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카페의 한 남자는 나랑 동갑이다
이름도 성도 모르고 얼굴도 모른다
내가 아는건 고향이 섬진강 근처고
어떤 사연인지는 모르지만
현재 그 역시도 홀애비로 아들과 둘이 살고
글을 보건데 화이트칼라 출신이라는 느낌이 찐하다
아주 겸손하고 글에서 사용하는 언어들이 격이 있고 고급스럽다
나처럼 저질이 아니다
어제는 글에서
(이정록 시인과 김용택 시인)의 글들을 소개했었다
깅용택 시인이 고딩시절 등록금을 못내서 어느날 수업중에 쫓겨났다
14km를 걸어서 집에 회비를 독촉하러 갔다
집 근처엘 가니 지쳐서 몰골이 말이 아닌데
엄니 아부지가 근처 밭에서 보리를 베고 계셨다
아들의 꼴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아가~ 니가 이 시간에 여기 왠일이당가?) 하고 물으셨다
회비 때문에 쫓겨났다니까
아부지는 말없이 보리만 베고 계시고..
엄니는 김용택을 끌고 집 닭장으로 가서 자루에다 키우던 닭을 몽땅 담으셨다
둘이서 하염없이 걸어 인근 장에 가서
그닭을 파니 맞춘듯이 등록금과 김용택이 왕복 버스비만 된다
아들을 버스에 태우면서 (싸게싸게~ 가거라잉) 하신다
(엄니는 차비가 없어서 어떡한데?) 하니 엄니는 걸어가면 된다 하셨다
버스는 출발하고
뒤돌아보니 엄니가 자갈길에 스텝이 꼬였는지 비틀거리신다
김용택은 그 모습을 보고 앞의자 등받이에 머리를 박고 소리죽여 울었다
엄니는 점심도 굶은체 그 먼길을 혼자서 비척비척~~ 걸어서 가셨을 것이다
나는 그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질~~~ 흘러나오더라
이글의 주체는 (가난과 엄니)였겠지만..
나는 말없이 보리만 베든 아부지의 심정이 되어서 그냥 가슴이 먹먹해지더라
그때 그 아부지의 심정이 어땠을까?
우리들의 정서에는 엄마는 늘 (희생과 눈물) 속에 자리잡고 있지만
아부지는 보편적으로 (독선과 미움) 속에 있다
아부지는 남자다
남자는 수컷이다
수컷은 세세하게 표현 안 하고 쪽팔리게시리 울지도 않는다
음으로 치자면 첼로의 낮은 현이다
남자늠들이 그런 아부지 심정을 이해하자면
최소한 나이 50 중반을 넘어가야 할듯하다
인생을 어느 정도 알고 지도 개털신세가 돼봐야
진정 (남자의 고독)이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암튼 어제 나는 김용택 시인의 짧은 스토리 하나를 읽으면서
한폭의 아주 한국적인 풍경화를
마음속에 그려놓고 잔잔하게 감동했었다
마침 와이프가 싱크대 앞에서 저녁을 준비하길래
나는 내가 그린 풍경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녀 역시 낮잠 많이 자고 싱칩이 같은 얼굴이지만
나랑 똑같은 감동을 갖기를 희망하면서..
부부간에도 좋은건 서로 공유해야 하는거 아니겠나..
듣고서는 갑자기 와이프가 분개한 목소리로 그랬다
(아니~~ 장에는 아부지 지가 가야 되는거 아니가?
그 먼길을 닭자루 들고 여자를 보내다니 그 잉간도 참 사람 아니다!!
가기 싫어니까 말없이 보리만 벴겠지!!
근데 그 모습을 연상하면서 눈물을 흘렸다니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비슷한 잉간성이니까 이해가 딱 되던가베?
솔직히 자기가 집에서 하는 일이 뭐가 있노?
김용택이 저거 아부지랑 똑같은 잉간이다!!
눈물같은 소리하고 있네? 나를 위해서 한번 울어봐라
애기보고 밥하고 반찬 신경쓰고 하루가 얼마나 고된지
자고 일어나니 온몸이 퉁퉁 부았다!!)
푸하하하하하~~~ 어느 코메디가 이것보다 재미나랴
난 진짜 눈물나도록 웃었다
몬땐 마누라!! 긴 해외여행 보내줬다고
요근간 그래도 나긋나긋~~ 하더니 그당새 약빨이 떨어졌는지
완전 나를 씹네?
잠시 글 한폭으로 서정에 젖었다가 꿈깼다
저~~ 이렇게 삭막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잡초처럼 살아요
파트너가 너무 저질이예요!!
오늘도 굿락!! 하세요 ^^
이글은 무려 3년전에 쓴 글이네요
장모님 병세 차도가 별로 없고 잘 못드시니까
마누라가 짜증 엄청 내네요
그동안 둘이서 잘다니던 트래킹도 못가고 나두
덩달아서 우울해지네요
젊어서는 아프면 병원에 한며칠 입원하면 낫지만
나이드니까 그게 안 되더라구요
부디 나아서 컴백홈하시기를 바래봅니다
1명만 면회가 되니까 집앞이 병원이래두
입원날 말고는 한번도 가보질 못했어요
첫댓글 움직여 가지도 못하는
아부지 심정은 오죽했을까요
유교문화가 남자들을 힘들게 만든 것
같아요.
따라서 여자도 힘들다는..
여자는 남몰래 운다
남자는 속으로 운다
고로 남자도 울어요 ^^
아버지가 무거운 포대를 지고
가는 것이 맞는데 저도 이해가
안갑니다
돌아가신 황수관박사가 6.25사변때
피난길에 포탄이 터져 아버지는 혼자
멀리 도망 가버리고 엄마가 자신을
감싸 안아 살렸다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 아부지가 혹시 다리 골관절염이 심해서
무거운 짐들고 장거리 도보를 못했던게 아닐까요? ^^
옛날 어머니들이 참! ! 고생 많이 했어요 ~~ㅠ
아부지들도 밖에서 돈벌면서
드러운 꼴 많이 안 당했을까요? ^^
어느 실험실
한 방은 암놈 고릴라와 아가 고릴라
또 한 방은 숫놈과 아가고릴라
방아래서 뜨거운 불을 때고
몇분후 열어보니
암놈은 새끼를 끌어안고 점점 뜨거워지는 방바닥을 피해 이리저리 안절부절~
숫놈은
떡하니
애기를 방석삼아 뜨거움을 피하고 있더라는~~~~~~~
고릴라니까 그랬겠지요
첼로의 낮은 현
숫놈들의 깊은 속 운운하며
솔직히 굳은 일은 죄다 여자를 시킨
과거시대 남자들~
그들의 가족사랑은
딱 고릴라수준~~~
혹시? 새끼 고릴라가 효심이 너무 지극해서
자진해서 아부지 뜨거울까봐 깔고 앉아라 한거 아닐까요?
아부지는 괜찮다고 괜찮다고 했는데 ^^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해봅시다
@바람바람 애기가 깔고 앉으랜다고 앉아요?
그게 수컷이라니깐요
이세상에
아름다운 단어
10개 중에
1위는 mother 이고
Father 은 눈을 뜨고
아무리 찾아봐두 없더래요
좋은 밤되세요
Father는 없고 아버지는 있었는거 아니예요?
그럴리가 없는데.. ㅋㅋㅋㅋ
@바람바람 5월의 첫날입니다
비 영어권 나라에서
설문 조사 내용입니다
아버지 엄마를 떠나서 자상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 희생이 더 강하더군요
젊을땐 몰랐는데 아버지의 자상하고 사랑스런 맘을 헤아릴만 하니 돌아 가셨어요
아부지 사랑은 밤사랑이고
어머니사랑은 초코렛사랑
초딩때 담임샘님 말씀으로 늘 아버질 이해하며 살았어요
와이프가 멋진글의 내용이 되어주어 재밌고 맛이나요
늘 글은읽지만 꼬리를 못다네요
여긴 펜들이 많으시니 마굿간 지킴하느라 건필하세용.
신이 여러 곳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들었다고 하는 말처럼 어머니의 사랑은 숭고하고 위대하기만 합니다.
어머니만큼 부각되지 않는 존재가 아버지이지요.
하지만 묵묵히 제 자리에서 할 일을 하는 아버지는 가족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분명합니다. ^^~
아버지 생각에 밤잠을 설쳤어요
남자들은 왜 표현이 서툴러 여자와 가족들 맘을 상하게 하는걸까요
구석기시대나 아마존의 원주민들처럼 불과 몇개의 단어로 의사표시하던
그런 시대였으면 이해가 가려나요
근데 분노는 가지가지 언어로 잘만하지요
옛날의 아버지는 가슴으로 울다.
어쨌거나 장모님이 쾌차 하셔야 집안이 평온 하실터인데
수많은 글치고는 너무나 잼나게 읽고갑니다 ㅎㅎ
파트너가 저질이 아니고 참 똑똑하십니다
아웅 다웅 잼나게 사시네요‥ 인생 뭐 있습니까
그렇게 사시는 거지요‥