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건강검진 예약을 목요일에 해놓았으니 함께 가달라고 엄마가 전화했습니다.
내시경을 하신다구요..
제 첫마디가 힘든데..꼭 하실거에요??
엄마는 헨드폰에 올 해 안에 검사 받으라는 문자가 계속 오쟎아..
언제나 바른생활하는 엄마에게 문자는 어릴적 선생님 말씀처럼 거부하거나 거절할 수 없는 의무감이 되나 봅니다.
2년 전 혈압이 너무 높게 나와 끝내 내시경을 하지 못했는데, 음식 삼킬 때 목이 좀 불편하다 하시는 걸 보니 꼭 해봐야 안심이신 것 같아 알겠다 했습니다.
사실 못 된 딸은 이래저래 바쁜데..
제작년 수술 받을 때 얼추 검사는 다 해봤는데 구지 검사를 하셔야 하나...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운전하고 다니는 내내 회개하게 하셨습니다.
검사 받으려면 힘든데...라며 염려하는 척 하는 뒤엔 번거롭고 귀챦음이 있음을...
그 시간 동안 일을 못한다는 계산이 있음을...
엄마는 부탁하면서도 미안하다고 시간 뺏어서 미안하다고 계속 미안해 하십니다.
주님은 나이들어 가며 여기저기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불편함과 아픔들을 생각나게 하셨습니다.
건강검진이라도 받아서 아무 문제 없다는 결과를 받아야 마음이 놓일 어르신의 마음을 헤아리라 하셨습니다.
난 참 못 되고 무정한 딸임을 회개하게 하셨습니다.
어제 오후 "엄마 내일 봬요, 금식 시작하셨어요?"하니
점심 식사 후로 금식 시작했다 하십니다.
정말 모범생 우리 엄마.
검사 받으러 일찍 가면 좋겠다 하셔서 몇시에 갈까요? 하니 7시쯤 출발하면 좋겠다 하시기에 너무 빠르니 아들 출근 준비해주고 7시 20분쯤 갈게요 했습니다.
7시15분 출발하며 전화하니 벌써 1층 주차장에 나와 계셨고 딸은 추운데 전화하면 내려오시지 벌써 내려왔느냐고 폭풍 잔소리를 했습니다.
사전에 지각은 없는 우리 엄마..
7시 35분 검진센터 도착하니 먼저 온 순서대로 아니고 예약 시간에 맞춰 시작한다니 8시20분 예약인데 일찍 와도 너무 일찍 도착했습니다.
에휴.....
검진센터 분들이 너무 친절하게 해주셔서
빨리 왔으니 빨리, 먼저 하면 좋겠다 하는 엄마께 할 수 있는 한도에서 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엄마는 이제 조금만 움직여도 숨차하고 힘들어 하십니다.
옷 갈아 입고 나오면서도 에구구...
검진센터 안에서 조금 움직였다고 내시경 검사 받으러 갔다가 혈압이 203...화들짝 놀라서 다른 검사 다 받고 오시라 해서 쉬엄 쉬엄 천천히 신체검사 받으러 가서 다시 재어보니 185, 173...153까지 떨어진 혈압 종이 들고 기어코 내시경 검사했습니다.
비수면으로...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 엄마!
힘들어서 눈물 찍..
비수면 내시경의 고통을 알기에 천천히 천천히 하시게 해도 딸 시간 너무 많이 뺏었다고 서두르십니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아침 식사라도 대접할까 하니 목에 마취 풀리면 집에서 천천히 드시겠다며 기어코 저나 식사하라고 밥값, 기름 값 막무가내로 쥐어주십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도 내내 고맙다 고맙다 바쁜데 미안하다 미안하다...
엄마는 늘 좋기만 한 엄마인데
자식인 딸은 참 못 되고 못됐습니다.
내시경 검사 때 조직 떼어낸 것 없다하니 아무 문제 없음이죠.
감사합니다!
엄마가 사시는 날 동안 강건하시다 주님이 부르시는 날 아픔도 고통도 없이 평안히 천국 입성하시기 기도합니다.
딸이 엄마한테 늘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우리 주님이 이렇게 좋은 엄마가 내 엄마 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