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큰 마음을 먹고 그동안 꼭 한번 가보고싶었던 안산 국경없는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몇달 전에 VJ특공대에서 국경없는 마을에 대해 방송하는 걸 봤는데 양고기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그동안 너무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동안은 입덧이다 유산기가 있다 어쩐다해서 조심조심 아무데도 못 갔었는데 이제 아기가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입덧도 끝나서 남편 쉬는 날 고고고 하기로 했습니다.
두근 두근.... 중앙 아시아 레스토랑에 가서 양고기와 양갈비 요리를 먹을까, 인도 음식점가서 카레를 먹을까, 중국 식당에 가서 마파두부를 먹을까, 베트남 쌀국수집에가서 제대로된 베트남 쌀국수를 먹을까.... 몇날 몇일을 고민고민 했습니다.
평소에는 정오가 가까워서 일어나는데 오늘은 모처럼 일찍 눈이 떠지더군요. 아침밥을 대충 챙겨먹고 9시 반차를 타고 드디어 안산으로 고고고....!!!
잘생긴 제 남편입니다. 본인은 향신료들어간 음식이나 중국음식 좋아하지 않는데 오로지 저를 위해서 귀한 휴일을 할애해주는 자상한 사람입니다. ㅋㅋㅋ 제 눈엔 왕자님.
휴게소에 도착하니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웬 남자가 미처 우산을 준비해오지 못했는지 내리지 못하고 있길래 "우산 빌려드릴까요?" 했더니 제 우산을 빌려쓰고 화장실로 시속 100km 속도로 달려갔습니다.
화장실이 급했나봐요.
화장실 갔다 오더니 감자구이를 사다주었습니다. 우산 몇분 빌려주고 3천원짜리 감자를 받아서 미안했습니다.
아침을 빵쪼가리 하나로 떼웠더니 뱃속에서 먹을 걸 넣어달라고 아우성을 쳤지만 남편을 뜯어말렸습니다.
"우린 곧 안산에 도착할거예요. 최소한 3군데는 가서 먹어야하는데 감자로 배를 채우면 안됩니다. 절대...."
뭘 먹을지 정하질 못하고 돌아다니다가 도저히 배가고파서 고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눈앞에 보이는 인도레스토랑으로 들어갔습니다. 칸티푸르 레스토랑....
한국말 너무 잘하는 네팔아저씨가 너무 친절하게 주문도 받아주셨습니다.
" 이것 저것 설명 안해줘도 돼요. 뱃가죽이 등짝에 달라붙을 지경이예요. 얼른 갔다주세요." ㅠ.ㅠ
' 사진찍어야지....' 생각은 했었는데 너무 배가고파서 음식이 나오자마자 먹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매운 걸 잘 못 먹어서 달달한 맛의 치킨 카레와 난을 저는 아주 매콤한 양고기 카레와 사프란으로 색을 낸 밥을 시켰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폴폴 날아가는 인도쌀을 너무 좋아합니다.
차진 우리나라 밥보다 맛있는 것 같아요. 주변에 있는 동남아시아 식품가게에서 10kg짜리 안남미 사왔습니다.
빨리 만들어 먹고싶은데 오늘은 피곤해서 라면으로 저녁을 ....
남편은 별로 맛이 없었다고 하는데 제가 시킨 양고기 카레는 너무 너무 환상적으로 맛있었습니다.
매콤하면서 인도향신료 냄새가 콤콤하게 올라오는 양고기가 너무 맛있었습니다.
지금도 트림을 하면 인도카레 냄새가 폴폴 올라오는데 너무 행복합니다. 향을 느낄 수 있어서....
인도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30분 후에 그 옆에 있는 중국 꼬치식당에 갔습니다.
양고기, 양갈비, 소고기, 해산물, 소 힘줄.... 오돌뼈, 닭고기.... 없는 것이 없었습니다.
저는 소 힘줄이라던지 좀 징그럽게 생긴 것들도 너무 잘 먹는데 시킬려고 하니까 남편이 옆에서 기절을 합니다.
"안돼!! 제발 그런 것좀 먹지마욧!! "
저희 남편은 정말 고기 먹을 줄 모릅니다.
삽겹살 집 가서도 비계는 다 잘라내고 살코기만 먹구요, 돼지 껍데기, 족발, 순대, 닭똥집, 곱창, 막창 이런건 절대 못 먹습니다. 자기가 못 먹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저까지 못 먹게 합니다.
살코기나 껍데기나 어차피 같은 동물에서 나온건데 말입니다.
하여튼 양고기 꼬치를 10개 시키니까 숯불을 갔다가 불판에 깔아줍니다.
꼬치를 그림처럼 끼워넣으면 알아서 꼬치가 돌돌 돌아가면서 먹기좋게 익습니다.
다 익힌 꼬치를 향신표 파우더에 묻혀먹습니다. 콤콤한 향신료 향이 너무 맛있습니다.
오늘은 너무 너무 행복했습니다. 항상 뭐 먹으러가면 먹고싶은 것이 너무 너무 많아서 뭘 고르기가 힘이 듭니다.
제 소원은 소와 같은 위를 가지는 것입니다. 먹을 기회가 있을 때 만땅 먹어놨다가 나중에 배고플 때 게워내서 먹는 것.....
차비만 오늘 6만원 썼습니다. 그 돈을 주고 갔는데 두 끼밖에 못 먹는다는 것이 한스럽습니다.
베트남음식도 먹고싶고 케밥도 먹고싶고 중국식당가서 볶음면도 먹고싶었는데 못 먹었습니다.
그동안 너무 먹고싶었던 양고기를 오늘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가서 쌀도 사오고 똠양꿍 재료도 사왔습니다. 날이 쌀쌀해지면 새콤 매콤한 똠양꿍도 끓여먹을 겁니다.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서방님이랑거운 여행을 다녀 오셨네여 생소하고 맛있는 양고기도 먹어보고 ♬ 더욱이 사랑하는 님과 함께 다녀온 여행이라 무척 신나고 행복 하셨겠어요 ^^*
거의 반년만에 외출하는 것이라 콧구멍에 바람 많이 넣고 왔습니다.
재미난 나들이를 허싰그만요.
근디 식성이 좀 별나네요.
완전히 주당들 식성인디... ^^
그렇지 않아도 술자리 끼는 것 엄청 좋아합니다.
옆에서 술 따라주고 추임새 넣어주면서 저는 안주를 주로 먹지요.
양고기 전에 한번 먹어봤는데요.... 별로던데... ^^;;
기름기가 좔좔 돌면서 얼마나 고소한데요.
마음을 열고 다시 도전하신다면 좋아하시지 않을지...
저도 전부터 이곳에 가고 싶었는데..
저와 함께같이 갈 왕자님이 없네요.. T_T
ㅠ.ㅠ 슬픈 현실이.....
왕자 아니라 평민이라도 데리고 꼭 가보세요. 일요일은 피하시구요.
일요일은 너무 복잡하고 길거기라 쓰레기 투성이예요.
아가에게 살포시 엄마의 손으로 감싸는 모습은 이세상 그 어떤 그림보다 아름답습니다.
ㅎㅎㅎ 사실을 밝혀? 아님 그냥 성스러운 엄마의 모습으로 남아?
사실은 너무 많이 먹었기에 배가 불러서 손 올리고 있는 모습인데...
ㅋㅋ
먹는 비법 좀 전수 해주세요전 외국 (주로동남아) 나가서 그의 굶다 오는데..향신료 냄새를 전혀 맞지 못하겠는데요
콤콤하면서도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향신료.... 저는 처음 먹을 때부터 반해버려서....
그냥 애정을 가지고 먹다보면 맛이 익숙해지지 않을까요?
첨에 방아잎 못먹었는데 장떡에 넣어서 먹다보니 익숙해지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