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일 연중 제4주간 (목) 복음 묵상 (마르 6,7-13) (이근상 신부)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그러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마르6,7-9)
요약하면 내일이 없는 채로 떠나라는 말씀이다. 오늘 살 것만 가지고 떠나는 마음은 담백하다. 이게 우리가 살아야 할 모든 날이니 차라리 가볍다.
인간의 내일은 온갖 희망과 애증, 두려움과 갈망의 샘같은 것인데, 그런 헛샘에 기대지 말고, 때론 비루하고 때론 자랑스러우며, 때론 살만하지만 때론 살수 없을 것같은 오늘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 딱 오늘밖에 없을 때 그제야 비로소 오늘이 보인다. 오늘의 맛은 오늘말고 아무 날도 없는 자의 미각에 비로소 감지된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imonksyi/posts/pfbid02Wrw472kmPF3oGqx3Ud49SMEqdt6P7PdBtakTdVH4B6xgWKDPeGaT9oUWM4YJNLyH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