에 탑승하여 오늘의 일정을 으뢰하는 기도를 드리고 다시 옐로우 스톤을 향해 출발한다. 이제는 계속 오르막을 달린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이 해발 2000m이상의 고지대임을 실감케 한다. 주유소에 들러서 연료를 보충했다. 가솔린의 종류는 3종류이다. 우리는 주로 가장 저렴한 연료로 보충한다. 신용카드를 넣고 연료를 선택한 후 주유기를 차 연료통에 넣고 버튼을 누르면 된다. 어느 곳은 현금이 신용카드결재 보다 싼 곳 도 있다. 영수증이 자동으로 나온다. 편리하다. 열심히 달려 서쪽 입구에 도착했다. 사거리 오른쪽은 Grizzly park라는 큰 간판이 서있다. 회색 큰 곰 동상이 이 떡 버티고 서있다. 철길 옆에는 작은 박물관도 있다. 그 뒤에 맥도널드가 있다. 맥도널드는 아침 식사가 된다. 들어가서 간단히 또 먹었다. 아침에 숙소에서 컵라면과 사과로 식사를 했는데 다시 햄버거를 하나씩 먹은 것 이다. 아침메뉴는 계란후라이버거 종류로 좀 부실하다. 점심을 위해 햄버거 몇 개를 더 사가지고 나왔다. 서쪽 입구 관리소에서 여권과 에뉴얼 패스를 확인한다. 검표원 아주머니가 피싱 Bridge 길은 오늘 통제하여 갈 수 없단다. 피싱 브릿지 길은 오늘 우리가 동문으로 나가는데 거쳐야할 길인데 걱정이다. 작은 냇물 같은 Madison River를 따라 달려간다. 초원이 에쁘게 펼쳐져 있다. 메디슨 삼거리를 지나니 Gibbon River가 나타난다. 잠시 후에 Gibbon Fall에서 차를 세웠다. 26m높이의 평범한 폭포다. 사진을 찍고 돌아본다. 차를 다시 몰고 게속 가보니 오른쪽 언덕이 온통 황무지 회색이고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온다. 산등성이 전체가 열이 나서 후끈거리는 것 같다. 주변의 나무들은 불에다 숯덩이만 남았다. 먼 산에는 새로 자라기 시작한 나무들이 곧게 하늘을 향해 뻗어있다. 초등하교 운동장에 아이들을 세워 놓은것 같다. 1988년에 산불로 모두 타버리고 다시 자라기 시작한 것 이란다. 차를 타고 가다가 초원에 누워있는 들소(Bison)을 만나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와 구경한다. 마른 흙구덩이에 누워 흙으로 샤워를 한다. 더워서인지 무척 게으르고 온순해 보인다. 우리는 또 달린다. 계속 산을 올라가더니 암벽 나타나고 험한 길로 이어진다. 옆을 보니 낭떠러지기다. 절벽에 길을 만들어 놓아 겁이 난다. Gold gate라는 간판이 보인다. 옛날 마차를 몰고 넘어가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사진과 함께 설명해 놓았다. 다른 길이 없는지 힘들게 넘어가며 고생하는 내용이다. 스릴이 있지만 삶이 고달파 보인다. Road closed from every November to late April.(늦은 4월까지 이 길은 폐쇠 된다는 이야기) 우리는 Mammoth Hot Springs지역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구경을 한다. 이곳은 북쪽 입구 쪽이다. 북쪽입구는 겨울에도 항상 문이 열려있는 입구다. 동, 서, 남쪽의 입구는 겨울에 통제될 때가 있단다. Mammoth Hot Springs의 볼거리는Upper Terraces Area와 Lower Terraces Area다. 터키의 파묵칼레 지형과 비슷한데 규모는 작다. 석회층 곳곳에 온천수가 고여 있는 모습이다. 석회성분이 함유된 물이 오랜 시간에 걸쳐서 결정체가 되고 대지 전체를 뒤덮은 것이다. 눈 쌓인 하얀 설산처럼 보인다. 여러 겹으로 덮인 석회층이 계단식 논처럼 펼쳐져 있고 , 아직도 붉은 빛, 우유 빛, 하늘빛 온천수가 솟아올라 밝은 태양아래 빛이 난다. 나무로 층계와 길을 만들어 놓아 구경하기 쉽게 되어있다. 유진이 와 상희는 처음 보는 광경이라 감동적인가 보다. 마을 쪽으로 차를 몰고 내려와 조용한 교회 앞에 차를 세우고 나무그늘에 앉아서 햄버거로 점심을 먹는다. 조용하고 평화롭고 시원하다. 도로 아래에서 석회층 설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차들은 쌩쌩 달린다. 우리도 폭포를 보기위해 Tower Roosvelt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약 30km를 달려 Tower Falls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눈 아래 펼쳐지는 계곡의 물이 S자를 그리며 뱀처럼 흘러가는데 흰 거품을 일으키며 거칠게 흐르는 급류다. 폭포를 보기위해 산길을 돌아 걸어간다. 숲속 왼쪽에 감추어진 폭포는 정말 멋지게 떨어지고 있다. 정말 감동이다. 바로 우리가 선 발아래로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물줄기는 숨을 멎게 한다. 한참을 머물며 정신 놓고 폭포를 바라본다. 정말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는 예로우 스톤이다. 폭포 밑에 까지 걸어가는 사람도 있다. 하늘은 맑고 태양은 뜨겁고 바람이 약간 분다. 아내는 양산을 쓰고 다녀 찾기 쉽다. 양산을 쓴 사람은 아내뿐이니까....... 동양 사람은 우리식구 밖에 없다. 다음 폭포를 향한다. Lower Falls 와 Upper Falls를 보기위해 또 차에 올랐다. 차는 계속 산을 올라간다. 나무들이 없어지고 평원이 펼쳐진다. 언덕위에는 하얀 잔설이 남아있다. 한 여름인데....... Mount Washburn 산이 보이는데 해발 3122m란다. 우리가 달리는 도로의 높이도 2700m 고지대다. 차를 잠시 세워 평원에 펼쳐진 노란 꽃들을 쳐다보며 꼬불꼬불 올라오는 차들을 구경한다. 시원하다. 고원을 넘어 내려가는 도로로 접어드니 죽은 나무들이 엄청 많다. 흰색과 회색과 검은색뿐이다. 죽음이 연상된다. 산불에 의해 만들어진 잿더미 벌판이다. 바람이 무척 세게 분다. 죽음의 두려움이 엄습해 오는 차가운 바람이다. Canyon Village 지역의 Upper Falls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폭포를 구경하러 갔다. 폭포 바로 위에서 내려다 보니 수량이 엄청나다. Yellowstone Lake에서 흘러오는 물이 엄청 많다. 호수는 얼마나 넓은지 궁금하다. 떨어지는 물에 의해 무지개가 만들어진다. 시원하다. 엄청난 소리를 내며 쉼 없이 퍼붓는 물의 힘이 지구를 구멍 낼 것 같은 괴력이 느껴진다. 차를 타고 반대편 Uncle Tom's Trail에 가서 쳐다보니 33m의 높이로 떨어지는 시원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옆에는 개미만한 사람들이 보이는데 폭포의 규모가 대비되어 보기 좋다. 이 아래가 Lower Falls로 94m를 떨어진다. 보지 못하고 넘어 가버린 것이 정말 아쉽다. 잘 살펴 미리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놓아야 하는데 지나친 것이다. 나중에 글을 쓰려고 자세히 지도를 살피고서야 알게 되었다. Fish Bridge방향으로 길이 막혔다는 정보를 아침에 들어서 우리도 차를 돌려 가려하는데....... 대다수의 차량은 돌려 나오는데 몇 대의 차량이 그 방향으로 간다. 나중에 알아보기로 했다. 우리는 Old Faithful 방향으로 차를 돌려 더 구경하기로 했다. 도로 옆에는 여러 곳에서 흰 연기와 더불어 온천이 솟는다. 차를 주차한 곳은 Fountain Point Pots이다. 사람들이 구경할 수 있게 판자로 길을 만들어 놓았다. 회색진흙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죽이 끓는 것 같다. 일본 규슈지방의 벳부 온천과 같다. 넓은 땅에 간헐천도 많다. 솟구치고 흘러나오고...... Clepsydra간헐천은 분수 쇼를 하듯 솟아오른다. 다리를 건너가면 보이는 또 다른 온천은 냇가로 온천수가 흘러 들어가는데 정말 깨끗하다. 큰 웅덩이는 푸른 빛 보석 같다. 정말 신비한 색상이다. 나무 길을 따라 걸어가니 붉은 빛이 꼭 물감을 흘려 놓은 것 같다. Grand Prismatic Spring이다. 환상적인 색상의 띠가 둥글게 만들어지고 다양한 형태와 색상이 별천에 온것 같다. 판자 길 위에 만들어진 의자에 앉아 여유를 갖고 기다리며 둘러보니 맘이 흐믓하다. 푸른 물, 붉은 색...... 바람이 세다. Midway Geyser Basin, Biscuit Basin(웅덩이), Shell Spring, Avoca Spring, Upper Geyser Basin, Black Sand Basin, Sunset Lake 등 정말 다양한 이름의 향연들이다. 모두 공통점도 있는 것 같은 데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유명한 것은 Morning Glory Pool이다. 거대한 나팔꽃 같은 모양에 짙은 푸른색과 모양으로 그 이름을 얻게 되었다. 맑고 깨끗한 웅덩이를 보고 있노라면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보통 물 깊이가 270m 가 된단다. 또 강력한 산성을 띠고 있어 사람이 빠지면 바로 녹아버린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웅덩이에 생물이 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아름다움 이면에 무서운 독소를 갖고 있어 소름이 끼친다. 잠시 안내소에 들러 지도를 펼치고 동쪽 Fish Bridge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 혹시나 해서 물어 봤는데 뜻밖에 No Problem 이란다. 우리는 차를 몰고 동쪽으로 가기로 했다. 다음 목적지인 큰 바위얼굴을 가려면 이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북이나 남으로 간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너무 낭비다.
Old Faithful을 뒤로하고 이제 아쉬운 옐로우 스톤을 떠난다. West Thumb방향으로 달려간다. 약 27km달려서 West Thumb에 도착했다. 다시 왼쪽에 거대한 호수를 끼고 달려간다. Yellowstone Lake다. 로키산맥의 줄기로 해발 2357m 높이에 위치한 거대한 호수다. 최고의 깊이가 131m의 바다 같은 호수다. Bridge Bay를 지나 Lake Village까지 34km를 달려간다. 여기서 Fishing Bridge로 우회전하여 달리다가 왼쪽을 보니 산위에 검은 연기가 회색연기와 함께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산불이다. 동쪽 방향으로 가는 차는 드물다. Mary Bay에서 차를 세우고 아쉬운 옐로우 스톤 호수를 마음에 담는다. 정말 넓고 멋지다. 끝없는 수평선이 펼쳐져 있고 파도가 철썩 거린다. 석양으로 해가 길게 누웠다. 앞에는 멋지고 평화로운 호수인데 등 뒤 먼 산에는 산불이다.
사진을 찍고 차를 탄다. 이제 달려간다.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간다. 오른쪽 Grizzly Peak는 해발 3032m인데 내 눈높이와 같이 보인다. 이미 불타버린 죽은 나무들이 온산을 덮고 있다. 매년 장소를 바꾸어가며 산불이 나나보다. 석양에 비치는 호수를 뒤로하고 East Entrance를 향해 가는데 도로 좌우에 불탄 나무들이 곧게 서 있어 두려움마저 든다. 산꼭대기에는 잔설도 보인다. 갑자기 겨울이 되 버린 듯하다. 차는 이제 내려가기 시작한다. East Entrance가 나온다. 들어오는 차량도 없고 나가는 차량도 두 대가 보일뿐이다. 동문을 나서니 계속 내리막길이다. 경사도 급하고 코너링도 심하다. 헬기 2대가 물을 매달고 불난 곳으로 간다. 왼쪽에 기암괴석이 펼쳐지는 지형인데 불이 타고 있다. 불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바로 옆에서 타고 있다. 험한 절벽 산에 몇 그루의 나무밖에 없는데, 여기저기 붉은 불덩어리들이 퍼지며 연기가 난다. 건조한 풀들이 잘 탄다. 잠시 차를 세우고 구경한다. 워낙 험한 산이라 사람들이 접근하기도 힘들다. 마치 바위들이 성벽 같기도 하고, 사람형상, 탑 모양 같아 도시가 타는 것 같다. 불난데 별로 도움이 되질 않아 걱정만 하며 차를 몰고 우리 가는 길로 달려간다. 옐로우 스톤이 고지대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차는 계속 내리달리고 산불은 넓게 퍼져 간다. 차 빽미러에 불타는 산이 연기와 함께 사라지지 않는다. 어두워진다. 다시 뒤를 보니 흰 연기가 석양빛에 비쳐져 붉은 색을 띠며 하늘로 솟아 거대한 불빛 같다. 우리가 달리고 있는 이곳, 초원과 어우러진 기암절벽 주변이 Shoshone National Forest다. 오른쪽의 높은 봉우리가 Dead Indian Peak 란다. 곧 인디언들이 말을 타고 달려올 것 같은 분위기다. 이제 제법 평지를 달린다. 오른쪽에 거대한 호수가 나타난다. 버팔로 빌 댐(Buffalo Bill Dam)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호수다. 긴 터널을 빠져나오니 댐이 보인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열심히 달려 Cody 마을에 도착했다. 말 타기 축제가 있단다. 숙소 구하는 것이 당장 할 일이다. 마을은 제법 길을 따라 길게 형성되어 있다. 몇 군데 숙소를 가 보았다. 좀 더 싼 숙소를 찾아보다가 Sky 모텔을 숙소로 정했다. 무뚝뚝한 주인과 별 말도 없이 하루를 묵기로 하고 열쇠를 받았다. 짐을 풀고 다시나와 차를 몰고 월마트에 갔다. 과일과 음료수 를 샀다. 돌아오는 길에 중국집에 들러 밥을 사가지고 숙소로 왔다. 더 이상 움직이고 싶지 않은 피곤한 날이다. 자꾸만 옐로우스톤에 타고 있는 산불이 생각난다. 밥을 대충 먹고 멜론을 배가 터지도록 깎아 먹었다. 배부르고 등 따시면 나그네는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